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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교양서 작가가 콕 집어 주는 소울 속 ‘수학/과학’ 키워드 세 가지

믿고 보는 피트 닥터 감독! 코로나19로 반복되는 개봉 연기로 우리를 애태운 애니메이션 ‘소울’이 1월 20일, 드디어 개봉했다.

디즈니-픽사가 내놓은, 그것도 피트 닥터 감독의 작품이라면 일단 아.묻.따아무것도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예매 버튼 누르는 게 국룰‘국민 룰’의 줄임말(피터 닥터 감독의 주요 작품으로는 ‘몬스터 주식회사(2001)’, ‘업(2009)’, ‘인사이드 아웃(2015)’이 있다). 개봉 후 첫 주말인 23일 하루, 전국 극장 관객 15만 명 중 13만 명이 모두 ‘소울’ 관객이었다니 그 명성을 입증하며 꽁꽁 언 극장가를 뒤집어 놓으셨다!

게다가 요즘 같은 시기엔 ‘어른을 위한 동화’처럼 ‘일상에 지친 어른이들에게 주는 선물’과 같은 수식어가 붙은 애니메이션이 기다려지기 마련이다. 예고편만 보고도 ‘당장 보러 가겠다’는 댓글이 가장 많은 걸 보니, 올해 ‘어른을 위한 힐링 애니메이션’의 첫 계보를 ‘소울’이 잇지 않을까.

모든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접할 때 ‘수학의 눈’으로 들여다보는 직업병(!)이 생긴 지 벌써 10년. 그래도 이 작품은 이미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선 공개된 작품인 데다가, 국내 팬들의 기대감도 높은 작품이기에 ‘소울’에도 몇 가지 수학(때론 과학)적인 해설을 덧붙여보면 흥미로운 글을 쓸 수 있을까 싶어 틈틈이 자료 조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이미지 출처 : 유튜브 화면 캡처 (감독에게 직접 들은 이번 디즈니 픽사 영화의 비밀 / 스브스뉴스 2021.1.8.일자 / 3분 33초 무렵/ 링크는 하이퍼링크로)
이미지 출처 : 유튜브 화면 캡처 (감독에게 직접 들은 이번 디즈니 픽사 영화의 비밀 / 스브스뉴스 2021.1.8.일자 / 3분 33초 무렵/ 링크는 하이퍼링크로)

두둥…, 존경하는 피트 닥터 감독님께서 친히, ‘영화 만드는 건 수학이 아니다’(영화 제작이 수학처럼 정해진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는 의미로 한 발언이었지만)라고 하시니 한없이 작아지는 이 마음, 어디 기댈 곳이 없네? 하지만 작가(!)일언중천금作家一言重千金에 낙장불입落張不入아니겠는가! 감독님도 말린 이 도전을 시작해 보려고 한다.

(※아래 본문에는 미리 알면 작품 감상에 방해되는 내용은 과감히 생략했다. 예고편에 등장하는 줄거리와 주요 스틸컷을 공개한 수준이니, 모두 안심하고 읽으시길!)

소울 속 ‘수학/과학’ 키워드 세 가지

┏첫 번째 키워드. 소울×소울=소울2┓

이 애니메이션의 제목이 ‘소울’인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주인공인 ‘조 가드너’가 애니메이션이 시작하자마자 ‘영혼soul’이 돼 버리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소울풀soulful’한 재즈 음악이 함께 하기 때문이다.

주인공 조는 뼛속까지 소울 충만한 재즈 피아니스트이지만, 생계 때문에 중학교에서 밴드를 지도하는 음악 선생님이기도 하다. 그의 어머니는 그가 하루라도 빨리 학교에 정교사로 정착해 안정적인 삶을 누리길 바라지만전 세계 엄마들은 모두 같은 마음, 정작 그는 기회가 닿을 때마다 여전히 꿈을 따라 오디션을 보러 다닌다.

이미지 출처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애니메이션 <소울> 스틸 이미지)
이미지 출처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애니메이션 <소울> 스틸 이미지)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던가! 재즈 피아니스트로는 전혀 설 자리가 없던 그가 인생 최고의 날을 맞이한다. 뉴욕 재즈바 거리에서 가장 핫한 색소폰 연주자 도로테아 윌리엄스와 함께 재즈바 저녁 공연 긱gig★을 따냈기 때문.

하지만 웬 운명의 장난인가?! 그는 자신의 꿈의 무대에 서기로 한 날, 도로 위 뚜껑 열린 맨홀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구멍을 빠져 그대로 ‘영혼’이 되고 만다.

[잠깐! 용어 설명]
애니메이션 상황 속에서 긱(gig)★이란 ‘하룻밤 공연 계약’을 말한다. 1920년대 미국에서는 재즈 연주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일시적인 공연을 하곤 했었는데, 그 당시에는 상황에 따라 연주자 구성을 달리하는 날이 많았다. 평소에는 보컬, 피아노, 베이스로 구성된 트리오가 중심이었다가, 때론 색소폰 연주자를 추가로 불러 쿼텟으로 공연을 준비하기도 했다. 이렇게 기존 밴드 구성원이 아닌 상황에 따라 추가 구성하는 ‘임시 구성원’을 ‘긱’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주인공 ‘조’는 저녁 공연에 합류하기로 한 임시 구성원이었고, 하룻밤 공연 기회를 얻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긱을 잡았다’ ‘오늘 공연에 긱이 되었다’라고 표현한 상황.

┗‘영혼soul’

평소에 늘 다니던 길을 지나다 하필 뚜껑 열린 맨홀을 밟는 일, 그것도 전설적인 밴드의 구성원으로 공연을 앞둔 날 날 혼수상태에 빠져 영혼이 되는 일이 동시에 일어나다니!

끔찍한 사건(!)으로 컴컴한 긴 터널을 통과해 도착한 곳은 ‘머나먼 저세상’으로 가려고 기다리는 길목이었다. 그대로 죽음을 눈앞에 둔 조는, 현실을 부정하다 (또) 다시 발을 헛디뎌 새로운 공간에 도착한다.

이미지 출처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애니메이션 <소울> 스틸 이미지)
이미지 출처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애니메이션 <소울> 스틸 이미지)

(두 번이나 연달아 떨어졌으니 이제는 빼박) 천국에 도착했구나 싶었을 때, 다행히 그가 떨어진 곳은 ‘태어나기 전 세상’이었다. 지구로 태어나기 전 각 영혼이 삶을 준비하는 공간이라니. 영혼들은 이 공간을 아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데, 여기서 다양한 간접 체험을 통해 각자 독특한 자신만의 성격과 관심사, 타고나는 기질과 개성과 같은 고유한 특징을 결정하는 곳이라고 했다.

(두 번이나 연달아 떨어졌으니 이제는 빼박) 천국에 도착했구나 싶었을 때, 다행히 그가 떨어진 곳은 ‘태어나기 전 세상’이었다. 지구로 태어나기 전 각 영혼이 삶을 준비하는 공간이라니. 영혼들은 이 공간을 아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데, 여기서 다양한 간접 체험을 통해 각자 독특한 자신만의 성격과 관심사, 타고나는 기질과 개성과 같은 고유한 특징을 결정하는 곳이라고 했다.

‘소울’ 예고편을 보며 간단한 줄거리만 읽어도, 가장 먼저 피트 닥터 감독의 전 작품인 ‘인사이드 아웃’이 떠오른다. 두 작품 사이의 연결고리는 전혀 없지만, 사람이 살면서 지금껏 상상해 보지 못한 ‘특별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라는 공통점이 보여서다. 아마 여러분도 이번 기회에 두 작품을 연달아 보고 나면, 뭔가 통하는 게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물론, 판단은 각자가. 직접 보면서 각자 해석하고 감상하는 맛이 있으니까).

‘태어나기 전 세상’을 활보하는 이 영혼들을 작은 파란 유리구슬처럼 표현했는데, 마치 ‘인사이드 아웃’ 속 기억구슬처럼 이번 작품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이미지 출처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스틸 이미지)
이미지 출처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스틸 이미지)

이미지 출처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애니메이션 <소울> 스틸 이미지)
이미지 출처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애니메이션 <소울> 스틸 이미지)

이 영혼들의 소재가 흡사 에어로겔참고 유튜브 동영상 링크을 닮았다. 외신 인터뷰 중에는 이 영혼들의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실제 ‘에어로겔’ 소재를 본 따 표현했다는 주장외신 기사 링크도 있지만, 필자가 사실 확인 차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측에 문의한 결과 공식 문서에는 에어로겔이라 발표하진 않았다고 한다.
물론 공식적인 발표가 아니어서 아쉽지만, 이참에 에어로겔의 특징을 살펴보자. 에어로겔은 공기를 뜻하는 에어로(aero)와 3차원 네트워크 구조를 뜻하는 겔(gel)의 합성어이다. 에어로겔의 크기는 머리카락 굵기의 1만 분의 1 수준이고, 지구상에서 가장 밀도가 낮은(가벼운) 고체물질로 알려져 있다. 또, 에어로겔은 그 내부가 대부분 공기로 채워져 가볍다. 만약 그 크기가 가로, 세로, 높이 1cm라면, 무게는 0.1mg 정도다. 또, 에어로겔은 안쪽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구조로, 구멍에 공기가 갇혀 열전도율이 낮아 열 차단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볍고 단단해 단열성이 우수한 소재로 꼽혀 우주 산업 분야 등 새로운 소재가 필요한 연구 분야에서 계속해서 주목받고 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프로과학러라면, 영화관에서 ‘태어나기 전 세상’을 통통 튀며 누비고 다니는 영혼들 보면서 분명 에어로겔아주 작은 얌체볼, 탱탱볼, 수정토에 더 가까우려나과 특징을 비교해 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찡긋!).

┏두 번째 키워드. 즉흥연주와 경우의 수┓

사실 영화 음악은 어떤 장면보다 빠르게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고, 제작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소울풀soulful

이번 작품에서는 특히 음악 장르 중 하나인 재즈 음악이 강조됐다. 흔히 재즈나 블루스 장르에서 리듬이 돋보이는 노래나 연주를 들을 때 ‘정말 소울풀혼이 담긴한 연주였다‘라는 감탄을 자아낼 때가 있는데, 애니메이션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연주 장면에서 완성도 높은 재즈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재즈‘ 장르는 조금 생소할 수 있다. 왠지 담배 연기로 자욱한 컴컴한 재즈 바에서나 들릴 법한 느낌이라, 어렵게 느껴지곤 한다. 게다가 재즈 음악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특유의 리듬감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라, 이 음악을 제대로 즐기려면 ’블루지bluesy-‘하고 ’재지jazzy-‘한 새벽 갬성(!)이 꼭 필요한 느낌이랄까.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재즈‘ 장르는 조금 생소할 수 있다. 왠지 담배 연기로 자욱한 컴컴한 재즈 바에서나 들릴 법한 느낌이라, 어렵게 느껴지곤 한다. 게다가 재즈 음악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특유의 리듬감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라, 이 음악을 제대로 즐기려면 ’블루지bluesy-‘하고 ’재지jazzy-‘한 새벽 갬성(!)이 꼭 필요한 느낌이랄까.

재즈에는 똑같은 곡은 존재하지만 똑같은 연주는 없다. 연주자들끼리 전체 흐름만 약속하고 멜로디와 박자는 즉석에서 채워 완성한다. 만약 애니메이션 속에서처럼 쿼텟4인조 밴드 연주 상황이라면, 색소폰, 베이스(콘트라베이스), 드럼, 피아노 연주자가 정해진 코드chord 안에서 각자의 영혼을 담아 각자의 연주법을 뽐내 조화를 이루도록 완성한다는 이야기다.

이미지 출처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애니메이션 <소울> 스틸 이미지)
이미지 출처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애니메이션 <소울> 스틸 이미지)

코드는 ’뼈대‘가 되고, 연주법은 ’특색있는 옷‘이 된다. 같은 코드라 해도 함께 누르는 음을 약간씩 달리하거나 다른 연주자의 연주를 들으며 다음 음을 누르는 박자와 타이밍을 조절하며 감각을 더해 음악을 완성하는 방식.

1,2,3 코드를 이용한 연주법 갯수 계산

예를 들어 한 마디에 1번 코드, 2번 코드, 3번 코드가 있고, 각 코드는 서로 다른 세 가지 연주법(Ⅹ, ◎, ●)이 있다면, 이 한 마디만 생각해 봐도 모두 27가지 (33=3×3×3=27) 연주법을 떠올릴 수 있다.

물론 실제 연주자가 컴퓨터처럼 이렇게 매번 정확한 분류로 연주를 완성하진 않지만, 숙련된 연주자일수록 한 곡으로 만들 수 있는 여러 연주법과 변주법을 미리 익히고 이를 상황에 따라 조합해 꽤 다양한 경우의 수로 곡을 완성하곤 한다. 그래서 재즈 연주자들은 꾸준한 연습과 각 곡마다 어울리는 연주법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에 힘을 쏟는다.

이렇게 서로 다른 연주방법을 잘 정리하고 기록해 보존하려는 연구 외에도 최근에는 꽤 다양한 분야에서 재즈에 관한 연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즉흥연주는 다음을 예측하기 어렵고 정해진 답이 없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그런데 수학자들은 오히려 규칙이 정해진 알고리즘을 개발해 불규칙한 연주를 새롭게 완성한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 음악의 언어인 리듬과 멜로디, 화음과 박자 등을 학습하게 하고 이 데이터를 활용해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재즈 음악을 만들거나, 즉흥연주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하기도 한다.

이때 쓰이는 알고리즘 중 하나는 빅데이터 분석 분야에서도 많이 활용되는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이다. 재즈에서는 연달아 등장하는 코드를 1개, 2개, 3개 등 조화를 이루는 조합을 따져보고 분류해 이를 기록하고, 이렇게 분류한 데이터를 토대로덜 조화로운 조합이나 연주법은 미리 배제해 연주자의 고민 시간을 줄여줌 실제 연주에 다시 적용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은 복잡한 데이터를 비슷한 종류로 분류할 때 활용한다. 실제로도 유전자 분석이나 패턴 분석, 소셜 네트워크 분석, 도시계획 수립, 의학이나 금융 분야에서 흩어져 있는 빅데이터를 유의미한 데이터로 가공할 때 쓰인다.

이처럼 즉흥연주로 가득 채우는 재즈가 의외로 꽤 수학적이다. 이번 기회에 만난 재즈에 대해서 철저하게 예습하고, 애니메이션 ’소울‘에 등장하는 조와 그 친구들이 연주하는 재즈 밴드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시길(한 번 더 찡긋)!

┏세 번째 키워드. 탄탄한 기본기+열정=지구통행증┓

지금까지 살펴본 키워드만으로는 대체 이 애니메이션에서 어디가 ’힐링 포인트‘인지 모른다고 고개를 가로로 젓고 있는 당신!을 위해 마지막 키워드를 준비했다.

이미지 출처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애니메이션 <소울> 스틸 이미지)
이미지 출처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애니메이션 <소울> 스틸 이미지)

스포를 하지 않으려고 소심하게 적다 보니, 다소 진지한 이야기가 늘어졌다. 하지만 이 작품의 대표적인 힐링 포인트 뭐니뭐니해도 바로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만나는 영혼들. 이번엔 좀 인문학적으로 접근해 볼까.

특히 주인공 ’조‘와 짝꿍을 이룬 ’22‘가 지구공포증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모습, 존재 이후 처음으로 삶에 대한 희망과 의미, 그리고 각자의 ’열정 포인트‘를 찾는 그 과정이 뭉클뭉클(눈물 닦아) 그 자체다.

지구에서의 삶을 준비하는 영혼들의 가슴에는 모두 7개의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다. 이들이 사는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는 지구에서의 삶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머나먼 저세상‘에서 건너온 멘토지구에서 훌륭한 업적을 쌓고 생을 마감하신 분들들과 짝을 지어 지구에서의 삶을 전해 들으며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 결정하고 동그라미를 한 칸씩 채워한 칸씩 불이 들어온다나간다.

그런데 마지막 칸이를 ’열정‘이라고 부른다은 각자 깊은 그 어딘가에서 ’강한 울림‘이 느껴질 때 채워지고, 이렇게 7개의 동그라미를 모두 완성해야 ’지구통행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영혼들은 이 지구통행증이 있어야만 지구에서 태어날 수 있는데, ’22‘는 수백, 수천 년동안 이 마지막 칸을 채우지 못해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문제아로 떠돌고 있는태어나기 전 영혼으로서의 삶을 매우 만족하는 영혼이다.

이 장면, 어쩐지 친숙하다 했더니 7개의 동그라미 때문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영혼 친구들의 가슴에 그려진 7개의 동그라미는 헤르만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가 만든 착시 도형을 닮았다.

과학에서 착시란, 시각이 착각한 결과로 사물의 크기, 형태, 색깔이 실제와 다르게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독일 심리학자들이 주장한 게슈탈트(Gestalt) 심리학에 따르면 착시는 우리 뇌가 특정 부분이 아닌, 그 주변의 상황까지 더한 전체를 보려는 성향이 강해서 생긴다고 해석한다. 사물을 볼 때 단순히 그 사물뿐만 아니라, 주변과 서로 영향을 주는 관계까지 함께 본다는 의미다.

착시 이미지
이미지 출처 : 위키피디아

그래서 같은 그림을 몇 번이고 다시 봐도, 결과를 알면서도 계속 속곤 하는데 헤르만 에빙하우스의 7개의 동그라미도 그렇다. 위쪽 그림에서 가운데 주황색 두 원의 크기를 비교해 보자.

어느 쪽이 더 커 보이는지? 혹시 오른쪽이 더 커 보인다면, 여러분도 속았다.
두 원을 포개면 그 크기는 완벽히 똑같다. 주황색 원을 둘러싸고 있는 회색 동그라미들을 동시에 손으로 가리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착시 현상은 이를 마주하기 전에 마주했던 기억과 경험, 선입견이 만들어 낸 결과다.

이처럼 삶에서도 때론 주변을 정리해야만 본질을 마주할 수 있다. 아직까지 삶의 ’열정‘을 찾지 못한 ’22‘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 이 친구도 분명 진실을 둘러싸고 있는 지구에 대한 선입견과 안 좋은 기억 때문에 지구로 가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은 게 분명하다!진짜 결말은 영화관에서 확인하시길!

’22‘뿐만 아니라 있던 열정도 사라지던 요즘, 나와 내 주변의 열정을 잃은 또 다른 영혼 ’22‘들에게 이 작품은 진실을 가리던 편견을 거두면 본질을 찾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준다.

그리고 끝으로 열정을 잃은 우리에게, 새 삶이 간절한 주인공 ’조‘는 다음과 같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인생은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어.”
“인생의 즐거움을 놓치지 마!”

본 콘텐츠는 IBS 공식 블로그에 게재되며, https://blog.naver.com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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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