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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또 최고 기온 경신할까?

점점 더 뜨거워지는 지구가 보내는 경고



뉴욕 사람들이 정월대보름 더위를 팔지 않았기 때문일까? 뉴욕은 2월 말 한낮 기온이 25도를 웃도는 이상 고온에 몸살을 앓았다. 중국 주요 도시들도 3월 초 낮 기온이 30도를 오가는 탓에 일찌감치 반팔 옷이 거리를 가득 채우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여름도 점점 독하게 더워지는 느낌이다. 실제로 2016년 여름에는 유래 없는 더위가 덮쳤고 그 해 서울지역은 폭염일 수가 24일이나 됐다.

지구 온난화로 지구 이곳저곳에서 이상기후가 나타나고 북극의 해빙이 녹아 북극곰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으며 해수면 상승으로 태평양 섬나라들이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 지는 한참 되었다. 특히 서남극의 빙상이 최근 급속히 녹고 있는 것이 관측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해수면 상승이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해양의 온도증가와 산성화에 따라 전세계 산호의 4분의 3이 백화되었다는 연구가 4월에 발표된바 있으며, 호주 정부는 5월 대산호초를 살리기 위해서 4천억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러한 기후 변화의 이유는 무엇이고 그 대책은 무엇일까?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지구


▲ (b) 여러 기관의 관측 자료를 이용한 1986-2005 년 평균 대비 연간 전지구 평균 해수면 변화. 황색, 검정, 녹색은 영국과 미국에서 생산된 서로 다른 해수면 자료를 나타내며, 회색 영역은 자료의 불확실성을 나타낸다. 적색은 1974년 이후 시작된 위성관측 자료를 이용해 계산한 것이다. 최근으로 올수록 자료 간의 차이나 불확실성이 적어진다.

(c) 대표적 온실기체인 이산화탄소(CO2, 초록색), 메탄(CH4, 주황색), 아산화질소(N2O, 빨간색)의 대기 중 농도 변화. 점은 빙하 코어의 공기 방울에서 측정된 자료이며 선은 직접 관측으로 측정된 자료이다.
(출처: IPCC 5차 보고서)

UN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이하 IPCC)1)는 1988년 기후변화와 관련된 전 지구적 위험을 평가하고 국제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된 기구다. 지구 온난화를 경고하는 97% 그룹에 속하는 많은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각국의 기후 전문가들은 IPCC를 통해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공동으로 전문연구를 진행하여 그 결과를 보고서로 펴낸다. 2014년에 발간된 IPCC 5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33년(1880년~2012년)간 지구의 온도는 0.85℃ 상승했으며, 지난 136년 동안 가장 더웠던 열여덟 해 중 열일곱 해가 모두 2001년 이후다.


▲ 2018년 4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기후 변화에 따른 주요 농작물의 주산지 이동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
(출처: 통계청)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증거는 우리의 눈에도 보이고 들린다. 벚꽃 개화시기가 해마다 빨라지고 있고 나무 심기 적당한 시기가 빨라지니 식목일 날짜를 옮겨야 한다는 주장도 들려온다. 경북 지방에서 주로 생산되던 사과는 얼마 전부터 강원도 지역의 브랜드를 달고 시장에 나오고 있다. 얼마 전 통계청에서 발표한 바2)에 따르면 2090년 즈음에는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로 변해 국산 사과를 먹기도 힘들지 모른다고 한다. 최근 제주도와 남해에서는 망고, 구아바, 용과 등의 열대 과일이 재배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은 인간 활동

과학자들은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원인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에서 찾는다. 남극과 그린란드의 빙하 코어, 해저 퇴적물, 산호초 등을 조사해 알아낸 과거 공기 속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와 기온 변화 그래프에서 상승과 하강 패턴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사실 이산화탄소 농도 그래프와 기온 그래프의 오르내림이 들어맞는다고 해서 지구온난화가 이산화탄소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기온이 높아져도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사이다를 따뜻한 곳에 두면 김이 빠져 밍밍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평소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깊은 바닷물은 수온이 따뜻해지면 이산화탄소를 공기 중으로 대량 방출한다.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나기 전에도 빙하시대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늘어났다가 줄어들었다가 했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따뜻한 간빙기에는 280ppm, 300ppm으로 최고점을 찍고, 주요 빙하기(빙기) 동안에는 200ppm을 밑도는 최저점을 찍었다.


▲ 지구 기후시스템의 구성요소와 과정 및 상호작용들
(출처: IPCC, 2007 재가공)

문제는 산업혁명 이후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와 그에 따른 기온 변화의 추세이다. 빙하기와 간빙기를 반복하게 하는 기후변화의 가장 주요한 원인은 천문학적 궤도변화에 따른 태양복사에너지의 주기적인 변화다.3) 그러나 인류가 산업혁명으로 화석연료를 폭발적으로 사용하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증한 뒤부터는 주기적인 기온 변화를 벗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간빙기 최고 기록을 넘어 2018년 5월 현재 410ppm까지 높아졌고(지난 간빙기 최고치는 270ppm) 평균 기온도 산업혁명 이전 13.7℃에서 15℃로 1℃ 넘게 올라갔다. 안드레이 가노폴스키 등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과학자들은 인류에 의한 지구온난화가 다음 빙하기 도래 시점을 수만년 늦추는 효과가 있다고 2016년 1월 네이처지에 발표하였다. 특히 연구진들은 산업혁명이 시작되기 직전에 지구에서 빙하기가 시작될 뻔 했다고 주장하였다.


▲ 일명 ‘하키스틱 그래프’.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의 마이클 만 교수가 나무 나이테, 산호초, 빙하코어 등의 고기후 간접 자료와 관측된 기온 자료를 바탕으로 만든 지난 1000년 동안의 북반구 기온변화 그래프다.

199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마이클 만(Michael Mann) 교수 등 3명의 과학자는 나이테, 빙하코어 등의 고기후 간접 자료를 분석하여 지난 1000년 동안의 북반구의 기온 변화를 그래프로 그렸다. 그래프는 1800년대 중반, 그러니까 산업 혁명 이후부터 지구온난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그래프는 일명 ‘하키스틱 그래프’로 불리며 지구온난화의 명백한 증거로 거론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회의론자들로부터 ‘중세 온난기4) 등의 자료를 누락시켜 과장했다고 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이후 많은 과학자들의 수정 및 검증을 통해 그래프에 나타난 지구온난화 상황은 사실임을 인정받게 되었다. 또한 IPCC5)는 10여 개 국의 전문연구기관에서 실험한 최신 기후모델의 결과를 종합한 결과 지구 온난화가 지구 기후시스템의 자연적인 상호작용 때문이 아니라 인류의 활동이 빚어낸 인위적인 결과임을 95% 확신한다고 발표하였다.

기후 온난화가 가져올 위험한 미래

지구 온난화에서 중요한 것은 온도 그 자체라기보다, 온도가 올라갈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 가다.

일단 기온이 올라가면 남극이나 그린란드 등에 있는 커다란 빙상이 녹아 바다로 유입되는 효과와 해수 온도 증가에 의한 열팽창 효과에 의해 해수면이 상승한다. 남태평양의 투발루, 몰디브, 키리바시 등의 작은 섬나라는 지금도 조금씩 물에 잠기고 있으며 주민들은 섬 밖으로 이주하고 있다. 알래스카 해안가에서는 잦은 하천 범람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이주자가 늘고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피해는 남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가 있는 쿠로시오 해류 지역 또한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폭이 큰 지역이다. IPCC 5차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도 21세기 말 한반도 서해와 남해 해수면은 각각 65~85㎝, 동해는 90~130㎝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최근 가속화되는 서남극 빙상 녹음이 계속 진행될 경우 해수면 상승은 IPCC 5차 보고서 추정치의 1.5배 이상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부산 해운대, 인천 송도 같은 해안가에 도시들과 주요 항만이 바닷물 침수로 인한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 해수면 상승으로 국가 존망의 위기에 처한 남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
(출처: 위키미디어커먼즈/사진.Lily-Anne Homasi)

어떤 곳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또 어떤 곳은 비 한 방울 없이 바싹 마르는 현상도 나타난다. 허리케인에 의한 홍수로 섬 전체가 마비된 푸에르토리코나 강우량이 크게 줄어 농작물 생산에 큰 타격을 입은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그 예다. 같은 지중해 인근 국가인 터키와 모로코 등도 심각한 가뭄에 몸살을 앓고 있으며 중앙아시아 국가에서도 물 부족 현상이 매우 심각하다. 아프리카 사헬 지역의 급격한 사막화로 주민들은 대를 이어 살아오던 터전을 떠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계속되는 가뭄으로 강제 철수령이 내려진 지 오래이며 산불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멕시코 남부에서도 가뭄이 심각하며 이 때문에 국경을 넘는 불법 이민자의 수가 늘어 정치적인 문제 또한 발생하고 있다. 학자들은 앞으로 ‘기후 난민’ 10억 명 시대가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 기초과학연구원(IBS)이 개최한 ‘기후변화 및 인류 이동 콘퍼런스’에서 데이비드 바티스티 미국 워싱턴대 교수가 제시한 지구 표면 온도 변화 시나리오
(출처: 중앙일보)

기후 변화에 대한 대책, 기후 모델링

악셀 팀머만 IBS 기후물리연구단장은 콘퍼런스에서 “최근 전 세계적인 폭염과 한파, 홍수, 가뭄, 강력한 허리케인과 태풍 등 이상 기후가 잦아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인간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느 때보다 크게 늘어난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그에 따른 해수면 상승 때문에 이상 기후 현상이 매우 심각해졌다는 것은 어김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토마스 스토커(Thomas Stocker) 스위스 베른주립대 교수도 “지난 3년간 매년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360억 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 반면 엘니뇨와 라니냐 같은 자연적인 기후 변동성에 따른 배출량은 전체 배출량의 1%에도 미치지 않았다”면서 인간 활동에 의한 이산화탄소 증가가 기후 변동의 주요 원인임을 시사했다. 스토커 교수는 또한 파리협정 가입국이 제시한 목표량만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도 2100년이면 기온이 지금보다 2.7℃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더욱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PCC 5차 보고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앞으로 얼마나 증가하느냐에 따른 네 가지 미래 기후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RCP2.6)는 2100년 이전까지 이산화탄소 농도가 490ppm으로 정점을 찍고 하강하는 경우로 기온은 약 1℃(0.4~1.6℃), 해수면은 약 0.46m(0.26~0.55)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RCP8.5)는 지금 수준으로 이산화탄소를 계속 배출하여 2100년 경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1370ppm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지구 평균 기온은 3.7℃(2.6~4.8), 해수면은 0.63(0.45~0.82)m 정도 올라가게 된다.


▲ RCP2.6(왼쪽) 및 RCP8.5(오른쪽)시나리오 하에서 연평균 지표 온도의 변화
(출처: IPCC 5차 보고서)

앞서 말한 시나리오는 지구 시스템 모델(Earth System Model)이라는 최첨단 기후 모델을 이용하여 도출한 것이다. 이처럼 지구의 기후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과거 기후의 경과를 살펴보고, 미래 기후의 변화를 예측해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IBS 기후물리연구단에서는 초고해상도로 미래 기후 모델링을 하기 위해 앞으로 한 번에 10,000~15,000개의 프로세서를 동시에 처리하여 초당 1015개의 수학 연산을 실행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를 활용할 예정이다. 기후물리연구단은 슈퍼컴퓨터를 사용하여 대기, 해양, 식물, 빙상, 해빙 및 탄소 순환 등 모든 요소들을 포함해 과거 수십만 년 동안의 기후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으며, 미래 지구 시스템을 내다보는 것 또한 가능하다. 이러한 연구는 특정 지역을 비롯한 전 세계의 미래 기후 변화, 해양 산성화 및 해수면 상승에 대한 독특하고 이례적인 통찰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슈퍼컴퓨터 모델 시뮬레이션은 국내외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 계획을 세우는 데 믿음직한 초석이 될 것이다.

본 콘텐츠는 IBS 공식 블로그에 게재되며, blog.naver.com/ibs_official/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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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