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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류를 돕는 촉매를 찾아서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등록일 2021-03-24 조회 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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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돕는 촉매를 찾아서

이효영 나노구조물리 연구단 부연구단장

불가능해 보일 만큼 위험성과 비용이 큰 혁신 프로젝트를 ‘문 샷(moon shot)’이라고 한다. 1960년대 미국 정부가 주도했던 달 탐사 사업에 빗대어 붙은 이름이다. 이러한 사업은 성공 여부나 개발 기간을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민간에서 뛰어들기 어렵다. 환경을 위한 연구도 마찬가지다. 이산화탄소 농도를 줄이거나 해양에서 바다쓰레기를 건져 올리는 일은 큰 비용이 들지만 그 이익은 한 국가나 회사로 돌아가지 않는다.


어려운 도전이지만, IBS 나노구조물리 연구단에서 만난 이효영 부연구단장은 그래서 더더욱 과학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1월, 이산화탄소를 유용물질로 바꾸는 고효율 촉매를 내놨다. 이어 11월에는 기존 촉매보다 20배 저렴한 수소 생산 촉매를 발표했다. 이 부연구단장은 연구 주제를 정할 때 ‘특별하게 어려운 문제, 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 뭔지’를 먼저 생각한다고 했다. 그가 내놓은 결과들은 그간의 고민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수소가 친환경이 아니다?

이효영 나노구조물리 연구단 부연구단장

수소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이유는 풍부한 물을 분해해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현재 생산되는 수소는 대부분 화석연료를 정제하면서 생기는 ‘부생 수소’다. 물 분해 비용은 부생수소보다 가격이 2.5배 높다. 친환경 연료라고 생각했던 수소가 화석연료에서 나온다는 이야기다. 이 부연구단장은 물 전기분해의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봤다. 이 부연구단장이 개발한 물 분해 촉매는 기존과 비교해 생산성은 6배 높고, 지속시간은 4배 이상이다.

“세상이 변화하려면 학계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고, 회사가 투자해서 이윤이 생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 분해 가격이 낮아지면 회사들이 물 분해로 수소를 생산하기 시작할 거에요. 또 이산화탄소를 바꿔서 이득이 생기면 이산화탄소 제거가 산업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산화탄소를 연료로 바꾸는 촉매

그가 천착하는 또 한 분야는 이산화탄소 제거 촉매다. 빛을 흡수하고 그 에너지로 이산화탄소를 메탄, 일산화탄소 등으로 변환하는 이산화티타늄(TiO2)이 기본이 된다. 이산화티타늄은 연간 500만 톤이 팔릴 만큼 널리 쓰이고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줄이면서도, 바꾼 생성물은 연료로 쓸 수 있다.

“전 세계 이산화티타늄 광촉매는 일본과 독일이 많이 주도하고 있어요. 저희가 만든 촉매가 다른 점은 가시광을 흡수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촉매가 가시광이 아닌 자외선으로만 작동해서, 실내에서 사용하기 어렵고 효율도 떨어졌습니다. 이번 촉매는 이산화티타늄이 갖고 있는 두 가지 상(phase) 중에 한 쪽 상만 비결정으로 만든 것인데요. 이 방법으로 만든 촉매는 세상에 유일무이합니다.”

그는 상대적으로 연구가 활발한 다른 국가 촉매들과 경쟁하기 위해 이 촉매에 자신의 이름을 붙였다. ‘이효영의 블루 이산화티타늄’이다. 이 촉매는 특히 메탄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일산화탄소를 생산하기 때문에 연료로서 가치가 높다. 이 부연구단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가격이 낮아지고 이득이 높아져서 상용화 될 때까지, 안정성과 효율을 향상시킨 촉매가 계속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푸는 과학자

이효영 부연구단장이 처음부터 수소와 이산화탄소 촉매 연구를 했던 것은 아니다. 원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그는, 2009년도에 성균관대에 부임하면서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그래핀 연구를 시작했다. 2010년도에는 산화된 그래핀을 상온에서 환원할 수 있는 기술을 제안했다. 이 논문은 지금까지 1700회 넘게 인용됐으며, 이후 이 기술로 회사가 만들어졌다. 그는 2015년 IBS 나노구조물리 연구단에 합류하면서 더욱 도전적인 연구 주제를 잡았다. 장기적 안목으로 연구를 지원하는 IBS 특성을 십분 활용해, 가장 어렵고 전례 없는 연구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실험이미지

그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빛만으로 거울상 이성질체를 만드는 시도다. 왼손과 오른손처럼 서로 거울에 비친 모양인 다른 분자를 ‘거울상 이성질체’ 혹은 ‘카이랄’성이 있다고 부른다. 모든 화학 합성에는 거울상 이성질체가 반반씩 무작위로 생기는데, 이 두 가지 모양이 우리 몸에서 나타내는 기능이 다르다. 이를테면 감기약인 이부노프로펜도 거울상 이성질체 중 한 쪽만 몸에서 작용한다.

“우리 몸도 다 카이랄한 구조를 갖고 있거든요. 그래서 두 거울상 이성질체 중 유용한 쪽을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 카이랄성을 증가시키는 보조제를 넣습니다. 저희는 빛만 사용해서 카이랄 화합물을 만들 수 있는가, 시도를 하는 것이죠” 라고 설명했다.

이 부연구단장은 지금까지 얻은 실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들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냥 논문만 써서는 안되고, 정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도록 실증을 해 내고 싶다는 생각이 많아요. 그러려고 보니까 많이 부족하더라고요.” 인류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어 내는 것이 그의 최종 목표다.


[IBS People_이효영 나노구조물리 연구단 부연구단장 편] 영상으로 보기
▲ [IBS People_이효영 나노구조물리 연구단 부연구단장 편] 영상으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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