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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주의 기원, 자연의 근본법칙을 탐구한다
작성자 전체관리자 등록일 2020-04-09 조회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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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기원, 자연의 근본법칙을 탐구한다

최기운 IBS 순수물리이론 연구단 단장

최기운 IBS 순수물리이론 연구단 단장

2018년 4월 20일 기초과학연구원(IBS)이 엑스포과학공원에 본원을 개원했고 순수물리이론 연구단은 이론동에 자리를 잡았다. 순수물리이론 연구단은 2014년 초에 최기운 당시 KAIST 교수를 단장으로 선임하면서 출범한 지 4년 만에 IBS 본원에 합류했다. 최기운 단장을 만나 우주의 기원, 자연의 근본법칙을 탐구하는 매력과 어려움,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들어봤다.

어딘가에 있는 ‘신대륙’을 찾아서

“순수물리(fundamental physics)는 전 세계가 하나의 커다란 커뮤니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계 전체가 자연의 기본법칙과 우주의 근원을 이해하고자 하는 하나의 공동목표를 갖고 가기 때문이죠. 이론 연구자들이 어떤 것이 있을 것 같다고 제시하면 실험 연구자들이 실험 연구자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필요한 실험장비를 준비한 뒤 실험으로 검증을 시도합니다.”

순수물리이론 연구단이 본원에 합류한 소감에 대해 묻자, 최기운 단장은 실험 분야 연구단과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순수물리는 이론 연구자들과 실험 연구자들의 합동 작업을 통해 완성된다. 최 단장은 순수물리 분야의 연구자를 ‘신대륙을 탐험하는 사람’에 비유했다.

“어딘가에 신대륙이 있을 거라는 굉장히 믿을 만한 간접 증거가 있습니다. 하지만 신대륙을 발견하려면 얼마나 가야 할지 몰라요. 평생 항해만 하다 끝날 수도 있죠. 콜럼버스는 대서양을 횡단해 신대륙(서인도제도)에 도달해서 역사에 남았지만, 그렇지 못했다면 아무도 기억하지 못했을 겁니다. 우리는 이름도 알지 못하는 그전의 탐험가들의 무수한 실패가 없었다면 신대륙발견은 절대 불가능했을 겁니다. 우리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새로운 물리학이라는 신대륙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아마 대다수 과학자들이 얻게 될 결과는 ‘여기까지 찾아봤는데, 아직 신대륙은 발견하지 못했다’일 겁니다. 신대륙 발견은 가끔 일어나는 혁명적 사건이겠지만, 이 과정을 통해 자연에 대한 인류의 지식은 계속 진보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 연구를 계속하는 것이고요.”

우리 우주에 부합되는 이론임을 검증해야

최기운 IBS 순수물리이론 연구단 단장

“우리가 아무리 아름다운 이론을 만들어내더라도 자연이 선택해주지 않는 이론이라면 그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물리학 이론의 최종 심판자는 자연이고, 이론물리학자들의 핵심 업무는 바로 우리 자연이 선택한 이론을 찾는 것입니다. 실험과 관측은 그 자연의 선택을 전달받는 과정이고요.”

IBS 단장에 지원할 때 최기운 단장은 초대칭이론 분야에서 의미 있는 업적을 보유하고 있었다. 초대칭이론의 아이디어는 1970년대 초반에 제안됐고, 이것이 입자물리학에 중요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된 것은 1980년대 초반이었다. 거대강입자가속기(LHC) 실험을 앞두고 다들 초대칭입자와 힉스 보손이 발견될 것이라 기대하는 한편, 연구되지 않은 영역 중에서 중요해질 수 있는 문제를 고민했다. 최 단장은 초대칭입자들의 질량을 이해하는 이론을 연구했고 관련된 성과를 발표해 주변의 관심을 끌었다.

“초대칭이 발견돼서 실험적으로 초대칭입자들이 많이 나오면, 그때부터 초대칭입자들의 질량을 측정할 수 있을 텐데, 안타깝게도 초대칭입자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 예상했던 것보다 질량이 무거웠던 거죠.”

초대칭입자를 발견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차세대 가속기를 계획하고 있다. 우선 LHC를 약간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에너지를 높이지 않는 대신 충돌을 더 많이 하도록 만드는 것인데, 그러면 우리가 보고자 하는 것이 나올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유럽은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LHC보다 더 큰 가속기인 FCC(Future Circular Collider, 원주 길이 100km)를 건설을, 중국은 원주 길이가 70~100km인 CEPC(Circular Electron Positron Collider)를 계획하고 있다. 일본도 직선으로 가속시키는 차세대 가속기 ILC(International Linear Collider)의 건설을 오래전부터 논의해 왔다. 이 과정에서 초대칭입자는 물론, 인류가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것의 존재를 발견할 수도 있다.

다양한 모임과 활발한 토론에서 연구주제 발굴

순수물리이론 연구단에서는 다양한 모임과 활발한 토론을 통해 연구주제를 발굴한다. 특히 아래층에 위치한 복잡계 이론물리 연구단과는 매주 티타임을 운영한다. 이론물리를 연구하는 두 연구단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다.
▲ 순수물리이론 연구단에서는 다양한 모임과 활발한 토론을 통해 연구주제를 발굴한다. 특히 아래층에 위치한 복잡계 이론물리 연구단과는 매주 티타임을 운영한다. 이론물리를 연구하는 두 연구단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다.

구체적으로 연구는 어떻게 진행될까. 최 단장은 “실제로 연구원들에게 완벽한 자율권을 주고 있다”며 “각자 자신이 관심 있는 문제를 주변의 누구와도 상호 토론하면서 같이 공동연구를 진행한다”고 답했다.

순수물리이론 연구단이 연구그룹을 큰 규모로 운영하는 것은 여러 종류의 연구원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정보 교환을 활발히 하다 보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던 새로운 아이디어도 나오고 연구원들이 활발한 토론을 벌이다 보면 공동연구 주제도 발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단장은 연구원들이 학회에 참석하거나 해외 연구소나 대학을 방문할 수 있도록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고 가능하면 많은 외부활동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좋은 문제를 찾아서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내부에서도 정기적으로 다양한 모임을 갖고 있다. 매주 목요일에는 저널 클럽이란 이름으로 그룹 전체가 참여하는 모임이 있고,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에 각각 입자물리, 우주론이란 특정 주제로 스터디그룹을 운영하면서 공동연구주제를 발굴한다.

2주에 한 번씩 외부 연사를 초청해서 세미나를 하고, 매년 관련 학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해외에서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조그만 학회를 1년에 두세 개를 개최하고, 수백 명이 참여하는 상당히 큰 국제학회는 1년에 평균 한 번씩 개최한다. 예를 들어 2018년에는 입자물리 및 우주론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학회인 ‘COSMO-18’을, 그 전해에는 암흑물질과 우주론에 관련된 학회인 ‘Dark Side of the Universe 2017’을 개최했다. 두 학회 모두에 200~300명 정도의 학자들이 참여했다. 최 단장은 “이런 국제학회를 개최하는 것은 IBS 연구단을 국제학계에 홍보하는 수단이자 우리 분야의 국제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순수물리이론 연구단의 대표적 성과 2가지

최기운 단장이 신창섭 IBS 순수물리이론 연구단 연구위원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최 단장은 평소 연구원들 사이의 토론을 강조한다.
▲ 최기운 단장이 신창섭 IBS 순수물리이론 연구단 연구위원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최 단장은 평소 연구원들 사이의 토론을 강조한다.

최 단장은 지난 5년을 대표하는 성과로 다음의 2가지를 꼽았다. 먼저 순수물리이론 연구단에서 최초로 제시한 ‘시계태엽 메커니즘(Clockwork Mechanism)’을 소개했다. 실제 자연 현상에서 보면 같은 종류의 기본 작용 상수인데, 그 값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 질량을 보자. 톱쿼크와 전자의 질량은 똑같은 질량인데, 톱쿼크는 전자에 비해 100만 배 이상 무겁고, 힉스 보손 질량과 플랑크 질량(중력의 세기를 결정하는 질량)은 10의 16승 정도의 차이가 난다. 이를 ‘계층적 구조(hierarchical structure)’라고 부른다. 비유하자면 마치 개미와 코끼리가 똑같은 모습을 하고 크기만 엄청 다르듯이 말이다.

이를 좀 더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설명해줄 수 있는 하나의 이론적 구조가 바로 시계태엽 메커니즘이다. 그 아이디어는 시계태엽에서 톱니바퀴가 여러 개 이어져 있을 때 한쪽의 톱니바퀴가 1회 돌면 바로 옆의 톱니바퀴가 이보다 2배 더 도는 식으로 작동해 다른 쪽 끝의 톱니바퀴가 도는 수가 2×2×2…로 엄청나게 커진다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최기운 단장은 “학계에서 상당히 주목을 받았다”며 “최근 4~5년 동안에 새로 나온 메인 아이디어 네다섯 개 중 하나에 속하는 중요한 업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하나는 2015년 LHC에서 새로운 입자라고 오해하게 만든 신호가 검출됐을 때 이것이 진짜 신호라고 가정해 순수물리이론 연구단에서 굉장히 참신한 아이디어로 해석한 논문이다. 이 신호는 두 개의 광자를 방출하고 있었다. 보통 이런 신호가 발견되면 새로운 입자 하나가 만들어져서 광자 2개로 붕괴하는 것으로 해석했는데, 순수물리이론 연구단의 멤버들은 새로운 입자가 만들어져서 연속 붕괴 과정을 거치며 광자 2개를 만들어내면서 서로 다른 암흑물질 입자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독창적 해석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신호는 후에 통계적 오류로 밝혀져 아쉬움을 남겼다. LHC에 설치된 CMS, 아틀라스(ATLAS)라는 2개의 검출기에서 동일한 질량 값을 갖는 신호를 발견해 많은 이들이 흥분했지만, 이 신호는 통계적 오류의 결과로 나온 가짜 신호였던 것이다. 최 단장은 “비록 이벤트 자체가 통계적 오류로 처리됐지만, 앞으로 새로운 입자가 발견됐을 때 우리의 참신한 해석이 가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재미

최기운 IBS 순수물리이론 연구단 단장

최 단장은 연구실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주의 질서에 대해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걸 즐긴다. “우리가 이 정도까지 자연에 대해 알고 있구나 하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건 즐거운 일이에요. 한두 시간 생각하면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지만, 그 과정이 나름대로 재미가 있죠.

입자물리가 ‘과학의 왕(king of science)’이라고 생각하는 최 단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에 근거하면 초대칭뿐만 아니라 대통일이론은 피할 수 없는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전자와 양성자는 완전히 독립적인 입자인데 전하의 크기가 소수점 21자리까지 같다. 최 단장은 “모든 힘이 통일되면(소위 대통일) 이것은 자동으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초대칭이론이나 대통일이론은 정말로 맞을 것 같은데, 실험적으로 단서가 안 보입니다.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가 알고 있는 게 너무 제한적이죠. 100년 전만 해도 우리가 우리은하 밖을 못 봤는데, 지금은 우리은하보다 수조 배나 먼 거리까지 보잖아요. 당장 내년에 엄청난 발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결국은 영원히 알 수 없는 수수께끼를 안고 있는지도 모르죠. 그럼에도 신대륙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상 찾아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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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19-12-17 1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