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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쥐의 뇌로 사회성 비밀 푼다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등록일 2018-11-13 조회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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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의 뇌로 사회성 비밀 푼다

- 신희섭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단장 -


'제1호 국가과학자', '세계적 뇌과학자', '기초과학연구원(IBS) 제1차 연구단장'.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의 신희섭 단장에게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신희섭 단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의사(MD)로서의 길을 포기하고 유전학, 생물학 등의 기초과학을 연구하다가 1990년대 초 뇌 연구에 뛰어들었다. 30년 가까이 생쥐와 씨름하며 뇌 연구에 매달려온 신희섭 단장을 KAIST 연구실에서 만났다. 지난 4월 20일 대전에서 본원 개원식을 하면서 대전 본원 시대를 연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도 내년 말 IBS 본원 실험동에 입주할 예정이다.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이 그동안 이룬 성과, 앞으로의 연구 방향을 신희섭 단장에게 들어봤다.


신희섭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단장▲ 신희섭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단장

"IBS가 출범한 지 6년이 지났는데, 우리 연구단처럼 본원에 속한 연구단은 그동안 본원 건물이 없어서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이제 본원 건물이 생겼으니까, 한데 모여서 연구할 수 있고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당히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의 신희섭 단장은 본원 입주에 기대감을 이렇게 내비쳤다.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은 서울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시작해 2014년 말 대전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 장소를 빌려 연구해 왔다.

연구의 특성상 연구 그룹들은 흩어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신희섭 단장 연구그룹은 KIST에서 KAIST로 연구실을 옮겼고, 허원도 교수 연구그룹은 KAIST에서 계속 연구를 진행중이며, 김이준 연구위원은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수원 성균관대)에서 연구 중이다.

생명과학 분야 연구단들과 마찬가지로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역시 동물실험실이 매우 중요한 연구 시설이다. 하지만 아직 본원 내 동물실험실은 미완성 상태. 앞으로 본원 실험동에 동물실험실이 갖춰지면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은 본원에 자리 잡고 연구력을 집결시킬 계획이다.


“이제 본원 건물이 생겼으니까, 한데 모여서 연구할 수 있고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상당히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이제 본원 건물이 생겼으니까, 한데 모여서 연구할 수 있고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상당히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2019년 말 본원의 동물실험실로 이전할 계획"

"동물실험실은 감염세균을 차단해서 SPF(Specific Pathogen Free) 시설로 만들어야 합니다. 쥐의 감염병이 완전히 차단되고, 온도와 습도가 항상 유지되는 '고급 주거시설'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작년겨울 본원에 마련된 동물실험실 시범운영 중 공기조화기에 문제가 발생하는 일이 있었어요. 공조기 냉동기능의 문제였죠. 동물실험실 이전을 연기했습니다."

현재 KAIST 동물실험실에는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이 보유한 200종류의 생쥐(mouse)가 있다. 이사하는 것처럼 옮기면 될 것 같은데, 이들을 IBS 본원의 동물실험실로 옮기는 작업이 그리 간단치 않다. 특정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키거나 특정 유전자를 이식하는 등의 방법을 이용해 유전적으로 잘 구성된 생쥐 수백 종은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만든 '소중한 연구자산'이다. 허원도 교수팀의 광유전학 기술을 도입한 쥐도 있고, 특정한 단백질을 발현시키기 위해 만든 쥐도 있으며, 두 가지 종류의 단백질이 만나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만든 쥐들도 있다. 몇백 종의 생쥐는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에서만 유용한 것이 아니라 국내의 관련 연구자들도 활용하고 있다.

신희섭 단장은 "지난 겨울 공조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는 작은 사고가 났다. 겨울뿐 아니라 더운 여름에 적정 온도가 유지되지 않으면 더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온도가 올라가면 쥐들의 생식 능력이 없어지고 더 올라가면 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동물실험실의 항온, 항습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이상적인 온도는 22℃ 정도). 동물들이 시설을 다 사용하는 수준에서 테스트해 온도나 습도가 잘 유지되는지, 동물이 번식을 잘하는지 등을 확인해야 동물실험실이 완성됐다고 할 수 있다.

동물실험실 시설뿐 아니라 거기 들어갈 생쥐도 SPF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신희섭 단장은 "외부에서 온 쥐는 그냥 들어가면 안 되고 SPF를 확보한 뒤에 들어가야 한다"며 "그런 방법이 3가지가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암컷이 임신했을 때 배아 상태의 새끼를 제왕절개 수술로 꺼내거나, 암컷 자궁에서 착상되기 전에 수정란을 꺼내 'SPF 암컷'의 자궁에 착상시키거나, 체외수정(IVF)을 통해 얻은 수정란을 SPF 암컷의 자궁에 착상시켜 기르는 방법이다. 신희섭 단장은 "수백 종의 쥐 하나하나에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연구시설을 옮기는 이사에만 1년을 잡은 것"이라며 "동물실험실을 2019년 말까지 완벽하게 옮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뇌 연구에서 인지는 많이 언급했지만, 그중에서 사회성은 연구가 가장 덜 돼 있습니다. 사회성에서 인지기능을 보는 것이 연구단의 목적이죠. 특히 사회성 분야의 뇌 연구를 남보다 먼저 하고, 남이 생각하지 못하는 관점의 새로운 각도에서 새로운 것을 발굴해 내려고 애써 왔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공감 능력에 대한 연구입니다.
▲ 그동안 뇌 연구에서 인지는 많이 언급했지만, 그중에서 사회성은 연구가 가장 덜 돼 있습니다. 사회성에서 인지기능을 보는 것이 연구단의 목적이죠. 특히 사회성 분야의 뇌 연구를 남보다 먼저 하고, 남이 생각하지 못하는 관점의 새로운 각도에서 새로운 것을 발굴해 내려고 애써 왔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공감 능력에 대한 연구입니다.

인지, 사회성 그리고 공감 연구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은 사회성과 관련해서 뇌의 메커니즘을 연구해 왔다. 사회성은 고등인지 기능 중 하나인데, 인간 대뇌의 상당 부분이 사회적 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사회성, 즉 사회적 활동은 복잡한 뇌기능을 필요로 한다는 뜻이다. 이것이 잘못되면 수많은 정신질환이 나타나고 사람의 사회성에 문제가 생긴다. 치매, 정신분열증(조현병), 우울증, 심한 스트레스, 자폐증, 사이코패스 등이 이에 관련된다.

신희섭 단장은 "그동안 뇌 연구에서 인지는 많이 언급됐지만 그 중 사회성은 가장 연구가 될 된 영역"이라며 "사회성에서 인지기능을 보는 것이 연구단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신희섭 단장은 사회성 분야의 뇌 연구를 남보다 먼저 하고, 남이 생각하지 못하는 관점의 새로운 각도에서 새로운 것을 발굴해 내려고 애써 왔다. 대표적인 예가 공감 능력에 대한 연구다. 다른 개체의 감정, 의도를 파악하고 공유하는 것이 공감 능력인데,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은 생쥐에서 공감 능력을 연구할 시스템을 만들어서 연구해 왔다.

그동안 쥐를 이용해 사회성과 공감을 연구한 결과는 흥미롭다. 일반적으로 쥐는 공, 사각형 상자 같은 물건보다 다른 쥐가 있는 곳을 선호한다. 즉 사회적 관계를 맺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뜻이다. 또 두 생쥐 중 한쪽의 생쥐에게만 전기 충격을 주고, 다른 쪽 생쥐가 이를 관찰하게 하면, 관찰하는 생쥐는 전기 충격으로 고통받는 생쥐의 공포에 인간과 비슷한 공감을 보인다.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은 이런 생쥐 실험을 통해 대뇌에서 공감 능력을 조절하는 유전자와 관련 신경회로를 밝히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4월 19일 자 <뉴런>에 발표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쥐들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살펴보는 연구 패러다임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즉 생쥐가 눈앞에 놓인 당장의 이익(보상)을 참고, 질서 있게 규칙을 지켜 더 큰 장기적 이익을 얻으려는 행동을 관찰하는 데 성공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지난해 11월 8일 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신희섭 단장은 "이는 설치류가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충동적인 경쟁보다 사회적 규칙을 만들어 지키는 행동을 처음 확인한 것"이라며 "동물의 인지 및 사회성 행동 연구 분야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의 행동실험에는 SPF 생쥐를 활용한다. 그래서 행동실험도 SPF 시설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병원체를 엄격하게 차단한 시설에서 수행한다.
▲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의 행동실험에는 SPF 생쥐를 활용한다. 그래서 행동실험도 SPF 시설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병원체를 엄격하게 차단한 시설에서 수행한다.

2020년 '사회성의 뇌회로' 키스톤 심포지엄 유치

비교적 뇌 연구의 역사가 짧은 국내에서, 신희섭 단장은 아주 초창기에 뇌 연구를 시작한 사람 중 한 명이다. 신희섭 단장은 KIST에 소속되어 뇌 연구를 수행하며 국내에선 처음으로 유전학점 관점을 도입했다. 국제적으로도 앞서가는 연구 방법이었다. 현재 국내 뇌 연구는 KIST 뇌연구소, 한국뇌연구원, IBS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KIST 뇌연구소는 뇌과학(신경과학), 의약학, 마이크로시스템즈(뇌공학) 3개 분야가 한데 모여 대규모의 기술 이전(뇌질환 치료약물 관련 기술을 기업에 이전)을 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고, IBS는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등에서 각각의 연구 주제를 탐구하고 있다. 신희섭 단장이 이끄는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은 2012년 최초로 출범한 IBS 연구단 9개 가운데 하나다.

신희섭 단장은 "KIST 뇌연구소는 건립될 때 여러 분야의 융합을 강조했는데, 잘되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IBS에서도 뇌 연구프로그램이 계속 국제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은 항상 공동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현재 KIST 뇌과학자들과 공동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며, 당사슬(glycan) 분석 분야의 세계적 리더인 충남대 안현주 교수 연구진과 야심찬 공동연구를 추진해 왔다. 특히 당사슬은 단백질에 붙어 생체 기능을 하며 어떤 사슬이 붙느냐에 따라 단백질의 기능과 활성이 달라지는데, 분석된 것만 수백 종이 되고 사슬 하나하나 붙었다가 떨어질 때 관여하는 유전자도 수백 개나 된다. 신희섭 단장은 "당사슬과 관련된 시스템이 이렇게 복잡하다는 것은 이 시스템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임을 본능적으로 알았다"며 "그래서 당생화학을 뇌과학, 유전학과 결합하는 연구에 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 연구는 세계에서 처음 시작하는 것이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자는 IBS의 목적에도 맞는다는 게 신희섭 단장의 생각이다.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은 생물학 분야에서 유명한 세계적 콘퍼런스 시리즈인 '키스톤 심포지엄(Keystone Symposia)'을 국내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신희섭 단장이 키스톤 심포지엄 본부에 '사회성의 뇌회로'란 주제의 심포지엄을 제안한 것이 받아들여진 덕분이다. 이 심포지엄은 2020년 대전 IBS에서 열릴 예정이다. 신희섭 단장은 "사회적 행동을 조절하는 뇌회로를 연구해온 우리 연구단이 인정받은 계기"라며 "이 학회를 진행하면서 우리 연구단이 국제적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실상부하게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이 사회성 관련 뇌 연구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뇌에 광전극을 삽입한 생쥐의 실험 장면. 생쥐가 실험공간에서 움직인 경로(좌)는 자동으로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된다(우).
▲ 뇌에 광전극을 삽입한 생쥐의 실험 장면. 생쥐가 실험공간에서 움직인 경로(좌)는 자동으로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된다(우).

"IBS의 '본래 정신'으로 돌아가야"

올해 노벨과학상의 수상결과는 예년처럼 기초과학의 힘을 보여주었다. 우리나라 기초과학에서 IBS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해 묻자 신희섭 단장은 일본의 연구비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일본의 혼조 교수는 "일본이 지금까지 노벨과학상을 많이 받았지만, 앞으로는 연구비 시스템이 달라져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일본은 비록 인기가 없어도, 언뜻 보면 시시해 보여도 하나의 연구주제를 평생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한 덕분에 다수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는 뜻이다.

신희섭 단장은 IBS의 '본래 정신(original spirit)'도 강조했다. IBS는 여러 사람이 아이디어를 모아 융합 연구를 실천하고, 유행하는 연구가 아닌 근본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연구에 집중한다. 또한, 이런 연구를 오랫동안 할 수 있도록 대규모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신희섭 단장은 올해 이창준 박사를 공동연구단장으로 영입해 다행이라며,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과 젊은 연구자들에 대한 기대도 잊지 않았다.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의 젊은 연구자들이 빨리 성장해서 국제적으로 선도하는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그동안 연구를 만족스럽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기초과학이 어떻게 국가에 기여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IBS는 여러 사람이 아이디어를 모아서 융합도 하고 유행하는 연구가 아니라 근본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연구를 집중해서 오랫동안 할 수 있도록 대규모로 지원하는 취지로 설립됐다. 신희섭 단장은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과 젊은 연구자들에 대한 기대도 잊지 않았다.
▲ IBS는 여러 사람이 아이디어를 모아서 융합도 하고 유행하는 연구가 아니라 근본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연구를 집중해서 오랫동안 할 수 있도록 대규모로 지원하는 취지로 설립됐다. 신희섭 단장은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과 젊은 연구자들에 대한 기대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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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19-01-30 1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