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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른 연구, 같은 목표, 함께하기에 더 완벽한 그들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등록일 2018-02-06 조회 5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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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연구, 같은 목표, 함께하기에 더 완벽한 그들

-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 3인 연구위원 대담 -

한때 노화는 세월을 거스를 수 없듯이, 피할 수 없는 과정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1990년대에 예쁜꼬마선충 (Caenorhabditis elegans)의 유진자 일부를 바꾸면 수명이 변화한다는 사실이 발견된 이후, 노화는 조절할수 있는 극복의 대상이 됐다. 현재 노화 연구는 전 세계 과학자들이 연구하는 인기 분야다. 국내 기초과학 분야에서도 노화 연구가 한창인데, 대표적인 국내 연구팀 중 하나가 IBS 식물 노화 · 수명 연구단이다. 서로 다른 생몰을 연구하지만 노화의 메커니즘을 밝히고 노화를 조절할 방법을 모색 중인 세 명의 연구위원을 찾았다.


▲ (좌로부터)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 김유미, 함정훈, 홍성현 연구위원

대상은 다르지만 목표는 하나

Q: 서로 다른 생물을 연구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각자 연구대상이 어떻게 다른가요?
홍성현: 저는 식물의 노화를 모델 식물인 애기장대를 이용해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함정훈: 저는 예쁜꼬마선충이라는 동물을 다루고 있습니다. 동물의 노화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모델 동물이지요.
김유미: 제가 연구하는 대상은 킬리피시라는 물고기입니다. 척추동물이라는 점에서 이 중에서는 가장 사람과 가깝다고 할 수 있어요.

Q: 식물, 무척추동물, 척추동물로 연구대상이 전혀 다른데요, 이처럼 서로 다른 생물의 노화 연구가 서로 어떤 연관이 있나요?
김유미: 우리가 궁극적으로 알아내려는 것은 사람의 노화입니다. 여러 동식물을 연구하는 이유는 사람의 노화를 연구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노화를 연구하려면 늙어가는 과정을 관찰해야 하는데, 포유류는 생애가 길기 때문에 노화를 연구하기에 힘든 점이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사람과 다른 동식물의 노화과정에 공통점이 많다는 것입니다. 제가 노화 연구에 이용하고 있는 킬리피쉬라는 물고기도 나이가 많이 들면 시력이 약해지거나 등이 굽거나 알츠하이머성 치매 증상이 나타나거든요. 그래서 일생이 짧은 동식물을 연구해서 보편적인 노화 이론을 세우고, 이를 사람에 적용해 보는 것입니다. 이처럼 이론을 정립하기 위해 연구하는 동식물을 ‘모델 동식물’이라고 합니다. 킬리피시는 척추동물 중에서는 생애주기가 짧고 번식력이 좋아서 노화 연구에 이점이 많습니다.
함정훈: 저희는 동물, 식물 모두에서 유사하게 작동하는 노화의 근본 원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동물, 식물 모델들을 이용해서 노화 조절의 공통된 근본적 원인, 혹은 종별로 특이적인 노화의 특성을 파헤쳐 가는 것이 저희들의 목표입니다. 제가 연구에 사용하는 예쁜꼬마선충은 무척추동물이지만, 이 동물을 이용한 실험으로 인슐린 호르몬 신호체계가 노화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아낸 것이 좋은 예죠
홍성현: 식물 연구는 관점이 조금 달라요. 식물의 노화는 꽃이 피는 시기나 열매를 맺는 시기와 큰 연관이 있기 때문에 농업에서 활용하려는 목적으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어요. 특히 식물은 낙엽의 사례와 같이, 광합성을 통해 영양분을 만들던 잎이 때가 되면 영양분을 재분배하기 위해 노화를 능동적으로 이용합니다. 영양분을 만들던 잎이 가을이 되면 떨어져 낙엽이 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죠.

Q: 식물에서 일어나는 '능동적'인 노화를 말씀하셨는데, 식물의 노화는 동물의 노화와는 많이 다르다는 뜻인가요?
홍성현: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물론 식물은 종도 다르고 생태적 지위가 다르니 노화의 목적에 차이가 있겠지만 생체시계와 같은 여러 부분에서 동물 연구에 시사점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식물에게 있는 일주기, 장주기 생체시계 시스템은 동물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식물 연구에서 얻은 성과가 동물의 노화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사람의 노화를 연구하는 데는 통계적인 방법이 많이 이용돼서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과는 접근방식이 다른데요, 이런 분야와는 교류가 많나요?
김유미: 사람의 노화를 통계적 방법론으로 연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에요. 노화를 제대로 연구하려면 개체의 형질을 인위적으로 조작해 노화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해야 하는데, 사람에게는 윤리적 문제로 이러한 관찰을 할 수 없죠. 이 때문에 모델 동물을 이용한 실험이 필수입니다. 결국 통계적 방법으로 얻은 사람의 데이터를 모델 동물 실험으로 검증하는 것이죠. 최근 ‘적게 먹어야 오래 산다’는 오랜 격언을 입증한 동물 실험이 그 예입니다.
함정훈: 실제로 협동연구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외부 연구자와의 협업은 저희도 기회가 닿는 대로 적극적으로 하는 편입니다. 노화는 복잡한 현상이라서 다양한 연구시례를 참고하기도 하고 교차 검증을 해야 할 필요도 있으니까요.


▲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 김유미 연구위원

다양한 배경의 연구자가 협동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매력적

Q: 연구대상이 다른 만큼 세 분의 연구배경도 다를 텐데요, IBS 이전엔 어디에서 연구하셨나요?
함정훈: 미국에서 노화 연구로 유명한 버크노화연구소(Buck Institute for Research on Aging)에서 예쁜꼬마선충을 이용하여 노화 조절 연구를 했습니다.
홍성현: 저는 IBS에 오기 전에 조금 다른 연구를 했어요. 미국에서 식물의 광신호 전달체계를 연구했죠. 쉽게 말하면 빛에 따라 식물의 생체주기가 조절되는 메커니즘을 연구했습니다.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에 합류하면서 생체시계를 노화와 결합해서 연구주제로 삼기로 했고, 다행히 연구방향이 잘 맞아서 재미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지요.
김유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킬리피시를 연구했어요. 막스플랑크연구소는 쾰른에 대단위 노화연구센터를 조성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박사후 연구과정을 마쳤죠.

Q: IBS에서의 연구 활동이 이전과 다른 점이 있나요?
홍성현: 연구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좋죠. 보통의 연구실에서는 저 정도의 경력이면 자신의 연구뿐 아니라 연구실 운영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러나 IBS에서는 운영과 같은 행정업무가 연구와 분리돼서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편이에요. 특히 노화 연구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데, 상대적으로 장기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지요.
함정훈: 노화라는 한 가지 주제에 대해서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모일 수 있는 곳이 흔치 않아요. 저희 세 명도 각자 연구대상이 다르다 보니 서로 알고 있는 것이나 알 수 있는 것이 다 다르거든요.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연구를 보완하다 보니 자연스레 시야가 넓어지게 된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외부에 연구를 의뢰해야 할 일도 연구단 내에서 해결이 가능할 때가 많다 보니 훨씬 효율적인 연구가 가능하지요.
김유미: 노화 연구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여러 종의 연구결과를 비교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단일 종에 대한 연구만으로는 일반이론을 내기 어려우니까요. 이런 비교연구가 가능하다는 것이 IBS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그렇다면 단순히 의견을 교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차연구처럼 서로 깊이 개입하는 공동연구도 활발하겠군요?
함정훈: 처음 연구단에 합류하고 식물 노화 연구자분들과 토론하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전의 동물 노화 연구들은 개체의 수명을 늘리는 방법을 찾는 데에 집중되어 왔어요. 하지만 식물 노화 연구는 정확한 때에 일어나는 생명체의 기능성 변화와 그 조절을 노화의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노화 과정에서의 기능성 변화에 초점을 맞춘 연구가 최근 들어 강조되고 있는 건 강한 노화Khealthy aging) 연구입니다. 즉 노화 과정에서 어떤 기능변화들이 일어나는지, 또 이를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두고 노화 연구를 하기 때문에 '어떻게 건강하게 늙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잘 늙는 방법'을 알려주는 연구가 가능해졌다고 생각해요.
홍성현: 개인적으로 생체시계와 노화시계의 관계를 밝히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양한 생체리듬이 노화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식물을 통해 확인하고 싶어요. 또한 이렇게 얻은 결과가 동물 노화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김유미: 생체시계는 동물연구에서도 꽤 중요한 분야예요.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나이가 들수록 하루 주기의 생체시계에 이상이 생겨서 시간 지각이 뒤틀리는 모습이 관찰됐는데, 이를 식물 연구와 동물 연구의 접점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 함정훈 연구위원

종합 노화연구센터르 발돋움했으면

Q: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과 같은 방식의 노화연구가 국내에서는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함정훈: 아무래도 노화연구의 중요성에 비해 노화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국가 차원의 연구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하면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 노화연구는 뇌 연구만큼이나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필요해요. 그러려면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을 물리적으로 한정된 공간에 모아 놓을 필요가 있고요. 그런데 국가 차원의 연구센터가 아니면 연구자들을 한 곳에 모으기가 어렵거든요.
홍성현: 그런 의미에서 IBS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이 노화 연구의 구심점 중 하나로 기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Q: 연구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겠군요.
홍성현: 네트워크가 중요해요. 노화 관련 연구자들이 모여서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공동연구의 계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함정훈: 연구단 차원에서 그러한 교류를 하기 위해 국제 심포지엄을 거의 매년 열고 있어요.

홍성현: 주제에 따라 참석자도 달라져요. 식물 노화와 관련된 주제면 유럽 학자들이 많이 오고, 동물 노화 관련 주제면 미국에서 많이 참석하는 식이죠.
김유미: 참석자의 수준이 꽤 높아요. 2015년의 심포지엄에서는 제가 막스플랑크연구소에 있을 당시의 노화연구센터장도 오시더군요. 연구단의 네트워크가 탄탄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Q: 노화연구는 대중적인 관심도 높은 편인데요, 대중과의 소통도 활발한 편인가요?
홍성현: 연구단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중에 R&E라는 것이 있어요. Research & Education의 약자인데요, 고등학교에서 연구 프로젝트 팀을 만들면 연구단에서 이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제가 처음 연구단에 합류해서 R&E 프로그램을 맡았을 때 대구과학고 학생들과 광신호 전달과 노화를 주제로 함께 연구했습니다. 학생들은 교내 최우수상을 받고 KAIST에서 열린 본선에서 총장상을 받았죠.
김유미: 저는 저희 셋 중 가장 나중에 합류했지만 제게도 연락이 왔어요. 고등학교 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노화를 가르치고 싶은데 학생들과 킬리피시를 직점 키워보고 싶다며 조언을 구하셨죠.
함정훈: 이러한 활동도 집단연구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노화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연구커뮤니티가 해야 할 일 중 하나입니다.
홍성현: 대중을 위한 강연 요청은 최대한 응하려고 합니다. 노화 연구의 종합 연구센터의 기능을 하려면 저변 확대에도 신경을 써야 하니까요. 언젠가 국가적 차원의 노화연구센터가 생기겠지만, 그때까지는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이 대중과 활발한 소통을 하며 노화연구센터의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김유미: 독일 쾰른 막스플랑크 노화연구센터에 있을 때 연구실부터 병원, 암센터까지 노화와 관련된 시설이라면 모두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제가 한국으로 올 때까지도 계속 새로운 시설이 들어서고 있었죠. 이러한 모습이 노화연구의 바람직한 미래상이라고 느꼈어요. 여러 분야의 연구자가 한 공간에 모였다는 점에서,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은 일종의 시범적인 국가 단위의 노 화연구센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함정훈: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건강한 노화'입니다. 사는 시간은 동일해도 질적으로 향상된 삶을 사는 방법을 찾는 것이 궁극적인 연구 목적이지요. 그러려면 단순히 안 죽고 오래 사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데서 벗어나 기능적인 면에 집중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여러 분야의 교류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 홍성현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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