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주요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IBS Conferences
기초의학 분야의 첫 연구단 이끈다. 고규영 혈관 연구단 단장 게시판 상세보기
제목 기초의학 분야의 첫 연구단 이끈다. 고규영 혈관 연구단 단장
작성자 대외협력실 등록일 2015-09-22 조회 6838
첨부 jpg 파일명 : k_thumb.jpg k_thumb.jpg

기초의학 분야의 첫 연구단 이끈다
- IBS 혈관 연구단 고규영 연구단장 -

지난 7월 1일 기초의학 분야에서 첫 IBS 연구단이 출범했다. 바로 혈관 연구단이다. 혈관 연구단을 이끌게 된 고규영 KAIST 교수는 난치병을 치료할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기초의학 연구에 뛰어든 뒤, 혈관 생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성과를 내왔다(일부는 암 성장과 전이를 막는 항암제 개발의 바탕이 될 수 있다). 그의 드라마틱한 연구여정과 야심 찬 포부를 들어봤다.

“기초의학자로서 IBS 연구단장이 되다니, 영광스러운 동시에 책임감을 느낍니다. 이 일이 기초의학을 연구하려는 후학들에게 동기 부여가 되면 좋겠습니다.”
지난 25년간 기초의학 분야 연구에 매진해 오다가 지난 7월 1일 IBS 혈관 연구단(Center for Vascular Research)의 단장에 선정된 고규영 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 교수가 이렇게 소감을 털어놓았다. IBS는 이번에 처음으로 기초의학분야에서 연구단을 선정했다.
전북대 의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미국 코넬대와 인디애나주립대에서 5년간의 박사후과정을 거친 뒤 전북대 의대 교수, 포스텍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KAIST 특훈교수로 재직 중 이다.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에 230여 편의논문을 발표하며 왕성한 연구활동을 펼쳐 왔는데, 특히 혈관 생물학 분야에서 우수한 논문으로 다양한 학술지의 표지를 장식하며 국제적 명성을 쌓고 있다.

살아 있는 심장에 세포 이식 성공!

고규영 단장

고 단장은 “1980년 ‘기초의학을 연구하면 질병의 근본적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신약을 개발할 수 있어 수많은 난치병 환자를 고칠 수 있다’는 은사의 말에 감동을 받아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고 밝혔다. 고 단장은 자신의 은사인 조경우 전북대 의대 교수와 함께 대한의학회 분쉬의 학상을 10년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받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의대생 시절부터 실험실에 들어가서 실험 동물인 흰쥐를 키우며 시료 피펫팅, 현미경 관찰등을 통해 여러 가지 실험을 했다. 대학원에 진학한 뒤에는 신장에서 어떻게 오줌이 만들어지는가를 연구했다. 그는 “당시에 오줌 성분을 분석하기 위해 모세유리관을 입으로 빨아서 피펫팅을 했는데, 하도 많이 해서 한쪽 고막이 터졌다”며 당시 실험에 대한 열정과 어려움을 전해줬다. 그 뒤 공군사관학교에서 군의관으로 군 복무를 마친 그는 미국으로 박사후연구과정을 떠났다. 그는 “먼저 코넬대 의대 생리학교실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지냈는데, 거기서는 실험을 하기보다 세미나를 많이 들었다”며 “이후 인디애나주립대 심장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심장근 세포이식과 관련된 많은 실험을 했다”고 말했다.

인디애나주립대 심장연구소에서 첫 번째 연구 주제는 살아 있는 생쥐 심장에다 세포를 이식해서 이식된 세포가 살아 있는가를 증명하는 것이었다. 그는 “9개월간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세계 최초로 심장 재생을 위한 심장 세포 이식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그 당시로는 매우 도전적이지만 심장 재생에 필수적인 실험에 성공한 것이다. 이후 3년간 줄기세포, 근육 세포 등을 이식하는 후속 연구를 잇달아 성공시켰는데, 고 단장은 그때 연구원으로서 가장 큰 개가를 올렸다고 자평했다. 당시 성과로 출원했던 특허 덕분에 그는 20년이 넘은 요즘도 1년에 5,000달러 정도의 로열티를 받고 있다고 한다.
1995년 모교인 전북대 의대의 교수로 부임한 그는 3년 만에 창의연구 과제로 연구비를 받기 시작했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다. 처음에 심장근 재생 연구를 하겠다고 제브라피시를 실험동물로 사용했는데, 사육 시설이 안 좋은 탓에 감염이 일어나 모두 죽어버렸다고 한다. 연구원도 구하기 힘들었는데, 의대 출신 대학원생은 1명도 안 오고 임상병리사, 고고학 전공자 등이 연구에 참여했다. 그렇게 꾸린 연구팀은 탯줄에서 혈관내피세포를 배양해 혈관신생 촉진인자들을 발견하고 그것들의 메커니즘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그는 “당시에 7000여 개의 탯줄을 구하고 창의진흥과제 연구비를 쏟아부은 덕분에 좋은 논문을 발표해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세계 연구자에게 나눠준 ‘COMP-Ang1’


▲ 고 단장이 현미경으로 생쥐의 혈관을 관찰하는 연구원과 함께
혈관 신생 과정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고 단장은 혈관 연구 분야에서 국제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혈관의 생성, 분화, 재생은 생명 유지의 근본이 된다. 그는 혈관 생성을 촉진하는 단백질의 존재와 그 작동 메커니즘을 밝혀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특히 혈관 생성을 촉진하는 단백질인 ‘콤프 앤지원(COMP-Ang1)’을 연구개발해 이를 원하는 세계 각국의 연구자들에게 보내주었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후 제 연구가 외국에 더 많이 알려졌고, 저희 연구팀은 혈관 생성 분야의 연구를 선도하는 그룹이 됐습니다.”
고 단장은 혈관 생성을 조절하는 대표적 물질 중 하나인 안지오포이에틴(Angiopoietin, 약자는 Ang)의 한 종류인 Ang1이란 물질에 주목했다. 그런데 Ang1 단백질이 물에 안 녹고 끈적끈적해 엉겨 붙는다는 점이 문제였다. 그래서 단백질 구조를 새롭게 디자인한 끝에, 물에 잘 녹고 응집이 안 되며 효과도 안정된 단백질을 제작,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것이 바로 COMP-Ang1이다. 동물 실험 결과 COMP-Ang1은 혈관 신생을 촉진해 상처를 더 빨리 아물게 하고, 혈관 염증이 생겼을 때 염증 물질 생산을 감소시켜 염증 완화 효과를 유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여곡절 끝에 COMP-Ang1을 만든 뒤 관련 연구성과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2편의 논문으로 나눠 발표했습니다. 그랬더니 이 분야의 연구자들로부터 COMP-Ang1 단백질을 보내달라는 e메일이 쇄도했습니다.”
그는 또 “다른 연구자들이 이를 통해 더 좋은 연구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면서도 “우리가 5~10년 COMP-Ang1을 애용해 혈관 생성의 중요한 메커니즘을 밝혀내는 데 기여해 세계 선두 그룹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COMP-Ang1이 혈관 신생의 중요한 물질이자 이 분야의 핵심 물질이 된 덕분이다.
고 단장은 혈관 신생 분야의 학회에 주요강연자로 초청받을 뿐 아니라 관련 분야의 저널 편집위원도 맡고 있다. 2011년부터 미국혈액학회가 발간하는 혈액학 분야의 최고 저널인 <블러드(Blood)>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해 왔으며, 최근 미국암학회가 발간하는 암 분야의 주요 저널인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의 편집위원으로 선임됐다.

암 혈관 신생 억제하는 ‘답(DAAP)’을 내놓다

혈관 생성과 암 증식의 관계도 그가 집중적으로 연구해 왔던 주제다. 암 세포는 스스로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새로운 혈관을 생성시켜 산소와 영양분을 흡수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신생혈관은 암 세포에 영양을 보급하는 망이자 암 세포가 전이되는 체내 이동 통로가 된다. 최근 암 세포 자체를 공격하는 대신 암 혈관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가 새로운 치료법으로 등장하고 있다. 암 세포의 영양 보급망과 이동 통로를 끊어 버려, 암 세포를 고사시키거나 전이를 차단하는 전략이다.
고 단장은 암 성장과 전이에 필수적인 혈관 신생에 관여하는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VEGF: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중 하나인 ‘VEGF-A’와 ‘안지오포이에틴-2(Ang2)’를 동시에 차단하는 새로운 분자 물질을 창의적으로 개발했다. 이 물질을 ‘이중혈관신생차단제(DAAP: Double Anti-Angiogenic Protein)’라고 명명했는데, 암 혈관 신생을 억제하는 ‘답’을 한번 내놓겠다는 취지에서 이렇게 이름을 지었던 것이다. 실제로 암에 걸린 실험동물에 DAAP을 주입했더니, 종양의 크기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기존의 혈관신생차단제보다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다. 현재 이 신개념 후보 약물의 연구결과에 바탕을 두고 국내외 제약회사들이 임상시험을 위해 비슷한 약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 좌. 임신 초기 자궁에서 성장하는 배아(연두색)에 혈관들(빨간색)이 생성돼 있는 모습.
배아에 효율적으로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촘촘한 혈관, 굵은 혈관 등 다양한 혈관이 동시에 형성돼 있다.
▲ 우. 태생 직후 눈의 망막에서 관찰할 수 있는 혈관(밝은 연두색).
규칙적으로 배열된 동맥, 정맥, 모세혈관과 새롭게 형성되어 자라는 말단 부위의 혈관이 동시에 보인다.

지난해 고 단장 연구팀은 암 혈관에서만 나타나는 로제이(RhoJ)라는 단백질이 암 조직에서 혈관 생성과 유지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암 발병 쥐의 RhoJ 발현을 막은 결과 세포 중앙의 암 혈관이 붕괴하고 가장자리 혈관 성장이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만약 RhoJ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암 세포에서 암을 유지시키는 중앙 혈관과 암 성장에 관여하는 가장자리 혈관에 대한 ‘이중 공격’이 가능해진다고 한다.
이처럼 고 단장은 암 혈관의 생성과 유지에 필요한 단백질을 연구함으로써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 이 분야의 연구업적 덕분에 지난 2012년에는 아산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장기별 혈관에서 림프관까지 연구

고 단장은 3, 4년 전부터 눈, 갑상선, 폐, 장, 자궁, 지방조직 등 장기별로 혈관의 생성, 분화, 노화, 유지, 재생 등에 대한 기초연구를 시작했다. 그의 지도를 받는 대학원생의 80, 90%가 군복무의 일환으로 온 다양한 전공분야 의사 출신인 덕분에, 단기간의 기본교육 후에 각 장기별로 분자, 세포 차원에서 혈관을 수준 높게 연구하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는 혈관 연구단이 이런 선도 연구를 통해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를 비롯한 유럽과 미국의 일부 연구소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혈관 생성, 분화, 재구축 등이 장기별로 차이가 있고 암, 염증 등에 관여하는 혈관의 상태에도 차이가 있다”며 “연구단은 장기별로, 그리고 암을 포함한 질환별로 서로 다른 혈관의 생성, 유지, 조절 작용에 대한 핵심 분자물질을 발견하고 그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창의적인 기초 연구를 하며 이를 통해 혈관 관련 질환의 치료에 합리적 바탕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고 단장은 림프관, 혈관 주변 세포에도 주목하고 있다. 체내 산소와 영양분, 세포 등의 이동을 담당하는 혈관과 림프관은 인체의 상수도와 하수도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 몸에 림프절이 약 600개 존재하는데, 바이러스를 비롯한 병원균, 면역 세포, 암 세포 등이 온몸에 분포돼 있는 림프관으로 이동해 림프절에 도달하면서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고 단장은 “특히 림프절에서 항원과 면역 세포가 반응할 때 림프관의 역할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스, 영양분, 노폐물의 교환이 이루어지는 모세혈관에서 내피 세포 외부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세포도 연구단의 연구 대상이다. 최근 모세혈관 주변 세포들이 특별한 분자 물질을 분비해 혈관 분화와 유지 등에 기여한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단은 분비성 분자의 생체 영상을 촬영하려는 어려운 과제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고 단장은 “갑상선 호르몬, 성장 호르몬 같은 분비성 물질이 분비되면 어떻게 혈관으로 들어가고 조절되는지를 영상으로 관찰하고자 한다”며 “이 물질에 형광물질을 붙이는 식의 방법을 개발해야 하는데, 바이오 이미징 연구자들과 함께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장 연구도 연구단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심장도 혈관의 일부”라고 강조하며 “심장 질환에서 혈관이 중요할 뿐 아니라 심장근 줄기세포를 이식할 때도 혈관 생성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연구배경을 설명했다.
그가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심장연구소에서 심장 세포, 심장 줄기세포 등을 이식하는 데 성공한 성과는 지난 20년간 줄기세포를 이용한 심장근 재생 연구의 바탕을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심장근 재생 연구는 세계적으로 경쟁이 매우 치열한 분야다. 그는 “앞으로 10년간 심장근 재생에 알맞은 진정한 의미의 심장 줄기세포를 생성하고 그 특성을 파악하는 기초연구와, 효율적인 이식 방법을 개발하는 응용연구를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연구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한 고 단장. 그는 혈관 연구단을 세계적으로 만들고 싶다며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에 공동연구실을 만들자고 제안한 상태이다.

막스플랑크연구소와 공동연구실 운영하고파

대학 때부터 신약을 개발하고 싶다는 욕심을 갖고 있던 그는 오랫동안 바이오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해 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바이오산업을 ‘제4의 물결’이라 부르며 2030년 항체 약의 시장 규모가 500조 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고 단장은 “단백질 신약이 가장 큰 분야”라며 “기초 분야에서 일해도 응용 가능성이 높아서 산업화 분야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로슈, 삼성종기원의 바이오신약부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그는 “삼성 같은 우리나라 대기업이 이미 나와 있는 것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를 만드는 데 그치지 말고, 기초연구에서 나온 원천 특허를 바탕으로 부가가치가 큰 새로운 신약을 개발하려면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고 단장은 “기초의학 연구를 통해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신종 바이러스 중증감염에 의한 패혈증 치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메르스(MERS) 바이러스 같은 호흡기 관련 바이러스가 폐 세포와 면역 세포에 심한 손상을 일으켜 패혈증에 빠졌을 때 치사율이 높다”며 “이때 동시약물치료법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혈관내피세포를 보호하는 약물을 투여하면 패혈증에 의한 치사율을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실제로 최근에 이런 혈관내피세포 보호 항체를 공동연구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혈관 연구단을 세계적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그는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이는 연구를 할 뿐만 아니라 연구를 통해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만한 발견을 많이 해 연구단을 빛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 세계 연구자들이 와서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우수한 사람을 데려와 연구에 집중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이뤄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분자 의학 분야의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와 공동연구실(Joint Lab)을 신설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는 약 85개의 기관이 있는데, 이 중에서 3분의 1이 바이오메디컬 분야이다. 고 단장은 현재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책임자급 연구원 3, 4명과 친밀하게 교류하며 공동연구하고 있다.

만족도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

콘텐츠담당자
홍보팀 : 임지엽   042-878-8173
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