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미영 기초과학연구원(IBS) 데이터 사이언스 그룹 CI(KAIST 전산학부 교수‧왼쪽 사진)가 지난 10월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ACM(미국컴퓨터학회) 인터넷측정학회에서 ‘테스트 오브 타임 어워드(Test of Time Award)’를 수상했다.

테스트 오브 타임 어워드는 10년 이상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논문을 써낸 연구자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ACM 인터넷측정학회는 올해 이 상을 처음 제정하며, 차미영 CI와 문수복 KAIST 교수를 초대 공동수상자로 선정했다.

차 CI는 2007년 문 교수와 공동으로 온라인 플랫폼에서 인기 동영상이 총 조회 수의 대부분을 독점하는 현상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전까지는 온라인 콘텐츠의 인기 분포를 설명하기 위해 2080법칙으로 불리는 ‘파레토 법칙’이 주로 쓰였다. 파레토 법칙에 의하면 상위 20%의 인기 콘텐츠가 전체 조회 수의 80%를 차지한다.

연구진은 유튜브(Youtube), 다음(Daum) 등 사용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공유하는 ‘UGC(User-Generated Content) 플랫폼’에 등록된 200만 개의 영상과 시청 통계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상위 10%의 인기 영상이 전체 조회 수의 80%를 차지하는 현상을 처음 확인했다.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파레토 법칙이 예측한 것보다 인기가 일부에 더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 ACM 인터넷측정학회가 수여한
Test of Time Award 상패. 차미영 CI 제공

한편, 연구진은 넷플릭스와 같은 전통적 플랫폼과 UGC 플랫폼의 콘텐츠 인기도 분포가 차이가 나는 이유는 순위 알고리즘, 필터링 등 요인이 개입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플랫폼 운영자가 하위 90%의 영상을 사용자 맞춤형 알고리즘을 활용해 추천할 경우, 총 조회 수를 45%포인트 가량 높일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 연구는 지난 15년 간 UGC 플랫폼의 순위 알고리즘, 광고 노출 등 다양한 산업에 영향을 미쳤다. 현재까지 2000번 이상 인용되며, ACM 인터넷측정학회 역사상 세 번째로 많이 인용된 연구로 기록됐다. 발표한 지 10년이 지난 후에도 600회 이상 인용되며 꾸준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차 CI는 “연구를 진행할 당시 유튜브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 남짓 된 신규 플랫폼으로 지금과는 위상이 매우 달랐다”며 “새로운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는 것 자체가 모험과도 같았던 연구가 오랜 기간 동안 동료 연구자들에게 사랑받고 인용되는 연구로 평가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용자 생성 콘텐츠의 인기 분포가 절단된 멱법칙을 따르며 롱테일 분포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실험적으로 보여주는 그래프

IBS 홍보팀
권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