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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고] 코로나 국면에서 빛 발한 기초과학 연구
부서명 커뮤니케이션팀 등록일 2020-10-16 조회 1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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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코로나 국면에서 빛 발한 기초과학 연구

매일경제, 2020년 10월 16일

기초과학연구원 노도영 원장

`왜 국가가 기초과학을 지원해야 하나요?`라는 쉽지 않은 질문을 받으면 항상 장기적 측면의 국가 안보를 생각하곤 한다. 2차 세계대전을 종결시킨 미국의 맨해튼 프로젝트는 군사계획이기도 했지만 20세기 기초 물리학의 집단연구이기도 했다. 로버트 오펜하이머, 리처드 파인먼, 요한 루트비히 폰 노이만 등 당대 석학들이 모두 참여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한 이후 미국은 승전국이자 세계 초강대국으로 올라섰다. 2차 세계대전 못지않게 어려운 상황에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오늘날, 세계 각국은 기초과학 지원의 당위성을 또다시 절감하지 않을까 한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급격히 퍼질 때 `이런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기초과학연구원(IBS)이 무엇을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컸다. IBS는 바이러스 전문 연구기관이 아니고, 의학적 응용 연구를 하지 않아 당장 필요한 진단기구와 백신을 개발할 준비나 계획이 없었다. `그러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 코로나19는 RNA 바이러스이고, IBS에는 RNA 분야 세계적 석학인 김빛내리 단장이 있었다. 김 단장의 주요 연구 대상은 바이러스가 아니었지만, 8년간 연구단을 이끌며 바이러스면역학 및 생물정보학 전공 연구진을 구축했고 최신 염기서열 분석 장비도 갖췄다. 예고도 없이 등장한 바이러스에 대해 김 단장이 이끄는 연구진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실험에 매진했다. 한 달여 만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지도를 완성해냈고 세계적 학술지 셀(Cell)에 게재했다. 약 1년간 IBS를 이끌면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 바로 이때였다. IBS의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 방식이 유효했구나!

IBS에는 기초·생명과학 분야 세계적 석학 연구단장들과 그들의 연구조직, 그리고 과학적 지식이 있었다. IBS 연구자들은 다양한 바이러스 정보를 수집하고, 보유한 최고의 지식으로 이를 이해하고 정확히 국민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전대미문의 공격으로부터 국민을 지키려면 과학에 기초한 합리적 사고가 확산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코로나19 과학 리포트`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이 연재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정확한 정보와 대책을 내놓는 것이 과학자의 사명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계속될 수 있었다. IBS 연구자를 중심으로 의사, 사회과학자 등이 팀을 이뤄 코로나19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19편의 리포트를 집필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폐렴 유발 기전, 슈퍼 전파자가 많은 이유, 가능한 치료전략, 팬데믹과 인포데믹, 의료진의 치료 경험, 최종 극복 전망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연구의 최전선에 선 과학자들이 직접 전달하는 지식에 언론과 대중은 큰 관심을 보내줬다. 연재가 종료된 후에도 관심은 끊이지 않아 `코로나 사이언스`라는 제목으로 책을 발간하게 됐다. 모쪼록 이 책에 담긴 명징한 과학적 논의가 바이러스를 둘러싼 무지의 어둠을 비추는 빛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국민이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여전히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바이러스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 개발 중인 백신과 치료제 효과가 사라지면 완전 종식까지 몇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한다. 향후 이보다 무서운 또 다른 바이러스가 인류를 위협할 확률도 작지 않다. IBS는 바이러스 관련 기초과학 지식, 연구역량, 연구진을 갖춰 미래에 나타날 수 있는 미지의 적으로부터 국가를 지키려 한다.

노도영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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