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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한민국 기초과학의 미래를 밝히다.’ 노도영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부서명 커뮤니케이션팀 등록일 2020-06-09 조회 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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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기초과학의 미래를 밝히다.’ 노도영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KIST 기술정책연구소 人sight 88호

기초과학연구원(IBS)을 이끌 새로운 수장으로 지난해 11월 노도영 원장님께서 취임하셨습니다. 이번 TePRI 人sight에서는 노도영 원장님을 모시고, 우리나라 기초과학의 미래와 앞으로 IBS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 취임 후, 원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실 것 같습니다. 그간의 소감과 향후 포부에 대해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응용 및 개발 중심의 과학기술 투자는 국가 발전에 매우 중요한 원동력이 되어 왔습니다. 이제 우리 나라는 다방면에서 세계 10위권의 국가로 성장하면서, 기초 과학에 투자할 여력도 생겼을 뿐 아니라 새로운 발견과 지식의 창출 없이는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려운 단계까지 왔습니다

이러한 국면에서 국가의 장래를 위해 IBS라는 종합 기초과학 연구기관이 탄생했는데, 제가 이제 원장직을 맡게 되니 막중한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습니다. 초대 오세정 원장님께서는 세계적 수준의 과학자를 영입하여 IBS의 첫 출발을 이끄셨고, 제2대 김두철 원장님께서는 본원 인프라 구축과 함께 IBS의 실질적인 기반을 닦으셨습니다. 장기·대형·집단화된 기초 과학 연구에 집중하는 IBS의 전략, 그리고 자율성과 수월 성을 강조하는 IBS의 철학에 대해 과학기술계를 비롯하여 국민의 충분한 동의가 필요합니다. 아직 IBS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설립철학에 대한 공유와 이를 반영한 운영시스템 고도화에 더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취임 후 지난 백여 일간, 기관장의 책무가 무겁고 많이 어렵 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다른 기관장님들도 비슷하게 느끼시겠지만, 기관장으로서 내려야 하는 결정 하나하나가 만만치 않습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또 하지 않아야 하는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결정이란 것이 항상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있어서 무엇이 더 큰 이익인지 판단하 기가 어렵습니다. 결정 하나하나의 영향력도 큽니다. 작게는 IBS 연구자나 직원들에게, 크게는 국가 미래에 영향을 미 칠 수도 있습니다. 가장 어려운 경우가 제가 내리고 싶은 결정과 내려야만 하는 결정이 상이할 때입니다. 최종 의사 결정권자로서 상당히 고민이 많이 됩니다.

원장으로서 포부는 당연히 IBS를 국가를 대표하는 기초과학 연구기관으로 키우는 것입니다. 연구자들이 추구하는 새로운 발견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도 갖추고자 합니다. 어느 기관 이든 초반의 발전기를 지나면서 변곡점 같은 시기가 오는데, 저희가 지금 그런 상황에 있습니다. IBS와 관련된 여러분들께서 함께 힘을 모아 주시면 빠른 시일 내 이를 극복하고 한 발짝 더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케네디 대통령의 유명한 연설, ‘국가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 줄지 묻는 대신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달라’는 말을 빌어, IBS의 구성원들에게 많은 도움과 격려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그동안 한국의 기초과학 진흥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있었습니다. 미래의 기초과학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점,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 궁금합니다.

1990년대 이후, 특히 현 정부에 들어 기초과학에 대한 국가의 지원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다만, 정책의 일관성이 더 필요합니다. 정부에 따라 강조하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정책 일관성의 유지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초과학은 오랜 기간 동안 연구가 축적되며 발전하기 때문에 정책이 바뀌다 보면 국가 전체적으로 오히려 발전이 저해될 수도 있습니다. IBS가 설립되던 때에는 대형 연구가 강조되었던 반면, 지금은 개인 중심의 풀뿌리 기초 과학에 정책의 초점이 맞추어 있습니다. 정책의 세부 방향은 다소 바뀔 수 있어도 큰 틀에서 지속성이 강화되면 좋겠습니다. 분야에 따라 다르지만 기초과학은 백년 넘게 변하지 않는 부분이 있을 정도로, 꾸준하고 장기적인 연구 여건이 필요합니다.

또 기초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자의 자율성입니다. 대학이든 연구소든 기초과학을 하시는 분들께는 자율성의 문화와 환경이 성과를 내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산업기술 이나 응용과학과 달리 기초과학은 방향성이나 방법론을 미리 설정할 수 없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연구 주제나 방법에 있어 연구자들이 자율적으로 주도하는 문화가 만 들어지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기초과학도 국가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평가는 본래의 목적에 맞는 틀이 있으면 효과적이지만 기초과학은 연구의 변수가 많고 목표달성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워 평가의 틀에 맞추 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이러한 점이 기초과학 지원에 있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수한 젊은 연구자들이 국내로 더 많이 유입 되어야 합니다. 최근 인구 감소가 계속되면서 과학기술 인력도 함께 줄어들고 있습니다. 과학기술계의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연구소들이 힘을 모아 젊은 연구자를 유치하는 노력에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그동안 한국의 기초과학 진흥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있었습니다. 미래의 기초과학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점,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 궁금합니다.

설립 후 지금까지의 전략은 세계적으로 검증된 연구자를 연구단장으로 유치하여 자율적으로 연구를 맡기는 것이었 습니다. 그런데 이 전략은 글자 그대로 세계적 수준의 연구 자를 유치했기 때문에, 그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당초 IBS의 목표였던 세계적 수준의 연구를 수 행하는 데 있어 처음에는 이 전략이 유효했습니다. 십 년이 지난 현재 단계에서는 세계적인 기초과학적 발견을 이룰 가능성이 있는 연구자를 전략적으로 영입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과학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에 맞추어, 젊은 연구 자들이 큰 연구를 이끌 수 있는 기회를 늘려야 합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위험부담이 있습니다. 역량에 대한 검증이 안 되었기 때문에,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저의 목표는 그 정도의 위험부담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기관의 역량을 키우는 것입니다. 위험이 따르더라도 잠재력 있는 젊은 연구자를 영입하여 이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려고 합니다.

또한 IBS의 젊은 연구자들을 세계적인 리더로 육성하는 전략도 추진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젊은 연구자들의 독립 연구를 지원하는 Young Scientist Fellowship(YSF)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30개 연구단 외에 앞으로 새로운 연구단을 선정할 때도 연구자의 미래 잠재력을 가장 먼저 고려하려고 합니다.

-임기 중 특별히 계획하고 계신 IBS의 발전 방향, 역점 사항이 있으시다면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두 가지 목표에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 첫째, 연구단의 클러스터화입니다. 현재 30개의 연구단이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연구영역별로 묶어 여러 개의 클러스터를 구축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론물리·수학 클러스터, 바이오 클러스터, 입자·핵물리 클러스터를 만들어 각 클러스터에 4~5개 정도의 연구단이 모이는 방식입니다. 하나의 클러스터가 조그만 연구소(institute)처럼 작동하고, 그 연구소들이 모여 IBS가 되도록 운영할 것입니다.

클러스터는 일단 연구단들의 연구 분야가 가까워야 하고, 물리적으로도 같은 공간에 있어야 합니다. 현재 카이스트에 IBS 연구동을 짓고 있는데, IBS 연구단들이 지금 상태로 모인 다면 여러 분야가 뒤섞이게 됩니다. 제 전략은 그 곳을 하나의 연구영역에 특화된 IBS-KAIST 캠퍼스 연구소 형태로 만들어 해당 분야의 연구를 잘하는 집단이 모여있는 작지만 강한 연구소로 키운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각 캠퍼스의 총장님 들과 많은 협의가 필요하겠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전국의 캠퍼스에 IBS의 연구소(institute)를 세우고자 합니다. 본원도 분야 연계성이 높은 4~5개 연구단이 클러스터로 모이고, 이러한 클러스터를 총 4개 정도 두어 IBS 헤드쿼터로 운영 할 계획입니다. IBS 전체적으로 약 10개 정도의 연구소(클러스터) 체제가 갖춰지면 Max Planck Society와 비슷한 형태를 가지게 되겠습니다. IBS 본원의 규모가 작기 때문에 이러한 방향이 현실에도 맞을뿐더러, 기초과학의 특성에 잘 부합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IBS만의 고용형태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IBS 연구 단은 비영속적이고 개방형 조직으로 대부분 연구자의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어 개인 연구자 입장에서는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 제도도 새로운 연구자를 영입하고 배출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KIST와 같은 출연(연) 에서는 정원 TO가 있어야 채용이 가능하므로, 연구자가 급히 필요한 상황에서도 인력 충원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대학은 학생들이 있어서 연구인력은 많지만, 상대적으로 연구비가 부족하지요. IBS는 연구비 내에서 사업 인력으로 연구자를 충원하기 때문에 TO를 고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여기서 문제는 고용의 안정성이 매우 낮다는 점입니다. IBS의 고용형태에 대한 의견도 다양합니다. 정년 보장이 우수 연구자 영입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 지만, 오히려 기관을 ‘고인 물’로 만들 수 있다는 의견도 있 습니다. 결론적으로 연구원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안정성도 보장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큰 숙제입니다. 연구단의 클러스터화와 고용형태 개선, 둘 다 어려운 문제지만 한 번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IBS는 기관의 운영 철학으로 연구자들의 자율성과 책임을 크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떤 중요한 이슈가 있는지 더 자세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자율성은 기초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지난 25 년간 국내의 연구현장을 돌이켜보면, 안타깝게도 자율성 측면에서 크게 개선되지 못한 부분이 많습니다.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 중요성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앞으로도 저를 포함해 연구소를 운영 하는 분들께서 정부와 국민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계속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슨 자율성이 연구자들에게 중요할 까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먼저 연구자들을 쉽게 고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의 블라인드 채용 정책이 지향하는 공정성의 가치에는 공감하지만, 연구현장의 특성을 고려 할 수 있는 채용 방식이 필요합니다. 세계적인 연구소들에 서도 추천서 내용을 보고 사람을 뽑는 게 일반적입니다. 또한, 예산 활용의 자율성도 중요합니다. 지출의 용도나 시점에 대해 많은 제한이 있는데, 연구자들에게는 지키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장비를 구입하는 데 1년 넘게 심의를 기다려야 한다면 속도를 내서 연구하기 힘들겠지요. 이런 측면에서 국가 차원의 정책 개선과 함께 연구기관 자체의 시스템 개선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한편, 연구자의 책임이라는 건 크게 나누어 보면 쉬운 책임과 어려운 책임이 있습니다. 행정적, 법률적 규정을 따르는 책임은 비교적 쉽습니다. 연구자들이 이러한 규정에 잘 대응 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늘리면 되기 때문에 문제 해결 이 그렇게 어렵진 않습니다. IBS도 부원장 제도와 새로운 행정부서를 설치하면서 그러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진짜 어려운 문제는 연구자들이 과학자로서의 책임의식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연구자들이 정확하고 믿을 수 있는 연구를 하는 것, 연구 윤리를 지키는 책임이 그것입니다. 특히 IBS의 연구자에게는 새로운 과학적 지식을 발견하여 축적함으로써 다른 연구자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한 책임의식도 요구됩니다.

마지막으로, 국가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 과학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국민들에게 과학적 지식을 제공하는 의무도 있습니다. 즉, 과학적 지식을 새로이 발견할 뿐 아니라 그것을 사회에 공유할 의무도 있는 것입니다. 최근 코로나19에 대응 하는 과정에서, 올바른 과학적 지식에 따라 대처가 이루어 지지 않는 안타까운 사례들이 있습니다. 특히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는 정부와 언론 외에도 과학자들이 직접 나서서 과학적 지식을 공유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희 연구단장님 중에서도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본인이 가진 지식과 전문성을 나누고자 하는 소명의식을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감염병에 즉각 적용할 수 있는 전공 분야가 아니더라도, 위기 대응과 국민들의 올바른 과학적 판단을 돕고자 고민하고 계십니다. 이런 문화가 확산되어 과학자로서의 책임의식이 널리 공유되면 좋겠습니다.

-기초과학을 수행하고 있는 기존의 대학, 연구소와 비교 했을 때, IBS가 갖는 차별성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특히 본원, 캠퍼스, 외부연구단으로 구분되는 IBS의 운영 방식에 어떤 특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IBS는 그 자체로 연구소(institute)이면서 동시에 연구단들의 연합체(society)역할도 겸하는 이중적인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IBS 본원은 연구소(institute) 체제를 갖추어 연구 활동을 수행할 것입니다. 현재 건설 중인 중이온 가속기처럼 중추적인 연구시설을 내부에 갖추고, 전문인력을 고용해서 활용도를 높일 계획입니다. 내부 연구자뿐 아니라 외부기관의 연구자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연구시설과 환경을 갖춤으로써 국가 전체의 기초과학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IBS만의 차별화된 목표입니다.

또한, IBS 본원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 있는 캠퍼스 및 외부 연구단을 활성화하여 국가 기초과학의 네트워크 허브 역할도 맡을 예정입니다. IBS 캠퍼스 연구단은 캠퍼스의 기존 연구 역량을 활용하여 캠퍼스와 함께 시너지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예를 들어 포항공대에는 가속기도 있고 재료물리 관련 연구자들도 많은데, 이처럼 캠퍼스가 이미 갖추고 있는 인프라와 인력을 활용하여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연구단이 운영될 것입니다.

그와 달리 외부 연구단은 IBS가 외부기관, 특히 대학에 직접 연구단을 선정해서 지원하고 인력과 인프라 등은 유치대학이 자체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대학이 특정 기초과학에 강점을 두고 하나의 연구센터로 키워갈 수 있다면, 국가 전체의 기초 과학 기반을 조성하는 데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부 연구단의 구체적인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내외부 연구자와 대학의 교수님들, 정부와의 협의가 더 필요합니다. 대학 내 IBS 연구센터가 그 대학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연구자들이 그 가치에 얼마나 동의할 수 있는지 논의가 필요합니다. 현재 부산대, 이화여대, 성균관대의 IBS 연구단 들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어 앞으로도 많은 가능성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KIST는 국가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고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초원천연구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IBS와 KIST의 연구는 어떻게 연계되고 상호 발전 할 수 있을까요?

지난 2월 KIST 이병권 원장님과 IBS와 KIST가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고 논의한 적이 있습니다. IBS는 기초과학 중심의 연구기관이지만 응용이 가능한 분야도 있어서, KIST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바이오 분야는 기초와 응용이 잘 구분되지 않는 속성이 있고 발전 속도도 매우 빠릅니다. IBS가 기초과학에서 접근하는 뇌과학을 한다면, KIST는 공학적 측면에서 의료·임상까지 고려한 뇌과학을 하고 있어 서로 맞닿는 영역을 중심으로 협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IBS-KIST-한국뇌연구원이 공동으로 뇌과학 협동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는데, 아직 작은 수준이므로 이러한 협업방식을 확대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사실, KIST는 IBS에게 굉장히 중요한 모델입니다. 과거 1966년에 세워진 KIST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돌이켜 보면, 전폭적인 지원과 자율적인 운영, 이 두 가지가 핵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의 IBS에 제일 필요한 것 역시 바로 이 두 가지입니다. KIST의 성공은 IBS의 미래에 있어서도 상당히 중요한 롤모델인 것입니다.

-원장으로 취임하시기 전, 광주과학기술원(GIST)의 교수로 계시며 방사광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업적을 이루셨습니다. 후배 과학자들에게 들려주실 말씀이 있는지요?

제가 아쉬웠던 부분을 말씀드리는 게 후배 연구자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로, 과학자 에게는 본인의 연구영역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한 우물에 깊게 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구를 하다 보면 옆 사람의 것이 좋아 보일 때도 많지만, 성과를 걱정하지 말고 본인의 영역을 깊게 파고 들어가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처음에 방향을 잘 설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장기 적인 안목을 가지고 주위에 휘둘리지 않으며 본인이 하고 싶은 연구를 계속하면 좋겠습니다. 주변에 휩쓸리다 보면 시간도 너무 빨리 가고, 뒤돌아 봤을 때 본인이 연구자로서 무언가를 했다고 내세우기도 어렵습니다. 여러 분야를 건드리기보다 확실한 자기 영역을 구축하길 권합니다.

한 우물을 파라는 얘기와 다소 상충되어 보일 수도 있지만, 두 번째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젊은 연구자분들께서 두려워하지 말고 새로운 연구에 과감히 도전하시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 본인의 분야가 어느 정도 확립되고 나면, 그 동안 쌓아온 것들을 지키느라 새로운 도전을 하기 어렵 습니다.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때 도전의식을 가지고 새로운 영역에 뛰어들었으면 합니다. 정부 정책도 그런 방향으로 지원을 늘리면 좋겠고요. 그래서 후배 연구자들 중에서 꼭 ‘진짜’ 전문가가 나오면 좋겠습니다

[김종주 KIST 미래전략팀장, 구병석 KIST미래전략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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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1-04-14 1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