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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물리학 대가에서 기초과학연구원 수장으로, 김두철 원장 게시판 상세보기
제목 통계물리학 대가에서 기초과학연구원 수장으로, 김두철 원장
부서명 커뮤니케이션팀 등록일 2018-02-13 조회 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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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통계물리학 대가에서 기초과학연구원 수장으로, 김두철 원장

한국과학기술한림원, 2018년 2월 13일

학문에 일생을 바친 연구자가 과학행정가로서도 남다른 성과를 내며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김두철 IBS(기초과학연구원) 원장(한림원 이학부 정회원).

통계물리학 분야의 세계적 대가로서 30년 넘게 연구에 매진해 온 김두철 원장은 과학기술계 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기초과학 발전에 기여해왔다. 특히 고등과학원 원장 시절에는 '초학제 연구'를 처음으로 도입하여 융·복합 연구 확대의 조류를 이끌기도 했다. 평소 '형식보다는 내실을 중요시하는 리더'로서 두터운 신망을 받아온 덕에 2014년 그가 IBS 원장에 취임할 때 '적임자'라는 평가가 중론이었다. 기대에 부응하듯 김두철 원장은 묵묵히 IBS의 내실을 다지고, 국내 기초과학 생태계 발전을 선순환으로 이끌고자 노력해왔다. 지난해에는 우수한 신진연구자 육성, 세계무대에서의 리더십 발휘, 국내외 과학교류에 기여, IBS의 정체성 정립 등 구체적인 목표를 담은 'IBS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구성원들에게 제안하며, 다시 한 번 내부의 열정을 하나로 모았다.

IBS에 대한 인정과 칭찬은 오히려 밖에서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네이처 출판그룹(NPG)은 최근 4년간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100개 대학·연구기관을 '네이처 인덱스 라이징 스타(Nature Index 2016 Rising Star)'로 선정했는데, IBS는 그중 11위에 올랐다. 100곳의 라이징 스타 중 중국이 무려 40곳을 배출하는 와중에 IBS가 그나마 한국 기초과학의 체면을 지켜준 셈이다.

다시 돌아온 노벨상의 계절, 김두철 원장을 IBS 본원에서 만났다. 그와 IBS에 관심과 부담이 집중되는 시기지만, 그의 태도는 시종일관 진지하고 침착했다. 어떤 질문에도 흥분하며 호도(糊塗)하는 법이 없었다. 그에게 한국의 기초과학발전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 김두철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 IBS 원장에 취임하신지 3년째입니다. 그간의 활동을 자평한다면 어느 부분이 가장 의미가 있을까요?

그동안 신생기관으로 초기 제도 정립에 노력해왔습니다. 기본계획대로 연구단을 확대해 나가지 못한 아쉬움은 있습니다만 내실을 다져나가면서 차근차근 연구단을 구성해 나가는 것도 올바른 방향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새로운 프로그램도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고, 대외적인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관 차원에서의 성과로 보면, 무엇보다 IBS가 연구몰입형 연구자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 기초과학 연구 생태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의의라고 생각합니다.

- 연구원 출범 이래 첫 성과평가가 진행 중인데, 이 부분도 국내 최초의 질적 평가로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전의 연구 평가와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일까요?

IBS는 연구단장 선정 당시 국내 최초로 질적 평가체계를 도입해서 주목을 받았는데, 올해 처음 진행되는 연구단의 성과평가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진행합니다. 기존의 양적 평가에서 벗어나 얼마나 선도적이고 창의적인 연구를 했는지, 또한 연구가 어떠한 영향력을 미쳤는가를 평가 기준으로 잡았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단별로 평가위원회를 구성하여 동료평가와 현장방문평가 중심으로 진행합니다. 평가위원회에는 세계적인 석학들이 과반 이상 참여하고, 이들이 과학적 우수성 등의 정성적 성과를 종합하여 절대 평가를 시행합니다.

또 연구단 착수 후 5년이 되는 시점에서 연구단 평가를 시작하는 것도 의미 있는 부분입니다. IBS는 연구단이 구성되어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도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최초 성과평가에 2년간의 유예기간을 두었습니다. 올해 평가대상인 9개 연구단은 모두 출범한지 5년이 지난 곳입니다.

-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변화되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성과평가는 연구단이 더 성장하고 발전해나가기 위한 것입니다. 이것은 연구 활동뿐 아니라 연구단 운영에 있어서도 해당이 되지요. 세계적인 석학들의 자문결과를 연구계획에 반영할 수도 있고, 연구그룹이나 하위 연구 분야 조정, 연구비나 자원 배분 등에도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동료평가에 기반한 질적 평가는 우리나라 최초로 시도되는 것으로 이러한 방식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되면 IBS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입니다. 연구의 창의성과 새로운 도전 여부가 연구평가의 기준이 됨으로써 R&D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IBS가 'Young Scientist Fellowship'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과학자 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시듯 박사학위 취득 후부터 40대 초반까지 가장 왕성한 연구 활동을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젊은 연구자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하죠. 두뇌 유출의 원인이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기초과학 육성을 위해 우수한 젊은 과학자들을 유치하고 그들이 호기심에 따라 하고 싶은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IBS가 우리나라 기초과학 발전을 위해 기여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젊은 연구자들을 만날 때마다, 위험이 있더라도 "자신만의 연구에 도전해 보라(Initiate your own research at IBS)"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젊은 연구자들이 자신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연구에 집중할 수 있을 때 세상을 바꿀만한 성과가 나올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앞으로 젊은 과학자를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 해가 갈수록 노벨상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것 같습니다. 기초과학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기관의 수장으로서 느끼는 노벨상의 무게는 어떤가요?

사실 노벨상은 연구에 대한 아주 부단한 노력에 행운까지 더해졌을 때 얻을 수 있는 명예로, 이를 연구 목적으로 삼기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목적으로 삼는다 해도 실제 수상 가능성을 높일 수는 없습니다. 한국 기초과학을 선도하고 있는 IBS가 한국의 첫 노벨상 수상자 배출 기관으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IBS는 노벨상보다 더 큰 가치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과거 노벨상을 수상한 연구 성과들도 경우에 따라 발표 후 노벨상 수상까지 수십 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는 만큼, 우리 연구자의 노벨 과학상 수상과 관련해서는 예단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기다려 줬으면 합니다. 젊은 과학자들에게 하고 싶은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차근차근 과학계 저변을 확대해 나간다면 머지않아 우리나라도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 김두철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 임기 중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제 새로운 5개년 계획을 준비해 가면서 여태까지의 성과와 앞으로 더 해나가야 할 일들을 정리해 나갈 예정입니다. 대외적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초과학 종합연구기관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이고 국내에서는 IBS가 우리나라 연구 문화와 생태계를 바꾸어 나갈 수 있게 되길 희망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적 수준의 우수한 연구단장과 연구자들을 영입하고, IBS는 이들이 원하는 연구주제를 정하여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함으로써 사람 중심의 연구 환경과 문화를 정착시켜야겠지요.

- 기초과학 발전이나 노벨상과 관련해서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도 의무와 책임을 갖는 기관입니다. 한림원의 역할에 대해서도 조언 부탁드립니다.

한림원은 우리나라 과학기술계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도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은 정책연구나 자문 분야에서의 역할입니다. (미국과학한림원과는) 여러 가지 역사적 배경이나 시스템에서 차이가 있어 단순히 비교할 수는 없지만, 미국은 한림원에서 발간한 정책보고서가 권위를 인정받고 있고, 실제로 국가 R&D 정책에도 많이 반영되고 있습니다. 단기간에 바뀔 수는 없지만 우리 한림원도 그렇게 가야하겠지요.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회원들의 참여가 중요합니다. 저도 1999년 한림원 회원이 된 후 이학부장, 회원심사위원장 등의 역할을 했습니다. 회원심사위원장으로서 당시 느꼈던 점은 연구자들이 한림원 회원으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막상 회원이 되고 나면 회원으로서의 활동에는 그만큼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한림원 회원들이 다양한 사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봅니다.

- 우리나라 기초과학 발전을 위해 제언을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확대로 논문 수 등에서 양적 성장을 이루었지만, 평균 피인용수나 기술무역수지 적자 등을 살펴보면 아직 질적 수준은 과학기술 선진국에 비해 낮은 것이 현실입니다. 또 현재 산업인 스마트폰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미래 산업이 될 인공지능 연구는 뒤쳐져 있습니다. 새로운 지식과 발견이 필요한 기초과학의 수준이 아직 낮기 때문입니다. 기초과학에 대한 역사가 짧기 때문에 그만큼 더 노력하지 않으면 그 격차는 따라잡기가 힘들 것입니다.


▲ 김두철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저는 우리나라 연구자들에게도 "이제 따라 하는 연구는 그만하자"고 제안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선진국의 기술을 모방하여 성장해 왔다면 이제는 세계적 수준의 새로운 선도 연구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연구자들도 연구계획서를 내고 평가하고 연구비를 받는 과정에서 사명감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지원하고 평가하는 입장에서도 조급증을 버려야 합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연구를 하는 기초과학의 특성상, 어떤 연구라도 세상을 바꿀 엄청난 성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초과학 연구는 단기간에 성과가 도출되는 것이 아니므로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연구자들을 믿고 기다려 주어야 합니다.

IBS 역시 자신의 역할을 다해야겠지요. IBS는 세계 최고의 연구그룹과 경쟁할 수 있는 대규모 집단연구에 대한 필요성에 따라 설립되었으므로 특히 더 해당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저는 연구자들의 자율성이 보장될 때 창의적 연구가 가능하다는 믿음을 기반으로, 그들이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궁극적으로 IBS가 우리나라 기초과학 발전에 기여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본 콘텐츠의 모든 저작권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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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19-01-30 1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