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IBS 원장 노도영입니다.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Korea Virus Research Institute 개소를 축하해주러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존경하는 이상민 국회의원님, 용홍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님, 김명수 대전시 과학부시장님, 바쁘신 중에도 자리를 빛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또한 학계와 기관을 대표해 참석해주신 동료 과학자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탄생에 심혈을 기울여 주셨습니다. 2019년 10월, 당시 청와대 과학보좌관 이공주 교수님께서 제안하신 바이러스 연구기관 설립에 대한 검토를 대통령께서 지시하신 것이 본 연구소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작년 7월 중순 용홍택 차관님께서 IBS 산하에 연구소 설립을 검토하자고 주신 전화가 현재 IBS 본원에서 바이러스 기초연구소를 시작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당시 기초과학연구원장으로서 IBS에서 바이러스기초연구소를 추진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하는 고민이 깊었습니다. 김빛내리, 고규영 단장님을 비롯한 IBS의 생명과학 분야 연구단장님들과 수많은 논의를 거쳤고, 유명희 박사님을 비롯한 바이오 분야 과학자들의 귀한 자문을 통해, 저는 IBS 본원에서 바이러스 기초연구소를 추진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타당하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상민 국회의원님께서 본원에서 연구소 설립에 관한 간담회를 개최하여 힘을 실어주셨고, 국가감염병연구소와 중복투자 논란 중에 조정식, 조승래 국회의원님께서 예산증액에 힘을 보태주셨습니다. IBS의 연구자와 직원, 그리고 국가를 걱정하는 모든 과학자를 대표하여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는 국가적 감염병 위기 대응을 위해 기초연구를 수행하는 국가 전략 연구거점입니다. 본 연구소를 통해 바이러스의 실체와 인체의 면역체계에 관한 연구능력과 연구자를 보유하고자 합니다. IBS의 비전에 맞추어 바이러스 관련 새로운 기초과학적 발견과 지식의 축적에 연구력을 집중하며, 동시에 국가 전체의 바이러스 연구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을 할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엄중한 위기 속에 우리가 얻은 교훈은 ‘기초과학의 힘’입니다. 우리나라는 정부, 의료진, 국민들의 일치된 노력으로 방역은 잘 해냈지만, 사태를 종식시킬 백신과 치료제를 선도적으로 개발하지는 못했습니다. 미국, 영국과 달리 우리가 해내지 못한 근본 원인은 바이러스의 실체를 밝히고 대응 전략을 확립할 과학적 지식의 축적이 부족했던 점에 있다고 봅니다.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는 일상화된 바이러스의 위협에 맞서, 당장의 임상적 조치를 넘어서는 기초과학 기반 중장기 연구역량을 갖추도록 하겠습니다.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를 준비하며 가장 역점을 둔 것은 우수한 소장, 센터장의 발굴이었습니다. 국가 전략 연구거점인 만큼, 기존 IBS 연구단과 달리 한국인 석학이 맡아야 하는데 연구자 풀에 한계가 있어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너무도 다행히 세계적 석학들로 구성된 IBS의 Selection and Evaluation Committee의 엄정한 평가와 검증 끝에 바이러스 연구소의 두 축인 바이러스와 면역 분야의 두 석학이 선정되었습니다. IBS는 과기부와 협의하여 시작부터 두 개의 센터를 구성하고 두 분의 석학을 센터장으로 모시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두 분을 소개해 올리겠습니다. 우선 최영기 소장입니다. 최 소장은 연구소장 겸 신‧변종 바이러스 연구센터장을 맡아, 신‧변종 및 인수공통 바이러스 병인 기전을 규명할 예정입니다. 다음으로 신의철 센터장입니다. 신 센터장은 바이러스 면역 연구센터장을 맡아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 및 면역 병리 기전을 연구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부담이 무거운 국가적 업무를 흔쾌히 맡아주신 두 분께 감사드리고, 앞으로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해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저희 IBS에게도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는 새로운 도전입니다. 새로운 형태의 조직이고, 기존 연구단과 달리 미션과 연구의 범위가 주어졌습니다. 하지만 우수인재 유치와 중장기 기초과학 연구에 강점을 발휘해온 IBS의 시스템을 최대한 적용하여 세계적 연구소로 성장하도록 하겠습니다. 바이러스기초연구라는 중대한 임무를 연구소 독립 건물도 없이 시작한 것은 아쉽지만, 본원 2단계 건립사업을 통해 가능한 한 빨리 최고 수준의 건물과 시설을 갖추어 제대로 된 연구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정부와 국회의 많은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최근 인류는 인간의 활동에 대한 자연의 반격으로 큰 위기에 처했습니다. 바이러스, 기후변화 등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지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IBS는 기초과학의 힘으로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데 앞장서는 연구기관이 되겠습니다. 오늘 참석해주신 정부, 국회, 학계 관계자분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의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7월 6일
IBS 원장 노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