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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체→액체’ 바뀌는 분자상태 순간 포착

약물의 체내흡수 등 나노물질의 융해 연구 적용

고체가 액체로 변화할 때 분자 배열이 바뀌는 모습을 순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의학 연구단 김관표 연구위원 연구팀은 그래핀 위에서 풀러렌 분자 결정이 액체로 상전이하는 과정을 단일 분자 수준에서 관찰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분자들은 고체 상태일 때 규칙적인 배열을 가지고, 액체 상태일 때 불규칙적인 배열을 갖는다. 온도, 압력, 외부 자기장 등 외적 조건에 따라 물질의 상태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데, 고체의 규칙적인 분자배열이 무너지면서 액체로 상태변화 되는 것을 ‘융해’라고 한다. 액체 상태에서는 분자 배열이 불규칙적이고 각각의 분자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단일 분자들의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풀러린 고체 결정에서 액체로의 상전이 현상을 나타낸 모식도. 각 구형의 개체는 풀러린 분자를 나타내며, 규칙적이고 파란 영역은 고체이고 불규칙적이고 빨간 영역은 액체이다.
▲ 풀러린 고체 결정에서 액체로의 상전이 현상을 나타낸 모식도. 각 구형의 개체는 풀러린 분자를 나타내며, 규칙적이고 파란 영역은 고체이고 불규칙적이고 빨간 영역은 액체이다.

연구진은 그래핀 위에 풀러린 분자 결정을 제작함으로써 단일 분자들의 움직임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 가능하도록 했다. 풀러렌은 탄소 원자들이 오각형 혹은 육각형 모양으로 결합한 구형의 분자이다. 풀러렌은 전자빔에 대한 안정성이 높기 때문에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기 용이하다. 그래핀은 액체 상태의 풀러린 분자들을 지탱하고, 전자현미경 관찰 중 문제가 될 수 있는 노이즈를 최소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풀러린이 고체에서 액체로의 상전이 현상을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결과. 고체는 파란 영역이고, 액체는 빨간 영역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분자 배열이 불규칙하게 바뀐 영역(액체 상태)이 점차 확장된다.
▲ 풀러린이 고체에서 액체로의 상전이 현상을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결과. 고체는 파란 영역이고, 액체는 빨간 영역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분자 배열이 불규칙하게 바뀐 영역(액체 상태)이 점차 확장된다.

기존에는 모래 알갱이 등 큰 입자들을 이용한 모델 실험이나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상전이 현상들을 간접적으로 연구해 왔으나, 이번 연구로 실제 분자 결정이 고체에서 액체로의 상전이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직접 관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한 고체가 액체로 변하는 과정에서 분자들이 규칙적으로 정렬된 고체 영역과 불규칙적으로 배열된 액체 영역의 공존도 확인했다.

특히 분자들은 불규칙적인 움직임인 브라운 운동을 하지 않고, 주변 분자들과 상호작용하며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발 딛을 틈 없이 사람들이 빽빽하게 모여 있는 공간에서 움직이고자 할 때, 주변 사람들이 서로 양보하며 움직일 공간을 만들어주는 모습과 닮아있다.

김관표 연구위원은 “고체에서 액체로의 상전이는 나노물질의 여러 반응을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으로, 추후 의약품의 체내흡수 과정 등 나노입자의 융해 반응 연구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9월 27일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

IBS 커뮤니케이션팀
박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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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