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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가 보여주는 전자들의 흔적을 찾아 게시판 상세보기
제목 레이저가 보여주는 전자들의 흔적을 찾아
작성자 대외협력실 등록일 2016-01-27 조회 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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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가 보여주는 전자들의 흔적을 찾아 - IBS 초강력 레이저과학 연구단 윤혁 연구위원 -

밝은 빛이 나오는 배경에 예쁜 강낭콩들이 모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강낭콩을 그린 선들은 구조물을 이루고 있고 내부 공간은 비어있다. 이 촘촘한 선들은 질소 분자에 존재하는 2개의 최외각 전자들의 궤도를 형상화한 것이다.


▲ 윤혁 연구위원이 아트인사이언스에 출품한 Resolve and Probe of Multiple Molecular

IBS 초강력 레이저과학 연구단의 윤혁 연구위원은 작년 ‘아트 인 사이언스(Art in Science)’ 전시회에 전자 궤적을 형상화한 이미지를 출품했다. 아트 인 사이언스는 연구수행 과정에서 발견한 아름답고 신비로운 이미지를 전시하고자 특별 기획됐다. 윤 연구위원은 이 그림과 관련된 연구성과로 2015년 IBS 우수 연구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름다운 강낭콩 그림에 대한 해설과 수상 소감, 그리고 앞으로의 연구 포부를 듣기 위해 광주과학기술원(GIST)에 자리하고 있는 IBS 초강력 레이저과학 연구단을 찾아가 윤혁 연구위원을 만났다.

초고속 분자물리학 분야의 새 지평 열다

윤 연구위원은 펨토초 레이저(10-15초, 즉 1000조 분의 1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켜졌다 꺼지기를 반복하는 아주 짧은 펄스의 레이저)를 활용해 분자가 지닌 다양한 전자 궤도를 관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지난해 4월 1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윤 연구위원은 특정 전자 궤도를 정밀하게 관측하는데 어려웠다는 기존의 한계를 넘어 분자의 다중 궤도를 관측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산화탄소 분자가 펨토초 레이저에 노출되면, 분자 내 전자에서 빛인 고차조화파가 발생합니다. 이를 통해 외곽에 존재하는 전자 궤도 2개의 특성을 분리해 관측하는 데 성공했죠. 아트 인 사이언스 출품작은 분자 내 다양한 전자 궤도 중 외곽 궤도 2개가 분해된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2011년부터 4년간 노력한 결실이기도 했죠.”

그는 이 연구로 초고속 분자물리학 분야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분자가 지닌 고유의 전자 궤도를 관찰할 수 있다면 다양한 화학반응의 과정과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소 분자와 산소 분자가 결합해 물 분자의 구조가 생성되는 과정에서 각 전자의 역할을 파악하는 일도 가능해 진다.

“연구뿐만 아니라 작품 출품 덕분에 IBS 우수 연구원상도 받은 것 같습니다. 이 상은 앞으로 더 열심히 연구에 매진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남창희 단장, GIST와의 인연

학부 때부터 빛, 레이저와 관련된 광학 실험에 관심을 가졌던 그는 2015년에 발표한 성과와 관련된 기초연구로 KAIST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흥미롭게도 윤 연구위원은 KAIST 시절부터 남창희 교수(현 IBS 초강력 레이저과학 연구단 단장)의 지도를 받았다. GIST와의 인연도 깊다.

“KAIST 석사과정 2년차부터 GIST 고등광기술연구소에 파견됐습니다. KAIST에는 소형 시설이 있지만, GIST에는 당시 세계 최고 출력의 페타와트(Peta Wattes, 1천조 와트) 레이저와 관련된 대형 시설이 있었습니다. 시설의 차이는 있지만, KAIST나 GIST가 기본적으로 펨토초 레이저를 다루고 응용하는 것은 같아요. GIST 고등광기술연구소에 같은 분야의 선배가 많은데, 그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 윤혁 연구위원은 펨토초 레이저에 의해 분자로부터 발생하는 고차조화파를 이용해 분자 내 전자의 다중 궤도 분석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남 단장의 지도 스타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남 단장님께서는 제가 연구에서 놓친 부분을 꼼꼼하게 챙기시고 예리한 질문을 하십니다. 오랜 연구경험에서 나오는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되지요. 또 남 단장님으로부터 연구결과를 정리하는 노하우도 배웠습니다.”

남 단장은 펨토초 레이저 관련 연구의 선구자다. 고출력 펨토초 레이저와 고성능 광전자 계측 장비 등을 자체 개발하여 연구에 이용하는 등 국내 관련 연구가 전무한 상태에서 탁월한 업적들을 달성하고 있다. 강력한 레이저를 생성하는 것부터 전자나 이온, 빛을 측정하는 초정밀 기술을 적용해 원자나 분자 수준에 머물렀던 연구들을 전자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자 한다. 최근에는 펨토초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아토초 과학을 이끌며 연구를 주도 하고 있다.

아토과학 분야의 기초기술 연구

2013년 8월부터 IBS 연구단에 참여한 윤 연구위원은 2015년부터는 연구단 내 ‘아토과학 그룹’에 소속돼 연구 중이다. 아토과학 그룹의 리더는 김경택 GIST 교수이고, 김 교수는 아토과학의 대가인 폴 코쿰(Paul Corkum) 캐나다 오타와대 교수와 공동 연구를 하기도 했다. 폴 코쿰 교수, 독일 뮌헨 루트비히 막시밀리안대의 페렌츠 크라우스(Ferenc Krausz) 교수 등이 아토과학을 창시한 연구자들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고체 분야에서 관련 성과가 있으면 이들이 노벨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아토는 10-18으로 펨토의 1000분의 1이다. 윤 연구위원의 설명에 따르면, 아토과학은 아토초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연구하는 분야다. 예를 들어 원자 내에서 전자가 움직이는 것(즉 전자 동력학)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는 “전자가 아토초에서 움직이는 것을 이해한다면, 전자를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현재 나노초에서 작동하는 소자가 만약 아토초 범위에서 동작할 수 있다면 계산 속도 등이 향상된 ‘꿈의 소자’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새해 들어 윤 연구위원은 새로운 연구목표를 세웠다. 광학에서 빛의 파형을 측정하는 것. 메가헤르츠(MHz), 기가헤르츠(GHz)의 주파수를 가진 전기적 파형을 측정하는 데는 오실로스코프(Oscilloscope, 진동현상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표시하는 장치)를 사용하지만, 주파수가 페타(1015)헤르츠(PHz) 단위를 넘어갈 정도로 주기가 짧은 빛의 파형을 측정하려면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다.


▲ 윤 연구위원은 "광학에서 빛의 파형을 측정하는 것이 연구목표"라며 "이와 같은 초고속 광학 분야는 아토과학이 고체 분야에 접목되는 데 필요한 기초기술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펨토초 레이저를 통해 발생하는 고차조화파(강력한 레이저에 노출된 원자나 분자가 나타내는 빛)가 아토과학 그룹의 도구”라며 “그룹 내에서 빛의 편광을 고려한 파형을 측정하는 임무를 달성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한 윤 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아토초 펄스와 기체의 상호작용에 대해 연구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아토초 펄스가 고체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연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이저 실험은 머릿속에서나 이론적으로 접근했던 물리 현상을 실험을 통해 증명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이 새로운 시도라 실험 때마다 긴장되고 떨리는 마음으로 실험을 진행하는데, 많은 경우가 실패로 끝납니다. 그래서인지 다양한 시도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성공적인 결과를 얻게 되면, 이미 이론적으로 예측된 것이라 할지라도 그 결과가 매우 신기하게 다가옵니다.”

빛 그 이상을 보여주는 레이저. 찰나에 강하게 작용하는 레이저는 최첨단 기술로 발전해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분자들의 운동까지 그려내고 있다. 윤 연구위원은 현재 레이저가 보여주는 세계에 푹 빠져 있다. 2015년 IBS 우수 연구원상 수상으로 새해를 기분 좋게 시작한 윤 연구위원의 2016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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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