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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0.01%확률, 단백질 결정화에 도전한다
작성자 대외협력실 등록일 2016-01-19 조회 6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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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확률, 단백질 결정화에 도전한다 - IBS RNA 연구단 우재성 연구위원 -

최근 RNA연구단은 마이크로RNA 생성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드로셔(DROSHA)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밝혀내는데 성공했다(관련 기사보기). 지난 2003년 드로셔 단백질이 처음 발견된 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3차원 구조를 관찰한 것이다. 단백질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단백질 결정화 과정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강물에서 사금을 채취하는 방식과 같다. 끊임없이 걸러내고 또 걸러내는 방식으로 특정 단백질이 결정을 갖게 되는 조건을 찾아야하기 때문이다.

RNA연구단에서 우재성 연구위원은 단백질 결정화를 책임지고 있다. 그는 이번 단백질 결정화 성공의 확률을 ‘0.01%’라고 말했다. 1만 번의 시도 끝에 맛볼 수 있는 한 번의 성공. 우 연구위원은 끊임없는 인내와 탐구로 단백질 결정화에 성공했다. 우 연구위원은 2013년 RNA 연구단에 합류해 서울대 책임연구교수를 겸하며 다양한 단백질을 발현하고 정제하며 해석하는데 전문성을 드러내고 있다.

우재성 연구위원
▲ 우재성 연구위원
RNA 연구단의 우재성 연구위원은 단백질 발현과 정제, 결정화의 전문가다. 우 연구위원은 작년 셀(Cell)에 실린 2개의 연구성과의 공동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긴 여정 끝에 포착한 드로셔 단백질의 3차원 구조

우 연구위원은 2015년 한 해 동안 2번 연속 셀(Cell)에 공동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에는 마이크로RNA 생성과정에서 miRNA 1차 전구체 절단을 담당하는 마이크로 프로세서의 구성과 기능을 밝혔다. 마이크로 프로세서가 1개의 드로셔와 2개의 DGCR8 분자로 구성돼 있음을 최초로 밝힌 것이다.

“6월 논문에 발표된 내용은 단백질의 3차원 구조에 대한 지식 없이 얻을 수 있는 최상의 발견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작동 메커니즘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을 불가능하지요. 이번 연구는 드로셔의 3차원 구조를 해석함으로써 작동 메커니즘을 보다 세부적이고 깊게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습니다”

단백질 구조 연구를 위해선 빽빽하고 단단하면서도 균일한 형태로 순수하게 정제된 단백질이 필수적이다. 핵심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단백질의 구조를 찾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경우의 수를 시험해야 한다. 특정 단백질을 결정화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들을 조합해 얻을 수 있는 수천·수만 가지의 완충용액(버퍼, Buffer solution)들 중 최적의 것을 찾아 만들어 내는 과정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먼저 인간 신장 세포(HEK293)를 3-4리터로 배양해 단백질을 발현하고 정제하였습니다. 결정화를 위해서 1000여종의 용액 조건을 시험 했는데 공교롭게도 에탄올이 20%인 용액 조건에서 작은 결정이 생겼어요. 소주를 비롯해 다양한 술들을 시험해볼까 하면서 실험실 연구진들과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알코올 성분은 물보다 휘발성이 커서 결정을 성장, 발전시키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3개월간 아무 소득없는 스크리닝 작업이 계속 되었지요. 다행히 널리 쓰는 결정화 조건들에 소량의 에탄올을 첨가하는 아이디어가 적중해 좋은 결정을 얻는 데 성공했어요.”

단백질 정제와 결정화에 성공하였지만 3차원 구조를 보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관문이 남아있었다. 연구팀이 이번 연구에 사용한 엑스선결정방법은 단백질의 구조를 옹스트롬(0.1 nm) 단위 수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실험기법이다. 원자 하나하나의 위치를 알 수 있으므로 단백질이 어떻게 작동하여 그 고유한 역할을 수행하는지 명확히 밝혀낼 수 있다.

연구팀은 단백질 결정의 엑스선 회절 해상도가 얼마나 높아졌는지 알기 위해 2년간 거의 매월 포항 가속기 연구소(PAL) 빔라인을 사용했다. 그 중 6개월은 다양한 중금속 표식법을 시도한 결정들의 회절데이터를 모으고 단백질의 전자 지도를 계산했다. 그리고 3개월에 걸친 단백질 모델 구축 작업 끝에 비로소 대략적인 드로셔 구조를 밝혀낼 수 있었다.

“단백질 결정화부터 3차원 구조 규명까지 긴 여정이 끝났지만 사실 끝이 아닙니다. 실제 세포 내에서 드로셔의 기능과 활성 메커니즘을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해선 밝혀낸 3차원 구조를 검증해봐야 합니다. 마이크로RNA 생합성 분야는 앞으로도 답해야 할 질문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구조생물학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들도 있죠. 당분간은 이 문제들을 풀어나가는데 집중할 생각입니다”

우재성 연구위원
▲ 우 연구위원은 "드로셔 구조의 밝힌 것은 새로운 연구의 시작이다" 면서
"구조생물학을 통해 밝힐 수 있는 많은 문제들에 집중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단백질은 작은 기계, 구조 생물학 내게 딱 맞는 분야

생명현상이 일어나는 세포는 단백질을 생산하는 공장과 같다. 컨베이어 벨트에 에너지를 실어 나르고 정해진 매뉴얼에 맞춰 최종 산물을 만들어낸다. 매뉴얼은 DNA를 거쳐 RNA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이고 최종 산물은 단백질이다. 단백질은 다시 인체 곳곳에 퍼져 필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RNA 연구단 우재성 연구위원은 단백질을 작은 기계라고 생각한다.

“원래 기계 다루기를 좋아했어요. 물리학의 고전역학이나 열역학에 관심이 많았죠. 생명과학을 공부하면서 단백질들이 작은 기계들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조를 풀어 작동원리를 밝히는 구조생물학이야 말로 제게 딱 맞는 분야라고 생각했어요”

우 연구위원은 포항공대 오병하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오 교수 연구실에서 엑스선 결정학을 배웠다. 엑스선 결정학은 단백질에 엑스선을 쬐어 생기는 고유의 회절 패턴을 겹겹이 쌓아 그 구조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마치 3차원 좌표에 특정 단백질이 갖는 공간적 특성을 그려내는 방법과 같다. 우 연구위원은 엑스선 결정학 기법을 이용해 다양한 단백질들의 3차원 구조를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명현상을 이해하는 연구들을 수행하며 내공을 쌓았다.

본격적으로 구조생물학 분야를 연구하기 시작한 우 연구위원. 구조생물학에서도 가장 어렵다고 알려진 막단백질 분야에 집중해 스위스 취리히 공대에서 박사 후 연구원 시절을 보냈다. 당시 막단백질 구조생물학 분야에서 실력을 갖춘 실험실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취리히 공대에 있는 한 실험실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젊은 교수가 연구원 10명 규모의 작은 그룹을 이끌며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제 미래 연구실 운영 모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끌려 합류하게 됐죠. 막단백질 분야가 워낙 어렵다 보니 한 가지 단백질의 구조를 풀고자 10년 넘게 연구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저는 그 곳에서 콜레스테롤 수송 단백질 연구에 주력했는데, 아쉽게도 돌아올 땐 연구를 끝내지 못했습니다,”

우 연구위원은 스위스에서 인간의 막단백질을 생산하기 위한 인간세포발현시스템을 꾸준히 개발해왔다. 구조생물학에서 인간세포발현시스템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단백질을 정제할 수 있는 저비용 고효율의 발현시스템이 필요하다. 단백질 정제의 기본 프로세스는 밝혀져 있지만 수많은 단백질들 각각의 고유 특성상 맞춤형 과정이 개발되어야 한다. 스위스 실험실에서 유용한 단백질 정제 시스템을 개발해낸 후 이 시스템을 다른 인간단백질 생산에도 응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IBS 김빛내리 단장의 제안을 받게 된다.

“RNA 연구단에서 연구하는 여러 단백질들의 발현과 정제가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해 다른 연구에 응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터에 김빛내리 단장의 합류 제안을 받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죠. 당시 서로의 관심이 잘 맞아떨어져서 지금 이렇게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생명현상은 3차원적 … RNA 연구단에서 앞으로의 연구 더 기대

우재성 연구위원
▲ 우 연구위원은 스위스 공과대학에서 박사후연구원 과정 중 단백질 정제 시스템을 개발했다. 귀국 후 RNA 연구단에 합류해 단백질 정제 시스템 개발을 기반으로 miRNA 생성경로를 밝히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우 연구위원은 ‘생명현상은 실제로 3차원적’이라고 강조한다. 때문에 생명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선 생명물질의 3차원 구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단백질 구조를 그 자체가 하나의 발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생물학자 입장에서는 소중한 데이터이자 더 큰 발견을 위한 교두보와 같기 때문이다. 또한 구조를 바탕으로 다양한 영역의 연구들도 연계해 이뤄질 수 있다.

우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성과를 토대로 RNA와 결합한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구조를 규명하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생각한다. 이 구조를 알아야 miRNA 1차 전구체의 절단 메커니즘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RNA 연구단은 RNA생화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뛰어난 노하우를 갖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성과로 밝힌 구조는 찾아낸 사실보다 찾아낸 질문들이 더 많습니다. 지금까지의 연구보다도 앞으로의 연구가 더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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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