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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뇌 속 단백질 지도 완성을 위해
작성자 전체관리자 등록일 2015-11-25 조회 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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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 단백질 지도 완성을 위해 -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김재호 연구위원 -

최근 단백질체를 분석하는 기술로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단백질을 분류하여 화제가 된 연구자가 있다.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의 김재호 연구위원이다. 김재호 연구위원은 알츠하이머질환 발병 원인을 꾸준히 추적해온 실력파 연구자다. 김 연구위원은 자유롭게 몰입하는 IBS의 연구환경 속에서 뇌 속 단백질 지도를 완성하고자하는 꿈을 차근차근 실현 중이다.


▲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김재호 연구위원

우리 머릿속에는 작은 우주가 자리 잡고 있다. 바로 ‘뇌’다. 흔히 뇌를 현대 과학의 마지막 프론티어라 한다. 미국은 인간의 뇌 지도를 작성하고자 ‘브레인 이니셔티브(Brain Initiative)’ 프로젝트를 발족했고 유럽연합(EU) 역시 ‘인간 뇌 프로젝트’를 시작해 국가 간 협력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도 발 빠르게 움직이며 뇌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전 세계가 뇌가 가진 신비로움을 풀고자 연구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IBS에서는 3개의 연구단에서 뇌에 대한 신비를 파헤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중 하나인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에서 김재호 연구위원은 단백질의 특징을 읽어내고 단백질 간의 관계를 밝혀내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질량분석을 이용해 단백질의 종류를 알아내는 프로테오믹스 (proteomics) 기술을 이용해 뇌 연구를 하고 있다. 프로테오믹스는 쉽게 말해 전체 단백질 분석을 뜻한다. 유전자의 명령으로 발현되는 모든 단백질의 총합인 프로테옴(프로테인(protein)과 전체를 뜻하는 옴(ome)의 합성어)을 대량으로 분석해 단백질들 간 네트워크를 알아내고 특정 단백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뇌 해마에서 알츠하이머병 유발 단백질 발견


▲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뇌 해마의 다섯부위. 김 연구위원은 이 중 CA4와 DG에 주목하고 있다.
다른 부위에 비해 아직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곳이다. © Nature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와 같은 이미징 기술이 뇌 연구에서 주로 활용되지만, 프로테오믹스만의 분명한 장점이 있습니다. 질량분석을 이용해 단백질의 종류를 알아내기 때문에 이미징 기술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정보를 파악할 수 있죠.
뇌로부터 직접 분석 시료를 얻어야 해서 시료 확보가 쉽지 않지만 뇌에서 작용하는 단백질을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뇌 질환 중에서도 알츠하이머병을 연구하는 김 연구위원. 연구자의 길을 걷게 된 건 인간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생명공학 학사 과정을 거쳐,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자 본격적으로 기초연구에 도전해보자는 의지가 생겼다. 김 연구위원은 다양한 대학원 과정에서 신경과학으로 세부분야를 좁혔다. 그러던 중 뇌가 가진 특별함에 매료됐다.
“박사 과정의 지도교수님이 아주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뇌종양을 연구했습니다. 전공분야는 신경외과로 연구와 임상진료를 병행하셔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신경질환 임상사례를 접할 수 있었어요. 이 과정에서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죠. 그러다 2007년 한국기초과학지원 연구원(KBSI)에 파견되어 프로테오믹스 연구를 본격적으로 수행하게 됐고요. 처음엔 다소 생소했지만 DNA의 최종 산물인 단백질을 연구하는 것이 뇌 연구에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최근 김 연구위원은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기억과 학습을관장하는 뇌의 해마는 고등 지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해마와 알츠하이머병 간 연관성은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되어 왔다. 해마 조직중에서 CA1과 CA3이 주요 연구대상이었는데, 김 연구위원은 그동안 많이 연구되지 않았던 해마 조직 부위인 CA4와 DG에 주목했다.
“CA4는 사람에게만 존재하는 부위라 동물실험이 불가능해서 연구가 적은 편이었습니다. 저는 역설적으로 사람에게서만 나타나는 질환을 연구하려면 CA4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우리 연구팀은 CA4와 DG에서 약 5000여종의 단백질을 구분해내고 이 중 정상인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 발현 정도가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나는 단백질 113개를 확인했습니다.
그중 5개 단백질에 대해서는 검증을 마쳤고요. 이 중에서는 우울증을 유발하는 것도 있고, 과도한 활성산소로 인해 생체 산화 균형이 무너지는 산화 스트레스와 관련된 것도 있었습니다.”
하마터면 이번 연구를 논문에 게재하지 못할 뻔한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작년 학회에 참여했을때 독일의 연구팀이 비슷한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을 우연히 본 것이다. 학계에서는 먼저 발표한 쪽에 우선권이 주어지니 자칫하면 연구팀의 노력이 헛되이 끝날 수도 있는 상황. 귀국 후 부랴부랴 연구의 속도를 높여 논문으로 발표했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경험이었지만 동시에 연구자들의 생각이 참 비슷하다고 생각한 계기가 됐다고 한다.

뇌 단백질과 사회성, 유전자의 관계 밝히고파

뇌 연구는 다양한 분야가 얽힌 ‘거대과학’의 성격이 강하다. 최근 선진국들이 앞다퉈 뇌 연구를 거대 프로젝트로 정하여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IBS 역시 뇌 연구와 관련된 3개의 연구단을 출범시킨 바 있다. 타 분야와 교류가 활발한 탓에 국내외 연구팀들과의 협력도 잦다. 김 연구위원 연구팀도 해외 협력연구나 학회 참석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프랑스와 네덜란드 연구진과 교류가 많다고 한다.
“유럽은 메이저 제약회사뿐만 아니라 여러 연구기관들에 엄청난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과거 KBSI에서 연구하던 때 예전 네덜란드 국제알츠하이머 연구재단(ISAO)에서 국제공동연구 과제로 10만 유로를 지원받은 적이 있습니다. 아직 뇌 연구 분야에서 리딩 그룹이 출현하지 않은 국내 상황과는 대조적이지요. 유럽에서의 활발한 뇌 연구가 탄탄한 시료 관리 시스템 덕분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에서도 체계적인 시료 관리와 분배가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뇌 연구 인프라가 선진국에 비해 빈약한 편이라고 지적한다. 임상 업무를 함께 하는 연구자들이 기회가 될 때마다 조금씩 시료를 확보하는 수준이다 보니 연구에 필요한 만큼 안정적으로 얻기가 어렵다는 것. 현재는 뇌 연구 인프라가 잘 구성된 브라질이나 네덜란드에서 시료를 제공받으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점진적으로 국내의 뇌 연구 인프라를 잘 갖춰 나간다면 한국인만이 갖고 있는 특성이나 인자들을 구별해낼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부검이 의무화돼 있는 외국은 뇌 시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인구통계정보에 따라 시료를 분류해서 ‘건강한 30대 여성’이나 ‘알츠하이머병을 앓은 60대 남성’처럼 연구에 딱 맞는 시료를 구할 수 있죠. 뇌뿐만 아니라 연구용 시료를 세부적으로 나누고 관리하면 한국인의 특성이 알츠하이머병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뇌 질환에 특별한 경향을 보이는 인자가 따로 구별되는지 구체적으로 연구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3년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에 합류한 김 연구위원은 뇌 단백질 지도를 만들어 보겠다는 목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실현하고 있다. 프로테오믹스 이후의 새로운 연구분야,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을 통한 활발한 공동연구 프로젝트등을 구상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의 주요 연구 주제인 ‘사회성’을 중심으로 하는, 연구단 내 공동 연구이다. 알츠하이머병 증상 중 하나인 사회성 저하와 이 사회성을 주관하는 해마 간 연관성을 살펴보는 것이다. 자폐와 같은 사회성 장애에서 나타나는 공통의 증상에는 비슷한 단백질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IBS의 RNA연구단이 보유한 유전자 분석기술을 통해 협력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저널에 유전자와 단백질을 통합해 다루는 ‘프로테오지노믹스(proteogenomics)’에 대한 리뷰 논문을 쓰기도 했다.


▲ 레이저 주사 현미경의 이미지를 소개하는 김 연구위원.
실시간으로 살아 있는 상태의 세포를 관찰할 수 있어, 레이저주사 현미경은 뇌의 활동을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바이오인포매틱스로 뇌 질환 메커니즘 규명한다

“세계적으로 많은 학자들이 프로테오믹스 다음 연구를 말합니다. 바로 ‘커넥토믹스(connectomics)’입니다. 개개의 단백질의 기능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 단백질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연구해야 한다는 개념입니다. 실제로 한 단백질의 기능이 특정 단백질의 유무에 따라 완전히 바뀌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니까요. 다양한 뇌질환 연구팀들이 연구내용을 공유하면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수많은 정보를 모아서 처리할 수 있는 바이오인포매틱스(bioinfomatics)의 발전이 뒷받침돼야겠죠.”

김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를 발전시켜 원인을 찾아내는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하는 방법을 개발하고자 한다. 그는 바이오인포매틱스를 이용해 신경질환 연구에 적용하고 싶다는 목표도 밝혔다. 여러 질병 인자들이 상호작용하며 예상치 못한 역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단백질과 유전자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확보해 이를 바탕으로 여러 뇌 질환, 신경 질환의 메커니즘을 밝히고자 한다.
사람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어 사람에게 필수적인 조직인 ‘뇌’를 연구하기 시작했다는 김재호 연구위원은 마지막으로 뇌 과학을 연구하는 데 가장 중요한 태도로 ‘가능성’과 ‘유연한 사고’를 강조했다.
“공동연구를 위해 프랑스에서 지내던 시절, 비록 시설과 장비는 매우 낡았지만 연구지원만큼은 부족하지 않아 많은 것들을 느꼈습니다. 특히, 테크니션(technician)들이 자부심을 갖고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연구의 효율성도 높았죠. 자유로운토론 분위기도 유연한 사고를 갖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IBS 역시 분기별 결과보고서나 연구계획서, 행정적 절차의 압박에서 자유로운 것이 사실입니다.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취지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IBS 연구단에서 뇌 속 단백질 지도를 완성할 수 있도록 연구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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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