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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DNA 복구에 대한 과학자들의 수다
작성자 대외협력실 등록일 2015-11-20 조회 6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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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복구에 대한 과학자들의 수다 - 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 김태문·이규영 연구위원 -


▲ 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은 DNA 복제, 손상 반응, 복구에 대해 분자적 수준에서 접근하고 있는 연구단이다.
이 연구단의 이규영 연구위원(좌)와 김태문 연구위원(우)을 울산과학기술원에서 만났다.

세포는 손상된 DNA를 어떻게 복구할까? 올해 노벨 화학상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은 3명의 과학자인 영국 프랜시스크릭연구소의 토머스 린달 명예 교수, 미국 듀크대 폴 모드리치 교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아지즈 산자르 교수에게 돌아갔다.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DNA는 뉴클레오티드라는 화학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뉴클레오티드는 염기, 당, 인산의 3가지로 이뤄지는데, 린달 교수는 이 중에서 염기가 손상됐을 때 복구하는 시스템을 발견했다. 모드리치 교수는 DNA 복제 시 간혹 짝이 안 맞는 뉴클레오티드가 DNA가 복제될 때 생기는 오류를 바로잡는 ‘불일치(미스매치) 복구 시스템’을 발견했고, 산자르 교수는 자외선이나 발암물질에 노출될 때 손상된 뉴클레오티드 부위를 복구하는 시스템을 밝혀냈다.
IBS에도 DNA 복제, 손상 반응, 복구에 대해 분자적 수준에서 접근하고 있는 연구단이 있다. 바로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단장 명경재)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의 김태문, 이규영 연구위원을 만나 이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다.

텍사스대 보건과학센터, NIH에서 IBS 연구단으로

“올해 노벨 화학상을 받은 세 분은 박테리아의 단백질을 정제해 DNA 손상 및 복구 시스템을 생화학적으로 밝혀냈습니다. 매우 고전적인 방식을 이용해 세포 내 손상된 DNA를 복구하기 위해 유전체가 활동하는 기작을 파악한 것이죠. 교과서적 업적을 처음 밝힌 만큼 선구적인 연구라고 생각합니다.”


▲ PCNA (Proliferating Cell Nuclear Antigen) 단백질 3차 구조 (source: Protein Data Bank). ⓒIBS

과거 사람들은 DNA가 안정적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DNA 분자는 굉장히 불안정하고 역동적이다. 내부 요인이나 외부 요인에 의해 안정성이 위협받을 때, 끊임없이 손상을 바로잡고 복구하기 때문에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은 이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고 파악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다양한 상황에서 DNA 복제, 손상, 복구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분자적 수준에서 연구하고 이러한 과정에 관여하고 조절할 수 있는 다양한 저분자(small molecule)들을 발굴해 기초 연구에 기여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를 활용해 DNA 복구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모색할 계획이다.

DNA 복구 전문가인 김태문 연구위원은 미국 샌안토니오 소재 텍사스대 보건과학센터(UTHSCSA)에서 근무하다가 IBS 연구단에 합류했다. 김 연구위원은 UTHSCSA에서 DNA 손상 중 하나인 ‘이중나선 절단(DSB)’을 복구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RAD51 유전자와 BRCA2 유전자를 연구했다. 그는 “RAD51, BRCA2가 유전적으로 변형된 마우스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이 두 유전자가 이중나선 절단 복구뿐 아니라 복제 분기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보였다”며 “또 아이로니컬하게도 유전체의 안정화를 위해 DNA 복구에 관여하는 단백질들로 알려진 RAD51 유전자가 유전체의 불안정화에도 관여할 수 있음을 관찰했다”고 설명했다. 관련 연구성과는 2013년 <네이처>에 게재됐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UTHSCSA에 비한 IBS 연구단의 장점도 거론했다. 그는 “UTHSCSA의 연구실에서는 유전자를 변형한 동물모델의 표현형(생물에 나타나는 외부형질)을 보고 유전자의 기능을 알아내는 데 그쳤지만, IBS 연구단에서는 다양한 연구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표현형에 대한 분자적 수준의 메커니즘을 연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규영 연구위원은 명경재 단장이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근무했을 때 박사후연구원으로 함께 연구한 경력이 있다. 이 연구위원은 DNA 복제 및 복구에 관여하는 유전자 중에서 PCNA와 ATAD5를 연구해 왔다. 그는 각각 물질의 역할을 선로, 기차 그리고 수화물로 비유한다. DNA는 선로와 같다. 기차는 PCNA이고, 수화물은 DNA 중합효소다. 도넛모양의 PCNA가 DNA 중합효소를 고리로 감싸듯 안고 빠르게 이동한다. 그는 “PCNA가 없으면 DNA 중합효소가 DNA를 길게 합성하지 못하는데, 100개 이상의 DNA 복제 및 복구 관련 단백질이 PCNA 단백질에 결합한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한다. 이 연구위원은 “PCNA가 갖고 있는 다양한 성질을 중심으로 연구를 수행했다”며 “예를 들어 DNA를 갖고 있는 PCNA의 고리가 어떻게 열리고 닫히는지, PCNA가 유비퀴틴(Ubiquitin)이란 물질과 결합했을 때 DNA 결합 정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등이 주된 연구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DNA 복구, 종양억제뿐 아니라 노화에도 관련 있어

이 연구위원은 LG생명과학 R&D센터의 신약연구소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다. 그는 “신약개발의 초기 단계에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하는 일을 비롯해 그 화합물의 효능을 검증할 수 있는 동물모델도 만들어 실제로 검증하는 역할도 했다”며 “주로 당뇨, 비만 등 대사 질환 관련 일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IBS 연구단에서 이 연구위원이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ATAD5 유전자는 암과 관련이 있다. 그는 “ATAD5는 종양억제 유전자로 작용하는데, 마우스에서 발현 양을 의도적으로 줄이면 암이 생긴다”며 “자궁내막암, 대장암 등의 사람 암 세포에서 이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ATAD5가 어떤 방식으로 종양을 억제하는지, 해당 유전자에 문제가 있을 때 왜 암이 생기는지 분자 차원의 메커니즘을 밝히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에서는 RAD51, ATAD5와 같은 유전자가 종양억제 유전자로 기능하는지, 그리고 그렇다면 어떻게 종양이나 암을 억제하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유전자 변형 마우스 모델을 제작하고 있다.

최근 연구단에서는 DNA 복제, 복구 등이 암 같은 질환뿐 아니라 노화와 관련 있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DNA를 복제하는 과정에는 스트레스가 발생된다. 세포는 세포분열을 위해 돌연변이 없이 유전체를 복제해야 하는데 그 과정 중 자연적으로 발생한 다양한 DNA 손상을 경험하게 된다. 만약 DNA 손상 후 복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특정 DNA 복구경로가 고장나 손상이 반복되면 유전체는 불안정해진다. 점차 증가된 복제 스트레스가 돌연변이와 유전체 불안정화와 겹쳐지게 되고 점차 세포 사멸이나 세포 노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 추후 DNA 복구 분야의 노벨상 수상 전망에 대해 관련 연구성과가 암 같은 특정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동물 모델로 증명하고 임상에 응용해 개척한 사람에게 주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김 연구위원은 “복제 스트레스가 노화의 요인이라는 가설이 있다”며 “세포노화를 유도하는 유전자들이 DNA 복구뿐 아니라 DNA 복제 분기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유전자 변형 마우스 모델에서 노화와 관련된 표현형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례적으로 오래 사는 동물에서 RAD51 돌연변이가 발견된 적이 있다.

연구단은 DNA 복제, 복구, 손상 등의 문제에 의해 발생하는 암 또는 노화에 관심을 갖고, 이에 대한 분자적 메커니즘과 이와 관련된 유전자들의 총체적인 상호작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이를 통해 이런 과정에 관여하는 타깃 유전자와 경로를 찾아내고 이 유전자와 경로를 조절할 수 있는 저분자를 발굴해 신약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연구단은 ‘대용량 화학물질 선별과정(high throughput chemical screening)’을 통해 불일치 복구 시스템이 고장난 사람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죽이는 저분자를 발굴하고 그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대용량 화학물질 선별과정은 수천 가지에서 수십만 가지의 화학물질을 동시에 테스트해 원하는 화학물질을 찾는 구조다. 생물 내 에너지 대사 물질인 ATP 활성도를 측정해 간접적으로 세포에 끼치는 영향력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안젤리나 졸리 같은 처지의 사람들에게 희소식

할리우드의 유명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BRCA1 유전자의 변이를 확인하고 유방암과 난소암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유방을 절제하고 난소를 적출하는 수술을 받아 화제가 되는 동시에 논란을 일으켰다. BRCA1, 2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으면 유방암이나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에, 졸리는 자신의 선택이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최근 BRCA1 유전자에 문제가 있는 유방암 환자의 치료용으로 PARP1 저해제(inhibitor)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김 연구위원은 “5~10년 뒤 DNA 복구 과정 간의 유전적 상호작용을 잘 이해한다면, 다양한 암 발생 저해제나 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DNA 복구 분야에서 노벨상이 또 나온다면?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올해는 DNA 복구에 대한 기초 연구 업적을 거둔 과학자들에게 노벨 화학상이 수여됐는데, 최근 의료와 관련된 부문에 노벨상이 주어지는 흐름을 볼 때, 앞으로는 DNA 복구 관련 연구성과가 암 같은 특정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동물 모델로 증명하고 임상에 응용해 개척한 사람에게 주어질 것이라고 한다.

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은 암세포에서 특정 DNA 복구시스템이 문제가 된 경우를 연구하고 있는데, 이런 기초 연구에서 발견한 성과를 활용해 질병 치료 쪽에도 이바지하자는 마인드를 갖고 있다. 노벨상 수상 가능성을 얘기하기는 성급하지만, 항암치료 같은 질병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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