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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세포 찾아내면 스위치 ON, 나노 MRI 램프 개발

- 자성물질 근접도 따라 MRI 신호 조절 … 정밀진단 신개념 제시 -

우리 몸 속을 관찰하는 방법인 MRI(자기공명장치)는 조영제를 활용해 정확한 영상을 구현한다. MRI 촬영 전 주입하는 조영제는 원하는 촬영 부위를 선명하게 보이도록 만든다. 하지만 기존 MRI 조영제는 주변 조직과 병든 조직을 모두 부각해 영상 판독 시 명확한 구분을 어렵게 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나노의학 연구단 천진우 단장 연구진이 병든 세포를 만나면 켜지는 '나노 MRI 램프'를 개발했다.

나노 MRI 램프는 질병만을 선택적으로 찾아내 MRI 신호를 강하게 보낸다. 기존 MRI 조영제가 밝은 대낮에 램프를 켜는 것이라면 나노 MRI 램프는 밤에 램프를 하나 켜는 것과 같다. 병든 조직을 주변 조직에 비해 최대 10배 밝게 보이는 고감도 영상을 구현하기 때문이다.


▲ 나노 MRI 램프는 병든 조직을 주변 조직에 비해 10배 밝게 보이는 고감도 영상을 구현한다. 반면 기존 MRI 조영제는 병든 조직과 주변 조직 간 구분이 어려웠다.

나노 MRI 램프의 작동 원리는 자기 공명 튜너(Magnetic Resonance Tuning, 이하 MRET, 엠레트) 현상을 이용한다. 연구진은 두 자성물질의 근접도에 따라 MRI 신호 강도가 달라지는 MRET 현상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규명해 질병 진단에도 적용할 수 있음을 밝혔다.

MRET 기반으로 작동하는 나노 MRI 램프는 자성나노입자, 상자성 물질(paramagnetic material)1), 생체인자 인식 물질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나노 MRI 램프는 자성나노입자와 상자성 물질 간 거리에 따라 MRI 신호를 켜거나(On) 끌 수(Off) 있다. 생체인자 인식물질은 나머지 두 자성물질을 연결한다. 생체인자 인식 물질이 단백질같은 질병인자와 결합하면 연결된 자성물질 간 거리가 멀어지며 MRI 신호가 켜진다.


▲ 나노 MRI 램프는 두 자성물질과 이를 연결하는 생체인자 인식물질,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생체인자 인식물질만 바꿔주면 질병탐색은 물론 다양한 생명현상도 나노 MRI 램프로 관찰할 수 있다.

MRET 현상은 상자성 물질 안에 있는 전자스핀의 움직임(전자스핀요동)이 자성나노입자의 간섭을 받아 발생한다. 상자성 물질이 자성나노입자에 가까이 붙어 있을 때는 전자스핀요동이 느려지며 MRI 신호가 약해진다. 반면 둘 사이가 7 나노미터(머리카락 10만분의 1두께) 보다 멀어지면 전자스핀요동이 빨라지며 MRI 신호가 켜진다.


▲ 자기공명 튜너(Magnetic Resonance Tuning, MRET)현상은 7나노미터를 기준으로 상자성물질이 자성나노입자에서 멀어지면 MRI 신호가 강해지고, 가까워지면 MRI 신호가 약해지는 원리이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나노 MRI 램프를 암 진단에 적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나노 MRI 램프는 암전이 인자 MMP-2(matrix metalloproteinase-2)2)가 생체인자 인식물질(펩타이드)을 끊으면 자성나노입자와 상자성물질이 멀어져 MRI 신호가 켜지는 작동 원리다. 실험 결과, 나노 MRI 램프는 나노 몰(nM)3) 농도 이하 극미량의 MMP-2를 선택적으로 검출하고, 암에 걸린 동물모델의 암 부위에서만 강한 MRI 신호를 보내는 것을 확인했다.


▲ 연구진은 실험에서 나노 MRI 램프를 이용해 암전이 인자 검출하고 동물모델의 암 부위에서 강한 MRI 신호를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나노 MRI 램프는 생체 깊은 곳의 질병 인자 탐색에도 매우 효과적인 관찰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생검(biopsy)과 같은 침습적 조직검사 없이도 암 관련 질병 인자를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나노 MRI 램프는 자기장의 원리를 활용하기 때문에 생체인자 인식 물질만 바꿔주면 다방면으로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생체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염기서열의 유전자, 단백질, 화학분자, 금속, 산도 (pH) 등을 MRI로 영상화 할 수 있다.

MRET을 활용하면 질병인자 탐색은 물론 생체 내 생명화학 현상도 볼 수 있다. 광학적 방법인 형광 공명 에너지 전달(fluorescence resonance energy transfer, FRET)은 생명현상을 관찰하는 데 널리 이용되고 있지만 생체 깊이 존재하는 조직을 관찰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이와 달리 연구진이 규명한 MRET은 자기장을 기반으로 해 광학적 방법이 갖는 빛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천진우 단장은 "나노의학 연구단이 개발한 나노 MRI 램프는 간단한 원리로 작동하면서도 높은 정확도와 민감도를 지녀 정밀하고 정확한 진단을 가능하게 한다"며 "분자 수준에서 조직을 관찰하고 병을 진단하는 영상진단의 신개념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 과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 머티리얼즈4) (Nature Materials, IF 38.891)' 온라인판에 2월 7일 새벽 1시(한국시간)에 게재된다.


▲ 천진우 단장 연구팀(왼쪽부터 천진우 단장, 김수진 연구원, 신태현 연구원)이 밝힌 MRET 현상은 질병 인자 검출은 물론 다양한 생명현상 관찰도 가능한 유용한 플랫폼 기술이다. 연구진은 광학적인 방법인 FRET에 MRI 원리를 녹여 빛이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대외협력실 고은경

1) 상자성 물질(paramagnetic material): 외부 자기장이 있을 때만 자기적 성질을 나타내는 물질로, MRI 신호를 증폭시켜 조영효과를 나타낸다. 가돌리늄 등 희토류나 철, 망간 등 전이금속이온이 대표적이다.

2) MMP-2(matrix metalloproteinase-2)인자 : 암전이 인자 MMP-2는 세포외기질(세포막)을 잘라 암이 다른 조직으로 전이되게 한다. 세포외기질이란 기저막, 헤파린, 섬유아세포, 콜라겐 등 세포 외 혹은 조직 내 공간을 채우고 있는 복합적 집합체를 발한다.

3) 몰: 용액의 농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용액 1 L 속에 용질이 6.02×1023개 들어있을 경우를 1몰(M)농도라고 한다. 1 나노몰(nM)은 10억 분의 1몰 농도에 해당한다.

4)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 네이처 출판그룹(NPG)에서 발행하는 생명과학, 화학, 재료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의 국제 학술지로 피인용지수(Impact Factor)는 38.891이다.

Center for Nanomedicine (나노의학 연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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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17-11-15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