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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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를 움직이는 사람들

IBS 지하실험연구단 이승현 행정원

다이나믹한 연구단 생활이 즐겁다

지하실험사업단이 삼척에서 가진 야유회 사진. 이승현 행정원은 사업단이 정적이지 않고 역동적으로 운영된다고 전한다.

▲ 지하실험연구단이 삼척에서 가진 야유회 사진. 이승현 행정원은 연구단이 정적이지 않고 역동적으로 운영된다고 전한다.

우주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우주는 어떤 구조로 되어 있을까? 이를 밝혀냄으로써 인류가 도약할 수 있는 문명의 발전은 한 두 단계로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다양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우주의 근원, 구조 등을 연구하는 물리학자들이 세계 곳곳에 퍼져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에도 이러한 연구 조직이 있다. 우주의 96%를 채우고 있다는 암흑물질의 비밀을 밝혀내기 위한 연구를 하는 곳. 바로 지하실험연구단이다. 암흑물질과 에너지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우주의 역사를 기본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하실험연구단은 암흑물질의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인 약하게 상호작용하는 중입자(WIMP)의 존재를 직접 검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실험·연구하는 조직이다. 이 연구단에서 행정업무를 맡은 이승현 행정원을 본원에서 만나봤다.

지질학 석사 출신의 엘리트 행정원

이승현 행정원은 연구단 내에서 연구자들을 지원하는 행정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예산관리부터 실험 장비 구매 및 관리, 인사관리까지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그의 전공은 지질학. 기초과학 분야 석사까지 마친 엘리트 행정원이다. 연구에 대해 그리움을 가질 법도 하지만 이 행정원은 아직 행정업무가 좋단다.

양양에 있는 지하실험실. 무려 지하 700m까지 터널로 이어져 있다.

▲ 양양에 있는 지하실험실. 무려 지하 700m까지 터널로 이어져 있다.

"박사 코스에 들어가기 전 행정업무를 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IBS에 들어오게 됐죠. 기초과학 전공이다 보니 일반 행정원보다 연구자들의 맘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건 큰 장점이죠."

지하실험연구단은 이름처럼 강원도 양양군 지하 700m에 연구실을 마련하고 각종 실험연구를 진행한다. 또 최적의 실험요건이라는 지하 1,400m에 추가 실험실을 마련하기 위해 강원도 삼척시와 여러 가지로 협의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행정원의 전공인 지질학이 연구단에 간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느낌이라고 한다. 관련 업무를 할 때 남들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분명 큰 축복이다.

입사 초기에는 모든 업무를 꼼꼼히 챙기지 못해 놓치거나 기한을 맞추지 못하는 등의 업무 실수가 많이 있었으나 1년이 지난 지금은 순조롭게 일을 할 수 있는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다. 또한, 여타 큰 조직처럼 어느 한 분야의 담당이 아니다 보니 한가지 업무를 깊게 알 수 없다는 점이 있으나 이 행정원은 "남들보다 많은 분야를 두루두루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도 분명 있다."고 긍정적으로 답한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즐거운 연구단 생활

"양양에 있는 실험실은 정말 신기했어요. 철저한 보안을 거쳐 차를 타고 한참을 가다 보니 어느새 지하 700m라고 하더군요. 이동 중에는 느끼지 못 했지만 오래 있으면 호흡이 어려울 정도였어요. 연구자들이 정말 악조건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몸소 깨닫게 됐죠."

어려운 연구를 하는 만큼 경직되어 있을 수도 있지만 지하실험연구단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다. 김영덕 단장부터 열린 마음을 가지고 연구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행정원은 설명했다. 거기다 사무실에서 이론 연구만 하는 조직이 아닌 주로 실험을 위주로 연구를 진행하다 보니 좀 더 역동적인 것 같다고 평한다.

"단장님은 일단 말을 잘 들어주십니다. 열린 귀를 가지고 계신 거죠. 편의도 많이 봐주시고 개개인을 존중해 주시기 위해 많이 노력하시는 것이 보입니다. 그렇기에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연구단이 운영될 수 있는거죠."

연구단이 1주년이 됐을 때는 김 단장 부부가 직접 4~50명이 되는 연구단 식구를 초대해 파티를 열어 주기도 했다고. 이를 통해 연구단이 한 번 더 단합할 수 있었고 앞으로의 다짐을 굳건히 할 수 있는 계기도 됐다고 한다.


연구단 생활 1년 남짓. 이제는 취미도 갖고 싶어

이승현 행정원은 연구단의 일원으로 현재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이승현 행정원은 연구단의 일원으로 현재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행정원은 IBS 생활이 이제 1년 3개월 남짓 지났다. 서울에서 생활하다 대전으로 내려온 시기도 이와 같은 셈이다. 지난 1년간은 새롭게 시작하는 업무를 익히고 적응하느라 자기 생활을 가질 시간이 없었다. 초창기에는 연구단 내 배드민턴, 탁구 동아리 활동이 했었는데 지금은 연구가 바빠져 활동이 거의 중단됐다. 그래서 요즘은 가끔 수영, 스쿼시, 테니스 등을 즐기러 대덕특구복지센터를 찾는다. 다만 아직 함께 하는 사람은 없고 혼자 체육관으로 향한다.

전공이 지질학이다 보니 같은 대전에 있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지인들이 있어 5~6인 정도 꾸준히 왕래한다. 팍팍한 지방생활에 단비 같은 선·후배들이다. 이들과 만나면 일 이야기 보다는 사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나눈다. 업무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시간이다. 최근에는 차를 가지고 내려와 주말이면 대전 인근 이곳저곳을 드라이브하기도 한다.

개인적인 포부를 묻자 연구단 착수시점부터 함께 해온 만큼 연구단이 잘 운영되게 행정원의 역할을 다하는 것. 이를 통해 연구단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다고 한다. 아울러 연구단 행정직과 관련된 과학기술정책 등에 대해서도 공부를 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대전에 잘 적응하고 연애도 해보고 싶다는 젊은 처자의 조심스러운 바람도 비쳤다.

연구단에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지하실험연구단을 위해 최선을 다할 테니 연구원분들이 좋은 성과를 내 주셨으면 좋겠다."는 이승현 행정원. 그의 바람대로 연구단의 생명수 같은 존재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