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호
왼쪽 화살표 버튼 IBS 연구성과 오른쪽 화살표 버튼
facebook blog kakaotalk

IBS 연구성과

8월의 IBS 연구성과

1. 의식 잃는 '압상스 간질' 원인 찾았다

시상 망상체에서 유전적으로 완전히 다발성 발화가 제거된 생쥐에서의 압상스 간질 행동

▲ 시상 망상체에서 유전적으로 완전히 다발성 발화가 제거된 생쥐에서의 압상스 간질 행동.

국내 연구진이 수 초에서 길게는 수십 초까지 의식을 잃을 수 있는 비경련성 발작질환인 '압상스 간질'을 치료할 수 있는 단초를 찾아냈다.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단장 신희섭)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세계수준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압상스 간질이 일어나는 과학적 메커니즘을 밝혀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압상스 간질 환자의 뇌파를 연구하면서 간질이 발병했을 때 3Hz(헤르츠)의 돌발성 이상 뇌파가 나온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이런 뇌파가 뇌 신경세포에서 칼슘 이온의 이동을 조절하는 'T형 칼슘 이온 통로'에 문제가 있기 때문으로 알고 있었다. 신경세포 속에서 칼슘량 조절이 안 되면 여러 개의 전기신호가 한꺼번에 일어나 뇌세포가 전반적으로 과흥분을 했을 때 나오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

그러나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 기술을 활용해 압상스 간질이 원인으로 지목되온 T형 칼슘 이온 통로를 없앤 실험용 쥐를 만들고, 이 쥐를 간질을 일으키도록 유도했다. 아예 칼슘 이온이 전달되지 못하도록 통로를 차단한 것이다.

그러나 실험 결과 T형 칼슘 이온통로가 없으면 오히려 간질이 더 잘 일어나며, 뇌에서 전기신호가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다발성 발화' 역시 증가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신 단장은 "압상스 간질의 원인으로 생각하던 기존 가설을 부정할 수 있게 됐다"며 "T형 칼슘 이온통로의 역할을 재조명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성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7월 28일자에 발표됐다.

2. 간암세포에 '나노 미사일' 보내 격파

신규 간암치료제(트립톨리드)가 담지된 나노 전달체 및 간암 치료 기작

▲ 신규 간암치료제(트립톨리드)가 담지된 나노 전달체 및 간암 치료 기작.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이 간암세포만 찾아가 파괴하는 '나노 미사일'을 개발해 나노 분야 국제학술지 'ACS 나노' 5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간암의 경우 항암 약물의 부작용이 심하고 약물 치료를 받더라도 약물이 암 조직 안으로 침투가 잘 되지 않아 치료 효과가 낮은 편이다. 연구단은 미역순나무에서 천연 항암물질인 '트립톨리드'를 새롭게 발굴해 항암제로 개발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이 물질이 간암세포를 파괴하는 능력이 탁월하지만 독성이 강해 정상세포까지 파괴하는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단은 간암 조직이 정상 조직보다 산성을 띤다는 점에 주목했다. 산성인 곳에서만 터지는 캡슐을 만들어 그 안에 트립톨리드를 가두고, 캡슐에는 간암세포에만 달라붙는 엽산을 붙였다. 간암세포만 공격하는 '나노 미사일'이 만들어진 셈이다.

현택환 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은 "간암에 걸린 쥐에 나노 미사일을 주입하자 생존율이 3배 이상 높아졌다"며 "항암제 개발에 나노 기술을 융합해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 효과만 극대화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