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 기초과학 #8 AI를 통해 저개발국가의 숨겨진 경제지형을 드러내다

인공지능(AI)은 엄청난 속도와 규모로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학계와 기업의 영역을 넘나드는 AI 기반 기술은 경쟁의 물결 속에서 성장하고 있으며, ChatGPT, Bard, DALLE-2와 같은 기술은 우리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AI를 활용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같은 국제사회 문제해결에 도전하는 기초과학연구원 수리 및 계산과학 연구단 데이터 사이언스 그룹의 노력을 소개합니다.

빈곤과 같은 국제사회의 문제 현황

유엔 보고에 따르면 전 세계에 7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극심한 빈곤 상태에 처해 있으며 하루에 2달러 미만으로 생계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빈곤을 측정하고, 도움이 필요한 지역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전 세계 나라 중 53개국은 지난 15년 동안 농산물 생산 실태조사를 하지 못했으며 17개국에서는 인구조사마저 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 공백은 국가가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을 꾸리는데 어려움을 야기하고, 지역 간 데이터 격차를 만들어 불공정성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과학의 혁신

인공위성 영상의 활용은 이러한 데이터 공백을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떠올랐습니다. 위성 영상은 지구 어디에서나 촬영할 수 있어, 농업 조사나 인구 조사가 어려운 지역의 경제 상황을 추정하는 데 유용합니다. 광학장비의 발전 덕분으로 고해상도 영상은 30cm 크기의 물체도 식별하며 수백 제곱 킬로미터의 넓은 지역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건축물, 도로, 차량 등의 물체를 식별하고, 광범위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건축물의 밀도, 교통망의 발달 정도, 농경지의 규모 등은 지역의 경제 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AI를 사용한 위성영상 분석의 시작

이러한 시각 데이터의 분석에 인공지능이 활용됩니다. AI에 이미지와 함께 해당 지역에 해당하는 경제 지표, 즉 ‘정답지’를 같이 주고 학습시킴으로써, AI가 위성 영상의 시각적 패턴으로부터 유의미한 특징을 뽑아내도록 하였습니다. 2016년 스탠퍼드 대학 연구팀을 필두로 많은 연구팀들이 AI와 위성영상을 결합하기 시작하였고, 예측한 경제 지표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AI 모델의 학습에는 사진에 해당하는 ‘정답지’, 즉 경제 지표 자료 또한 필요함으로써, 실제로 실측 데이터가 거의 없는 몇몇 저개발국가에 여전히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었습니다.

인간과 AI 상호작용을 통한 저비용 지표 예측

IBS 연구팀은 데이터 수집 비용을 효율적으로 줄이면서도 AI 모델을 효과적으로 학습하는 새로운 방법을 발표했습니다. 이 모델은 인간과 기계가 협업하는 구조를 가짐으로써 기존 통계자료에 의존하지 않고, 북한과 같은 최빈국까지 포함하는 범용성이 뛰어납니다. 먼저, 위성영상을 비슷한 시각적 패턴(가령 숲, 논 지역 등)을 가진 그룹으로 묶으면, 사람이 각 그룹의 대표 이미지를 보면서 경제 활동의 정도를 비교해 그룹들을 순서대로 나열합니다. AI는 이 정보를 이용하여 경제 점수에 대해 학습한 뒤, 각 이미지에 점수를 부여하게 됩니다. 이러한 방법은 이미지마다 실측 정보를 수집하는 것보다 적은 데이터를 요구하므로 매우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그림1] 야간 조도 영상을 통한 경제 규모 예측 (좌상단: NASA 지구 관측소 제공 배경 사진)
[그림1] 야간 조도 영상을 통한 경제 규모 예측 (좌상단: NASA 지구 관측소 제공 배경 사진).
남한은 밝은 불빛으로, 북한은 평양을 제외하고 전기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어둡게 나타남.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새로운 모델은 북한(우상단)과 아시아의 다른 5개국
(하단: 구글 어스 배경 사진)에 대해 더욱 정교한 경제 예측을 제공함.


연구팀은 개발한 모델을 북한과 아시아의 다른 5개 최빈국(네팔, 라오스, 미얀마, 방글라데시, 캄보디아)에 적용하고, 위성영상으로 얻은 경제 지표 점수를 통해 해당 지역의 경제 상황을 조사했습니다(그림 1). 모델로부터 나온 점수는 기존의 사회 경제 지표인 인구밀도, 고용 수, 사업체 수 등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 북한 등 최빈국에도 적용할 수 있는 범용적 기술임을 입증되었으며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유용한 정책 데이터로 활용되리라 기대됩니다.


[그림2] 2016년과 2019년 위성 영상을 통한 북한 내 경제 점수 비교. 관광 개발지역인 원산 갈마지구(상단)에서는 뚜렷한 개발 진전이 관찰되었지만, 공업 개발지역인 위원개발구(하단)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음. (배경 사진: 유럽우주국 (ESA) 제공)
[그림2] 2016년과 2019년 위성 영상을 통한 북한 내 경제 점수 비교. 관광 개발지역인 원산 갈마지구(상단)에서는 뚜렷한 개발 진전이 관찰되었지만, 공업 개발지역인 위원개발구(하단)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음. (배경 사진: 유럽우주국 (ESA) 제공)

연구팀의 모델을 다양한 연도의 위성 영상에 적용하면 시간에 따른 경제 지표 변화도 측정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새로운 건축물의 탐지와 관광지구 개발과 같은 실제 경제 활동과의 비교를 통해 유의미한 경향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그림 2 참고). 예시에 나온 그림에서는 북한의 관광 개발 지역인 원산 갈마지구와 공업 개발 지역인 위원개발구의 2016년에서 2019년 사이의 경제규모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결과는 국제공동 연구로 이뤄졌으며 KAIST, 서강대, 홍콩과기대(HKUST), 싱가포르국립대(NUS) 연구진이 함께 참여했습니다.

지표를 통한 국제사회 문제 분석

전산학, 경제학, 지리학 지식이 접목된 이번 연구는 범지구적 차원의 빈곤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습니다. AI에 기반한 지표를 활용해 국제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재해 전후 사진의 지표 점수 변화를 측정함으로써 피해를 탐지하고 도움이 필요한 지역을 빠르게 파악하고 지원해 줄 수 있습니다. 이렇듯 개발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앞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후 변화로 인한 영향 등 다양한 국제사회 문제로 확장하는 방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인류를 위한 데이터 과학 분야에 더욱 많은 연구자가 관심을 가지길 기대합니다!


ibs 한성원 ibs 데이터 사이언스그룹 연수학생 kaist 전산학부 박사과정 ai 모델 개발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을 탐구하고, ai 모델의 공정성과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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