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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압 화학 반응, 복잡한 장비 없이 구현 성공
고압 화학 반응, 복잡한 장비 없이 구현 성공
- 이차원 양자 헤테로구조체 연구단, 2차원 소재 사이 압력 이용하는 화학반응 개발 -
▲ 연구진이 개발한 고압 나노 반응기의 반응 모식도.
기초과학연구원(IBS) 이차원 양자 헤테로구조체 연구단은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등 공동연구를 통해 2차원 소재 사이에 형성된 고압을 이용하면, 복잡한 고압 장치 없이도 고압 화학 반응을 유도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연구 결과는 11월 8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안정적인 고리 구조의 화합물의 경우 형태를 변화시키는 데 고압 조건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그래핀이나 육방정계질화붕소(hBN) 등 2차원 소재의 두 층 사이에 형성된 반데르발스 힘이 최대 7GPa(기가파스칼)에 달하는 높은 압력을 만들어 냄을 밝혔다. 이는 대기압의 약 7만 배에 달하는 높은 압력이다.
이후 이 압력을 이용해 유기 화합물의 탈수소 고리화 반응을 성공적으로 유도했다. 일반적으로 이 반응은 용액 상태에서 촉매와 산화제가 필요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고체 상태에서도 반응이 가능함을 처음으로 증명해냈다.
연구를 이끈 신현석 IBS 이차원 양자 헤테로구조체 연구단장은 “2차원 소재의 적층 구조가 고압 나노 반응기 역할을 한다”며 “대량 생산에 적용하기까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간단한 방법으로 고압을 구현하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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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기기로 내일 기분 미리 안다
웨어러블 기기로 내일 기분 미리 안다
- IBS-KAIST-고려대 공동연구팀, 수면·생체리듬 기반 기분 장애 예측 기술 개발 -
- 우울증 80%, 조증 98%의 정확도로 예측 … NPJ Digital Medicine 誌 게재 -
일기예보처럼 내일의 기분을 간단히 예측할 수 있게 됐다. 기초과학연구원 (IBS, 원장 노도영)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김재경 CI (KAIST 수리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이헌정 고려대 의대 교수팀 과 공동으로 오늘의 수면 패턴을 기반으로 내일의 기분 삽화 1) 를 높은 정확도로 예측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분 장애는 수면과 밀접한 관련 이 있다. 가령, 장거리 비행으로 인한 시차, 계절에 따른 일출 시간 변화는 기분 장애 환자들의 기분 삽화 재발을 유도하는 대표적 요인이다. 그간 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분 삽화를 예측하려는 시도가 다수 이뤄졌다. 하지만 기존 방법은 수면 패턴뿐만 아니라 걸음 수, 심박수, 전화사용 여부, GPS를 활용한 이동성 등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가 필요해 수집 비용이 높고, 일상적 활용이 어렵다는 한계 가 있었다.
연구진은 수면-각성 패턴 데이터만으로 기분 삽화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 해 기존 한계를 극복했다. 수면-각성 패턴 데이터는 잠을 잔 시간과 깨어있는 시간(각성 시간)이 기록된 데이터를 말한다.
우선, 연구진은 168명의 기분 장애 환자가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기록한 평균 429일간의 수면-각성 데이터를 수집했다. 참여 환자들은 우울증 및 조울증 환자로 대부분 약물치료도 병행 중인 상태였다. 이렇게 수집한 빅데이터에서 연구진은 36개의 수면-각성 패턴과 생체리듬에 관련된 지표들을 추출 했고, 이 지표를 기계학습 알고리즘에 적용했다. 알고리즘은 당일의 수면 패턴을 토대로 다음 날의 우울증, 조증, 경조증 정도를 각각 80%, 98%, 95%의 높은 정확도 2) 로 예측 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연구진은 생체리듬 3) 의 일일 변화가 기분 삽화 예측의 핵심 지표 임을 발견했다. 생체리듬이 늦춰질수록 우울 삽화의 위험이 증가하고, 반대로 과도하게 앞당겨지면 조증 삽화의 위험이 증가했다. 예를 들어, 저녁 11시에 취침하고 오전 7시에 기상하는 생체리듬을 가진 사람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게 되면 우울 삽화의 위험이 증가하는 식이다.
연구진이 제시한 방법론은 기분 장애 환자의 치료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 된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계절성 우울증 환자의 치료를 위해 이른 아침에 광선치료를 진행한다. 효과적 기분 장애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의 주관적 회상에 의존한 심리 상태 평가를 넘어 객관적 기분 삽화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객관적 기분 삽화 지표를 얻을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한 것으로 특히,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일상생활 중 비침습적이고 수동적으로 기분 삽화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것이 장점 이다.
공동 교신저자인 이헌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분 장애 예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 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향후 기분 장애 환자들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맞춤형 수면 패턴을 추천받아, 기분 삽화를 예방하는 디지털 치료가 가능 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김재경 CI는 “수면-각성 패턴 데이터만으로 기분 삽화를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여 데이터 수집 비용을 절감하고, 임상 적용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며 “기분 장애 환자들에게 비용 효율적인 진단 및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제시 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1월 18일 ‘네이처’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자매지인 ‘NPJ Digital Medicine ’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그림 설명
[그림 1] 수면-각성 데이터만을 이용한 기분 삽화 예측 모델 개발
연구진은 기존의 기분 삽화 예측 모델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기존의 모델들은 다양한 데이터를 필요로 한 반면, 새로운 모델은 수면-각성 웨어러블 데이터만으로 작동한다.
[그림 2] 기분 장애 환자의 기분 삽화를 수면 정보로 예측한 결과
기분 장애 환자의 기분 삽화를 수면-각성 웨어러블 데이터를 활용해 예측한 결과. 기분 장애 환자의 울증 (왼쪽), 조증 (중간), 경조증(오른쪽)을 각각 80%, 98%, 95%로 예측했다.
[그림 3] 생체리듬과 기분 삽화의 연관성
(왼쪽) 생체리듬이 지연될수록(빨간색 점) 울증의 확률이 높아진다. (오른쪽)생체리듬이 앞당겨질수록(파란색 점) 조증의 확률이 높아진다.
[그림 4]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
(왼쪽부터) 임동주(IBS/KAIST, 공동 제1저자), 정재권(고려대, 공동 제1저자), 이헌정 교수(고려대, 공동 교신저자), 김재경 CI(IBS/KAIST, 공동 교신저자).
1) 기분 삽화(mood episode): 증상이 뚜렷한 시기로, 전반적인 정신 및 행동의 변화가 나타나는 기간을 말한다. 울증과 조증이 이에 해당한다.
2) 여기서의 정확도는 AUC-ROC 지표를 말한다. 하나의 분류 기준에서 모델이 맞는 예측을 하는지 측정하는 정확도(accuracy)와 달리 AUC-ROC는 모든 가능한 분류 기준에서 모델이 맞는 예측을 하는 지를 측정한다.
3) 생체리듬: 24시간 주기를 따르는 몸 내부의 리듬으로, 빛과 같은 외부의 신호를 받아들여 수면/깨어남을 비롯한 다양한 생체활동의 리듬을 조절한다.
202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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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확산 예측하는 더 정확한 수학 공식 나왔다
전염병 확산 예측하는 더 정확한 수학 공식 나왔다
- IBS 주도 공동연구팀, 기존 전염병 확산 모델 한계 극복한 새로운 방법론 제시 -
- 적은 정보로도 감염재생산지수(R) 더 정확히 추정…Nature Communications 誌 게재 -
인류와 전염병의 전쟁에서 수학은 최적의 방어막 구축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 해왔다. 기초과학연구원 (IBS, 원장 노도영)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김재경 CI (KAIST 수리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최선화 선임연구원, 고려대 최보승 교수, 경북대 이효정 교수팀 과 공동으로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전염병 확산 예측 모델을 새롭게 제시 했다.
미지의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과학자들은 구조와 실체를 파악하고, 제약사는 바이러스에 대항할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한다. 바이러스를 제압할 무기를 만드는 동안, 방역은 국민을 보호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어막 역할을 한다. 피해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의료진을 배치하고, 병상을 확보하는 등 대책 수립에 수학 이 쓰인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수리 모델 기반 전염병 확산 모델의 중요성을 재조명 하게 해준 사례다. 이를 통해 추정한 감염재생산지수(R값) 1) , 잠복기, 감염기 등 변수들은 질병의 확산 양상을 이해하고, 방역 정책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그러나 기존 모델에는 한계가 있었다. 기존 대부분 모델은 감염자와 접촉한 시점에 상관없이 모든 접촉자가 동일 확률로 감염력이 발현된다고 가정 한다. 미래 상태가 현재 상태에 의해서만 결정되고, 과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마르코프(Markovian) 시스템에 기반하여 미래를 추정해왔다.
하지만 실제 환경에서는 현재뿐 아니라 과거 상태도 미래에 영향 을 준다(비마르코프(non-Markovian) 시스템). 감염자와 접촉 이후 잠복기를 거쳐 감염되기 때문에, 접촉 시점이 오래된 사람일수록 감염력이 발현될 확률이 높다.
최보승 교수는 “현재와 과거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비마르코프 시스템은 수학적 추정과 모델링이 복잡하고, 계산이 어려워서 기존 전염병 확산 모델은 마르코프 시스템을 가정하고 추정을 진행해왔다”며 “즉, 실제 감염병 확산 양상을 정확하게 반영하지는 못했다 ”고 설명했다.
IBS가 이끄는 공동 연구팀은 현재와 과거를 모두 고려하는 새로운 감염병 확산 모델을 개발 했다. 미래의 변화를 현재의 상태만으로 설명하는 상미분방정식 2) 대신, 미래의 변화를 현재와 과거의 상태를 모두 이용하여 설명하는 지연미분방정식 3) 을 도입해 기존 모델의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진은 2020년 1월 20일부터 11월 25일까지 서울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정보를 활용해 새로 제시한 모델의 정확도를 평가 했다. 초기 바이러스의 전파로 확진자가 급증했던 시기(2020.1.20.~3.3)의 감염재생산지수를 기존 모델은 4.9, 새 모델은 2.7로 추정했다. 확진자 전염 경로를 추적해 얻은 실제 값은 2.7이었다. 즉, 기존 모델이 감염재생산지수를 2배 가까이 과대 추정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고, 이에 따라 코로나19 감염력을 과대 예측할 수 있다 는 것을 보여준다.
최선화 선임연구원은 “과대 예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모델은 감염기(감염자가 다른 사람에게 전염을 일으킬 수 있는 기간) 등 추가 역학 정보를 사용해 값을 보정해 사용해왔다”며 “새로운 모델은 추가 역학 정보 없이도 감염재생산지수를 정확히 추정할 수 있다는 장점 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김재경 CI는 “우리 연구진은 새로운 모델을 바탕으로 ‘IONISE(Inference Of Non-markovIan SEir model)’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분야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공개했다”며 “향후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전염병 확산 양상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효과적인 방역 전략을 수립하도록 도울 것으로 기대 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10월 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IF 14.7)’에 실렸다.
그림 설명
[그림 1] 현실적인 가정에 기반한 전염병 역학 지표의 새로운 추정 방법 개발
IBS-KAIST-고려대-NIMS 공동연구진은 기존의 전염병 역학 지표 추정 방법의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추정 방법을 개발했다. 기존 방법들이 미래 상태가 과거 상태에 영향을 받지 않고 현재 상태에만 의존한다고 가정하여 상미분방정식(ordinary differential equations)에 기반한 추정 방법을 사용한 반면, 새로운 방법은 과거 상태에도 의존할 수 있는 미래 상태를 가정하여 지연미분방정식(delay differential equations)에 기반한 추정 방법을 개발하였다.
[그림 2] 전염병 역학 지표를 추정하는 기존 방법과 새로운 방법의 추정 결과
실제 COVID-19 확진자 자료에 기존 방법과 새로운 방법 적용한 결과. (a) 두 방법 모두 확진자 숫자를 정확하게 근사하였다. (b) 하지만, 감염재생산지수(R)을 추정한 결과, 새로운 방법은 실제 접촉 및 감염 자료에 기반하여 계산된 값(점선으로 표시)에 근접하게 추정한 반면, 기존 방법은 2배에 가까운 값으로 과대 추정을 하였다.
[그림 3] 기존 모델과 새로운 모델의 비교에 활용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데이터
2020년 1월 20일부터 11월 25일까지 서울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데이터 중 급격한 확진자 증가가 보이는 3개 구간을 이용하여 분석을 진행했다. 모든 구간에서 새로운 모델은 정확하고도 일관적인 감염재생산지수 추정 결과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기존 모델은 초기 확산 구간에서 재생산지수를 2배 가까이 과대 추정하였고, 2차 파동 구간에서는 모델의 입력 인자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 일관적이지 못한 추정 결과를 보여주었다. 3차 파동 구간에서는 새로운 모델과 기존 모델이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림 4]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의 모습
(왼쪽부터) 김재경 CI(IBS/KAIST, 공동 교신저자), 홍혁표 박사(IBS/KAIST, 현 소속: 위스콘신 대, 공동 제1저자), 최선화 선임연구원(NIMS, 공동 교신저자), 엄은진 박사(고려대, 현 소속 질병관리청, 공동 제1저자), 최보승 교수(IBS/고려대, 공동 교신저자)
[그림 5]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의 모습
(왼쪽부터) 김재경 CI(IBS/KAIST, 공동 교신저자), 최보승 교수(IBS/고려대, 공동 교신저자), 홍혁표 박사(IBS/KAIST, 현 소속: 위스콘신대, 공동 제1저자), 이효정 교수(경북대), 최선화 선임연구원(NIMS, 공동 교신저자), 엄은진 박사(고려대, 현 소속 질병관리청, 공동 제1저자)
1) 감염재생산지수는 감염자 한 명이 평균적으로 감염시키는 환자 수를 나타낸다. R이 1보다 크면 환자 수가 증가하여 감염병이 유행(epidemic)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R이 1보다 작으면 이 질병은 집단에서 서서히 소멸된다.
2) 상미분방정식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변수()의 미분()을 해당 변수에 관한 함수()로 표현한 방정식이다. 미분은 변수의 시간에 따른 변화량을 의미하기 때문에, 전염병 모델을 포함한 일반적인 동역학적 모델을 묘사하는 데에 사용된다.
3) 지연미분방정식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변수()의 미분()을 해당 변수와 과거의 모든 변수값에 관한 함수()로 표현한 방정식이다. 상미분방정식으로 묘사할 수 없는 동역학적 모델도 묘사할 수 있는 더 포괄적인 형태를 갖는다.
2024.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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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영구동토층 해빙으로, 북극 산불 피해 더욱 증가·심화된다
급격한 영구동토층 해빙으로, 북극 산불 피해 더욱 증가·심화된다
- IBS 기후물리 연구단, 과거-미래 기후 100개 시뮬레이션 자료로 미래 영구동토층 해빙 영향 분석 -
- 지구온난화 가속화에 따른 영구동토층 해빙으로 21세기 중후반 북극 산불 심화될 것 -
지구온난화로 영구동토층 1) 해빙이 가속화되면서, 북반구 극지역의 산불이 더욱 증가하고 그 피해는 심화될 것 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 (IBS, 원장 노도영) 악셀 팀머만 기후물리 연구단장 (부산대 석학교수) 연구팀은 기후 및 영구동토층 전문가와 함께 대규모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 자료를 이용하여 지구온난화 가속화에 따른 산불 증가를 예측 했다. 캐나다와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층 지역 산불이 급격히 심화될 것임을 밝힌 것이다.
최근 관측 현황을 보면, 이례적으로 따뜻하고 건조한 상태로 인해 북극 지역의 대형 산불 피해는 더욱 증가했다. 따라서 미래 인간의 활동에 따른 지구온난화가 북극 산불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해하는 것 은 기후 변화 문제에서 중요한 과제이다. 또한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산불 연소의 핵심 요소이자 영구동토층에 영향을 크게 받는 토양 수분 함량 및 영구동토층 해빙 가속화의 역할 고려가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 산불 연구들은 주로 기상 조건에 의한 산불 위험지수를 산출해왔으며, 관련 연구 기후 모델들은 지구온난화, 영구동토층의 해빙, 토양 수분-산불 간의 상호작용, 식생 변화 고려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었다. 이에 IBS 연구팀은 가장 포괄적인 지구 시스템 모델 중 하나인 복합 지구 시스템 모델 (CESM, Community Earth System Model, CESM) 2) 을 영구동토층 및 산불 분석에 사용 했다. 이 모델은 토양 수분, 영구동토층, 산불 과정을 통합적으로 결합한 최초의 모델 이다.
IBS 연구팀과 미국 콜로라도 국립 대기연구센터(NCAR) 공동연구팀은 자연적 요인에 의한 기후 변화와 인간 활동에 의한(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인한) 영향을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 IBS 슈퍼컴퓨터 ‘알레프(Aleph)’를 이용 하여 1850~2100년의 기간을 다루는 과거-미래 대규모 100개 앙상블 시뮬레이션(SSP3-7.0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 3) 을 수행했고 이 중 명확한 메커니즘 설명을 위한 동일 조건의 50개의 앙상블 시뮬레이션 자료를 선택 후 분석했다.
그 결과, 21세기 중후반 에는 인간 활동에 의한 온난화(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인해 영구동토 지역의 약 50%가 급격한 영구동토층 해빙이 발생 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많은 지역에서 과잉된 토양 수분 배수의 빠른 증가와 토양 수분을 급격히 감소시키며, 토양 건조 환경은 특히 여름철 지면으로부터의 증발산을 감소시켜 기온을 증가시키고 대기를 더욱 건조하게 만든다.
김인원 IBS 연구위원은 “이러한 급격한 토양 수분과 대기의 변화는 산불을 심화 시킨다. 우리는 모델 시뮬레이션을 통해 산불이 거의 발생하지 않던 지역에서 강한 산불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급변하는 것이 불과 몇 년 안에 발생할 수 있음 을 밝혔다. 또한 인간 활동에 의한 대기 이산화탄소의 농도 증가는 식물 광합성을 도와 고위도 지역의 식생을 증가시키며, 이러한 식생의 증가는 산불 연료 역할을 해 산불 피해를 심화시킨다 ”라고 설명했다.
악셀 팀머만 IBS 연구단장은 “산불은 대기 중으로 이산화탄소, 블랙카본 4) , 그리고 유기탄소를 방출한다. 이는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북극의 영구동토층 해빙 과정에 다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지구 시스템 모델에 산불에 의한 연소 생성물과 대기 간의 상호작용은 완전히 포함되어 있지 않기에, 앞으로 이러한 측면을 더 자세히 연구하고자 한다.”라고 향후 연구계획을 밝혔다.
연구 결과는 9월 25일(한국시간 0시)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4.7)’에 게재됐다.
그림 설명
[그림1] 가속화된 지구온난화로 인해 급격한 영구동토층 해빙에 따른 북반구 극지역 산불 강화 메커니즘에 대한 모식도
지구온난화로 인해 연평균 토양 온도가 0℃를 초과할 때, 북반구 영구동토층의 급격한 해빙이 발생한다. 영구동토층에서 얼음이 녹으면서, 토양 수분 배수가 증가하게 되고 이는 급격한 상부 토양 건조를 유발한다. 이러한 급격한 토양 건조 환경은 여름에 지면으로부터 대기 중으로의 증발산을 약화시키며 기온을 더욱 증가시킨다. 이러한 기온 증가는 대기를 더욱 건조하게 만들게 되어 결과적으로 급격한 산불 발생 피해 증가 및 탄소 배출을 발생시킨다. 또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는 식물의 광합성을 도와(이산화탄소 비료 효과) 고위도 지역의 식생을 증가시키며, 이는 산불 연료로 역할을 하여 산불 피해 증가에 기여한다.
[그림2] 과거-미래 기후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영구동토층 해빙, 토양 수분, 산불의 급격한 미래 변화 결과, 1850-2100년 기간의 65.5°N 83.75°E 지점에서의 영구동토층 해빙, 토양수분, 산불 예측 결과
▲ 영상보러가기
1) 영구동토층: 일반적으로 2년 이상 기간을 기준으로 일년 내내 0℃이하로 지속적으로 얼어있는 지층
2) 복합 지구 시스템 모델[Community Earth System Model(CESM)]: 미국 콜로라도 국립대기연구센터(NCAR)에서 개발한 전지구 결합 기후 모델
3) 대규모 100개 앙상블 시뮬레이션(SSP3-7.0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 컴퓨팅 시간 및 자원 등의 한계로 인해, 일반적으로 장기 기후 변화 시뮬레이션을 많은 횟수로 반복 수행하기 힘들다. 하지만 초기 조건을 다르게 가정하여 동일한 기후 변화 시뮬레이션을 많은 횟수로 반복하는 대규모 앙상블 시뮬레이션은 지구 시스템의 자연 변동성 및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 변화를 유의하게 구분할 수 있으며, 기후 변화 전망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4) 블랙카본: 지구온난화에 기여하는 기후 강제 요인으로 블랙카본은 석유, 석탄 등의 화석연료나 나무 등이 불완전연소해서 생기는 그을음을 말한다.
202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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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의 비밀 : 통증 예측과 외부 자극이 통합돼 나타나
통증의 비밀 : 통증 예측과 외부 자극이 통합돼 나타나
-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기반으로 뇌의 통증 정보 통합 메커니즘 규명 -
통증을 느낄 때 뇌의 어느 영역이 활성화되는지를 넘어, 통증 요인들이 어떻게 통합돼 우리가 통증을 경험하는지가 밝혀졌다. 기초과학연구원 (IBS, 원장 노도영)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우충완 부단장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부교수) 과 유승범 참여교수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조교수) 공동연구팀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functional MRI, fMRI) 측정한 뇌 활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뇌가 통증 정도에 대한 기대치와 실제 자극의 세기를 어떻게 통합하는지 규명 했다.
통증은 외부 자극에 대한 단순한 신체적 반응이 아니라, 생물학적·심리학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험이다. 예시로 통증의 강도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자극의 세기뿐만 아니라 자극이 얼마나 아플 것인가에 대한 기대치에도 영향을 받는다. 기존 연구는 통증 요인들이 각각 뇌의 어느 영역을 활성화하는지를 밝혔지만, 이 요인들이 어떻게 하나의 통증 경험으로 통합되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우선 연구팀은 통증 요인들이 통합되는지를 확인하고자 피험자들에게 앞으로 주어질 열 자극(통증 자극)이 얼마나 아플지 예측하게 했다. 이후 피험자의 팔뚝에 열 자극 기기를 부착해 다른 강도의 자극을 전달하며 fMRI로 뇌 신호를 측정했다. 결과적으로 같은 자극의 세기에도 통증이 클 거라고 예상한 피험자가 그렇지 않은 피험자보다 더 아프다고 보고 해, 통증에 대한 기대치와 자극의 세기가 통합돼 통증을 느낀다는 것을 확인 했다.
다음으로 통증 정보가 뇌에서는 어떻게 통합되는지 밝히기 위한 가설을 세웠다. 통증 정보가 통합되려면 일단 예측과 자극 정보가 보존돼야 한다는 전제하에, 보존과 통합이라는 과정에 중점 을 뒀다. 또한, 뇌를 피질계층 1) 별로 나눠 접근 했다. 연구팀의 가설은 감각 영역과 같은 낮은 층위의 영역에서는 두 정보 중 하나만 보존돼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지만, 연합 영역과 같은 높은 층위의 영역에서는 모두 온전히 보존 및 통합된다는 것 이었다.
이처럼 뇌의 피질계층별로 나누어 fMRI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설과 달리 모든 피질계층의 뇌 영역에서 예측과 자극 정보를 모두 보존하고 있었다. 다만, 통증 정보의 통합은 오직 높은 층위의 영역에서만 이루어졌다. 특히, 피질계층 영역별로 각 통증 정보를 보존하는 하위 공간이 존재 했고, 높은 층위의 영역에서는 각 하위 공간에서 나오는 정보 패턴들의 합과 실제로 피험자들이 보고한 통증의 양상이 일치 했다. 이로써 통증 정보가 단순히 뇌의 특정 영역에서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높은 층위의 영역에서 통합돼 통증 경험을 형성함을 규명 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전기생리학 방법론과 뇌 전체 촬영이 가능한 fMRI를 결합해 뇌 전체 수준에서의 통증 정보 처리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기존 연구는 주로 특정 뇌 영역과 통증 정보의 연관성을 밝히는 데 그쳤다면, 이번 연구는 통증 정보들이 어떻게 통합되는지에 대한 수학적 원리를 밝혔다.
우충완 부단장은 “이번 발견은 통증의 신경과학적 이해를 확장하는 중요한 기틀을 마련 했을 뿐만 아니라, 만성 통증 치료의 새로운 전략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 했다”고 말했으며, 유승범 교수는 “ 뇌 활성화 패턴의 기하학적 정보를 이용해 각기 다른 정보의 통합 메커니즘을 밝힌 혁신적 연구 ”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9월 12일 온라인 게재됐다.
그림 설명
[그림1] 뇌의 활성화 정도를 표상하는 공간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통증 정보의 보존과 통합 A는 뇌의 활성화 정도와 이것이 어떻게 공간상에서 표상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A의 왼쪽은 fMRI 복셀(fMRI로 촬영된 뇌 영역의 단위) 3개의 시간에 따른 활성화 정도를 나타내고, 오른쪽은 각 복셀들의 활성화 정도가 축이 되어 3차원 공간상에서 표시된 결과이다. 왼쪽의 숫자는 오른쪽 공간상에서 같은 색의 점으로 표현했다.
B의 왼쪽에서 기대 하위 공간은 통증에 대한 기대치 정보를, 자극 하위 공간은 통증에 대한 자극의 세기 정보를 보존하는 하위 공간을 나타낸다. 네트워크 복셀들의 활성화 정도를 각각의 하위 공간에 투사시키고, 그 정보들을 기반으로 각 네트워크가 두 정보를 보존 또는 통합하는지를 연구했다. 결과적으로 낮은 피질계층 영역에서는 두 정보가 모두 보존됐지만 피험자들의 통증 보고가 재구성(통합)되지 않았고, 높은 피질 계층 영역에서는 두 정보에 대한 보존과 통합이 모두 일어났다.
[그림2] 하위 공간 내 패턴을 기반으로 재구성한 통증 보고와 실제 피험자 통증 보고의 비교
시각 네트워크(낮은 층위의 피질계층)와 변연계(높은 층위의 피질계층) 네트워크에서의 결과. 각 행 왼쪽부터 기대 하위 공간에서의 시간에 따른 뇌 패턴, 자극 하위 공간에서의 시간에 따른 뇌 패턴, 그리고 재구성된 통증 보고와 실제 통증 보고를 비교한 결과를 나타낸다. 기대 하위 공간과 자극 하위 공간에서는 각 기대치와 자극의 세기에 대한 정보를 보존하고 있었다. 마지막 열을 살펴보면 시각 네트워크에서는 기대치에 대한 차이가 있지만, 변연계 네트워크에서는 기대치와 자극 세기 정보 모두 성공적으로 재구성됨을 보여준다.
1) 피질계층(cortical hierarchy): 뇌는 단순한 감각 자극에서부터 복잡한 인지 과정에 이르기까지 정보를 단계적으로 처리하며, 각 단계를 처리하는 뇌의 조직 구조를 피질계층이라고 한다. 낮은 층위의 뇌 기능 네트워크(감각 및 운동 영역)에서는 감각 정보를 처리하고, 높은 층위의 네트워크(연합 영역)로 갈수록 여러 정보를 통합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고 여겨진다.
2024.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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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질환 치료의 전환점, 전자패치-초음파 기반 전자약으로 맞춤치료
뇌질환 치료의 전환점, 전자패치-초음파 기반 전자약으로 맞춤치료
- 뇌 표면에 밀착해 부착되는 형상변형 대뇌피질접착 신축성 전자패치 개발 -
- 동물실험에서 발작성 뇌파 왜곡없이 감지해 초음파로 뇌전증 제어 성공 -
뇌질환 환자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증상 정도를 뇌파로 진단하고 동시에 맞춤으로 치료하는 시대가 열렸다. 기초과학연구원 (IBS, 원장 노도영)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손동희
연구위원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연구팀과 신미경 연구위원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바이오닉스연구센터 김형민 책임연구원
연구팀과 공동으로 대뇌에 균일하게 밀착하고 견고히 부착되는 새로운 뇌 인터페이스 신축성 전자패치를 개발 했다. 이를 통해 초음파 신경 자극에도 잡음 없는 뇌파를 계측 해,
병리적 뇌파를 진단하면서 적시에 치료 조건을 조정하는 ‘환자맞춤형 뇌질환 제어 전자약 1) 기술’을 최초로 구현 했다.
전 세계 수천만 명 이상의 환자가 약물치료가 통하지 않는 난치성 뇌질환을 앓고 있다. 이를 치료하고자 병변 조직을 자극해 신경병 증상을 완화하는 경두개 집속초음파 2) 신경자극술이 등장했다. 하지만 환자의 뇌신경 구조가 각기 달라, 고정된 신경 자극 조건을 적용할 경우 치료 효과의 편차가 크고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했다.
이를 극복하고자 초음파 자극에 따른 전기적 뇌파의 변화를 감지해 환자에게 맞는 자극 조건을 적시에 맞춤 제공하는 폐-루프 3) 신경자극
방법이 제안 됐다. 이처럼 초음파 기반의 폐-루프 신경치료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대뇌 표면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 (대뇌피질전도) 를 실시간 피드백 정보로 활용하는 뇌파 계측 기술이
필수적 이다.
하지만 대뇌피질전도를 계측하는 기존 전극 소자는 강성이 높고 형태 적응성이 낮아 뇌 조직의 복잡한 곡면에 밀착할 수 없으며 , 뇌 미세 움직임에 따라 표면에 견고히 고정될 수 없어
장기간 뇌파 계측이 어렵다 . 또한, 초음파 자극 시 접촉면에서 음압 4) 진동에 의한 극심한 잡음이 발생해, 신경자극술을
수행하는 동안 전기적 뇌파를 계측할 수 없어 피드백 정보로 활용하지 못했다 .
이에 연구진은 대뇌피질 곡면을 따라 균일하게 밀착하면서 조직 표면에 견고히 부착돼 뇌파를 측정하는 ‘형상변형 대뇌피질접착 신축성 전자패치’를 개발 했다. 이는 접착 하이드로젤과 형상변형
기판으로 구성된 이중층 패치와 신축성 있는 구불구불한 배선 구조의 다중채널 미세전극소자를 결합해 제작됐다.
연구진이 개발한 전자패치를 대뇌 조직에 적용하니 접착 하이드로젤이 접촉면에서 체액을 흡수해 수 초 이내에 팽윤하며 표면에 부착 됐다. 한편, 형상변형 소재는 형태가 쉽게 변하는 점소성과 주변
환경 온도가 높을수록 물성이 부드러워지는 열가소성을 띤다. 이러한 특성은 불규칙한 단차 구조를 가지며 체온을 띄는 대뇌피질 곡면을 따라 전자패치의 형태를 변형시켜, 미세한 이격 없이 밀착 할 수
있게 한다. 이처럼 뇌 표면에 견고히 접합된 전자패치는 음압 진동에도 안정적으로 고정돼, 잡음 발생을 억제하고 대뇌피질전도를 고품질로 측정 가능 케 했다.
이로써 연구진은 연속적인 초음파 자극 환경에서 병적인 뇌파의 강도를 실시간 진단 하면서, 적시에 신경 자극 조건을 조정해 환자를 개별로 치료하는 환자맞춤형 뇌질환 제어 전자약 기술을
최초로 구현 해 냈다.
이 기술을 뇌전증이 유발된 쥐 모델에 적용한 결과, 전자패치는 자유롭게 움직이는 동물에 이식된 상태에서도 안정적인 뇌파 모니터링 성능을 유지 했다. 또한, 발작에 선행하는 병리적 고주파
신호를 정밀 포착 해, 수 분 이내로 발생하는 본격적인 발작 증상을 정확히 예측하고 초음파 자극을 가동 했다. 더 나아가, 초음파 자극이 가해지는 동안 발작성 뇌파를 왜곡 없이
감지 해, 치료 효과가 충분치 않으면 자극 조건을 즉각 조정함으로써 발작 증상을 성공적으로 억제 했다.
손동희 연구위원은 “초음파 자극에 반응하는 개별 환자의 뇌 신경 활동을 최초로 실시간 계측할 수 있게 돼 맞춤형 뇌질환 치료기술에 한 발짝 다가섰다”며 “향후 난치성 신경질환의 정밀 진단 및
개인맞춤형 치료를 가능케 하는 차세대 전자약 핵심기술로 자리할 것으로 기대 된다”고 전했다.
연구결과는 9월 11일 전자공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Nature Electronics, IF 33.7)’에 온라인 게재됐다.
그림 설명
[그림 1] 형상변형 대뇌피질접착 신축성 전자패치 개요 및 견고한 뇌 부착력
형상변형 대뇌피질접착 신축성 전자패치는 조직에 접착 가능한 하이드로젤, 금/티타늄 금속 전극 및 배선, 신축성 형상변형 기판으로 구성된다. 이는 설치류와 소 대뇌피질에 도움 없이 쉽고 간편하게 부착되며
매우 견고하게 밀착된다.
[그림 2] 신축성 전자패치의 형상변형 및 대뇌피질접착 원리
인체 내 습윤한 환경에서 하이드로젤의 젤화 특성에 의해 카테콜 기능기가 활성화돼 대뇌피질에 즉각 접착하기 시작한다. 동시에 신축성 형상변형 고분자는 대뇌피질의 굴곡에 맞추어 자발적으로 변형하며 빈틈없이
밀착된다. 대뇌피질에 견고히 부착되고 나면 형상변형 고분자 내부의 응력은 조기에 모두 해소돼, 뇌 조직에 물리적 압박 없이 장기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림 3] 연구진이 개발한 신축성 전자패치의 대뇌 곡면 밀착 및 표면 부착 기능 평가를 위한 생체 외 비교 실험결과
(왼쪽 위) 생체조직에 부착된 신축성 패치 소재의 표면 접착 강도
(왼쪽 가운데 위) 형상변형 고분자의 온도 상승에 따른 강성(모듈러스) 변화량
(오른쪽 가운데 위) 형상변형 고분자의 신축 변형에 따른 변형 응력 추이
(오른쪽 위) 조직에 부착된 신축성 패치의 신축 변형에 따른 변형 응력 추이
(왼쪽 아래) 소뇌 조직에 적용된 신축성 패치 및 비교군 소재의 시간 경과에 따른 접촉면 형성 기능 시험 이미지.
(오른쪽 아래) 소뇌 조직에 부착된 신축성 패치 및 비교군 소재의 신축 변형에 따른 조직 부착 성능 실험 이미지.
[그림 4] 연구진이 개발한 전자패치의 초음파 잡음 저항성 뇌파 계측 성능 평가를 위한 생체 내 비교 실험결과
개발된 전자패치와 비교군 대뇌피질 전도 전극 소자(1. 상용 탄성 소재, 2. 접착 하이드로젤이 없는 신축성 형상변형 기판 소재, 3. 접착력이 없는 하이드로젤과 신축성 형상변형 기판이 함께 사용된
소재) 간의 쥐(rat) 대뇌 접촉면 사진이다. 마취된 쥐에 경두개 집속초음파로 신경 자극을 가해 대뇌피질전도를 모니터링한 결과, 비교군에 비해 새로운 전자패치는 초음파 잡음 없이 고품질의 뇌 신경
활동 반응 결과를 보였다.
[그림 5] 전자패치-초음파 전자약의 뇌전증 제어 구현
전자약 시스템은 형상변형 대뇌피질접착 신축성 전자패치와 소형 경두개 집속초음파 변환기로 구성된다. 먼저, 쥐의 머리에 전자패치를 부착하고 소형 경두개 집속초음파 변환기를 이식해, 무손실 대뇌피질전도
피드백 폐-루프 발작 제어가 가능하도록 전자약 시스템을 구성했다. 그리고 뇌전증을 유발한 쥐를 대상으로 16채널 전자패치를 이용해 대뇌피질전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다. 고품질 뇌파 측정은 집속초음파
전자약의 3단계 강도 변조 중에도 안정적으로 가능했으며, 폐-루프 뇌전증 제어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1) 전자약: 전자기적 구동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거나 생체활동을 회복시키는 전자장치
2) 경두개 집속초음파: 두피에 장착한 변환기를 통해 초음파를 두개골에 투과시켜 뇌 조직 한 지점에 집중시키는 기술
3) 폐-루프: 출력 결과를 입력 단계에 다시 입력해 설정 조건에 유동적으로 반영함으로써 출력 결과를 조정하는 방식
4) 음압: 소리가 매질 속에서 띠는 압력의 변화량
202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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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에서 주연으로, ‘혈관’의 화려한 등장
조연에서 주연으로, ‘혈관’의 화려한 등장
- IBS 연구팀, 혈관내피세포 연구 총망라해 셀(Cell)誌 종설논문 게재 -
- 시스템적 장기 혈관의 역할 재조명...장기의 기능과 건강한 노화에 핵심 -
우리 몸 구석구석에 촘촘하게 뻗어있는 혈관은 생명을 유지하는 도로망으로 일컬어지지만, 심장이나 뇌 같은 주요 장기에 비해 중요성이 과소평가되곤 했다. 하지만 최근 혈관을 주요 장기에 딸린 수동적
기관이 아닌 우리 몸 전신의 건강과 기능을 조절하는 핵심 장기로 인식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제 혈관이 조연에서 주연으로 당당히 무대에 등장할 전망이다.
기초과학연구원 (IBS, 원장 노도영) 혈관 연구단 고규영 단장 (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은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헬무트 아우구스틴 (Hellmut G.
Augustin) 교수 와 함께 혈관의 신생과 유지, 노화를 아우르는 혈관 생애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들을 체계적으로 정리 했다. 그리고 혈관 가장 안쪽의 내막을 구성하는
혈관내피세포의 역할과 기능을 분석해, 혈관이 역동적으로 전신에 상호작용하는 시스템적 장기임을 밝히는 종설(Review) 논문 1) 을
발표 했다.
전통적으로 혈관내피세포는 주변의 자극에 따라 혈관 긴장성 및 혈액 응고 조절, 물질교환 등의 기능을 발휘하는 반응적 세포집단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고 단장은 혈관내피세포를 시스템적으로 전신에 퍼져 있는
기관으로 보고, 내피세포가 단순한 반응적 세포가 아니라 ‘지시적 신호 전달(Angiocrine signaling)’을 통해 장기의 발달, 재생, 성숙을 조절하는 능동적 조절자 역할 을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또한, 단일세포 수준에서 혈관내피세포의 분자적 이질성을 규명하였는데, 내피세포가 각 장기 및 혈관 종류에 따라 특화된 기능을 수행 한다는 것을 상세히 보여줬다. 예를 들어, 뇌나 근육의
혈관내피세포는 혈관의 장벽을 형성하지만 신장에서는 필터 역할을 하는 혈관이 발달해 있다. 간의 경우에는 혈관이 간세포의 대사적 분화와 재생을 조절한다.
혈관 노화와 관련해서는 미세혈관에서 발생하는 혈관 퇴화 2) (Vascular rarefaction)가 노화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특히, 노화가 진행되면서 혈관내피성장인자 3)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VEGF) 신호 전달이 불충분해져 혈관 퇴화를 유발 할 수 있으며, 이는 조직 기능 저하와 관련된 다양한 노화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나아가 고 단장은 혈관내피세포가 암, 당뇨, 비만, 치매 등 다양한 만성질환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며, 혈관내피세포의 기능 장애가 이러한 질환들의 진행을 가속할 수 있음을 밝혔다. 또한,
혈관내피세포 연구를 통한 새로운 치료 접근법이 필요함을 역설 하며, 임상에 응용 가능한 분야로 재생 의학, 재활 의학, 혈관 노화 예방 및 회복 분야를 제시 했다.
고규영 단장은 “과거 혈관 연구는 심혈관 생물학, 종양학, 노화 연구 등의 개별적인 분야로 분절돼 다뤄지며, 통합된 접근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라며, “이번 논문은 혈관을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으로
인식하는 ‘혈관과학(Angioscience)’ 개념을 강화 하고, 이를 통해 전신 건강과 질병, 노화의 핵심적인 메커니즘으로서 혈관의 역할을 재조명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현대의 발전된 기법들을 이용한 최신 연구들에서 혈관내피세포의 역할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라며, “최신 연구 결과들을 총망라해 재정립함으로써 혈관과 관련된 다양한 질병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라고 전했다.
혈관 연구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이번 종설 논문은 생물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지 셀 (Cell, IF 45.5)에 9월 6일 온라인 게재 됐다.
그림 설명
[그림 1] 혈관내피세포의 특성
혈관내피세포는 혈관의 형성과 유지, 혈압 조절, 응고 조절 등의 기본적인 역할뿐만 아니라, 장기와 대사 기능을 지시하고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림 2] 혈관 연구의 응용 분야
혈관 연구는 A) 재생 의학, B) 예방 의학, C) 노화 연구에서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A) 재생 의학은 인간의 세포와 조직, 장기를 대체하거나 재생시켜 원래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복원시키는 의학분야로 조직이 일정 크기를 넘어 제 기능을 하기 위해 혈관 공급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미세혈관 조직 공학의 발전이 필수이며, 특히 재프로그래밍된 혈관내피세포를 활용하는 연구가 중요하다.
B) 넓은 표면적을 갖는 혈관의 특성상 혈관내피세포의 전사체 변화를 잘 감지할 수 있어 혈관내피는 전신 건강의 지표로 활용될 수 있으며, 특정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의 개발도 가능하다.
C) 미세혈관에서 발생하는 혈관 퇴화는 노화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이며, 노화된 혈관내피세포는 인체의 여러 기관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하므로 노화의 예방과 회복을 위해 혈관내피세포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1) 종설(Review) 논문: 주로 학술지에서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를 초청해 최신 연구성과 및 결과물을 종합해 최신 동향을
정리하고, 연구방향을 제시하거나 해결해야할 과제 등을 제시하는 형태의 논문
2) 혈관 퇴화 (Vascular rarefaction): 조직 내의 모세혈관 분포가 적어지는 현상
3) 혈관내피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혈관의 형성과 신생을 자극하는 단백질
202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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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냅스 관찰·조절 기술 총망라한 연구 지침서 제작
시냅스 관찰·조절 기술 총망라한 연구 지침서 제작
-뇌의 비밀을 밝히는‘시냅스 관찰·조절 기술’의 표준과 연구 가이드라인 제시-
기초과학연구원 (IBS, 원장 노도영)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강봉균 단장, 이상규 연구위원, 비노드 티말시나 (Binod Timalsina) 박사후연구원은 뇌 시냅스(Synapse) 관찰 및 조절 기술들을 집대성한 ‘시냅스 연구 종합지침서’를 발표 했다. 시냅스는 뇌 기능 및 질환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만큼, 시냅스 분야를 비롯한 뇌 연구 전반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고, 감정, 기억을 관장하는 뇌의 놀라운 능력은 약 860억 개의 신경세포들이 정교하게 연결되어 정보를 주고받는 복잡한 네트워크에서 비롯된다. 이 소통의 핵심인 시냅스는 600조 개나 존재하지만 정확한 역할 및 구조는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뇌 속 시냅스의 위치와 특성을 분석하고 각 시냅스의 기능을 조절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최근 형광단백질 기술의 발전으로 시냅스의 미세 구조를 탐구할 수 있는 첨단 기술들이 개발됐다. 그러나 이 기술들은 작동 원리가 제각기 달라 각 연구 목적에 맞는 정보를 얻기 위한 최적의 기술 선택에 어려움이 있었다. 시냅스 관찰과 조절을 동시에 할 수 없다는 한계도 있었다.
연구팀은 현존하는 주요 시냅스 관찰 기법을 원리와 특징에 따라 3가지로 분류 (△시냅스 연결 기반 신경세포 표지 기술, △시냅스 내 분자 선택적 표지 기술, △전시냅스와 후시냅스 접촉면 표지 기술)하여, 각 기술의 장점과 한계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발전 가능성을 진단 하였다. 나아가 시냅스의 기능을 빛으로 조절할 수 있는 최신 광유전학 기술들을 소개하며 시냅스 관찰과 조절 연구 분야 간 시너지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요컨대 시냅스 관찰·조절 기술의 표준을 마련하고 발전 방향을 제시 한 것이다.
연구팀은 시냅스 연구의 선두주자로서, 혁신적 기술들을 개발하여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학습-기억 연구 분야 세계적 석학인 강봉균 단장은 특정 기억과 연관된 시냅스(Engram synapse)를 분석할 수 있는 ‘듀얼-이그라스프(dual-eGRASP)’기술을 개발(Science, 2018)함에 이어, 기억 형성-유지-소멸 과정에서 시냅스의 역할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상규 연구위원은 시냅스의 역동적 변화를 살아있는 동물의 뇌에서 실시간 관찰할 수 있는 ‘시냅샷(SynapShot)’기술을 개발했다(Nature Methods, 2024). 연구진은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기존 기술들의 장점을 융합하고 단점은 보완한 차세대 시냅스 분자기술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교신저자인 강봉균 단장은 “시냅스 기능과 관련 질환의 미스터리를 풀어내는 연구 발전에 기여하길 바란다”며 “시냅스의 구조와 기능을 관찰하는 동시에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올인원(all-in-one)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 전했다.
이상규 연구위원은 “앞으로 우리나라가 시냅스 관찰 및 조절 연구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뇌과학 총설 분야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리뷰 뉴로사이언스 (Nature Reviews Neuroscience, IF 37.4)’ 8월호에 게재 됐다.
그림 설명
[그림] 빛을 이용한 시냅스 관찰 및 조절 기법
현재까지 개발된 시냅스 관찰 기술은 세 가지(a-c) 주요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다.
a) 시냅스 연결 기반 신경세포 표지 기술
: 이 방법은 서로 연결된 신경세포들을 형광단백질로 표지한다. 시냅스를 형성하는 두 신경세포가 각각 다른 색으로 표지되어, 어떤 세포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b) 시냅스 내 분자 선택적 표지 기술
: 시냅스 내부의 특정 단백질이나 구조물만을 선택적으로 형광 표지한다. 이를 통해 시냅스의 미세 구조와 구성 요소, 활성도 등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c) 전시냅스(pre-synapse)와 후시냅스(post-synapse) 접촉면 표지 기술
: 신경세포 간 정보 전달이 일어나는 시냅스의 정확한 위치를 표지한다. 전달하는 쪽(전시냅스)과 받는 쪽(후시냅스)의 접촉 지점이 밝게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시냅스 표지 기술과 광유전학 기술을 적절히 융합하게 되면 특정 시냅스의 기능을 조절할 수도 있다.
d) 선택적 시냅스 기능 조절 기술
: 광유전학 기술을 활용하여 특정 시냅스의 활성을 조절한다. 빛을 이용해 시냅스 기능을 조절하여, 특정 시냅스의 기능을 실시간으로 제어하고 그 영향을 관찰할 수 있다.
202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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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햅틱 디스플레이로 가상현실에 촉감을 입히다
투명 햅틱 디스플레이로 가상현실에 촉감을 입히다
- 압력 센서와 결합해 사용자별 일관된 가상 촉각을 구현하는 기술 개발 -
- 촉각 구현 기술로 털부터 유리까지 다양한 실제 질감 완벽 구현 -
모든 사용자가 동일한 촉감을 경험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용 가상 촉각 구현 기술이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 (IBS, 원장 노도영) 나노의학 연구단 박장웅 연구위원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정현호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압력 센서를 전기 촉각 디바이스에 결합해 디스플레이에서 일관된 촉각을 구현 하고, 뇌파를 기반으로 촉각 정보를 분류해 9가지 이상의 다양한 촉감을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 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의 기술에서 사용자와 기술 간 밀접한 상호작용이 중요해지면서, 가상 세계와 현실을 연결해 몰입감 있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가상 촉각 구현 기술이 등장했다. 그중 물리적 자극을 사용하는 진동 촉각 기술은 진동 액추에이터가 불투명해 디스플레이 위로 배열되다 보니 촉각을 직접 전달할 수 없었다. 이에 전기 자극을 이용해 인공적으로 촉각을 만드는 전기 촉각 기술이 차세대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우리가 촉각을 느낄 때 피부에 분포된 촉각 감각 세포는 촉각 정보를 전기 신호로 변환해 뇌에 전달한다. 이 촉각 정보를 담은 전기 신호를 인위적으로 발생시키는 것이 전기 촉각 기술의 원리이다. 하지만 기존 전기 촉각 디바이스는 저항이 높아 많은 전류가 필요하다 보니 안전성에 문제 가 있었다. 게다가 사용자마다 디바이스를 누르는 힘이 달라 접촉 상태가 불안정해지면, 같은 전기 자극에도 느껴지는 촉감이 달라질 수 있어 일정한 촉감을 구현하기 어려웠다. 또한, 촉각이라는 주관적인 정보를 표준화할 수 없어 상용화에 한계 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고자 연구진은 압력 보정이 가능한 ‘투명 간섭 전기 촉각 디바이스’를 제작 했다. 디바이스는 전기 촉각을 구현하는 전극 부분과 손가락의 압력을 보정하는 압력 센서로 이뤄졌다. 우선, 투명도를 유지하고 전극의 저항을 낮추기 위해 인듐-주석 산화물 1) 기반의 전극 위에 백금 나노입자를 도금했다. 그 결과, 전극의 저항을 5배 이상 낮춰 안전성을 확보했고, 약 90%의 높은 투과율 을 보였다. 또한, 압력 센서를 통합시켜 손가락의 압력을 측정 및 보정해 일관된 전기 촉각을 구현 해 냈다.
더 나아가 특정 촉감을 실제로 구현하고자 촉각을 표준화할 수 있는 체성감각 유발전위 2) (Somatosensory Evoked Potential) 검사를 진행 했다. 전기 촉각의 전류 밀도와 진동수가 변화할 때 사용자의 뇌 신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분석해 촉각을 분류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연구진은 털부터 유리까지 총 9가지 이상의 다양한 전기 촉각을 구현 해 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전기 촉각 기술에 간섭 현상을 도입했다는 점 이다. 간섭 현상은 두 개의 전자기장이 중첩됐을 때 진동수와 진폭이 변화하는 현상인데, 기존보다 30% 낮은 전류만으로도 동일한 촉감 강도를 구현 했고 자극 위치를 더 세밀하게 제어해 촉각 해상도를 32% 향상 했다. 이는 테슬라 슈트(Teslasuit)를 포함한 기존 전기 촉각 기술 중 최고 수준의 촉각 해상도로, 디스플레이 분야뿐만 아니라 VR, AR 기술 혁신으로의 가능성을 열었다. 실제로, 개발된 기술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와 결합돼 동영상 속 물체에 대한 가상 촉각을 구현하는 데도 성공 했다.
연구를 이끈 박장웅 연구위원은 “전기 촉각 기술을 통해 디스플레이의 시각 정보와 일치하는 촉각 정보를 통합해 사용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간섭 자극을 기반으로 한 전기 촉각 기술이 다양한 AR, VR, 스마트 기기 등에서 사용자와 기기 간 상호작용을 더욱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 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9월 3일(한국시간) 게재됐다.
그림 설명
[그림 1] 차세대 전기 촉각 구현 기술 디지털 미디어에서 시청각을 넘어 다양한 감각을 재현하기 위해 사용되는 가상 촉각 구현 기술. VR, AR, 여러 스마트 기기와 차량용 인터페이스까지 다양한 디스플레이와 대응돼 현실감을 상승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Image from: CIRRUS LOGIC)
[그림 2] 압력에 따른 촉각 변화
압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전기 촉각 기술. 손가락 압력이 강해질수록 접촉면이 넓어지고 수용체와의 거리(d1→d2)가 좁아져, 같은 자극에도 느끼는 강도가 다를 수 있어 기존 전기 촉각 기술은 일관된 촉각 정보를 전달하기 어려웠다.
[그림 3] 압력 보정이 가능한 투명 간섭 전기 촉각 디바이스
압력 보정이 가능한 투명 간섭 전기 촉각 디바이스의 실제 사진. 모두 투명한 재료로 구성돼 약 90%의 투과율을 가져 디스플레이에 적용이 가능하다.
[그림 4] 압력 보정을 통한 일관된 전기 촉각 구현 압력 보정이 됐을 때와 되지 않았을 때 전류 밀도에 따른 전기 촉각 강도의 변화. 압력 보정이 되지 않았을 때는 사용자마다 느껴지는 촉각의 경향성이 없으나, 압력이 같게 보정될 때는 촉각의 변화가 일관성 있게 나타났다. 손가락 압력이 강할 때는 낮은 전류에도 높은 강도의 촉각을 느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5] 디스플레이와 통합된 디바이스 응용 방안 투명 디스플레이와 디바이스가 통합돼 동영상 속 물체에 대한 촉각 정보 전달. 디바이스가 작동하면 압력 센싱과 동시에 동영상에 맞는 촉각 정보가 전달되고, 사용자는 눈을 가린 상태로도 손끝에서 구현된 가상 전기 촉각을 통해 공이 굴러가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
[그림 6] 간섭 촉각 전기 자극으로 인한 고해상도 촉각 구현 (위) 전류와 전류를 간섭시켜 생성된 간섭파(Interference wave)를 통한 전기 촉각 기술 원리 및 자극 위치. 간섭 자극을 통해 진폭이 낮은 전류를 진폭이 높은 전기장으로 생성해 낼 수 있으며, 전극이 없는 위치에서도 자극할 수 있다.
(아래) 전기 촉각 디바이스 배열로 구현할 수 있는 고해상도의 불꽃 모양 구현 방식. 간섭 자극과 일반 자극을 선택적으로 배열해 불꽃과 같은 복잡한 모양도 손끝에서 구현할 수 있다.
1) 인듐-주석 산화물: 산화 인듐과 산화주석을 혼합해 만들어진 재료. 높은 전기전도와 광학적 투명성을 동시에 가져 디스플레이용 투명전극으로 활용된다.
2) 체성감각 유발전위: 손이나 발에 자극이 가해졌을 때 활성화된 체성감각에 의해 뇌의 감각피질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
202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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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포 청소부, 뇌 속 별세포가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 가능성 높인다
새로운 세포 청소부, 뇌 속 별세포가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 가능성 높인다
- 별세포의 자가포식 작용, 치매 원인 물질 제거 및 뇌 기능 회복 가능성 높여 -
- 비신경세포인 별세포를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의 표적으로 제시 -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단장 연구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질환극복연구단 류훈 박사 연구팀, 보스톤 의대 이정희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별세포(Astrocyte)를 활용해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새로운 치료 표적을 제시했다. 공동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뇌 속 비신경세포인 별세포의 자가포식(Autophagy, 오토파지) 작용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뇌 속에서 아밀로이드 베타(Aβ) 올리고머 독성 단백질을 제거하고 기억력과 인지 능력을 회복하는 것을 밝혔다.
노인성 치매의 대표적인 사례로 알려진 알츠하이머 치매는 아밀로이드 베타(Aβ)와 같은 독성 단백질이 뇌 안에서 비정상적으로 응집 및 축적되면서 염증 반응과 신경세포의 손상을 유발해 나타나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별세포가 신경세포 주변의 독성 단백질을 제거하는 것에 주목했으나 그 과정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오토파지란 세포 스스로(Auto)가 잡아먹는(Phagy) ‘자가포식’ 과정이다. 연구팀이 세포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별세포의 자가포식 작용에 주목한 결과,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독성 단백질 축적이나 뇌 염증 반응 발생 시 별세포가 자가포식 작용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유도해 대응하고 있음을 관찰했다. 이를 바탕으로 별세포에만 선택적으로 발현하는 자가포식 유전자를 알츠하이머가 유도된 쥐의 뇌에 주입해 손상된 신경세포가 회복되는 과정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별세포의 자가포식 작용이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백질 덩어리를 줄이며 동시에 기억력과 인지 기능을 함께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특히, 뇌의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 부위에서 자가포식 조절 유전자 발현이 증가할 경우, 뇌 조직 내 병리 현상이 줄어드는 사실도 확인했다. 무엇보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주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Aβ) 올리고머 독성 단백질 제거에 별세포의 자가포식 기능이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함으로써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을 위해 진행된 신경세포 중심 접근법에서 벗어나 비신경세포인 별세포를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의 표적으로 제시한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연구진은 별세포의 자가포식 기능을 강화해 치매 증상을 예방하거나 완화할 수 있는 약물을 탐색하고 이에 대한 전임상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Molecular Neurodegeneration」 (IF 14.9, JCR 분야 2.1%)에 최신 호에 게재됐다.
그림 설명
[그림1] 별세포(성상 교세포)의 자가포식 관련 유전자의 조절은 알츠하이머 치매환자의 뇌안에서 아밀로이드 베타(Aβ)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데 작용하는 중요한 기전임을 증명함.
[그림2] 치매 환자 뇌조직에서 별세포 특이적으로 자가포식 유전자의 발현의 증가 양상을 확인함.
202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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