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력 발전소에서 찾는 암흑물질, 우주의 비밀 밝힌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찾는 암흑물질, 우주의 비밀 밝힌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찾는 암흑물질, 우주의 비밀 밝힌다 - IBS 주도‘네온(NEON)’실험, 한빛 원전서 성공적으로 구현 - - 세계 최고 수준의 초경량 암흑물질 탐색 민감도 달성 - 우주의 숨겨진 비밀, 암흑물질의 탐색을 위한 새로운 시도가 성공적인 첫걸음을 뗐다. 기초과학연구원 (IBS, 원장 노도영) 지하실험 연구단 (단장 김영덕)이 이끄는 국내 공동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상용 원자로를 활용해 가벼운 암흑물질을 직접 탐색하는 네온(NEON) 실험을 구현 했다. 이번 실험을 통해 기존 가속기 실험이나 천문학적 관측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초경량 암흑물질을 탐색할 새로운 가능성 을 열었다. 암흑물질은 우주의 질량·에너지 구성에서 약 27%를 차지 하며, 천문학적 관측으로 그 존재가 강력히 제시됐다. 그러나 지금까지 암흑물질의 성질이나 상호작용을 직접적으로 관찰한 사례는 없다. 기존 암흑물질 탐색 연구는 약하게 상호작용하는 무거운 입자, 윔프 1) (WIMP)를 중심 으로 이루어졌지만, 윔프에 대한 실험적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가벼운 암흑물질 2) (Light Dark Matter)과 암흑광자(Dark Photon) 같은 대안적인 후보가 주목 받고 있다. 네온(NEON) 3) 실험 은 1-1,000 keV/c2(킬로전자볼트/광속제곱)의 초경량 영역의 암흑물질 탐구를 위해 설계 된 독창적인 실험이다. 기존 가속기 기반 실험은 주로 윔프와 같은 무거운 입자의 탐색에 집중되어 있으며, 천문학적 관측은 암흑물질의 중력적 영향을 간접적으로 연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가벼운 암흑물질을 직접 탐색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더욱이, 가벼운 암흑물질은 다른 물질과의 상호작용이 약해 자연 배경 방사선에 신호가 묻히기 쉽다. 배경 방사선을 최소화하고 정밀한 실험 설계가 필요한 이유다. 이번 실험은 전남 영광군에 있는 한빛 원자력본부 제3발전소 에서 이뤄졌다. 연구팀은 2.8 기가와트(GW) 열출력의 원자로에서 약 23.7미터 떨어진 지점에 탈륨 도핑 요오드화나트륨 섬광 검출기 4) (NaI(Tl) 검출기)를 설치 했다. 검출기는 배경 방사선을 최소화하도록 액체 섬광체, 납, 폴리에틸렌으로 구성된 다층 차폐 구조를 갖췄다. 이후 1년 4개월의 기간 동안 암흑물질 신호 데이터를 수집 했으며, 원자로의 가동 기간 데이터와 정지 기간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여 신호 데이터의 신뢰도를 높였다. 그 결과, 연구팀은 1-10 keV(킬로전자볼트)의 에너지 범위의 미세한 신호를 정밀히 분석하는 데 성공 했다. 이번 실험은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고에너지 광자가 암흑광자를 매개로 가벼운 암흑물질을 생성하고, 이 암흑물질이 전자와 상호작용할 가능성을 실험으로 직접 탐색한 세계 최초의 연구 다. 핵분열 과정에서 방출된 고에너지 광자가 전자와 상호작용하여 암흑광자가 생성될 수 있으며, 이 암흑광자는 가벼운 암흑물질로 붕괴할 수 있다는 이론적 제안이 있었으나, 실험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던 과정이 실제로 구현된 것이다. 특히, 암흑물질 신호와 배경 잡음을 구별하는 독창적 알고리즘을 데이터 분석에 도입해 신호 해석 능력을 크게 향상 시켰다. 이 덕분에 100 keV/c2의 가벼운 암흑물질 탐색에 대해 기존 원자로 기반 실험(대만 TEXONO)을 바탕으로 한 이론 연구 대비 약 1,000배 더 높은 탐색 감도를 기록해, 세계 최고 수준의 실험적 민감도를 달성 했다. 이로써 기존 실험이 탐색하지 못했던 질량 영역까지 개척해 나가며 암흑물질 탐색 연구의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했다. 실험을 이끈 이현수 부연구단장은 “원자로를 암흑물질의 생성 원천으로 활용한 혁신적인 방법으로 매우 가벼운 암흑물질을 탐색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라며, “이번 연구는 기존 암흑물질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고, 우주 형성의 비밀을 풀어가는 데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한빛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하고 신뢰성 높은 환경은 연구 수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라며, “한빛 원자력 발전소의 지원에 무한한 감사를 표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팀은 향후 실험에서 신호 데이터 수집량을 2배 이상으로 늘리고, 보다 정밀한 분석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더 낮은 에너지 임곗값을 달성해 더 넓은 질량 범위로 탐구 영역을 확장해 갈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물리학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 (Physical Review Letters)에 지난 1월 14일 게재 됐다. 그림 설명 [그림 1] NEON 검출기 모식도 NEON 실험의 검출기 모식도를 나타낸 그림이다. NEON 실험은 한빛 원자력 발전소 6호기 경내 텐던 갤러리에 설치되었으며, 원자로에서 23.7미터 거리에 위치한다. 검출기는 외부 배경 방사선을 차단하기 위해 액체 섬광체, 납, 폴리에틸렌으로 구성된 다층 차폐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이를 통해 높은 효율로 가벼운 암흑물질 탐색을 수행할 수 있었다. [그림 2] NEON 실험 암흑물질 탐색 결과 NEON 실험은 원자로 데이터를 분석하여 1 keV/c²에서 1 MeV/c²에 이르는 낮은 질량 암흑물질에 대한 새로운 배제 한계를 제시하였다. 이전 실험 결과와 비교할 때 대부분의 질량 영역에서 세계 최고의 결과를 달성하였으며, 특히 100 keV/c²에서 기존 결과보다 약 1,000배 낮은 한계 범위를 설정하였다. 기존의 직접 탐색 실험에서는 질량이 100 keV/c² 이하인 암흑물질에 대한 탐색 한계를 설정하지 못했으나, NEON 실험은 세계 최초로 이 질량 범위에 대한 한계를 제시하며 암흑물질 탐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1) 윔프(Weakly Interacting Massive Particle, WIMP) : 암흑물질의 주요 후보로, 전자기적 상호작용 없이 중력과 약한 핵력을 통해 물질과 상호작용하는 가설적 입자. 故이휘소 박사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스티브 와인버그와 함께 제안했다. 2) 가벼운 암흑물질(Light Dark Matter, LDM) : 윔프 보다 질량이 훨신 작은 암흑물질 후보로, 암흑광자(Dark Photon)와 같은 새로운 매개입자를 통해 표준 모형의 입자와 상호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3) 네온(Neutrino Elastic Scattering Observation with Na(Tl), NEON)은 기초과학연구원, 서울대학교, 중앙대학교, 한국원자력연구원, 국가연구소대학교(UST) 연구진이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4) 탈륨 도핑 요오드화나트륨 섬광 검출기(Thallium-doped Sodium Iodide Scintillation Detector, NaI(Tl) 검출기) : 요오드화 나트륨(NaI)을 탈륨(Tl)으로 활성화한 결정형 방사선 검출기로, 방사선 에너지를 가시광선으로 변환해 전기 신호로 측정한다. 저에너지 방사선 탐지에 높은 효율과 감도를 갖는다. 2025.02.06
  • 60년 만에 풀린 이론··· 세계 최초 1차원 양자 금속 구현 60년 만에 풀린 이론··· 세계 최초 1차원 양자 금속 구현 60년 만에 풀린 이론··· 세계 최초 1차원 양자 금속 구현 - 이황화몰리브덴 활용해 60년 전 제시된‘루팅거 액체 이론’ 최초 실험 증명 - - IBS 반데르발스 양자 물질 연구단, 대규모 양자 소자 기술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 열 것 - 기초과학연구원 (IBS, 원장 노도영) 반데르발스 양자 물질 연구단 조문호 단장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과 하버드 대학 박홍근(Hongkun Park) 교수 공동 연구팀 은 60년 전 제시된 ‘루팅거 액체 이론(Luttinger liquid theory)’ 1) 을 최초로 실험 증명 해냈다.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정도의 폭을 가진 1차원 양자 금속을 구현하는 것에 세계 최초 성공 했으며, 그 안에서 강한 전자 상호작용으로 유발되는 독특한 전자 수송 현상을 밝혔다. 좁은 골목길을 여러 차량이 일렬로 줄지어 통과하는 경우를 상상해보면, 뒤차는 앞차를 앞질러 갈 수 없고 서로 간의 안전거리를 두며 서행해야 한다. 이와 유사한 상황이 1차원 금속 내의 전자 에게도 발생한다. 3차원이나 2차원 공간의 자유 전자들과는 달리 1차원 공간에 속박된 전자들은 인접하여 서로에게 강한 상호작용을 유발 한다. 전자들의 이러한 거동은‘루팅거 액체 이론(Luttinger liquid theory)’으로 설명 된다. 하지만 이 이론은 실험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실체적 물질이 부재한 탓에 오랜 시간 동안 관련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IBS 연구팀은 이황화몰리브덴(MoS2) 2) 의 독특한 구조를 활용해 1차원 금속 구현에 성공했다. 이황화몰리브덴은 얇은 층이 겹겹이 쌓이는 구조를 가지며, 두 결정이 만나 형성되는 경계(결정립계)는 폭이 0.4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에 불과하다. 이러한 결정립계의 종류 중 하나인 거울 쌍정 경계는 독특하게도 금속성을 나타내는 성질이 있어, 연구진은 이에 영감을 얻었다. 사파이어 기판 위에 이황화몰리브덴을 성장시켜, 의도적으로 이황화몰리브덴 거울 쌍정 경계를 수십 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길이까지 구현하는 것에 성공 했다. 이어, 이 경계 가 전자를 수송하는 역할을 하는 소자를 제작해 극저온에서부터 실온까지‘루팅거 액체 이론’을 따르는 안정적인 1차원 전자계임 을 확인했다. 이는 대규모 양자 소자 기술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더하여, 경계 내의 점결함 3) 이 전자 수송 현상에 미치는 영향을 밝혔다. 점결함의 밀도가 높아질수록, 마치 교통체증이 발생하듯 전자의 이동 속도가 줄어들고 전자 간 상호작용이 더욱 강해지는 것 을 확인했다. 이는, 전자 수송 현상이 전자 간 상호작용 세기와 반비례함을 알 수 있다. 조문호 연구단장은 “이상적인 1차원 금속을 구현함으로써, 1차원 전자계의 근본적인 물리 특성을 규명할 수 있는 실험적 토대를 마련했다”라며 “이는 1차원 양자 전자 시스템 기반의 광범위한 학술 연구와 응용을 가능하게 하는 획기적인 성과이다. 이를 바탕으로 차세대 양자 소자와 전자기술 개발로 이어질 다양한 응용 가능성을 열어갈 것 ”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연구는 물리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에 1월 27일 게재됐다. 그림 설명 [그림1] 이상적인 1차원 양자 금속상인 이황화몰리브덴 거울 쌍정 경계 1차원 이황화몰리브덴 거울 쌍정 경계의 격자 구조를 묘사한 그림(상)과 거울 쌍정 경계 내에서 강한 상호작용을 갖는 전자의 거동을 나타내는 모식도(하) 1) 루팅거 액체 이론 (Luttinger Liquid Theory) : 1차원 전자계에서 전자 간 강한 상호작용을 통해 전도 특성이 나타내는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1차원 물질에서 전자의 흐름이 전통적인 금속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강조하며, 전자 상호작용이 물질의 전기적 특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제시한다. 2) 이황화몰리브덴 : 몰리브덴(Mo) 원자 하나에 황(S) 원자가 두 개 붙어 있는 층상 구조를 가지는 화합물로, 단일층에서 1.8 eV 정도의 밴드갭 에너지를 가진다. 3) 점결함 : 물질의 구조에서 원자나 이온이 결여된, 혹은 잘못 배열된 지점. 이는 물질의 전기적, 기계적 특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히 전자의 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25.02.04
  • 같은 영화를 보고 더 잘 기억하는 이유, ‘해마’로 밝혔다 같은 영화를 보고 더 잘 기억하는 이유, ‘해마’로 밝혔다 같은 영화를 보고 더 잘 기억하는 이유, ‘해마’로 밝혔다 - 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자기공명영상(fMRI) 활용해 해마의 기억 조율자 역할 규명 - - 기억 형성·회상에 대한 신경과학적 이해를 확장하는 중요 계기 마련 - 우리의 뇌는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을 때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받아들이며 기억을 형성한다. 특히, 등장인물의 이름, 관계 변화, 사건의 흐름 등을 통합적으로 기억해야 나중에 내용을 잘 회상할 수 있다. 이처럼 새로운 정보 처리, 기억 형성 그리고 회상과 같은 일련의 과정을 우리 뇌 속 해마 (hippocampus) 어떻게 통합적으로 조율하는지 비밀이 밝혀졌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심원목 참여교수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부교수)와 유승범 참여교수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조교수) 공동연구팀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functional MRI, fMRI) 1) 을 활용해 해마가 기억 형성과 회상에 관여하는 여러 인지 과정을 조율하는 메커니즘을 규명 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유튜브 웹드라마를 보여준 후, 자유롭게 줄거리를 회상하게 하면서 뇌 신호를 측정했다. 웹드라마는 대학생들의 연애와 우정 이야기를 다루며, 삼각관계와 이별 같은 다양한 갈등을 포함하고 있었다. 실험 결과, 새로운 정보가 적은 장면일수록 참가자들이 더 잘 기억하는 경향 이 나타났다. 이는 새로운 정보를 감지하는 과정과 기억 형성 과정이 연관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fMRI 데이터 분석 결과, 해마 는 영화 장면마다 새로운 정보 처리, 기억 형성 그리고 기억 회상 과정을 처리하며 이 일련의 과정을 조율하는 역할 을 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에 연구팀은, 해마의 조율 역할을 중심으로 fMRI 데이터를 분석 했다. 해마의 신경 신호를 분석해 각 인지 과정의 핵심 신경 신호 축인 ‘기억 형성 공간’, ‘기억 회상 공간’ , 그리고 ‘새로운 정보 처리 공간’ 을 추출하여 분석 했다. 이 공간들은 뇌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신경 신호를 단순화해 특정 기억 과정이나 정보 처리 과정을 설명하는 핵심 신호 축인 저차원 하위 공간(low-dimensional subspace)'을 의미 한다. 그 결과,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는 공간과 기억 형성 공간은 신경 활동이 특정 축을 따라 조율·정렬되는 방식으로 상호작용 하고 있었다. 여기서 ‘정렬’은 신경 신호 패턴이 서로 유사하게 배치되고 조화를 이루는 것 을 의미한다. 이는 해마가 새로운 정보를 처리한 뒤 이를 기억 형성과 통합하는 것을 돕는다는 점 을 보여줬다. 반면, 기억 회상 공간은 기억 형성 공간과만 정렬 되어 있었고,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는 공간과는 정렬되지 않음을 확인했다. 더하여, 새로운 정보 처리 공간과 기억 형성 공간의 정렬이 더 잘 이루어진 참가자일수록 이후 영화 내용을 더 잘 기억하는 경향 도 나타났다. 이는 해마가 기억을 형성할 때 신경 신호 패턴이 얼마나 잘 조율·정렬하는지가 기억력을 높이는 중요한 열쇠 라는 점을 보여준다. 유승범 참여교수는 “해마의 개별 인지 과정에서의 역할 뿐 아니라 여러 인지 과정을 조율하는 역할을 규명한 중요한 연구”라고 전했다. 심원목 참여교수는 “자연스러운 경험 속에서 뇌 활성화 패턴을 분석해 기억 형성과 회상 과정을 조율하는 해마의 메커니즘을 밝힌 혁신적 연구”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에 1월 14일 온라인 게재됐다. 그림 설명 [그림1] 기억 과정과 관련된 해마의 하위 공간 간 정렬 그림 A는 영화를 시청하는 참가자들의 해마 역학을 개괄적으로 나타낸 그림이다. 해마의 fMRI 데이터는 복셀 단위로 측정되며, 각 정보의 새로운 정도와 기억 수행 점수를 이용해 관련된 하위 공간을 추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하나의 해마 역학 데이터에서 새로운 동시 등장 정보 처리, 새로운 관계 정보 처리, 기억 형성이라는 세 가지 하위 공간을 각각 추출 했다. 그림 B는 하위 공간 간의 정렬 정도를 보여주는 그래프이다. 분석 결과, 정보의 새로움을 처리하는 공간들은 기억 형성 공간과 정렬되어 있었지만, 기억 회상 공간과는 정렬되지 않았다. 통계적 검정을 위해 데이터를 섞어서 생성한 하위 공간 1,000개에 대한 정렬 정도를 계산하고(회색 점 데이터), 이를 실제 관찰된 하위 공간의 정렬 정도(빨간색 및 보라색 점 데이터)와 비교했다. 그림 C는 정보의 새로운 정도를 처리하는 공간과 기억 형성 공간 간의 정렬 정도가 기억 수행 점수와 어떻게 관련되는지 보여준다. 그래프의 각 점은 개별 참가자의 데이터로, 참가자 정보의 새로운 처리 공간과 기억 형성 공간이 더 정렬될수록 영화 내용에 대한 기억 수행 점수가 더 높았다. [그림2] 해마의 고유 성분과 하위 공간 성분의 비교 해마의 고유 성분과 추출된 하위 공간들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시각화한 그림이다. 가운데 세 개의 성분은 참가자들이 영화를 시청하거나 영화 내용을 자유롭게 회상할 때 해마의 신경 신호 데이터를 주성분 분석으로 차원 축소하여 얻은 주성분 이다. 선행 연구에서 제안된 대로, 해마의 세로축을 따라 세 가지 주성분이 나뉘는 구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주성분은 기억 형성 공간과 연관이 있었고, 세 번째 주성분은 정보의 새로움을 처리하는 공간과 연관이 있었다. 또한, 정보의 새로움을 처리하는 공간은 기억 형성 공간과 연관이 있었지만, 기억 회상 공간과는 연관이 없었다. 반면, 기억 형성 공간과 기억 회상 공간은 서로 연관이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이번 연구에서 추출한 신경 하위 공간들이 해마에 내재된 고유의 기능적 구조를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RI, fMRI) : 뇌 활동을 시각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비침습적 영상 기술이다. 이 기술은 뇌의 특정 영역에서 발생하는 혈류 변화를 측정하여, 해당 영역의 신경 활동을 간접적으로 추적한다. 2025.02.03
  •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 단백질 공학에서 해법 찾았다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 단백질 공학에서 해법 찾았다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 단백질 공학에서 해법 찾았다 - IBS-DGIST 공동연구팀, 헌팅턴병 치료하는 샤페론 단백질 개발 - - 단백질 공학 기반 변이 샤페론으로 헌팅턴병 원인 단백질의 응집 억제 효과 확인 - 2024년 노벨화학상이 단백질 구조 예측 및 설계 분야 혁신가들에게 주어지며 ‘단백질 공학’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단백질 공학은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을 바꾸거나 최적화 해 여러 분야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으며, 특히 질병 치료제 개발의 혁신을 이끌 열쇠 로 떠오르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 (IBS, 원장 노도영) 바이오분자 및 세포 구조 연구단 조현주 차세대연구리더 (Young Scientist Fellow, YSF) 연구팀은 김호민 前 단백질 커뮤니케이션 그룹 CI (Chief Investigator, 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 DGIST 뇌과학과 이성배 교수 연구팀과 함께 단백질 공학을 이용해 퇴행성 신경질환인 헌팅턴병에 효과적인 치료용 샤페론을 개발하고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 했다. 헌팅턴병 (Huntington’s disease)은 유전적 돌연변이에 의해 헌팅틴 단백질 유전자에 CAG 반복서열 1) 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발생 한다. CAG 반복서열의 증가는 헌팅틴 단백질의 급격한 응집을 유발해 독성 응집체를 형성하고, 신경세포 내에 축적되면서 세포 기능을 방해해 결국 신경세포 사멸을 초래한다. 보통 30~40대에 진행이 시작돼 비자발적이고 제어되지 않은 움직임, 발음장애, 연하곤란 2) , 인지장애 등의 증상 이 나타나며, 합병증이나 신체 기능의 저하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근본적 치료제를 찾지 못했으며, 증상 완화를 위한 약물 치료에 그치고 있다. 연구진은 세포 내 단백질 항상성 유지에 핵심인 ‘샤페론(Chaperone)’에 주목 했다. 샤페론은 세포 내에서 단백질이 3차원으로 올바로 접히도록 하고, 잘못 접힌 단백질의 응집을 방지해 단백질이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돕는다. 먼저, 연구진은 막단백질 샤페론 중 하나인 PEX19에 무작위 돌연변이를 유도 해 수십만 개의 변이 라이브러리를 제작했다. 그리고 이를 이용해 만든 변이체들을 효모 독성 기반 스크리닝 기법으로 선별해 헌팅틴 단백질의 독성을 억제하는 변이 샤페론 PEX19-FV를 개발 했다. PEX19-FV는 변형된 소수성 잔기 3) 를 통해 헌팅틴 단백질의 소수성 부위와 결합하고 헌팅틴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차단 했다. 이를 통해 헌팅틴 단백질의 응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독성 응집체 축적을 막았다. 이어 연구진은 동물 및 세포 실험을 통해 PEX19-FV의 효과를 확인했다. 헌팅틴 단백질이 과발현돼 신경 퇴행 증상을 보이는 초파리에 PEX19-FV를 발현 시키자, 시험관 벽을 기어오르는 능력이 약 2배 향상되며 운동 능력이 크게 개선 됐다. 또한, 초파리의 평균 생존율이 약 3배 증가 하는 놀라운 결과를 보였다. 나아가, 생쥐 뇌에서 추출한 신경세포를 배양해 헌팅틴 단백질과 함께 PEX19-FV를 발현시킨 결과, 약 80%에 달하던 신경세포의 심각한 구조적 손상이 5% 이하로 감소 하고, 신경세포의 사멸도 약 10배 줄어드는 효과 를 보였다. 연구를 이끈 조현주 YSF는 “이번 연구로 개발한 변이 샤페론은 헌팅틴 단백질의 응집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신경세포를 보호할 수 있다”라며, “기존 샤페론을 적절히 변형시켜 헌팅턴병뿐만 아니라 다양한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단백질 공학을 활용한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 개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라며, “이번 연구는 단백질 공학의 가능성을 확인한 대표적 사례”라고 덧붙였다. 김호민 前 CI는 “단백질 공학은 생명과학의 지평을 넓히고 혁신적 치료법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단백질 공학과 구조생물학, 신경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의 긴밀한 협업은 이를 더욱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 IF 14.7)’에 1월 17일 온라인 게재 됐다. 그림 설명 [그림1] 단백질 공학을 이용한 헌팅틴 독성 억제 변이 샤페론 스크리닝 무작위 돌연변이를 이용하여 샤페론 플라스미드 라이브러리 제작 후 효모 독성 기반 스크리닝 기법을 사용하여 헌팅틴 독성을 억제하는 변이 샤페론을 선별했다. [그림2] 다양한 헌팅턴병 모델에서 변이 샤페론의 효과 입증 PEX19-FV 변이 샤페론은 정제된 헌팅틴 단백질이나 세포 내에서 헌팅틴 단백질의 응집체 형성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였다. 또한 PEX19-FV는 헌팅틴 응집체 형성으로 인한 세포 독성을 억제하여 건강한 뉴런을 유지시키고, 헌팅틴 발현으로 저해된 초파리 운동 능력을 현저히 향상시켰다. [그림3] 변이 샤페론의 헌팅틴 응집체 형성 억제 메커니즘 규명 N17 도메인의 소수성 아미노산기들이 헌팅틴 응집체 형성을 가속화하여 신경세포 내에 거대한 헌팅틴 응집체를 축적하게 함으로써 세포가 사멸하게 된다. PEX19-FV 샤페론의 소수성 아미노산기 중 하나인 페닐알라닌기가 헌팅틴 N17 도메인과 결합, 응집체 형성을 억제하여 신경세포가 정상적으로 작용하도록 도와준다. 1) CAG 반복서열 : 시토신(Cytosine), 아데닌(Adenine), 구아닌(Guanine) 세 개의 염기가 반복되는 서열로, 정상 헌팅틴 유전자는 CAG 서열이 10~35회 반복되나, 돌연변이 유전자에서는 36회 이상 반복되며 병리학적 변화가 발생한다. 2) 연하곤란 : 음식, 액체 또는 침을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태로 삼키는 기능의 저하로 인한 통증, 기침, 질식 등 여러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3) 소수성 잔기 :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물과 잘 섞이지 않는 성질을 가진 부분으로, 주로 단백질의 내부에 위치해 안정성을 유지한다. 소수성 잔기는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과 응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25.01.20
  • DNA 복제 재개 조절하는 ‘스위치 단백질’ 찾았다 DNA 복제 재개 조절하는 ‘스위치 단백질’ 찾았다 DNA 복제 재개 조절하는 ‘스위치 단백질’ 찾았다 - 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 DNA 손상 우회에 관여하는 단백질 규명 - - 복제 재개 과정을 정교하게 조절해 유전체 항상성 유지에 필수 역할 수행 - 도로 복구가 이뤄질 때는 차량 통행을 제한하도록 표지만을 둔다. 우리 몸속 유전체도 장애가 발생하면 정상적인 복제가 재개될 때까지 손상 우회 신호를 보내고, 재개되면 신호를 중단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단장 명경재) 강석현 연구위원 연구팀은 DNA 손상 우회 신호의 종료를 정교하게 조절하는 단백질 을 ‘알파폴드 1) ’ 등을 통해 규명하고, 유전체 안정성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을 확인 했다. 활성 산소에 의한 스트레스로 염색체 복제 장애가 발생하면, 복구 단백질인 증식세포핵항원(PCNA)이 유비퀴틴 단백질(Ub)과 결합(Ub-PCNA)해 손상 우회 신호를 보낸다. 장애가 복구되면, 우회 신호를 끄고 정상적인 염색체 복제가 재개되며 이때 Ub-PCNA를 PCNA로 환원시키는 탈유비퀴틴화 과정이 일어난다.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은 선행 연구에서 암 억제 단백질로 알려진 ATAD5가 탈유비퀴틴화의 핵심 역할을 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이 어떻게 적절한 정도로 정교하게 조절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했다. 이에 IBS 연구팀은, 단백질체 분석과 단백질 구조 예측 인공지능(AI)인 ‘알파폴드’를 이용해 탈유비퀴틴화 과정에서 일종의 속도 조절 스위치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찾아냈다. ATAD5의 탈유비퀴틴화 효소 결합 부위 부근에 BAZ1B 단백질의 N-말단부위 구조체가 결합함을 확인했고 이를 통해, BAZ1B가 ATAD5와 탈유비퀴틴화 효소 간의 결합을 저해하여 탈유비퀴틴 속도를 조절함 을 밝혔다. 반면, BAZ1B와 결합하지 못한 ATAD5 돌연변이 세포 는 산화 스트레스 상황에서 Ub-PCNA의 탈유비퀴틴화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일어났다. 해당 세포는 Ub-PCNA의 양이 적고, 스트레스 상황에 훨씬 취약하여 높은 세포사멸률 을 보였다. 이로써 BAZ1B가 ATAD5와의 결합 상호작용을 통해 탈유비퀴틴화 정도를 정교하게 조절하고 이 조절이 유전체 항상성 유지에 필수 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강석현 IBS 연구위원은 “향후, 염색질 리모델링 활성 및 염색질의 구조가 염색체 복제나 손상 복구 과정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며 그 조절 과정이 손상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질병들과의 연관성을 탐색할 예정 이다.”라며 앞으로의 연구계획을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4.7)에 2024년 12월 3일 온라인 게재됐다. 그림 설명 [그림1] BAZ1B와 ATAD5 단백질에 의한 Ub-PCNA 탈유비퀴틴화 조절 PCNA의 유비퀴틴화는 손상 부위를 우회하는 데 필수적이다. ATAD5는 탈유비퀴틴화 효소와 함께 작용하여 손상 우회가 완료된 후 Ub-PCNA의 탈유비퀴틴화를 촉진함으로써 정상적인 DNA 복제 과정의 재개를 유도한다. BAZ1B는 ATAD5와 상호작용하여 Ub-PCNA의 탈유비퀴틴화가 지나치게 빠르게 일어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손상 우회 과정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조절한다. [그림 2] BAZ1B에 의한 Ub-PCNA 탈유비퀴틴화 조절 과정이 손상되면 유전체 불안정성이 초래된다. (위) BAZ1B 결합 돌연변이를 가진 ATAD5는 Ub-PCNA 탈유비퀴틴화 조절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Ub-PCNA가 지나치게 이른 시점에 탈유비퀴틴화된다. 이로 인해 손상 우회 과정이 중단되고 손상 부위에서 DNA 복제가 멈추게 된다. (아래) 그 결과, 염기성 COMET 분석법으로 확인된 single-stranded DNA gap이 증가하며, 이는 유전체 불안정성을 초래한다. 1) 알파폴드 : Google 딥마인드에서 만든 인공지능 기반 단백질 구조 예측 프로그램이다. 구글 딥마인드 CEO가 알파폴드를 개발한 공로로 2024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바 있다. 단백질의 구조가 아직 규명되지 않은 ATAD5나 BAZ1B와 같은 단백질들의 아미노산 서열을 입력하면, 기존에 구조가 알려진 단백질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입력한 단백질들의 삼차원 구조와 상호작용 부위를 예측한다. 2025.01.20
  • 교모세포종의 항암제 내성 극복할 단서 찾았다! 교모세포종의 항암제 내성 극복할 단서 찾았다! 교모세포종의 항암제 내성 극복할 단서 찾았다! - iBS·UNIST 연구진, 세포주 427개 전장 유전체 분석해 표적 유전자 발굴 - - 노화와 항암제 내성에 관여하는 특정 효소의 작용도 밝혀.. NAR 논문 게재 - 기초과학연구원(IBS)과 UNIST 연구진이 교모세포종의 항암제 내성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단서를 찾았다. 교모세포종은 환자 열 명 중 아홉 명이 5년 내 사망하는 악성 뇌종양으로, 현재 이 교모세포종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항암제는 테모졸로마이드 (TMZ) 하나뿐이다. UNST(총장 박종래) 의과학대학원 안톤 가트너 특훈(Anton Gartner) 교수(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 학연 연구위원) 팀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이세민 교수팀, 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APE1 등이 교모세포종의 항암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유망한 표적 유전자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해당 표적 유전자에 암호화된 단백질을 억제하는 약물과 TMZ를 병용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TMZ를 비롯한 세포독성 항암제는 세포 DNA에 손상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데, 암세포는 이에 대응해 DNA 손상을 스스로 복구하는 등 항암 치료를 어렵게 한다. 연구팀은 이 같은 DNA 복구 1) 경로와 세포의 TMZ 내성 간의 상관 관계를 알아내기 위해 19개의 DNA 손상 복구 경로에 관여하는 47개 단백질 유전자를 한 개 이상 불활성화 시킨 세포주를 제작한 뒤, 이들의 TMZ 민감성을 분석했다. 실험결과, 세포의 APE1 단백질 발현을 억제하면, MMR 유전자가 결핍된 TMZ 내성 세포라도 항암제 민감성이 개선됐다. MMR 유전자 결핍은 TMZ 내성 원인 중 하나다. 반면 MPG 단백질 발현 억제는 항암제 민감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APE1 단백질, MPG 단백질 모두 BER 복구 경로에 참여하는 단백질이지만 상반된 효과를 보인 것이다. 연구팀은 MPG 단백질 발현을 억제해도 항암제 내성이 개선되지 않은 이유를 세포가 TLS라는 대체 복구 경로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TLS 경로에 관여하는 단백질 유전자도 항암제 내성 억제의 표적이 될 수 있으며, 이 부분에 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항암제 내성과 노화 간의 관계도 새롭게 드러났다. 노화로 축적된다고 알려진 DNA 돌연변이 패턴 2) 이 TMZ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세포에 축적된 DNA 돌연변이 패턴과 유사했다. 이는 TLS 중합 효소의 하나인 TLS 중합 효소 제타가 노화와 TMZ 내성 세포 모두에서 돌연변이를 축적하는 원인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공동연구팀은 “DNA 복구 과정의 취약성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 노화 예방과 같은 정밀 의학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의 드미트리 이바노프(Dmitry Ivanov) 연구위원이 공동 교신저자로,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황태주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에 12월 5일 자로 게재됐으며,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 기초과학연구원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논문명: Comprehensive whole-genome sequencing reveals origins of mutational signatures associated with aging, mismatch repair deficiency and temozolomide chemotherapy ) 그림 설명 그림1. 실험 설계도. DNA 복구 경로와 관련된 단백질 유전자를 하나 이상 결핍시킨 세포주를 제작하고, 이를 세포주를 무처리, 저농도 TMZ 처리, 고농도 TMZ를 하여, 전장 유전체 분석을 실시함. 그림2 BER 복구 비활성화를 통한 테모졸로마이드 약물 내성 극복 기전. BER 복구에 참여하는 APE1 단백질 유전자와 XRCC1 단백질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면 항암제 민감성을 회복한다. 반면 MPG 단백질 유전자 발현 억제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림3. 노화 관련 돌연변이 패턴(signature)의 원인이 중합 효소 제타(zeta)임을 보여주는 분석 결과 그림4. 연구 방법론을 형상화한 그림. 다양한 DNA 손상 복구 기전을 양파 껍질 까듯 순차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을 통해 항암제 내성이 남긴 돌연변이 패턴을 분석했음을 설명한다. 양파 잎에 그려진 그래프는 돌연변이 패턴을 분석 결과다. 1) DNA 복구(DNA Repair) : 세포 유전체를 구성하는 DNA의 손상을 확인하고 이를 교정하는 과정을 말한다. 세포에는 다양한 DNA 복구 경로가 있다. 2) 돌연변이 패턴 (Mutation Signature) : DNA에 발생한 손상과 이를 복구 하는 과정에서 DNA에 발생하는 염기서열 변이 등을 말한다. 인간 DNA에는 약 32억개의 염기들의 배열이 있으며, 각 염기가 정해진 염기와 짝을 이루고 있다. 2024.12.26
  • 리튬, 자폐 스펙트럼 장애 치료의 새로운 열쇠 될까 리튬, 자폐 스펙트럼 장애 치료의 새로운 열쇠 될까 리튬, 자폐 스펙트럼 장애 치료의 새로운 열쇠 될까 - IBS 연구진, Dyrk1a 유전자 결손에 의한 신경·행동 이상 메커니즘 규명 - - 신생아 생쥐에 모유 수유로 리튬 전달…성체 시기까지 뇌 구조·기능 복구 효과 확인 -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쓰이는 리튬(Lithium)은 의학 분야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용돼 온 양극성 장애 1) 치료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리튬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치료에도 효과적일 수 있음이 밝혀졌다. 기초과학연구원 (IBS, 원장 노도영)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김은준 단장 (KAIST 생명과학과 석좌교수) 연구팀은 자폐 유발 유전자로 알려진 Dyrk1a 유전자 결손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증상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규명 하고, 리튬이 신경 손상을 회복시켜 행동 이상을 정상화할 수 있음 을 밝혔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s, 이하 자폐증)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어려움, 반복적인 행동의 증가뿐만 아니라 지적 장애, 불안 장애, 과잉 행동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자폐증 발병에는 유전적 요인이 약 80%를 차지 한다고 알려졌지만, 관련 유전자가 1,000여 개에 달할 정도로 다양해 명확한 발병 기전을 찾기 어렵다. 다운증후군의 원인 유전자로도 알려진 Dyrk1a 유전자는 높은 빈도로 자폐증을 유발 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언어발달 장애, 지적 장애, 소두증(작은머리증)을 동반 하는데, 이러한 증상을 통칭해 ‘Dyrk1a 증후군’ 이라 한다. 다른 자폐증과 마찬가지로 Dyrk1a 증후군 역시 아직 명확한 치료법을 찾지 못했다. 연구진은 Dyrk1a 유전자가 결손된 생쥐를 이용 해 유전자 결손에 따른 신경세포의 구조와 흥분성, 시냅스 기능, 뇌 크기 등의 변화를 다각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Dyrk1a 유전자 결손은 시냅스의 밀도와 흥분성 시냅스의 기능을 감소 시켰고, 신경세포 가지 구조를 축소시키는 등 뇌 구조와 기능에 심각한 변화를 초래 했다. 또한, 세포 발달과 기능을 제어하는 mTOR 신호전달 2) 경로를 억제해 뇌 성장과 신경세포 발달이 저하돼 소두증 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기억력 손상, 의사소통 장애, 사회적 상호작용의 감소와 같은 자폐증과 유사한 증상이 관찰 됐다. 가령, 어미와 분리된 새끼 생쥐는 불안 행동이 크게 늘며 어미를 더 빈번히 찾았고, 수컷 생쥐는 구애 행동의 빈도와 복잡성이 줄어드는 등 사회적 상호작용 감소가 확연히 드러났다. 이어 연구진은 mTOR 경로의 활성을 높이는 리튬을 생쥐의 유년기 동안 투여해 효과를 확인 했다. 신생아 생쥐에게는 모유를 통해, 젖을 뗀 후에는 음용수에 혼합해 리튬을 투여하고 성체 시기까지의 경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신경전달과 신경세포의 구조, 자폐적 행동 증상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었을 뿐만 아니라 소두증도 치료 되는 놀라운 결과를 보였다. 무엇보다 유년기 단기간의 리튬 투여 효과가 성체 시기까지 지속 됐는데, 이는 리튬의 효과가 신경학적 문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뇌의 장기적인 구조적·기능적 복구를 가능 하게 함을 보여준다. 공동 제1저자인 노준엽 선임연구원은 “Dyrk1a 유전자가 망가지면 마치 뇌 속 도로망 일부가 과도하게 혼잡하거나 연결이 끊겨 교통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을 초래한다”라며, “ 리튬은 신경 연결 및 시냅스 기능의 불균형을 조절하고, 뇌의 신호 전달 체계를 안정 시켜 뇌 속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라고 설명했다. 교신저자인 김은준 단장은 “유년기 단기간의 리튬 투여 효과가 성체 시기까지 지속된 것은, 자폐증을 조기 진단한 후 단기적 약물 치료를 통해 자폐증을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고무적인 결과 ”라고 강조했다. 또한, “리튬은 양극성 장애 등 다양한 정신과적 장애 치료에 광범위하게 사용돼 그 효과와 안정성에 대한 임상 경험이 풍부하다”라며, 환자의 다양한 유전적 특성과 상태를 고려해 개인화된 최적의 치료 전략 개발을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 하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정신의학 저널 ‘분자 정신의학 (Molecular Psychiatry)’에 12월 5일 온라인 게재 됐다. 그림 설명 [그림] 리튬을 통한 Dyrk1a 돌연변이 자폐 생쥐 모델에서의 증상 치료 리튬을 통해 자폐증, Dyrk1a 증후군 관련 유전자인 Dyrk1a 결손 생쥐의 소뇌증, 비정상적 시냅스 기능, 의사소통 문제를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켰다. 1) 양극성 장애(Bipolor disorder) : 기분의 극단적 변화를 특징으로 하는 기분 장애로, 조증과 우울증이 독립적으로 또는 혼합되어 나타난다. 2) mTOR 신호전달(mTOR(mechanistic Target Of Rapamycin) signaling) : 인산화효소 단백질의 하나인 mTOR와 연관된 신호전달과정으로 세포의 사멸과 생존, 단백질 생산 등을 조절한다. 자폐 및 뇌 발달장애를 유발하는 다수의 유전자 돌연변이가 mTOR 신호전달 이상과 관련되어 있다. 2024.12.23
  • 고압 화학 반응, 복잡한 장비 없이 구현 성공 고압 화학 반응, 복잡한 장비 없이 구현 성공 고압 화학 반응, 복잡한 장비 없이 구현 성공 - 이차원 양자 헤테로구조체 연구단, 2차원 소재 사이 압력 이용하는 화학반응 개발 - ▲ 연구진이 개발한 고압 나노 반응기의 반응 모식도. 기초과학연구원(IBS) 이차원 양자 헤테로구조체 연구단은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등 공동연구를 통해 2차원 소재 사이에 형성된 고압을 이용하면, 복잡한 고압 장치 없이도 고압 화학 반응을 유도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연구 결과는 11월 8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안정적인 고리 구조의 화합물의 경우 형태를 변화시키는 데 고압 조건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그래핀이나 육방정계질화붕소(hBN) 등 2차원 소재의 두 층 사이에 형성된 반데르발스 힘이 최대 7GPa(기가파스칼)에 달하는 높은 압력을 만들어 냄을 밝혔다. 이는 대기압의 약 7만 배에 달하는 높은 압력이다. 이후 이 압력을 이용해 유기 화합물의 탈수소 고리화 반응을 성공적으로 유도했다. 일반적으로 이 반응은 용액 상태에서 촉매와 산화제가 필요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고체 상태에서도 반응이 가능함을 처음으로 증명해냈다. 연구를 이끈 신현석 IBS 이차원 양자 헤테로구조체 연구단장은 “2차원 소재의 적층 구조가 고압 나노 반응기 역할을 한다”며 “대량 생산에 적용하기까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간단한 방법으로 고압을 구현하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2024.11.28
  • 웨어러블 기기로 내일 기분 미리 안다 웨어러블 기기로 내일 기분 미리 안다 웨어러블 기기로 내일 기분 미리 안다 - IBS-KAIST-고려대 공동연구팀, 수면·생체리듬 기반 기분 장애 예측 기술 개발 - - 우울증 80%, 조증 98%의 정확도로 예측 … NPJ Digital Medicine 誌 게재 - 일기예보처럼 내일의 기분을 간단히 예측할 수 있게 됐다. 기초과학연구원 (IBS, 원장 노도영)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김재경 CI (KAIST 수리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이헌정 고려대 의대 교수팀 과 공동으로 오늘의 수면 패턴을 기반으로 내일의 기분 삽화 1) 를 높은 정확도로 예측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분 장애는 수면과 밀접한 관련 이 있다. 가령, 장거리 비행으로 인한 시차, 계절에 따른 일출 시간 변화는 기분 장애 환자들의 기분 삽화 재발을 유도하는 대표적 요인이다. 그간 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분 삽화를 예측하려는 시도가 다수 이뤄졌다. 하지만 기존 방법은 수면 패턴뿐만 아니라 걸음 수, 심박수, 전화사용 여부, GPS를 활용한 이동성 등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가 필요해 수집 비용이 높고, 일상적 활용이 어렵다는 한계 가 있었다. 연구진은 수면-각성 패턴 데이터만으로 기분 삽화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 해 기존 한계를 극복했다. 수면-각성 패턴 데이터는 잠을 잔 시간과 깨어있는 시간(각성 시간)이 기록된 데이터를 말한다. 우선, 연구진은 168명의 기분 장애 환자가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기록한 평균 429일간의 수면-각성 데이터를 수집했다. 참여 환자들은 우울증 및 조울증 환자로 대부분 약물치료도 병행 중인 상태였다. 이렇게 수집한 빅데이터에서 연구진은 36개의 수면-각성 패턴과 생체리듬에 관련된 지표들을 추출 했고, 이 지표를 기계학습 알고리즘에 적용했다. 알고리즘은 당일의 수면 패턴을 토대로 다음 날의 우울증, 조증, 경조증 정도를 각각 80%, 98%, 95%의 높은 정확도 2) 로 예측 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연구진은 생체리듬 3) 의 일일 변화가 기분 삽화 예측의 핵심 지표 임을 발견했다. 생체리듬이 늦춰질수록 우울 삽화의 위험이 증가하고, 반대로 과도하게 앞당겨지면 조증 삽화의 위험이 증가했다. 예를 들어, 저녁 11시에 취침하고 오전 7시에 기상하는 생체리듬을 가진 사람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게 되면 우울 삽화의 위험이 증가하는 식이다. 연구진이 제시한 방법론은 기분 장애 환자의 치료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 된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계절성 우울증 환자의 치료를 위해 이른 아침에 광선치료를 진행한다. 효과적 기분 장애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의 주관적 회상에 의존한 심리 상태 평가를 넘어 객관적 기분 삽화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객관적 기분 삽화 지표를 얻을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한 것으로 특히,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일상생활 중 비침습적이고 수동적으로 기분 삽화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것이 장점 이다. 공동 교신저자인 이헌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분 장애 예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 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향후 기분 장애 환자들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맞춤형 수면 패턴을 추천받아, 기분 삽화를 예방하는 디지털 치료가 가능 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김재경 CI는 “수면-각성 패턴 데이터만으로 기분 삽화를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여 데이터 수집 비용을 절감하고, 임상 적용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며 “기분 장애 환자들에게 비용 효율적인 진단 및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제시 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1월 18일 ‘네이처’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자매지인 ‘NPJ Digital Medicine ’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그림 설명 [그림 1] 수면-각성 데이터만을 이용한 기분 삽화 예측 모델 개발 연구진은 기존의 기분 삽화 예측 모델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기존의 모델들은 다양한 데이터를 필요로 한 반면, 새로운 모델은 수면-각성 웨어러블 데이터만으로 작동한다. [그림 2] 기분 장애 환자의 기분 삽화를 수면 정보로 예측한 결과 기분 장애 환자의 기분 삽화를 수면-각성 웨어러블 데이터를 활용해 예측한 결과. 기분 장애 환자의 울증 (왼쪽), 조증 (중간), 경조증(오른쪽)을 각각 80%, 98%, 95%로 예측했다. [그림 3] 생체리듬과 기분 삽화의 연관성 (왼쪽) 생체리듬이 지연될수록(빨간색 점) 울증의 확률이 높아진다. (오른쪽)생체리듬이 앞당겨질수록(파란색 점) 조증의 확률이 높아진다. [그림 4]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 (왼쪽부터) 임동주(IBS/KAIST, 공동 제1저자), 정재권(고려대, 공동 제1저자), 이헌정 교수(고려대, 공동 교신저자), 김재경 CI(IBS/KAIST, 공동 교신저자). 1) 기분 삽화(mood episode): 증상이 뚜렷한 시기로, 전반적인 정신 및 행동의 변화가 나타나는 기간을 말한다. 울증과 조증이 이에 해당한다. 2) 여기서의 정확도는 AUC-ROC 지표를 말한다. 하나의 분류 기준에서 모델이 맞는 예측을 하는지 측정하는 정확도(accuracy)와 달리 AUC-ROC는 모든 가능한 분류 기준에서 모델이 맞는 예측을 하는 지를 측정한다. 3) 생체리듬: 24시간 주기를 따르는 몸 내부의 리듬으로, 빛과 같은 외부의 신호를 받아들여 수면/깨어남을 비롯한 다양한 생체활동의 리듬을 조절한다. 2024.11.25
  • 전염병 확산 예측하는 더 정확한 수학 공식 나왔다 전염병 확산 예측하는 더 정확한 수학 공식 나왔다 전염병 확산 예측하는 더 정확한 수학 공식 나왔다 - IBS 주도 공동연구팀, 기존 전염병 확산 모델 한계 극복한 새로운 방법론 제시 - - 적은 정보로도 감염재생산지수(R) 더 정확히 추정…Nature Communications 誌 게재 - 인류와 전염병의 전쟁에서 수학은 최적의 방어막 구축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 해왔다. 기초과학연구원 (IBS, 원장 노도영)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김재경 CI (KAIST 수리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최선화 선임연구원, 고려대 최보승 교수, 경북대 이효정 교수팀 과 공동으로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전염병 확산 예측 모델을 새롭게 제시 했다. 미지의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과학자들은 구조와 실체를 파악하고, 제약사는 바이러스에 대항할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한다. 바이러스를 제압할 무기를 만드는 동안, 방역은 국민을 보호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어막 역할을 한다. 피해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의료진을 배치하고, 병상을 확보하는 등 대책 수립에 수학 이 쓰인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수리 모델 기반 전염병 확산 모델의 중요성을 재조명 하게 해준 사례다. 이를 통해 추정한 감염재생산지수(R값) 1) , 잠복기, 감염기 등 변수들은 질병의 확산 양상을 이해하고, 방역 정책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그러나 기존 모델에는 한계가 있었다. 기존 대부분 모델은 감염자와 접촉한 시점에 상관없이 모든 접촉자가 동일 확률로 감염력이 발현된다고 가정 한다. 미래 상태가 현재 상태에 의해서만 결정되고, 과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마르코프(Markovian) 시스템에 기반하여 미래를 추정해왔다. 하지만 실제 환경에서는 현재뿐 아니라 과거 상태도 미래에 영향 을 준다(비마르코프(non-Markovian) 시스템). 감염자와 접촉 이후 잠복기를 거쳐 감염되기 때문에, 접촉 시점이 오래된 사람일수록 감염력이 발현될 확률이 높다. 최보승 교수는 “현재와 과거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비마르코프 시스템은 수학적 추정과 모델링이 복잡하고, 계산이 어려워서 기존 전염병 확산 모델은 마르코프 시스템을 가정하고 추정을 진행해왔다”며 “즉, 실제 감염병 확산 양상을 정확하게 반영하지는 못했다 ”고 설명했다. IBS가 이끄는 공동 연구팀은 현재와 과거를 모두 고려하는 새로운 감염병 확산 모델을 개발 했다. 미래의 변화를 현재의 상태만으로 설명하는 상미분방정식 2) 대신, 미래의 변화를 현재와 과거의 상태를 모두 이용하여 설명하는 지연미분방정식 3) 을 도입해 기존 모델의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진은 2020년 1월 20일부터 11월 25일까지 서울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정보를 활용해 새로 제시한 모델의 정확도를 평가 했다. 초기 바이러스의 전파로 확진자가 급증했던 시기(2020.1.20.~3.3)의 감염재생산지수를 기존 모델은 4.9, 새 모델은 2.7로 추정했다. 확진자 전염 경로를 추적해 얻은 실제 값은 2.7이었다. 즉, 기존 모델이 감염재생산지수를 2배 가까이 과대 추정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고, 이에 따라 코로나19 감염력을 과대 예측할 수 있다 는 것을 보여준다. 최선화 선임연구원은 “과대 예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모델은 감염기(감염자가 다른 사람에게 전염을 일으킬 수 있는 기간) 등 추가 역학 정보를 사용해 값을 보정해 사용해왔다”며 “새로운 모델은 추가 역학 정보 없이도 감염재생산지수를 정확히 추정할 수 있다는 장점 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김재경 CI는 “우리 연구진은 새로운 모델을 바탕으로 ‘IONISE(Inference Of Non-markovIan SEir model)’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분야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공개했다”며 “향후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전염병 확산 양상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효과적인 방역 전략을 수립하도록 도울 것으로 기대 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10월 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IF 14.7)’에 실렸다. 그림 설명 [그림 1] 현실적인 가정에 기반한 전염병 역학 지표의 새로운 추정 방법 개발 IBS-KAIST-고려대-NIMS 공동연구진은 기존의 전염병 역학 지표 추정 방법의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추정 방법을 개발했다. 기존 방법들이 미래 상태가 과거 상태에 영향을 받지 않고 현재 상태에만 의존한다고 가정하여 상미분방정식(ordinary differential equations)에 기반한 추정 방법을 사용한 반면, 새로운 방법은 과거 상태에도 의존할 수 있는 미래 상태를 가정하여 지연미분방정식(delay differential equations)에 기반한 추정 방법을 개발하였다. [그림 2] 전염병 역학 지표를 추정하는 기존 방법과 새로운 방법의 추정 결과 실제 COVID-19 확진자 자료에 기존 방법과 새로운 방법 적용한 결과. (a) 두 방법 모두 확진자 숫자를 정확하게 근사하였다. (b) 하지만, 감염재생산지수(R)을 추정한 결과, 새로운 방법은 실제 접촉 및 감염 자료에 기반하여 계산된 값(점선으로 표시)에 근접하게 추정한 반면, 기존 방법은 2배에 가까운 값으로 과대 추정을 하였다. [그림 3] 기존 모델과 새로운 모델의 비교에 활용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데이터 2020년 1월 20일부터 11월 25일까지 서울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데이터 중 급격한 확진자 증가가 보이는 3개 구간을 이용하여 분석을 진행했다. 모든 구간에서 새로운 모델은 정확하고도 일관적인 감염재생산지수 추정 결과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기존 모델은 초기 확산 구간에서 재생산지수를 2배 가까이 과대 추정하였고, 2차 파동 구간에서는 모델의 입력 인자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 일관적이지 못한 추정 결과를 보여주었다. 3차 파동 구간에서는 새로운 모델과 기존 모델이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림 4]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의 모습 (왼쪽부터) 김재경 CI(IBS/KAIST, 공동 교신저자), 홍혁표 박사(IBS/KAIST, 현 소속: 위스콘신 대, 공동 제1저자), 최선화 선임연구원(NIMS, 공동 교신저자), 엄은진 박사(고려대, 현 소속 질병관리청, 공동 제1저자), 최보승 교수(IBS/고려대, 공동 교신저자) [그림 5]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의 모습 (왼쪽부터) 김재경 CI(IBS/KAIST, 공동 교신저자), 최보승 교수(IBS/고려대, 공동 교신저자), 홍혁표 박사(IBS/KAIST, 현 소속: 위스콘신대, 공동 제1저자), 이효정 교수(경북대), 최선화 선임연구원(NIMS, 공동 교신저자), 엄은진 박사(고려대, 현 소속 질병관리청, 공동 제1저자) 1) 감염재생산지수는 감염자 한 명이 평균적으로 감염시키는 환자 수를 나타낸다. R이 1보다 크면 환자 수가 증가하여 감염병이 유행(epidemic)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R이 1보다 작으면 이 질병은 집단에서 서서히 소멸된다. 2) 상미분방정식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변수()의 미분()을 해당 변수에 관한 함수()로 표현한 방정식이다. 미분은 변수의 시간에 따른 변화량을 의미하기 때문에, 전염병 모델을 포함한 일반적인 동역학적 모델을 묘사하는 데에 사용된다. 3) 지연미분방정식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변수()의 미분()을 해당 변수와 과거의 모든 변수값에 관한 함수()로 표현한 방정식이다. 상미분방정식으로 묘사할 수 없는 동역학적 모델도 묘사할 수 있는 더 포괄적인 형태를 갖는다. 2024.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