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 기초과학 #7 미토콘드리아 유전병과 유전자 교정 기술

미토콘드리아 유전병 치료를 위한 유전자 치료제 개발의 새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 교정연구단이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의 아데닌 염기를 교정할 수 있는 유전자 교정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인데요. 이번 연구를 쏙쏙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개념과 연구의 의미를 참여 연구진이 직접 알려드립니다.

미토콘드리아 유전병

미토콘드리아는 인간과 같은 모든 진핵 세포에 존재합니다. 또한 화학 에너지를 생성하는 세포 내 발전소로, 그 중요성 때문에 미토콘드리아의 문제는 세포, 더 나아가 조직(Tissue)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일반적으로 미토콘드리아 DNA에 변이가 있을 때 발생하며, 모계유전으로 후세에 전달되게 됩니다.

인간 미토콘드리아 DNA의 다양한 돌연변이로 인한 유전병은 5,000명 중 1명의 비율로 발생하며, 이는 모계 유전성 질환뿐만 아니라 암, 당뇨병, 그리고 노화 관련 질병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에너지를 담당하다 보니, 미토콘드리아의 유전병은 굉장히 심한 병원성을 가집니다. 예를 들어 가장 널리 알려진 질환으로 레버 근육 이상(Leber's Hereditary Optic Neuropathy, LHON)은 주로 시각 손상을 일으키는 질병으로, 실명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뇌 변성을 일으킬 수 있는 미토콘드리아 미세뇌병 (Mitochondrial Encephalopathy), 근육 기능에 영향을 주는 미토콘드리아 근육질환 (Mitochondrial Myopathy)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미토콘드리아 유전병은 대부분 심한 병원성을 가지며, 일반적으로 진단이 어려우며, 현재까지 치료법이 없고 증상 완화나 진행을 늦추는 대처법만이 존재합니다.

[그림 1] 진핵세포의 미토콘드리아 DNA (출처: wikipedia; mtichondrial DNA)[그림 1] 진핵세포의 미토콘드리아 DNA (출처: wikipedia; mtichondrial DNA)

[그림 2] 미토콘드리아 LHON 질병을 가지고 있는 유명 유투버 (출처: Youtube; 원샷한솔)[그림 2] 미토콘드리아 LHON 질병을 가지고 있는 유명 유투버 (출처: Youtube; 원샷한솔)

기존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교정 기술

미토콘드리아는 자체 DNA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세포핵의 유전체 DNA와 별개입니다. 현재까지 임상적으로 확인된 병원성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의 수는 총 95개입니다. 이 중 90개(95%)는 점 돌연변이로, 이는 단 하나의 DNA 염기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단일 염기를 교정하는 염기 교정 기술을 사용한다면, 대다수의 병원성 미토콘드리아 유전질환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유전자 교정 기술이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미토콘드리아의 DNA 단일 염기를 수정하는 것은 최근까지 불가능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20년에는 네이처(Nature) 지에 미토콘드리아에서 사이토신(C) 염기를 교정하는 기술(DdCBE)이 발표되었습니다. 이론적으로 이 기술을 이용해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은 42개로 전체의 약 47%입니다. 그러나 해당 기술은 사이토신 앞에 티아민이(TC) 있어야 작동을 하기 때문에 고칠 수 있는 돌연변이는 95개 중 9개로 제한되게 되었습니다(10%). 미토콘드리아 유전질환에 대한 연구와 치료를 위해서는 사이토신을 티아민(T)으로 교체하는 기존 기술을 개선하는 것 뿐만 아니라, 아데닌(A)을 구아닌(G)으로 교체하는 새로운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림 3] 임상적으로 확인된 미토콘드리아 유전병의 단일 염기 다양성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 구아닌이 아데닌으로, 티아민이 사이토신으로 바뀌는 것이 거의 절반씩 차지합니다. 각각 이론적으로 C를 T로 염기교정하는 시토신 염기교정 기술, A를 G로 염기교정하는 아데닌 염기교정 기술로 고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개발된 유전자 교정 기술

2020년, 미국 브로드 연구소에서 최초로 개발한 사이토신 염기 교정 기술이 개발되고, 이후 국내에서 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에서 독자적인 사이토신 염기 교정기를 개발하였습니다. 해당 염기 교정기는 DNA에 붙는 단백질을 다른 단백질(징크 핑거 프로틴을 이용)을 사용하여 더욱 좁은 범위를 교정하는 기술(ZFD)을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더욱 정교하게 염기를 교정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유전체 교정연구단은 최근 미토콘드리아에서 DNA 아데닌 염기를 교정하는 유전자 교정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습니다. 이 기술은 90가지 점 돌연변이 중 39개, 즉 약 43%를 교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기존의 미토콘드리아 질병을 10%만 고칠 수 있었다고 한다면, 이 기술로 50% 이상을 표적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로, 다양한 미토콘드리아 관련 동물 질환 모델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으며, 미토콘드리아 돌연변이를 교정하여 유전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림 4] 아데닌 염기 교정 기술 모식도. 아데닌 염기 교정 기술인 TALED는 미토콘드리아 DNA에 붙어서 A를 G로 염기 교정하게 됩니다. MTS는 미토콘드리아로 선도하는 서열, TALE repeats는 DNA에 붙는 결합 단백질, Split DddA와 AD는 모두 탈아민 효소입니다. (출처 Cell)[그림 4] 아데닌 염기 교정 기술 모식도. 아데닌 염기 교정 기술인 TALED는 미토콘드리아 DNA에 붙어서 A를 G로 염기 교정하게 됩니다. MTS는 미토콘드리아로 선도하는 서열, TALE repeats는 DNA에 붙는 결합 단백질, Split DddA와 AD는 모두 탈아민 효소입니다. (출처 Cell)

한계와 극복

완벽한 기술이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현재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교정 기술의 한계는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사이토신 염기 교정 기술이 한정적이라는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현재 사이토신 염기 교정 기술은 TC 서열의 사이토신을 교정하기 때문에 그 외 AC, GC, CC를 가지는 유전자 서열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초의 사이토신 염기 교정 기술이 나오고 전 세계에서 TC 서열이 아닌 다른 서열에서도 잘 되는 기술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확실한 기술이 나오진 않았지만 여러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부작용입니다. 유전자 교정 기술이 작동하려면 일단, 유전자에 붙어야 합니다. 원하는 위치에 붙어 특정 서열만(On-target, 표적 서열)을 교정하면 가장 좋지만, 때로는 불특정 위치에 붙어 원치 않는 교정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비표적 서열(Off-target)이라고 합니다. 이런 비표적 서열은 원하지 않는 변이들이기에, 예상치 못한 부작용들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예로, 연구진은 아데닌 염기 교정 기술이 DNA뿐만 아니라, RNA에도 붙어서 작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 기술이 RNA에 붙을 때는 비 특이적으로 붙기 때문에 매우 많은 비표적 서열들을 일으키게 되는데, 쥐 모델에서 이런 비표적 서열들로 인해 쥐 배아 발달에 영향을 줘 배아가 죽게 되는 것을 관찰하였습니다. 이런 비표적 서열들을 줄이기 위해서 연구진들은 탈아민효소의 DNA/RNA 바로 근처 아미노산 부위를 새롭게 디자인해서, 표적 서열은 유지하고, RNA 비표적 서열은 줄이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림 5] 아데닌 탈 아민효소의 3D 구조. 빨간색 그림은 표적 DNA이며 주변의 파란색 그림은 표적 DNA 바로 근처에 존재하는 탈 아민효소의 아미노산 잔기입니다.[그림 5] 아데닌 탈 아민효소의 3D 구조. 빨간색 그림은 표적 DNA이며 주변의 파란색 그림은 표적 DNA 바로 근처에 존재하는 탈 아민효소의 아미노산 잔기입니다.

이렇게 과학자들은 새로운 기술들을 개발하고, 기술의 한계를 파악해 극복하는 방식으로 개선해 나갑니다.

불모지였던 미토콘드리아 유전병에 대해 한 발 더 가까이

앞서 말한 거처럼 미토콘드리아는 생체 내 에너지를 생성하는 세포 소기관으로 인간 세포를 비롯한 모든 동물, 식물세포의 발전소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미토콘드리아 DNA의 돌연변이로 초래되는 유전질환은 보통 중병(重病)을 야기하게 됩니다. 국내의 이런 연구들은 기존에 불가능했던 미토콘드리아 유전질환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미토콘드리아가 아닌 다른 식물의 세포소기관인 엽록체에서도 작동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이를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순히 분자생물학과 유전학의 새로운 도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바이오제약, 생명공학, 농림수산업과 환경 산업에도 폭넓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고문헌

  • ● Cho, S.I., Lee, S., Mok, Y.G., Lim, K., Lee, J., Lee, J.M., Chung, E., and Kim, J.S. (2022). Targeted A-to-G base editing in human mitochondrial DNA with programmable deaminases. Cell 185, 1764-1776 e1712. 10.1016/j.cell.2022.03.039.
  • ● Lim, K., Cho, S.I., and Kim, J.S. (2022). Nuclear and mitochondrial DNA editing in human cells with zinc finger deaminases. Nat Commun 13, 366. 10.1038/s41467-022-27962-0.

ibs 조성익 유전체 교정연구단 박사과정 연구원 유전자 교정 기술이란 돌연변이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교정하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을 활용하여 지금까지 치료하지 못했던 질병들을 치료하는 꿈을 가진 과학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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