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은 놀이다 : 장난감으로 풀어보는 과학 이야기 과학은 놀이다 : 장난감으로 풀어보는 과학 이야기 과학은 놀이다 : 장난감으로 풀어보는 과학 이야기 호모 루덴스(Homo Ludens), ‘유희의 인간’ 을 뜻하는 말이다. 인간은 유희라는 놀이로부터 정신적인 창조 활동을 통해 발전해왔다고 말한다. 고대 이래로 인간은 의식주와 관련된 삶의 활동을 마치고 나면, 즐거움과 흥겨움을 동반하는 자유로운 놀이 활동을 영위해왔다. 오늘날 집에 아이가 있으면 아이에게 다양한 장난감을 안겨준다. 아이들은 장난감을 가지고 즐기고 놀면서 시청각, 인지력, 조절능력 등 다양한 능력을 배우게 되며, 지능, 운동능력, 정서적 및 사회적 발달이 더욱 활발하게 일어나게 된다. 그런 까닭에 아이의 발달 수준에 맞추어 적절한 장난감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학생들의 학습에 장난감을 사용하는 사례도 많이 발견되는데 특히 과학 교과에서 장난감을 이용하는 예가 많다. 최근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 등의 국제성취도 비교평가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과학과 수학의 성취도는 높으나 과학(수학)에 대한 자신감이나 흥미는 국제적으로 최저 수준이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학년이 올라가면서 더욱 심화되는데, 과학학습에 장난감을 활용하면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은 장난감을 이용한 과학학습이 의미 있는 교육적 시도라는 것을 알려준다. 과학학습과 장난감이 연계된 가장 대표적인 장난감이 레고다. 레고는 블록을 기반으로 하는 완구로 레고 블록을 이용한 다양한 과학교육 프로그램들을 개발하여 상용화하고 있다. 기계적인 메커니즘을 구현한 수동전동기계세트(simple and powered machine & mechanisms)는 물론 실생활에서의 로봇공학을 경험하게 해주는 마인드스톰(Mindstorm), 스파이크 프라임(SPIKE Prime)을 통해 STEM 및 컴퓨터 과학수업을 지원하고 있다. 레고는 블록을 조립하여 완성체를 만드는 완구로 최근에는 건축을 비롯한 많은 공정에 이 원리를 사용하고 있는데, KAIST 산업 및 시스템 공학과 장영재 교수는 ‘제조 프로세스 혁신’이라는 전공필수과목에서 레고 블록을 이용하여 공장 자동화 설비를 만들어 작동해 보는 활동을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장난감의 원리를 밝히는 활동을 통해 과학학습이 이루어지는 사례도 많다. 고등학생들이 물리문제를 탐구하여 발표하고 토론하는 국제청소년물리토너먼트(International Young Physicists’ Tournament, IYPT)에 출제되는 문제 중에는 장난감의 물리적 원리를 탐구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 그중 몇 개만 소개해보자. 2012년에 나온 문제는 딱따구리를 모형화한 장난감이다. 긴 막대기에 스프링으로 연결된 딱따구리는 스프링에 의해 출렁거리면서 내려오는 재미있는 현상을 나타낸다. 이 장난감의 주기운동을 물리적으로 해석하는 것인데, 전 세계 많은 학생이 해답을 얻기 위해 식을 세워 풀이하기도 하고 모형을 만들어 실험을 수행하기도 한다. 이처럼 장난감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좋은 학습도구로도 활용될 수 있다. ▲ IYPT 2012년 문제와 이를 풀이하는 과정(예) 장난감을 이용한 과학의 발견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학 과학자로 손꼽히는 뉴턴은 1665년 영국에 불어 닥친 흑사병을 피해 고향인 울즈소프로 돌아가게 된다. 그곳에서 뉴턴은 중력법칙, 미적분학과 함께 빛의 본성을 밝히는 연구를 수행했다. 그 당시 프리즘은 빛을 무지갯빛으로 퍼트리는 성질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즐겨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었다. 뉴턴도 프리즘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서 빛의 여러 성질을 탐구하게 되고 그 결과 빛의 실체를 알아내게 되었다. ▲ 캠브리지의 휘플뮤지엄에 전시된 뉴턴의 프리즘. 세상에서 가장 비싼 과학책인 프린키피아와 같이 전시되어 있다. (출처: 필자 촬영 사진) 장난감의 원리가 과학 연구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의료 연구를 하는 실험실에서는 환자로부터 채취한 혈액을 튜브에 넣고 원심분리기를 이용하여 빠르게 회전시켜 원심력에 의해 혈액 속 성분들을 분리하는데, 이 원심분리기는 수백만 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저소득 국가나 오지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말라리아와 같은 질병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원심분리기가 필수로 필요하지만 충분한 양의 기계를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Saad Bhamla 등은 어린 시절에 가지고 놀던 장난감에서 그 해답을 구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단추에 실을 꿰어 놀았던 경험을 가진 사람이 많을 정도로 많은 나라에서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사용되는 장난감이다. 이 장난감의 기원은 약 5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고대의 whirligig에서 찾을 수 있다. Bhamla 등은 이 실팽이의 원리를 이용하여 종이 원심분리기를 만들었다. 작은 구멍 두 개가 뚫려 있는 종이판과 실, 그리고 실을 잡기 위한 나무 손잡이가 전부이다. 그리고 혈액이 담기는 작은 튜브를 종이 원반에 붙여 놓기만 하면 된다. 실을 잡고 늦췄다 당겼다 하면 종이 원반이 윙윙 소리를 내면서 빠르게 돌아가게 된다.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원심분리기는 분당 4만~8만 회 정도 회전하는데, 이 종이원심분리기(Paperfuge)는 무려 분당 12만5,000회나 회전이 가능하다고 하니 엄청난 성능을 보였다. 상업용 원심분리기보다 더 성능이 좋은 셈이다. 연구팀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 현장실험을 실시하여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15분 만에 혈액에서 말라리아 기생충을 분리해 낼 수 있었으니, 과연 200원으로 만든 기적이라고 불릴만하다. 최근 기술이 사용되는 사회 공동체의 정치적, 문화적, 환경적 조건을 고려해 해당 지역에서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기술을 뜻하는 ‘적정기술’을 통해 인간의 삶을 궁극적으로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종이와 실만으로 만든 이 종이원심분리기는 적정기술의 대표적인 사례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종이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3D프린터를 이용한 3D-fuge를 개발하여 그 결과를 무료로 공유하고 있다. ▲ Bhamla 등이 작성한 논문에 제시된 Paperfuge의 개발과 성능을 나타낸 그림 IBS, 으른이 장난감 ‘피젯 스피너’로 세균 감염 진단 장난감으로부터 의료진단기구를 발명한 국내 사례도 있다. 복통, 유산, 뇌졸중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세균성 감염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보통 하루 이상의 배양검사가 필요하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곳에서는 큰 병원이나 연구소에 세균샘플을 보내서 검사를 해야 하고 정확한 결과를 받기 위해서는 길게는 1주일이 걸리기도 한다. 그때까지는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만으로 처방할 수 밖에 없어 항생제 오남용의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의 조윤경 교수 연구팀은 간단한 수동 진단기구를 발명하여 감염성 질환의 100% 정확한 진단을 1시간 이내로 가능하게 했다. 연구팀의 발명은 많은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피젯 스피너’ 라는 장난감으로부터 착안을 하였다. 피젯 스피너는 베어링을 중심으로 본체를 돌리는 손바닥 크기의 장난감으로 마찰력이 작아 한번 회전을 시작하면 수분까지 회전이 가능하여 2-3년 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끈 장난감이다. 연구팀은 마이크로미터 규모의 구조물에 시료를 흘려 여러 실험을 한 번에 처리하는 ‘칩 위의 실험실(lab on a chip)’로 불리는 미세유체칩 원리를 이용하려 하였는데, 칩 내의 시료를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펌프나 회전 장치가 필요했다. 연구팀은 적은 힘으로도 오랫동안 회전하는 장난감인 ‘피젯 스피너’라는 장난감에 그들이 개발한 ‘FAST(fluid-assisted separation technology)’ 기술을 응용하여 손힘만으로도 구동이 가능한 장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출처 : 기초과학연구원)"> ▲ [피젯 스피너와 진단용 스피너] (출처 : 기초과학연구원) 연구진은 회전으로 병원균을 농축한 다음, 세균 분석과 항생제 내성 테스트를 순차적으로 수행하도록 기구를 설계했다. 진단용 스피너에 소변 1ml를 넣고 1~2회 돌리면 필터 위에 병원균이 100배 이상 농축된다. 이 필터 위에 시약을 넣고 기다리면 살아있는 세균의 농도를 색깔에 따라 육안으로도 판별할 수 있고, 추가로 세균의 종류도 알아낼 수 있다. 항생제 오남용에는 슈퍼 박테리아 출현의 위험도 있지만, 단계를 높여가면서 항생제를 투여했을 때에는 100만원이 넘은 비용이 지출되는 경제적인 문제도 있다. 그런데 연구팀이 개발한 진단용 스피너는 불과 600원밖에 되지 않으며 동작이 간단하여 비전문가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활용도가 매우 높다. 유년시절의 친구 자석이 ‘인공태양’으로 필자가 어렸을 때, 자석은 매우 신기한 장난감이었다. 망가진 TV나 스피커를 분해해서 얻은 자석 하나만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었다. 오늘날 자석은 매우 친숙한 생활용품에 불과하지만 과학기술에서 폭넓은 역할을 하고 있다. 흔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자기부상열차로 자기력에 의해 열차를 선로에서 뜬 상태로 달리게 한다. 마찰에 의한 저항을 줄일 수 있어 미래의 운송수단으로 많이 연구되고 있다. 자석이 첨단 과학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예는 초전도자석이다. 미래 에너지원으로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핵융합연구에도 초전도자석이 사용된다. 우리나라의 핵융합연구를 위해 만든 초전도 토카막인 ‘케이스타(KSTAR)’는 고온의 플라스마를 가두기 위해서 높은 자기장을 장시간 유지해야 하는데 이때 초전도 자석이 그 핵심 역할을 한다. KSTAR는 지난 2월에 중심 이온온도 1억도 이상의 초고온 고성능 플라스마를 1.5초간 유지하는데 성공하였다. ▲ KSTAR (출처: 국가핵융합연구소) 미래의 장난감 사전에서 장난감을 찾아보면 ‘놀이에 사용되는 물건’ 으로 나오면서 “장난감은 주로 어린 아이들과 가정동물에 관련된 물건으로 여겨지지만 어른들과 야생 동물들도 장난감과 놀기도 한다” 고 제시되어 있다. 장난감은 아이들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최근에는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이라는 ‘키덜트 토이’라는 새로운 영역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드론은 성인들의 장난감으로 수년전부터 관심을 받아왔다. RC자동차, 비행기, 헬리콥터 등에 비해 드론은 보다 자유로운 비행이 가능하여 특히 더 많은 관심을 끌었다. 현재는 전기자동차 브랜드로 알려진 테슬라의 모태가 된 과학자 니콜라스 테슬라가 처음 무인비행기의 기초원리를 만들었다. 이후 백여년동안 군사용 목적으로만 연구되어오다가 2010년 프랑스의 ‘패럿(Parrot)’이라는 드론업체가 스마트폰으로 조정이 가능한 드론을 출시하면서 일반인들에게 값비싼 장난감으로 소개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짧은 비행시간으로 인해 실제 산업에의 적용 가능성이 낮았지만 최근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초경량화, 고용량배터리의 개발 등으로 4차산업혁명 시대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새로운 장난감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정보통신과 음성인식 기술을 탑재한 다양한 장난감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컴퓨터 칩과 송수신기를 이용하여 스마트폰으로 원격 제어가 가능한 소형 자동차는 초소형 카메라까지 내장되기도 한다. 이러한 경향에 미국과 유럽의 첨단 장난감 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뉴욕주립대학 산하 디자인학교인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는 장난감설계과정(Toy design)을 설립하고 장난감과 관련된 컴퓨터 및 각종 공학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단순한 놀이감으로만 여겨졌던 장난감은 과학학습의 도구는 물론 첨단과학의 초석이 되기도 한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첨단과학과 장난감과의 융합은 또 어떤 놀라운 제품을 우리에게 안겨줄 것인지 기대해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본 콘텐츠는 IBS 공식 블로그 에 게재되며, https://blog.naver.com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0.08.20
  • 역사를 뒤흔든 인류의 세 가지 대표 소재 역사를 뒤흔든 인류의 세 가지 대표 소재 역사를 뒤흔든 인류의 세 가지 대표 소재 역사를 뒤흔든 인류의 대표 소재 셋 실험실 아이디어가 만드는 역사 … ‘의외의’ 소재 기술들 인류의 시대를 석기, 청동기, 철기 시대로 구분하듯이 인류의 역사는 소재 의 혁신과 함께 발전해왔다. 근현대 역사 역시 소재와 함께 변해왔다. 가공이 쉽고 강한 강철로 기계설비를 제작하여 공장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되며 2차 산업혁명이 발단했고, 산업을 기반에 둔 시장경제가 자리잡게 됐다. 이후, 실리콘 반도체 웨이퍼에 수많은 소자들을 집적시킨 소재 기술은 컴퓨터와 인터넷을 출현시켰고, 3차 산업혁명으로 발전하여 우리를 지식정보 사회에 살게 했다. 이처럼 세상의 중심엔 소재가 있는 셈이다. ▲ 모래를 녹인 뒤 불순물과 계면이 존재하지 않는 한 개의 큰 실리콘 덩어리인 잉곳(왼쪽)으로 성장시켜 웨이퍼(오른쪽)로 제작하는 기술이 현재의 실리콘 시대를 열 수 있게 만들었다. [출처: Flickr] 맥주를 마시는 상황을 떠올려보자. 사람마다 병맥주, 캔맥주 등 선호하는 포장이 다를 것이다. 병맥주는 투명해서 남은 맥주의 양을 파악하기 쉽고 맥주 맛을 본연의 색과 함께 즐길 수 있지만, 무겁고 깨지기 쉽다. 캔맥주는 가벼워 가지고 다니기 쉽지만 맥주 색이나 거품을 보기 어렵다. 또, 플라스틱 PET 맥주는 저렴하고 가벼워 대용량 포장 및 이동이 용이하지만 김이 쉽게 빠져 맥주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 이처럼 병, 캔, PET는 원자 구조상 차별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고, 이에 따라 응용에도 한계가 있다. 소재 기술은 이 한계를 극복하는 열쇠다. 가령, 투명한 금속, 깨지지 않는 병, 강한 플라스틱 등 각 재료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을 구현하는 일이다. 이러한 연구 과정에서 궁극적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이 출현하게 된다. ▲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진 맥주 포장. 포장에 사용된 소재에 따라 맥주의 풍미가 달라진다. [출처: Pixabay] 역사를 다시 쓴 세 가지 대표 소재: 나일론, 광섬유, 투명 전극 그렇다면 소재는 인류의 삶을 어떻게 바꿨을까. 주기율표에 등재된 원소의 종류는 118개, 그중 자연에 존재하는 원소는 80여종이다. 이를 조합해 소재로 만들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무궁무진하다. 그 중에서도 인류의 삶에 큰 영향을 준 대표 소재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첫번째는 나일론 이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는 플라스틱은 사실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 흙이나 광석에서 추출되는 금속, 세라믹과 달리 원유에서 추출되는 원료를 중합하여 제조하는 플라스틱의 개발은 인류 생활뿐만 아니라 문화를 변혁시킨 혁명이었다. 20세기 최대의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히는 합성섬유인 나일론은 플라스틱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1938년 미국 섬유회사 듀폰이 처음으로 개발한 나일론은 듀폰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벌어다준 제품이다. 처음에는 칫솔의 브러쉬 재료로 사용됐다. 이로써 귀족들 뿐 아니라 대중들도 위생적인 구강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 나일론은 1939년 뉴욕 세계박람회에서 ‘강철처럼 강하고 거미줄처럼 가늘다’라는 스타킹 광고를 내세우며 대중 앞에 첫 선을 보였다. 1940년 5월16일 나일론 스타킹이 전국의 상점에서 판매되는 날, 당시 돈으로 1.15달러 하는 스타킹이 첫날 80만 켤레나 판매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군수용으로 전용되기도 했지만, 섬유 외에도 현악기의 줄, 테니스 라켓의 줄, 등반용 밧줄, 낚싯줄, 비행기 타이어, 낙하산, 방탄복 등 수많은 곳에 응용되며 인류의 생활을 바꿨다. 나일론을 개발한 윌리스 캐러더스 박사는 순수 연구만 하도록 해준다는 보장을 받고 1928년 듀폰 연구소로 자리를 옮긴다. 당시 듀폰은 순수과학에 막대한 투자를 하며 캐러더스 박사처럼 유능한 과학자들을 유치했고, 그 결과 나일론 등 많은 합성수지 제품들을 개발했고, 이 과정에서 범용 플라스틱 및 고성능 고분자 소재 발전에 획기적인 기여를 했다. 후일담이지만 정작 발명자인 캐러더스 박사는 우울증에 시달리다 나일론의 상용화도 보지 못하고 1937년 자살했다. 누구나 인정하는 확실한 노벨상 수상자를 안타깝게 잃은 것이다. 순수 과학을 추구하던 과학자와 제품 개발을 추구하는 기업이 적절히 융합되어 세기의 발명품을 개발한 모범적인 사례를 남겼다. ▲ 최초로 생산된 나일론과 당시 나일론 스타킹 및 칫솔 광고. [출처: 위키미디어, 와이어드] 나일론과 함께 인류의 생활을 바꾼 대표적인 소재에는 광섬유 가 있다. 현대 고속통신의 발단이 된 광통신은 저손실 광섬유 개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세기 초반에 이르러 유리로 된 광섬유가 등장했지만, 초창기의 광섬유는 1km 당 손실이 무려 1000dB(데시벨)에 달했다. 이는 신호가 광섬유에 따라 거의 전송되지 못하는 것으로, 사실상 장거리 통신용으로 사용하기는 불가능했다. 1966년 영국 스탠더드통신연구소의 찰스 가오 박사와 죠지 호크햄 박사는 석영 유리의 불순물을 제거하면 약 20dB/km의 전송손실을 갖는 광섬유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2009년 호크햄 박사의 사망으로 인해 가오 박사만 단독으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이들의 이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석영 유리의 굴절율을 제어하고 불순물을 제거한 광섬유를 파이프 형태로 만드는 기술 개발이 관건이었다. 이후 세계 각국의 통신용 광섬유 개발 경쟁이 시작됐다. 1970년 미국 코닝이 실제로 통신에 사용할 수 있는 저손실 광섬유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개발에 참여한 로버크 마우러, 피터 슐츠, 도날드 켁 박사는 광섬유를 개발한 과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이후 미국 AT&T 벨연구소와 코닝, 영국 통신연구소(BTRL), 일본전기(NTT)는 기체를 이용해 각기 다른 제조기술을 개발하여 상용화했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인류가 꿈꾸던 고속 광통신이 가능해졌고, 이를 토대로 통신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며 세상이 바뀌었다. ▲ 광섬유를 개발한 미국 코닝의 켁, 마우러, 슐츠 박사의 모습(왼쪽). 광섬유는 통신 기술을 발전시키며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출처: NSTMF, Pixabay] 한편, 함께하지 않는 삶을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스마트폰’의 발전 역시 소재 개발 덕분이다. 모바일 혁명을 이끈 애플의 아이폰은 터치스크린 방식의 휴대전화, 음악플레이어, 카메라, 인터넷 통신이 결합된 스마트기기로 모든 일을 손안에서 처리하도록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켰다. 그렇다면 아이폰의 최고 하드웨어 혁신은 무엇일까? 스티브잡스가 애플 맥킨토시 컴퓨터에서 윈도우에 해당하는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와 마우스를 적용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PC 혁명을 가져왔다면, 아이폰에서는 손가락의 터치만으로 스마트폰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든 터치스크린 이 모바일 혁명의 주역일 것이다. 터치스크린은 손가락 접촉에 의해 디스플레이 위의 전극 사이의 저항이나 정전용량 변화를 감지하여 신호를 입력하는 장치다. 터치스크린의 핵심 소재는 디스플레이 위에 놓인 전기가 통하는 전극막이다. 보통 전극재료는 금속인데 불투명한 금속은 디스플레이 위에 놓일 수 없기에 투명한 전극 소재 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전기가 흐르지 않지만 투명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 중에서 원자 결함에 의해 전기가 흐르는 전도 소재들이 있다. 이 중에서 인듐산화물(In 2 O 3 )에 수% 산화주석(SnO)을 첨가하면 더욱 전도성을 높인 ITO(Indium Tin Oxide) 막이 투명전극 소재로 사용된다. 전도성이 높고 투명한 ITO소재의 개발 없이는 고감도 터치스크린이 구현될 수 없고 아이폰 모바일 혁명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 투명 전극 소재의 개발은 스마트폰에 손가락을 접촉하는 것만으로 통신, 전자상거래, 사진 촬영 등을 가능하게 만들어 우리의 삶을 혁신했다. [출처: Pixabay] 과학자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새로운 미래를 만든다 오늘 소개한 소재들은 과학자들의 기초과학 연구가 오랜 시간 축적되며 탄생했고, 결과적으로 인류의 삶을 변화시켰다. 현존 기술의 한계와 불편함을 극복한 새로운 소재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교과서적 지식을 탈피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실제로 최근 여러 국제학술지에서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소재 기술들이 왕왕 등장한다. 일례로, 지난 3월 4일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이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보고한 연구를 살펴보자. 앞서 언급한 실리콘 잉곳처럼 고순도 실리콘을 큰 덩어리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결정화’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결정화는 일종의 씨앗 역할인 핵이 점점 성장하고, 서로 뭉쳐지면서 큰 결정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지금까지는 외부에서 충격이 가해질 경우 작은 결정이 여러 개 만들어지며 큰 결정을 제작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은 상황에 따라서 이 정설이 틀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냈다. IBS 연구진은 이온성 고분자가 녹아있는 용액에서 결정을 성장시켰는데, 용액에 충격을 주어 소용돌이를 만들자 오히려 결정화가 10배 이상 빨라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결정화는 만들고자 하는 물질만 남기고 용매를 제거하는 과정인데, 이온성 고분자가 포함된 용액이 흔들리면 뭉쳤던 고분자가 펴지며 용매를 더 잘 흡착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 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은 용액의 회전력을 이용하면 용매가 빠르게 제거되며 결정을 최소 10배 이상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음을 증명했다. [출처: IBS] 한편, 소재의 결함으로 여겼던 ‘틈’을 신소재 개발의 전략으로 사용한 사례도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물질은 작은 결정 알갱이 여러 개가 뭉쳐서 이루는 다결정 형태다. 크기가 제각각인 결정 알갱이가 뭉치는 과정에서 알갱이 사이에는 미세한 틈이 생긴다. 강철 알갱이 속 미세한 틈, 즉 ‘경계결함’은 소재의 강도를 떨어뜨리는 등 약점으로 여겨졌다. 반면 배터리 전극소재의 경계결함은 소재의 이온전도도를 향상시키는 것처럼 때론 장점이 되기도 한다. ▲ IBS 나노입자 연구단의 소재 합성 기술 연구는 국제학술지 Nature 1월 16일자 표지를 장식했다. [출처: Nature]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은 이 점에 착안해 경계 결합을 규칙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기술을 개발했다. 소재의 성능을 좋게 혹은 나쁘게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요소를 조절하게 되면, 소재의 성능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이 연구결과는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지난 1월 16일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IBS 연구진은 나노입자 내에 결정 알갱이들을 규칙적으로 배열시켜 균일한 패턴을 갖는 경계결함을 갖게 하였다. 이때 결정 알갱이의 개수를 조절하면 경계결함의 밀도와 구조를 조절할 수 있다. 소재의 단점으로 여기는 결정결함을 오히려 밀도를 높여서 결정결함이 주는 독특한 특성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수소연료전지의 촉매로 사용해본 결과 촉매활성이 증가하여 전지의 성능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소재 내의 결함구조는 소재의 성능을 결정하는 결정적 요소인 만큼, 이번에 개발된 경계결함 조절 나노입자 합성기술은 소재의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묘수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반도체, 배터리, 연료전지, 태양전지, 촉매, 센서, 바이오 등에 상용되는 다양한 소재들의 성능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콘텐츠는 IBS 공식 블로그 에 게재되며, https://blog.naver.com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0.05.12
  • 보이지 않는 몸속, 어떻게 볼 수 있을까? 보이지 않는 몸속, 어떻게 볼 수 있을까? 보이지 않는 몸속,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어느 날 아침, 자고 일어났더니 당신의 온몸이 투명해졌다고 상상해 보자. 아마도 졸린 눈으로 들어간 화장실의 거울이 텅 빈 것을 보고 알게 되었으리라. 투명 인간의 삶은 어떨까? 투명 인간이 되면 과연 좋을까? 어쩌면 처음에는 신날지도 모른다. 접근이 금지된 곳에 몰래 들어가 볼 수 있고, 싫어하던 사람의 뒤통수를 신나게 갈겨볼 수도 있을 것이다. 타인의 시선이라는 통제 없이도 인간은 윤리적일 수 있을까? 플라톤부터 J.R.R. 톨킨, 허버트 조지 웰스에 이르는 당대의 소설가와 사상가들이 ‘ 투명인간 ’을 소재로 윤리적 사고 실험을 해온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는 것이다. . 허버트 조지 웰스의 고전 소설을 각색했다. ‘투명화’가 가져다 준 인간의 탐욕을 잘 드러낸다. (출처 : 유니버셜 픽처스)"> ▲ 최근 개봉한 영화 <인비저블맨>. 허버트 조지 웰스의 고전 소설을 각색했다. ‘투명화’가 가져다 준 인간의 탐욕을 잘 드러낸다. (출처 : 유니버셜 픽처스) 하지만 글쎄다, 실제 투명 인간의 생활은 편리함보다는 불편함이 훨씬 더 클 것 같다. 이가 보이지 않는데 양치를 할 수 있을까? 손가락이 보이지 않는데 다치지 않고 칼을 쓸 수 있을까? 다리가 보이지 않는데 바지 입기는 쉬우려나? 투명 인간이 음식을 먹으면 뱃속의 내용물이 다 보이진 않을까? 투명 인간의 삶을 진지하게 고려한 사람 중 누군가는 투명 인간이 아무것도 보지 못할 것이라는 추측을 하기도 했다. 이는 눈의 구조와 관련 있다. 우리가 눈으로 바라본 바깥의 풍경은 스크린 역할을 하는 망막에 상으로 맺힌다. 이 상의 빛 신호가 뇌로 전달되면 시각을 인식하게 된다. 그런데 스크린인 망막이 투명하다고 생각해 보자. 바깥에서 온 빛이 상으로 맺히지 않으니, 자연히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된다. ▲ 3차원으로 그린 눈의 구조와 망막(retina)을 확대한 모습. 스크린 역할을 하는 망막이 투명해지면 우리가 본 광경이 망막에 상으로 맺히지 않고 반대편으로 통과해버릴 것이다. 그러면 투명 인간은 앞을 볼 수가 없다. (출처 : Wikimedia Commons) “ 생물학자들은 당신을 투명하게 만들고 싶어 한다​ ” 당신이 투명해진다면 좋아할 사람들은 당신 본인이 아니라 당신을 연구하는 생물학자들일지도 모른다. 역사 이래로 생물학자들의 가장 큰 난관 중 하나는 보이지 않는 신체 구조를 꿰뚫어 보는 것이었다. 그래야만 신체의 작동 원리를 파악할 수 있을 테니까. 생물학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 난관을 돌파했다. 16세기 유럽의 의사였던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는 시체의 배를 직접 열어 내부를 관찰하는 방법으로 해부학은 물론, 근대 의학의 문을 열었다. 물리학자 뢴트겐이 발견한 X선은 어떤가. 근육에 덮여 보이지 않는 뼈를 드러내는 X선은 현대 의학에서 없어서는 안될 진찰 도구가 되었다. 신체를 관찰하는 방법의 발전이 의학과 생물학에도 혁신을 가져온 것이다. 에 실린 신체의 모습. 그의 해부학 업적은 근대 의학의 기원이 되었다. (출처 : Wikimedia Commons)"> ▲ 베살리우스의 <인체의 구조(Fabrica)>에 실린 신체의 모습. 그의 해부학 업적은 근대 의학의 기원이 되었다. (출처 : Wikimedia Commons) 이런 노력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사람이 일본 작가 ‘토미타 이오리’이다. 그는 다양한 동물들의 몸을 투명하게 만든 ‘ 투명 표본 ’ 작업으로 유명하다. 근육을 투명하게 만든 후 단단한 뼈인 경골을 붉은색으로, 무른 뼈인 연골을 푸른색으로 염색하면 작은 동물들의 섬세한 골격 구조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 토미타 이오리가 만든 투명 표본의 모습. (출처 : Iori Tomita) 투명 표본을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작은 물고기를 표본으로 만든다고 생각해 보자. 포르말린 용액에 넣어 처리한 물고기의 비늘과 껍질을 벗긴다. 그 후 연골을 착색하는 푸른색 ‘알시안 블루’와 경골을 착색하는 붉은 ‘알리자린 레드 에스’ 염색액에 표본을 넣어 뼈에 색을 입힌다. 염색이 끝난 표본은 마지막으로 단백질을 분해하는 트립신 같은 효소로 처리한다. 그러면 근육 조직이 서서히 분해되면서 드러나지 않던 물고기의 뼈가 보이기 시작한다. 효소가 너무 오래 작용해서 동물의 전체적인 형태가 무너지기 전에 표본을 꺼내면 투명 표본이 완성된다. “ 투명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안 보이는 것을 보이게 하라 ” 베살리우스와 뢴트겐의 시대가 지난 지 오래지만, 세포 내부의 미세한 현상들을 연구하는 분자생물학과 세포생물학의 시대가 열리면서 보이지 않는 생물 내부를 보기 위한 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2014년 노벨 화학상의 영예가 초고해상도 광학 현미경을 개발한 연구자들에게 돌아간 것만 보아도 그 중요성을 가늠할 수 있다. ▲ 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연구진이 개발한 초고속 홀로그램 현미경. (출처 : IBS) 작년 8월 최원식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부연구단장 연구팀은 ‘초고속 홀로그램 현미경’을 개발했다. 홀로그램 현미경은 하나가 아니라 두 개의 레이저 광원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두 레이저 빛이 만나면 서로 간섭을 일으키는데, 이를 이용하면 체내 깊숙한 곳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연구팀은 두 레이저광을 동조시키는 방식으로 기존보다 데이터 획득 속도를 수십 배 이상 향상시켰다. 연구진이 개발한 초고속 홀로그램 현미경은 초당 500장 정도의 데이터를 획득한다. 기존 기술보다 약 50배는 빨라졌다. ▲ 홀로그램 현미경으로 부화한 지 각각 6일(a), 10일(b) 된 제브라피쉬의 신경망 구조를 관찰했다. 일반 현미경으로 얻은 영상(c, d)에 비해 훨씬 고해상도로 보임을 알 수 있다. (출처 : IBS) 아예 다른 두 가지의 기법을 한 번에 사용하는 기술도 개발되었다. 최원식 부연구단장 연구팀은 올해 2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장무석 교수팀과 함께 광학 현미경과 초음파를 동시에 사용하여 생체 내부를 관찰하는 방법을 연구 하여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전혀 다르게 들리는 두 기술을 어떻게 합친 걸까? ▲ 공간 게이팅 현미경의 모습. (출처 : IBS) 광학 현미경으로 생체 조직을 볼 때 문제가 되는 것은 ‘산란광’이다. 빛이 생체 조직을 투과하면 ‘직진광’과 ‘산란광’이라는 두 가지 빛이 생기는데, 산란광은 생체 조직의 영향으로 진행 방향이 굴절된 빛이다. 이 산란광이 이미지를 흐리게 만드는 주범이다. 반면 초음파는 생체 내부의 훨씬 깊은 곳까지 이미지를 만들 수 있지만, 해상도가 낮아 미세한 구조를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이 둘을 조합했다. 초음파는 생체 조직에 영향을 주어 빛의 진행에 영향을 준다. 연구팀은 관찰하고 싶은 부위에 초음파의 초점을 모은 다음, 그 부위를 지난 빛만 관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러면 초음파가 관찰에 방해가 되는 산란광을 막아내고 필요한 빛만 남기는 식이다. ▲ 기존의 현미경(왼쪽)에서는 제브라피시 내부를 관찰하기 위해서 불쌍한 제브라피시를 얇게 잘라야 했다. 공간 게이팅 현미경(오른쪽)을 사용하면 살아있는 제브라피시를 바로 관찰할 수도 있다. (출처 : IBS) 연구팀이 ‘ 공간 게이팅 ’이라 이름 붙인 이 기술이 보급되면 실험동물을 살아있는 상태에서 관찰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전에는 동물 내부를 관찰하려면 동물을 잘라서 얇게 포를 뜬 다음, 염색해서 관찰해야 했다. 즉, 내부를 보고 싶으면 실험동물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 산란광으로 바깥에서 관찰하기 힘들었던 탓이다. 실제로 연구팀은 공간 게이팅 기술을 이용해 살아있는 제브라피시의 척추 안쪽 근육 조직 이미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 연구진은 인체 조직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간 게이팅 기술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그렇게 된다면 질병 진단에도 이 기술이 쓰일 수 있으리라는 것이 연구팀의 기대다. 과연 보이지 않는 것을 보기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 현미경 기술이 이렇게 발달한다면, 적어도 생물학자들에게는 투명 인간이 필요 없어지는 것 아닐까. ▲ 일반 광학 현미경(a)과 공간 게이팅 현미경(b)을 이용해 제브라피시 내부를 들여다 보았다. 공간 게이팅 현미경을 사용하면 기존에는 관찰하기 어려웠던 근육중격(노란 점선), 근육-뼈 접합부(붉은 점선) 등의 미세 구조를 관찰할 수 있다. (출처 : IBS) 본 콘텐츠는 IBS 공식 블로그 에 게재되며, https://blog.naver.com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0.04.20
  • 한국을 대표하는 기초과학자 5인, 그들이 바꾼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기초과학자 5인, 그들이 바꾼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기초과학자 5인, 그들이 바꾼 현재 [과학의 날 특집] ‘위대한 과학자’들이 알려주는 기초과학이 나아가야 할 길 ▲ ‘과학데이’ 포스터.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과학의 승리자는 모든 것의 승리자다. 한 개의 시험관은 전 세계를 뒤집는다.” 1935년 제2회를 맞은 ‘과학데이’ 포스터에는 과학기술이 가져다 줄 밝은 미래에 대한 당대의 기대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1934년 4월 19일, 민족 산업의 독립적 발전을 위해 설립된 발명학회의 임원들은 찰스 다윈의 서거 50주년을 기념하며 제1회 과학데이를 지정했다. 이후 1968년, 과학기술처 출범일인 4월 21일로 지정된 ‘ 과학의 날 ’에는 1930년대 과학데이의 정신을 이어받아 대중을 위한 다양한 과학 행사를 개최하는 한편, 2015년부터는 과학기술진흥에 힘써온 과학기술유공자들을 지정하여 표창하여 왔다.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공헌한 과학기술자에 대한 사회적 예우와 지원을 통해 과학기술인의 명예와 긍지를 높이는 동시에 국민과 청소년들에게 존경받는 과학기술인 상을 제시하는 것이 과학기술유공자제도의 목적이다. 국내 유일의 기초과학 전담 연구기관인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설립(2011년) 역시 과거 황무지와 같았던 기초과학 연구분야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해온 과학자들이 노력한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2020년 4월 21일은 제53회 과학의 날이다. 과학의 날을 기념하며 오늘날 과학연구에까지 영향력을 미친 한국 기초과학의 토대를 만든 5인의 업적과 오늘날의 의의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들의 업적은 과학적 성취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적 파급력과 후속 세대에의 영향력이 지대하다는 측면에서 더욱 부각된다. 유경로 교수(1919-1997) 현대천문학과 지구과학 교육 기틀 마련 ▲ 유경로 교수 (출처: 대한민국과학기술유공자) “공부하는 사람은 돈 욕심을 버려야 한다. 돈을 알면 공부를 못해.” ‘지구과학’이란 교과목은 언제부터 배우기 시작한 걸까. 적어도 국내에서는 그 시작점에 故 유경로 서울대 교수 가 있다. 유 교수는 천문학과 지구과학교육, 그리고 과학사 세 분야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한 과학자다. 그는 1955년 서울대에서 국내 최초 천문학 강의를 개설했다. 이어 1959년에는 서울대 사범대에 지학과(지구과학교육과)를 창설하는 등 천문학과 지구과학교육 두 방면에서 업적이 두드러진다. 13편의 천문학 논문을 출판했을 뿐 아니라 한국지구과학교육회를 창설하여 초중등 과학교육과정 개발에도 참여하며 지구과학이 중등과학교육의 필수 교과목으로 자리잡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 학자로서는 한국 전통천문학의 우수성을 증명한 성과를 올렸다. 당시 한국의 천문학사 연구는 불모지와 다름 없었다. 유 교수는 미국 유학을 마치고 온 제자들과 함께 조선의 천문과 역법을 체계화한 『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 과 『칠정산외편(七政算外篇)』 의 역주를 편찬함으로써 한국 천문학사 연구의 초석을 마련하였다. 당시에만 해도 그 내용이 현대 천문학적으로 어떻게 해석되는지 연구된 적이 없었다. 천문학자들은 유 교수의 업적을 한국 천문학사 연구에 있어 최대의 업적으로 꼽는다. 퇴임 후 그는 소남천문학사연구소 설립 및 한국과학사학회 회장 역임 등의 활동을 통해 한국과학사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 故유경로 교수는 제자들과 함께 ‘칠정산내편(왼쪽)’과 ‘칠정산외편’의 역주를 편찬하며 한국천문학사에 기념비적 성과를 남겼다. (출처: 국사편찬위원회 우리역사넷) 참 선비의 자세로 학문의 길만 우직하게 걸었던 유경로 교수는 과학, 교육학, 역사학이라는 전혀 다른 세 학문에서 개척자의 역할을 해낸 융합형 인재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업적은 학문적 성취를 넘어 후속 세대 교육을 향한 열정에서 더욱 돋보인다. 허문회 교수 (1927-2010) 쌀의 자급을 가능하게 한 육종학자 ▲ 허문회 교수 (출처: 대한민국과학기술유공자) “한국의 식량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맞는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수밖에 없다.” 흰 쌀밥을 배불리 먹는 게 소원이던 시절이 있었다.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쌀이 늘 부족했다. 당시 벼 품종들이 생산성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故 허문회 서울대 명예교수 는 ‘통일벼’의 개발로 국민을 오랜 가난과 굶주림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준 세계적인 식물육종학자다. 서울대 농과대학 교수였던 그는 1964년 필리핀에 위치한 ‘국제미작연구소(IRRI)’에 벼 품종 개량 분야 학자로 초청받으며 본격적으로 벼 육종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를 거듭한 끝에 냉온에 잘 견디는 ‘인디카종(열대형 벼)’와 쌀알이 짧고 차진 ‘자포니카종(한국에서 재배)’을 교배한 뒤, 그것을 다시 인디카 품종과 교배하여 안정된 품종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실험을 계속했다. 당시 육종가들 사이에서는 자포니카와 인디카를 교배하면 불임이 된다는 것이 일종의 상식이었으나, 허 교수는 수백 가지 다양한 조합을 시험하며 새로운 품종의 개발을 이끌어냈다. 1966년 허 교수는 자신이 만든 볍씨를 가지고 귀국했고, 4년만인 1970년 말부터 ‘통일벼’ 라는 이름을 달고 전국 농가에 보급됐다. 통일벼는 키가 작고 이삭이 크며, 잎이 곧게 뻗어 태양빛을 이용하는 효율이 높아 기존의 자포니카에 비해 평균 30% 이상 생산성이 뛰어났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통일벼”의 보급 5년 만인 1975년에는 처음으로 쌀 자급 100%를 달성하며 국내 식량 혁명을 일으켰다. ‘기적의 볍씨’라 불린 통일벼는 우리나라 50원짜리 동전 뒷면에도 자랑스럽게 새겨져 있다. ▲ 국제미작연구소의 온실에서 연구를 진행 중인 故 허문회 교수의 모습. 그가 개발한 통일벼는 우리나라 오십원 동전 뒷면에 새겨져 있다. (출처: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이후에도 그는 우리나라 및 동북아 벼 재배의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벼의 전파경로 연구에도 매진했다. 뿐만 아니라 병해충 저항성과 추위에 강한 벼 육종 연구, 간척지와 같은 염분이 높은 흙에서도 잘 자라는 벼 연구 등 허 교수의 연구는 국민의 삶, 그리고 사회의 필요와 늘 맞닿아 있었다. 이태규 교수(1902-1992) 한국 최초의 화학박사 ▲ 이태규 교수 (출처: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학문에는 민족이 따로 없다.” 학문에 대한 호기심조차 사치였던 시절, 탁월한 인물의 등장은 그 존재만으로도 힘이 된다. 故 이태규 KAIST 명예교수 는 한국 최초의 화학자이자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최초의 과학자다. 그는 1931년 조선인이라는 차별과 경제적 어려움을 딛고 일본 교토제국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1937년에는 식민지 출신의 과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업적을 토대로 교토제국대의 조교수로 임용됐다. 이후 미국 프린스턴대로 떠난 이 교수는 양자화학의 거장 헨리 아이링 교수와 함께 연께 촉매, 점성이론 등 연구를 시작하게 된다. 그들이 1940년 발표한 ‘쌍극자 능률계산’에 관한 논문은 화학 분야에 양자역학을 도입한 최초의 연구로 평가받는다. 해방 직후 조국으로 돌아온 그는 서울대 문리과대학 초대학장을 맡아 일본에서 가르쳤던 후배들을 불러들였다. 당대 최고의 과학자들로 교수진을 정비하여 서울대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또, 조선화학회(오늘날 대한화학회)를 설립했다. 대한화학회는 우리나라 과학계에서 가장 먼저 창립된 학회로 기록된다. 이 교수는 서울대 설립안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다시 해외로 떠난 뒤에도 꾸준히 세계적인 업적들을 냈다. 1955년 아이링 교수와 함께 비뉴턴 유동현상을 다루는 일반공식을 제시한 ‘리-아이링’ 이론을 발표하기도 했으며, 1965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노벨상 후보 추천위원으로 발탁되며 한국 화학자의 위상을 높였다. ▲ 2016년 한국을 빛낸 명예로운 과학기술인을 소재로 발행한 ‘한국의 과학’ 기념우표에는 장영실, 허준과 함께 이태규 교수가 소개됐다. (출처: 우정사업본부) 1973년, 70이 넘은 나이에 그는 해외 과학두뇌 유치 대상자로 선정되며 한국과학원(現 한국과학기술원, KAIST) 석좌교수로 초빙되며 고국에서 후학을 양성하기 시작했다. 50년의 긴 세월을 해외에서 보낸 그는 한국 연구 환경의 수준을 세계적으로 끌어올리는데 여생을 바쳤다. 한국 화학 분야가 타 과학 분야보다 앞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에는 그의 기여가 있었다. 조순탁 교수(1925-1996) 세계 통계물리학의 역사를 새로 쓰다 ▲ 조순탁 교수(출처: 대한민국 과학기술유공자) “이론 물리학을 하는 길” 故 조순탁 한양대 명예교수 가 미국 유학을 떠나기 전 후배들에게 남겼던 글의 제목이다. 조 교수는 국내 1호 이론물리학자이자 한국 물리학의 씨앗을 뿌린 개척자로 꼽힌다. 이 글의 제목에서부터 엿볼 수 있듯, 조 교수는 많은 후배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한 훌륭한 선배이기도 하다. 조 교수는 석사학위를 받은 뒤 1955년 미국 미시건대로 유학을 간다. 이곳에서 만난 지도교수는 세계 통계 물리학계의 거장인 조지 울렌벡 교수였다. 조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의 주제는 ‘고밀도 기체의 운동학적 이론’이다. ‘조-울렌벡 이론’으로 알려진 이 연구는 이상 기체의 운동을 설명하는 볼츠만 방정식을 발전시켜 밀도가 작지 않은 계에서도 작용할 수 있도록 일반화시킨 이론이다. 이후 교과서에도 실리며 통계역학 분야에서 수없이 인용됐다. 통계 분야 난제로 꼽혔던 이 문제를 33세의 나이에 풀어낸 것이다. 이 성과로 인해 조 교수의 연구는 미국 물리학 발전 계보에 이름을 올릴 만큼 뛰어난 업적이었다. 이론 물리학자인 그는 실험물리의 중요성을 항상 주장하기도 했다. 귀국한 후에는 국내 최초 1.5MeV(메가일렉트론볼트) 사이클로트론 입자가속기 건설을 추진하며 이론과 실험의 조화를 강조했다. 1970년 조 교수는 서강대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자신의 연구실에서 시작한 ‘통계물리학 수요세미나’를 바탕으로 1973년에는 한국물리학회에 열 및 통계물리분과를 창설해 우리나라 통계물리학의 발전을 선도했다. KAIST 원장을 거쳐 정년퇴임 전까지 한양대에서 평교수로 근무하여 학문을 멈추지 않았다. 조 교수는 ‘일반물리학’, ‘양자역학’, ‘고체물리학’, ‘수리물리학’, ‘통계역학’ 등 고등학교 물리 교과서와 대학 및 대학원 수준의 통계물리 전문서적을 저술하며 학계 발전을 이끌었다. 통계물리학과 기체분자운동론에서 조순탁 교수의 업적은 오늘날 한국 물리학계 발전의 발판이 되었다. 이임학 교수(1922-2005) 세계를 놀라게 한 천재 수학자 ▲ 이임학 교수(출처: 과학기술유공자센터) “UBC(브리티시컬럼비아대)에는 이임학이 있다.” 세계를 놀라게 한 천재 수학자가 있다. 바로 故 이임학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명예교수 다. 이임학 교수는 경성제대 재학시절에도 조선인 학생들 사이에서 ‘수학천재’로 이름을 알렸다. 해방 이후 경성대에 수학과가 개설될 때 당시 수학자들의 투표를 통해 교수로 선발됐다. 그의 나이 24세의 일이다. 이후 그는 서울대 교수로 임용돼 1953년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기 전까지 교육활동을 펼쳤다. 이때 ‘미분학’, ‘적분학’, ‘미분적분학’, ‘평면해석기하학’, ‘대수학’, ‘고등대수학’ 등 여러 권의 대학교재를 저술하며, 우리나라 수학교육의 기반을 다지는데 크게 기여했다. 1949년 당시 한국인 학자 최초로 해외에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군이 버린 쓰레기 더미에서 미국수학회지를 주운 그는 학회지에 실린 막스 초른 교수의 논문을 접하게 된다. 초른 교수가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어렵게 않게 풀어내고 그 내용을 편지에 적어 보냈다. 초른 교수는 그 편지를 근거로 논문을 작성한 뒤 이 교수의 이름으로 미국수학회지에 투고했다. 이 교수는 캐나다에서 활동하며 군론(group theory) 연구에 몰두하였는데, 특히 1960년 발견한 새로운 종류의 단순군들의 무한한 집합을 찾아내 ‘리군(Ree group)’ 이라 명명한 성과로 세계적인 수학자 반열에 오른다. 이 업적을 토대로 1963년 40세의 젊은 나이에 캐나다 과학자의 최고 영예인 캐나다 왕립학회 정회원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오늘날까지 리군 이론은 수학계의 주요 연구대상 중 하나다. 세계적 석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교수는 국내에서는 최근까지 잊혀진 인물이었다. 캐나다 유학 2년 차에 국가소환명령에 불응하여 국적을 박탈당했을 뿐 아니라 북한 방문 경력으로 오랜 기간 귀국길이 막혔었기 때문이다. 그의 모든 연구는 ‘한국인’이 아닌 ‘캐나다인’으로서 소개됐다. 1996년 대한수학회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초청받아 비로소 고국에 돌아올 수 있었으며, 이후 2006년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장’에 헌정됐다. 이 교수가 타계한 지 1년 뒤의 일이다. 과학은 시대의 산물이다. 오늘 소개한 5인의 기초과학자들은 나라가 어렵고 힘들어 학문이 사치로 여겨지던 시기에 등장해, 현재 기초과학의 터를 닦았다. 기초과학은 시대를 바꾸는 원동력이 된다. 새로운 지식이 축적되며 과학혁명이 일어났고, 세계관이 변화했다. 그리고 기초과학을 토대로 발전한 기술은 인간, 기계, 사회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53번째 과학의 날을 맞는 한국의 과학은 ‘제2의 도약’을 시작했다. 1960년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설립으로 현대적 연구 체제를 정비하고, 대학에 연구기능을 부여했다. 산업발전을 통해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리고 선진국 반열에 오른 지금 선도 국가가 되기 위해 기초과학 연구역량을 키우기 시작했다. 2011년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설립이 단적인 사례다. IBS는 새로운 기초과학 생태계를 만든다는 점에서 과학계의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기존 지식 생태계에 존재하고 있던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허무는 역할을 수행하며 세계적 연구성과들을 줄지어 배출하고 있다. 이처럼 과학은 사회 속에 있다. 이임학 교수와 같이 뛰어난 업적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이유로 그 평가가 유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리고 허문회 교수의 ‘통일벼’와 같이 기초연구로 인류 행복과 사회 발전에 공헌하기 위해 기초과학에는 더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연구와 함께 오늘 소개한 ‘위대한 과학자’들 처럼 우수한 후학을 양성하는 것이100번째 과학의 날까지 한국 과학이 나아가야 할 길이 아닐까. 본 콘텐츠는 IBS 공식 블로그 에 게재되며, https://blog.naver.com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0.04.17
  • [루머를 앞선 팩트 캠페인] 코로나19 예방에 손씻기가 중요한 과학적 이유 [루머를 앞선 팩트 캠페인] 코로나19 예방에 손씻기가 중요한 과학적 이유 [루머를 앞선 팩트 캠페인] 코로나19 예방에 손씻기가 중요한 과학적 이유 본 콘텐츠는 IBS 공식 블로그 에 게재되며, https://blog.naver.com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0.04.16
  • 지구온난화에 유독 취약한 지역 있다, 왜? 지구온난화에 유독 취약한 지역 있다, 왜? 지구온난화에 유독 취약한 지역 있다, 왜? “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구가 고통 속에 있다 ”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2℃ 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체결한 협약입니다. 국립기상과학원이 발표한 ‘한반도 100년의 기후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평균기온이 10년 마다 0.18℃씩 올랐으며 최근 30년 동안의 기온(1988~2017년)은 20세기 초(1912~1941)에 비해 약 1.4℃ 정도 상승하였다고 합니다. ▲ 국립기상과학원은 ‘한반도 100년의 기후변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연평균, 최고, 최저기온이 지난 100여년간 상승해왔다고 분석했다. (출처: 국립기상과학원) 그렇다면 왜 파리기후변화협약은 지구온난화 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온실가스 를 지목했을까요? 태양에서 지구로 도달하는 빛 에너지는 파장이 짧은 단파 복사의 형태입니다. 지구는 이를 흡수한 뒤 파장이 긴 장파 복사 형태로 우주로 방출합니다.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는 그 장파 복사 에너지를 대기 중에 가두어 놓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온실효과(greenhouse effect)는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키는 가장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구의 온도 상승으로 인해 빙하가 녹으면 생태계에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해수면 상승에 따라 홍수 등 부차적인 재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강수 패턴의 변화, 식물 생장 시기의 변동, 이상기상현상 증가와 함께 농작물 등의 생산량 감소로 인한 식량난과 질병 확산 등도 세계적으로 큰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소득수준이 낮은 국가에서는 에어컨이나 수처리 시설의 부재로 인해 생명을 위협받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 지구는 태양이 보내온 단파장의 빛 에너지를 긴 장파 복사 형태로 우주로 방출한다. 온실가스는 장파 복사 에너지를 대기 중에 가둬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킨다. 육상 영역, 북반구 고위도 영역이 지구온난화에 취약 그렇다면 전 지구의 온도는 동일하게 상승하고 있을까요? 지구 표면 온도 변화를 추적 관찰하고 있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951~2019년까지 지구 대부분의 영역에서 온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에는 차이가 존재합니다. 육지 근처는 비열(물질 1g의 온도를 1℃만큼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이 높은 해양에 비해 온도가 빠르게 오르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또, 북반구 고위도 지역들은 적도부근보다 높은 온도증가율을 나타냅니다. 기후변화의 지역적 차이는 지표면의 상태 변화에 따른 지역적 영향뿐만 아니라,강수를 비롯해 대기 순환, 해류 변화와 같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합니다. 아래의 관측결과를 보면 북극해를 둘러싼 시베리아, 알래스카, 캐나다 등의 영역은 유독 온도가 뜨거워진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북극 영역의 온도가 빠르게 오르는 현상을 ‘북극 증폭(Artic amplification)’이라고 합니다. 이 북극 증폭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시도가 이뤄져 왔지만, 정확한 유발 요인에 대해서는 여러 논쟁이 있었습니다. ▲ 1951년부터 2019년까지 지구 표면의 온도 변화를 관측한 결과. 색이 붉을수록 온도가 많이 상승했다는 의미로 북극 지역의 온도가 유독 많이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회색은 누락 값을 나타낸다.(출처: NASA) 북극은 왜 이렇게 뜨거워졌나 ‘문제의 해답은 내 안에 있다’는 말처럼 2000년대 이전까지 연구자들은 북극 증폭의 원인이 북극 자체에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온실가스로 인해 온도가 상승하고, 북극의 해빙과 고위도 지역의 눈을 녹이기 때문입니다. 반사율이 높은 눈과 빙하는 햇빛을 반사시키는 든든한 역할을 하지만, 이들이 녹으면 더 많은 태양복사 에너지가 지표나 해양으로 흡수되며 온난화가 가속됩니다. 이처럼 북극 증폭의 주요 원인을 표면 반사율 감소로 지목하는 ‘지역적 메커니즘’은 한 동안 정설처럼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 지역적 메커니즘에 의한 북극 증폭 과정을 나타내는 모식도. (출처: IBS) 2000년대 들어 다양한 기후 모델이 개발되면서, 북극 증폭이 ‘지역적 요인’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온실가스가 열대, 중위도 지역의 온도를 상승시키면 따뜻해진 해수가 해류를 타고 북극까지 올라오게 되는데요. 이 따뜻한 해수가 북극 근처의 해빙을 녹인다는 ‘원거리 메커니즘’이 주목받게 됩니다. 북극의 온난화에 ‘직격타’를 가하는 것이 ‘지역적 메커니즘’인지 ‘원거리 메커니즘’인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논란이 있어왔는데요. 2018년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은 이 오랜 논란을 종결시킬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Nature Climate Change’에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지역적 요인과 원거리 요인 등 북극 온난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요인들을 모두 고려한 시뮬레이션 모델을 개발하고, 시뮬레이션 결과를 실제 기후 상황과 비교하는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그 결과, 북극 자체의 지역적 요인만 적용한 경우에도 북극 증폭으로 실제 기후와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원거리 요인은 부가적인 역할만 할 뿐, 지역적 요인만으로도 북극 증폭이 발생한다는 의미 입니다. 그렇다면 열대 지역은 왜? 앞서 소개한 NASA의 관측 자료를 보면 북극 외에도 유독 빨갛게 칠해진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적도 부근의 열대 지역입니다. 지난 50년 간 전 지구의 평균 해수면 온도가 0.55℃ 상승 할 때 동태평양을 제외한 열대 해양의 온도는 0.71℃ 상승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열대 해양의 온도 상승이 빠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1월 14일 이 난제를 해결할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IBS 기후물리 연구단 은 국제학술지 ‘Nature Climate Change’에 중남부 아시아, 미국 남부 등 아열대 지역에서 발생한 온실기체가 열대 지역의 온도 상승을 부채질하는 효과가 있음을 규명 했습니다. 열대 지역의 해류는 해들리(hadley)라고 불리는 대규모 대기 순환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열대 적도 지역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수렴하고 상승한 후 남북방향으로 발산하여, 아열대지역에서는 하강기류와 함께 대기 하층의 발산이 생깁니다. 이 때, 무역풍이 아열대의 차가운 공기를 열대 적도지역으로 수송하게 됩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해류 흐름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열대지역 심해의 차가운 해수가 표층으로 올라오는‘용승’현상이 나타납니다. 열대지역의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열대지역에서는 구름이 많아져 태양빛을 더 반사하게 되고, 해들리 순환이 강해짐과 함께 아열대에서 열대로의 차가운 공기이류, 강해진 용승 현상은 열대 지역 온난화를 상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 열대와 아열대 사이의 해들리 순환을 나타내는 모식도. (출처: IBS) 시뮬레이션하며 대기 및 해양순환 과정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아열대 지역의 이산화탄소는 같은 양의 열대 지역 이산화탄소보다 열대 해수면 온도를 40% 더 상승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열대 지역이 온실효과로 인해 온도가 상승하면, 적도와 아열대의 온도차이가 감소해 해들리 순환이 약화되고 이에 따라 무역풍과 용승 현상이 줄어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증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무역풍이 수송하던 수증기량이 감소해 적도 부근에 햇빛을 차단했던 구름 양이 줄어 일사량도 증가하게 된다고 합니다. 열대지역의 빠른 온난화는 아열대 지역의 온실가스 증가의 영향을 받고 있다 는 의미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우리의 미래는? ▲ 데이비드 바티스티 미국 워싱턴대 교수는 1980~1999년 대비 2080~2099년의 지구 표면 온도상승 폭을 비교했다. (1980~1999년 동안의 평균 온도 값과 2018~2099년 동안의 평균 온도 값의 차) (출처: 미국 워싱턴대) 기후변화의 지역 불균형은 미래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그 상승 폭이 낮은 편이지만 안심 할 수는 없습니다. 파리기후협약이 목표로 하는 2℃를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IBS 기후물리 연구단의 분석에 따르면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지키더라도 여름철(9월) 북극 빙하가 완전히 녹아 사라질 확률은 28%나 됩니다. 연구진은 산업혁명 전과 비교해 전 지구의 지표기온 상승이 1.5도에 이르면 9월 북극해빙이 완전히 유실될 확률이 6%, 2도 상승에 이르면 28%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금보다 더 엄격한 정책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소개한 연구들이 분석한 것처럼 지구 온난화에는 지역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원거리의 요소들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전 지구적인 메커니즘에 대한 규명이 꾸준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초과학자들이 연구가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데 든든한 가이드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본 콘텐츠는 IBS 공식 블로그 에 게재되며, https://blog.naver.com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0.04.01
  • 쥐와 인류, 그 공생의 역사. 쥐는 인간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가? 쥐와 인류, 그 공생의 역사. 쥐는 인간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가? 쥐와 인류, 그 공생의 역사. 쥐는 인간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가? “ 쥐와 인류, 그 공생의 역사. 쥐는 인간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가? ” 는 십이지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한다. 이중 쥐를 모델로 한 ‘똘기’는 대장 역할을 맡고 있다. (출처: 일본 SHAFT사)"> ▲ 1996년 KBS에서 반영한 만화영화 <꾸러기 수비대>는 십이지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한다. 이중 쥐를 모델로 한 ‘똘기’는 대장 역할을 맡고 있다. (출처: 일본 SHAFT사) “ 똘기, 떵이, 호치, 새초미 자축↗인↘묘~♪ 20~30대 사람들 중 십이지를 제대로 외우지 못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순서는 물론 해당하는 동물들까지 줄줄 꿴다. 그들이 주입식 교육을 받거나 나이가 들어서는 아니다. 그들에겐 십이지를 외우게 해준 마법의 노래, 그리고 추억의 만화영화가 있었다. 바로 1996년 KBS에서 반영한 ‘꾸러기 수비대’다. 경자(庚子) 년, 흰쥐(白鼠)의 해이다. 꾸러기 수비대의 12동물 중 대장인 똘기의 해가 왔다. 하지만 슬프게도 똘기는 사람들에게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동물이다. 예로부터 사람들이 애써 모아놓은 곡식을 먹기 때문에 간사하고, 약삭빠르고, 도둑질을 하는 동물로 생각됐다. 또 사람들의 음식에 병원균을 전파하는 위험하고 지저분한 동물로 여겨지기도 했다. ▲ 1960~70년대 정부는 일 년에 한두 번을 ‘쥐 잡는 날’을 정하고, 쥐 박멸에 나섰다. 학교에서는 쥐 잡는 날 포스터 그리기 대회 및 웅변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출처: 공공누리) 요새는 아파트에 생활하면서 거의 볼 수 없지만 아직도 단독주택 주변에는 날쌔게 움직이는 쥐들을 볼 수 있다. 1960년대 말 필자가 국민학교(다시 말하지만 국민학교가 맞다.) 학생이었을 때, 마을에 쥐가 하도 많아서 쥐를 잡아 쥐꼬리를 제출하도록 학교로부터 명을 받아 쥐 소탕 작전을 벌인 기억이 난다. 아마 사람들도 먹을 것도 없던 시절이었기에 쥐들이 곡식을 훔쳐 먹지 못하도록 조치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지금은 형편이 나아져서 현재 살고 있는 강원도 한계리 집주변에, 동물들이 겨울철을 잘 보내도록, 비록 벌레 먹은 쌀이지만 한편에 놓아두면 다람쥐와 쥐 그리고 새까지 와서 끼니를 때우고 가고 있다. 2020년 경자년,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는 쥐를 대변(代辯)하기 위해 이 글을 적어본다. 오해와 달리 쥐는 인류에게 꽤 많은 도움을 준 동물이다. 특히 과학의 발전에 쥐는 일등 공신 역할 을 톡톡히 했다. 쥐가 과학과 만났을 때 실험용 마우스는 19세기 멘델의 유전법칙이 재조명되면서, 쉽게 사육하고 번식시킬 수 있으며, 작고 값이 저렴한 실험동물의 필요성이 요구되면서 대규모로 번식되기 시작했다. 20세기에 들어 사람과의 비교 유전자 지도를 이용한 마우스의 효용성을 인식하면서 마우스는 지구상의 포유동물 중에서 유전학적으로 가장 잘 밝혀진 동물이 됐다. 또한 줄기세포와 키메라 기법을 이용한 돌연변이 작제 기법으로 수많은 질환 모델 동물을 만들어 오다가 최근에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편집 방법으로 더욱 정교하고 다양한 돌연변이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동물실험에 사용된 실험동물 수는 총 372만 7000마리로 그중 마우스와 래드가 전체 실험동물 사용 마리 수 중 84.1%를 차지하고 있다. 유전자 기능연구에 사용하는 돌연변이 계통의 마우스는 종래 사용하던 근교계 마우스보다 유전적인 변화가 발생하였고 그에 따른 표현형이 예상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게 발현되기 때문에, 종래에 사육하던 환경에서는 감염성 병원체 같은 외부 요인들에 대하여 새롭고 예측할 수 없는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예상치 못한 증상, 병변, 역학 등이 연구를 진행하는데 장애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인간의 질환 모델의 대상으로서 연구로서뿐만 아니라 연구의 질을 높이기 위한 쥐 자체의 건강과 질병에 대한 연구도 다른 어느 동물보다도 깊이 진행되고 있다. ▲ 1902년에 Archives de zoologie expérimentale et générale에 “멘델의 법칙과 생쥐의 색소 유전”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뤼시앵 큐놋의 논문. 쥐를 활용해 발견한 주요 연구 업적들은 노벨상 수상자들이 쥐를 사용하여 연구한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쥐를 이용하여 처음으로 논문을 낸 학자는 프랑스의 생물학자인 뤼시앵 큐놋(Lucien Cuénot)으로, 1902년부터 1905년까지 멘델의 유전법칙을 적용하여 쥐의 털색에 관련된 유전자와 치사 유전자인 Ay에 대하여 논문을 발표하였다. 지금은 연구자들은 털색 관련 유전자를 지표로 알비노 마우스들이 유전적으로 오염되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그 후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들이 쥐를 실험동물로 이용한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노벨상 수상연도 기준 바이러스 면역(1951), 주조직적합성복합체(1948), 면역관용(1950), 유전암호 (1961), 역전자효소와 제한효소(1970), 재조합 DNA(1972), 단클론 항체(1975), DNA 염기서열 분석(1977), PCR(1983), HIV(2008), 텔로머라제(2009), 선천면역(2011), autophagy(2016), 그리고 작년의 세포의 산소 이용에 대한 적응 기전(2019) 등 수많은 노벨상이 쥐와 함께 배출됐다. 과학의 발전과 역사에서 쥐를 빼놓을 수 없다는 의미다. 백서를 이용한 실험의 문제점 ▲ (오른쪽) Corynebacterium bovis에 감염된 누드마우스. 피부에 황색 가피가 형성되어 병리학적으로 각화 항진증과 피부염이 보인다. (출처: 필자의 사진) 사람의 의약품 개발은 규정에 따라 안전성과 효능을 동물과 사람에게서 평가한 다음에 신약으로서 탄생하게 된다.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전임상 시험 과정에서는 설치류와 비설치류 각각 1종을 이용하여 안전성을 평가한다. 이러한 동물들의 유전적 요인과 사육환경은 사람의 환경과 너무 다르다. 전임상 시험에 주로 사용되는 랫드는 근교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교배를 통하여 유지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유전적 동질성을 가지고 있는 폐쇄 군이라는 집단이다. 이들은 실험 목적상 같은 사료와 물을 마시고 일정한 온도, 습도, 조도, 환기, 습도에서 사육되며 질병상태도 거의 유사하게 조절되어 있다. 이러한 실험용 동물을 이용한 독성 실험 결과를 건강한 사람에게 적용하여 부작용이 없는지 평가하는 임상I상을 통과하는 비율은, 최근 9년간 조사한바, 고작 10% 이하라고 한다. 동물실험에 들어간 막대한 비용과 전문인들의 노력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그리고 수많은 동물들이 얼마나 헛되게 희생되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동물을 이용하는 약효시험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의 질병과 유사한 각종 질환 모델 마우스를 유전자조작이나 화학물질 등을 처치하여 만든 다음에, 신약후보물질을 그러한 동물에 처치하여 약효시험을 하지만, 이러한 동물에서 나타나는 반응은 다양한 유전적 그리고 물리적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과는 너무 큰 차이를 보인다. 이와 같이 마우스를 이용한 동물실험은 세포를 이용한 실험 결과를 진일보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지만 사람에 적용하기에는 너무 격차가 큰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동물실험 결과를 가장 정확하게 해석하기 위해서는 동물실험 기법의 전문화, 사육환경의 고도화, 동물의 전신 장기에 나타나는 병리학적 변화를 해석하는 능력의 전문화 및 동물실험 결과의 의미 있는 통계적 처리가 필요하다. 쥐는 생각보다 자비로운 동물이다 데카르트는 동물은 영혼이 없는 기계 같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랫드가 동정심을 가지고 곤궁에 처한 같은 케이지에 있던 랫드를 구한다는 사실을 과학자들이 입증하였다. 연구자들은 물에 흠뻑 젖어 고통스러워하는 같은 종의 랫드를 같은 케이지에 살던 다른 랫드가 돕는지 알아보았다. 물에 빠져 고통스러워하는 같은 케이지에 살던 랫드를 돕기 위하여 문을 열지, 아니면 사료를 구할 수 있는 방 쪽의 문을 열지, 랫드가 선택하도록 하는 실험을 하였다. 실험결과 랫드는 고통스러워하는 동료 랫드를 도운 다음에 사료를 구하는 행동을 보였다. 다시 말하자면 고통스러워하는 랫드를 돕는 가치가 사료를 보상받는 가치보다 랫드에 있어서는 더 크게 작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사람은 자신에게 불이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에 대하여 도움을 베푼다. 이러한 행위를 친 사회적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연구자는 그의 연구 결과로부터 랫드가 친사회적으로 행동하며 도움을 주는 랫드는 동종의 같은 케이지에 살던 랫드에 대하여 동정심 같은 감정으로 곤란에 빠진 랫드를 돕는다고 주장하였다. 실험용 마우스와 랫드의 환경 풍부화 프로그램 랫드도 동정심 또는 자비심을 가지고 동료의 생명을 구하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하니 실험용 사육 상자에 갇힌 랫드가 강아지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이렇게 고귀한 생명을 가지고 자비심까지 있을 수도 있는 동물을 실험과정 중에 동물의 특성에 따른 관리 소홀로 동물이 질병에 이환되거나 사망한다면 안 될 일이다. 또한 동물이 정상적으로 보이는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사회적 및 비사회적 환경 풍부화를 제공해주어 동물이 정상적인 상태로 만들어 주는 것이 동물 복지 면이나 동물실험의 결과 향상에 꼭 필요하다. 연구용 마우스와 랫드에 대한 표준화된 사육 및 영양 지침을 포함한 생물학적 안전, 장비의 효율적인 사용, 동물의 행동학적 요구 등이 고려되어 사육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할 것이다. 고압멸균사료는 파괴량을 고려하여 더 많은 영양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사료를 멸균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공급하면 비타민 등이 과용량으로 섭취될 수도 있다. 방사선 멸균 사료를 고압 멸균하거나 고압 멸균용 사료를 방사선 멸균해도 비슷한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일반적인 실험용 마우스는 특정 병원체를 배제시킬 수 있는 수의학적 관리 및 시설 관리를 통해 특정병원체부재동물로 유지되어야 하며, NSG 같은 면역 결핍이 심한 마우스 계통은 기회감염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이소레이터 사육장치에서 길러야 한다. 멸균된 사료와 물, 깔개를 제공하고, 케이지와 이동용 장비는 소독해서 이용해야 한다. 사육자와 연구자도 이러한 기술을 훈련받고 난 후에 실험을 해야 한다. NSG 마우스를 이용하여 조혈계를 인간화시킨 마우스는 실험 도중에 기회감염균 때문에 사망하는 경우가 흔하다. 종래의 상자 형 케이지는 개별적으로 환기가 되는 케이지 시스템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에서는 마우스의 수용능력이 증가되며, 암모니아 같은 유해 가스의 농도를 줄여주고, 사람이 알레르기 유발 항원에 노출되는 것도 막아준다. 신생 마우스나 털이 없는 마우스를 그물망으로 이루어진 바닥에 사육하는 것은 체온조절장애나 상처 발생 때문에, 바닥이 딱딱한 케이지에 위생적인 깔개를 넣어 사육한다. 사회적 환경 증진도 필요하다. 실험에 지장이 없는 한 마우스의 단독 사육을 피하고 서로 잘 어울릴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튜브나 은신처 같은 숨을 곳이나 둥지 재료를 제공함으로써 종의 특정 행동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준다. 수컷의 공격 성향이 강한 마우스는 한배로부터 유래한 신생 수컷 마우스를 한 케이지에서 사육하거나, 이유 전에 쌍을 이루었던 수컷만을 한 케이지에서 사육하여 공격성을 완화시켜준다. 환경 풍부화와 적절한 운동을 하면 마우스의 인지력 향상, 질병 발병의 예방, 향상된 세포의 유연성과 뇌 질환 동물 모델에서 유익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과학과 쥐를 잇는 실험동물자원시설 ▲ 기초과학연구원 동물 사육 환경: 차례로 SPF 사육실 내부 IVC 시스템/온도, 습도, 환기횟수 모니터링 관리/개별 환기 케이지 동물보호법에 따라 동물실험윤리위원회가 설치된 곳은 총 385개소이다. 하나의 위원회에 속해 있는 실험동물시설이 종합대학교의 경우 많게는 30여 개에 이르는 곳도 있다. 전국적으로 실험동물의 시설과 관리 수준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동물실험에 제공되는 실험동물들이 실험 중 고통을 받는 것은 마취나 진통제 또는 진정제 투여를 통하여 어느 정도 경감시킬 수는 있지만 주위 환경이 열악하여 추위와 더위로 고통을 받거나 질병이 만연한다면 동물실험 결과의 재현성 확보와 동물복지 양면에서 치명적이 될 수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실험동물자원시설은 동물실험의 신뢰성 확보와 더불어 동물복지를 고려하여 식약처 우수동물실험시설에 등록하여 최소한의 실험동물 관리기준을 따를 예정이다. 또한 AAALAC 국제실험동물인증관리협회 인증을 추진 중이다. 기초과학연구원 뇌 과학 연구, 유전자 편집 등 생명과학 연구 분야의 동물실험을 위한 동물실험시설로 SPF동물 유지 관리와 동물실험 수행에 필수적인 연구시설로서 2년 동안의 준비를 거쳐 올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간다. 전체 4,836.52㎡(1,465평)로 지하와 지상 2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층고는 6m다. 지하에는 공조기 등이 들어가 있고, 마우스 케이지 6,000개를 설치할 수 있어 마우스 30,000마리까지 사육이 가능하다. 본 내용 중 많은 부분에서 Laboratory Animal Medicine 3rd Edition을 참고하였습니다. 그리고 일부분은 “데일리 개원”에 저자가 기고한 opinion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참고문헌 1. Hay M, Thomas DW, Craighead JL, Economides C, Rosenthal J. Clinical development success rates for investigational drugs. Nat Biotechnol. 2014 Jan;32(1):40-51. 2. Sato N, Tan L, Tate K, Okada M. Rats demonstrate helping behavior toward a soaked conspecific. Anim Cogn. 2015 Sep 18(5):1039-47. 3. James Fox Editor-in-Chiefs. Laboratory Animal Medicine, Chapter 3, Biology and Diseases of Mice and Chapter 4, Biology and Diseases of RatsAcademic Press, 2015 3rd Edition 4. Cuénot L. La loi de Mendel et l'hérédité de la pigmentation chez les souris.Arch. Zool. Exp. Gen. Ser. 3, vol 10, pages xxvii-xxx. (1902). 본 콘텐츠는 IBS 공식 블로그 에 게재되며, https://blog.naver.com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0.03.19
  •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의 필수품, 촉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의 필수품, 촉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의 필수품, 촉매 인류와 함께해 온 촉매 가 부리는 마법 ▲ MBC의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 출연한 개그우먼 장도연은 바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소시민의 모습을 강조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출처: 나혼자산다 333회 화면캡처) 집에서 콩나물 키우기, 고구마 구워 먹기, 신문과 책 읽기, 일기 쓰기… MBC의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 출연한 개그우먼 장도연이 아침에 일어나자 한 일들이다. 콩나물에 물을 주기 위해 가장 짧은 동선을 찾아 거실 소파 위를 넘어 다니던 그녀는 한 마디를 남긴다. ‘시간 아껴야죠.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인데.’ 생각해보면 우리 대부분은 ‘바쁘다 바쁘게’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횡단보도 보행 신호가 깜빡이면 돌진해서 뛰어 건너고, 엘리베이터를 타자마자 닫힘 버튼을 계속 누르는가 하면, 자판기에서 커피 컵을 손으로 잡은 채로 기다리고 있지 않는가. 초고속 인터넷과 로켓배송이 없는 일상은 이젠 상상하기도 어렵다. ‘빨리빨리 문화’는 과학자들의 실험에도 들어섰다. 만약 화학반응에서 빨리빨리 문화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풍족하고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역할을 해주는 것이 바로 촉매 다. 플라스틱과 합성섬유 등 대부분의 생활용품은 물론 휘발유와 경유 같은 자동차 연료까지 화학반응이 빨리빨리 일어난 덕분에 우리가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면 촉매가 어떻게 화학반응이 빨리 일어나게 할까? 수소(H 2 )는 산소(O 2 )와 폭발적으로 반응하여 물(H 2 O)을 생성하지만, 상온에서는 그렇지 않다. 여기에 만약 불꽃이 튀기게 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종이도 공기 중의 산소와 닿아 있어도 불을 붙여주지 않으면 별다른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렇게 자연 상태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는 화학반응이 일정한 에너지가 공급되면 일어나게 되는데 이때 반응이 일어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활성화 에너지라고 한다. 수소의 반응이나 종이의 연소와 같은 반응의 활성화 에너지는 높지 않아 비교적 쉽게 일어나지만, 대부분의 화학반응은 수백도, 수천도로 온도를 높여도 속도가 매우 느리거나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활성화 에너지는 높다. 이때 해결사로 촉매가 나타나 활성화 에너지를 낮추어주어 화학반응이 빨리빨리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산 건너편으로 갈 때 힘들게 높은 산을 넘어서 가지 않아도 되게 해주는 터널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 산을 힘들게 넘어가지 않고 터널로 빠르게 가게 하는 것이 화학반응에서 촉매가 하는 역할이다. (출처: 필자 그림) ‘한 잔의 술’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촉매 덕분 우리는 화학시간에 촉매는 자신은 소모되거나 변하지 않으면서 화학반응을 빠르게 해주는 물질 이라고 배웠다. 실제 반응이 일어나는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촉매는 반응물에게 자리를 제공하고(흡착), 그 자리를 차지한 반응물끼리 반응이 일어나 생성물이 생기면(표면 반응), 그 자리에서 생성물이 떨어져 나가게 한다(탈착). 반응이 일어나는 도중에는 촉매의 변화가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소모되거나 변하지 않는다. 남성과 여성을 반응물에 비유하면 이들이 만나는 자리를 미련해 주고, 결혼에 골인하게 한 다음, 부부가 되면 자신은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중매쟁이 역할을 하는 셈이다. 아마도 인류 역사에서 최초로 촉매를 사용했던 건 수렵채취활동을 하던 선사시대일 것이다. 당시 조상들은 잘 익은 과실에 공기 중의 야생 효모를 넣어 과실주를 만들었다. 효모가 과실의 당을 알코올로 발효시키는 촉매 역할을 한 것이다. 오늘날 와인도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진다. 이후 농경시대에는 곡물을 당화시키는 효소 촉매를 찾아내어 곡물주를 담글 수 있게 됐다. 서양의 맥아, 동양의 누룩이 당화를 위한 촉매에 해당한다. 비누의 제조도 촉매 사용에 관한 오래된 기록의 하나이다. 이에 관한 최초 기록은 기원전 2800년경 고대 바빌론 시대에 동식물성 지방과 나무의 재를 물에 넣고 끓여 만든 것인데 이때 지방의 가수분해 반응 촉매로 재가 사용됐다. 실질적으로 화학산업의 기초가 된 촉매 반응의 발전은 18세기 말부터 19세기가 되어서야 이루어졌고, 20세기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힘입어 현재 화학공정의 90% 이상에 촉매가 도입됐다. 또한 우리 몸을 비롯한 생물체는 효소라는 특별한 형태의 단백질이 촉매 역할을 하여 생체 대사가 일어나게 한다. 특히 각 효소는 한 종류의 반응에만 작용한다는 기질 특이성이 있고 생물체의 온도에서 최대의 활성을 보이므로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촉매라고 할 수 있다. 탄수화물을 당으로 소화시키는 아밀라아제, 지방을 소화시키는 리파아제, 단백질을 소화시키는 트립신 등 효소는 우리 몸을 유지하게 해주는 가장 가까이 존재하는 촉매이다. ▲ 인류와 함께해 온 술과 비누는 촉매의 산물이다. (출처: 클립아트 코리아) 역사적인 암모니아 합성 촉매 개발의 명과 암 인류의 역사를 가장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은 사건은 1900년대 초 암모니아 합성용 촉매의 개발 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유럽에서는 식량난이 빈번하여 곡물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비료에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대표적인 성분인 질소는 인공적으로 고정할 수 없어 칠레초석과 같은 천연자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독일은 공기의 78%를 차지하는 질소를 인공적으로 고정하는 화학반응을 연구해오다가 1910년경 마침내 프리츠 하버가 찾아내고 이를 카를 보슈가 더욱 발전시켜 철 계통의 촉매로 수소와 질소를 반응시켜 암모니아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하버-보슈 공정 이라고 명명된 이 암모니아의 합성은 질소비료의 생산으로 이어졌고 기아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하는 계기가 되어 1900년 불과 16억 명이었던 인구가 100년 뒤에는 60억 명 이상으로 급증하게 됐다. 이 공로로 하버는 1918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 암모니아 합성 촉매의 개발이 독일이 제1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게 하였다고도 볼 수 있다. 질소는 화약의 주요 성분이기도 한데 당시 영국, 프랑스 등이 거의 독점한 칠레초석에만 의존하여 화약을 만들어야 했다면 독일은 전쟁을 일으키기 어려웠을 것이다. 실제로 전쟁 기간 독일에서는 암모니아 생산 용량을 연간 50만t까지 높였다고 한다. ▲ 하버-보슈법을 개발한 프리츠 하버(Fritz Haber)와 카를 보슈(Carl Bosch) (출처: Wikipedia) ▲ 하버·보슈법(Haber-Bosch process) 암모니아의 합성은 비료 생산을 통해 기아 극복에 기여했지만,화약 생산에도 사용돼 1차 세계대전을 촉발했다고 평가받는다. (출처: 사이언스올) 환경오염의 주범에서 환경을 지키는 구원투수 로 20세기 중반부터 정유와 석유화학 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석유가 인류에게 편리함과 풍요로움을 가져다주는데 촉매가 지대한 역할을 했다. 반면, 생산과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해물질의 배출도 피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20세기 후반부터는 환경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촉매의 개발로 촉매가 환경을 지키는 구원투수 역할을 하게 됐다. 1950년대, 원유로부터 촉매를 이용하여 자동차 연료를 경제적으로 생산하면서 자동차의 대중화 바람이 불며 도시의 대기오염이 심각해졌고, 1970년대에 들어 자동차 배기를 규제하기 시작했다. 고정되어 있는 발전소나 화학공장에서 발생하는 공해 물질을 처리하는 촉매 기술을 움직이는 자동차에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1975년 처음 자동차에 촉매를 장착한 이래 비약적인 발전이 이루어졌다. 현재 자동차의 배기 파이프 속에는 벌집형 지지체에 백금, 팔라듐, 로듐을 코팅한 삼원촉매가 장착되어 배기가스에 존재하는 일산화탄소, 탄화수소, 질소산화물을 98% 이상 제거할 수 있다. ▲ 자동차 배기 파이프에 장착된 벌집형의 삼원촉매 (출처: Stao Blog, Skup złomu) ‘계산적인’ 촉매, 친환경 공정의 열쇠 최근에는 생산 단계부터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촉매기술과, 재생에너지 개발 과정에서의 촉매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슈퍼컴퓨터를 비롯한 컴퓨터 성능의 급속한 발달로 복잡한 촉매의 구조와 반응 과정을 계산할 수 있게 되며, 계산화학으로 촉매를 이론적으로 설계하고, 최적화된 구조의 촉매를 합성하기 유리해졌다. 과학자들은 이론과 실험을 병행하며 최적화된 촉매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기존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난제들을 촉매를 해결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일례로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은 ‘화학산업의 꽃’으로도 불리는 과산화수소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 과산화수소는 표백, 소독, 세정 등 생활용품이나 산업 현장에 널리 사용된다. 과산화수소는 산소와 수소로만 구성된 간단한 물질임에도 기존 생산 공정이 여러 단계를 거치고, 값비싼 귀금속 촉매를 사용하며,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부산물이 발생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 IBS 나노구조 물리 연구단이 개발한 블루 이산화티타늄은 이산화탄소를 화학적으로 유용한 일산화탄소로 전환하는 촉매다(출처: IBS) IBS 나노입자 연구단은 물과 산소만 반응시켜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데 성공, 촉매 연구자들의 오랜 도전과제를 풀어냈다. 연구진은 계산화학을 이용해 원자 단계에서 촉매의 구조를 변화시켜가며 기존 귀금속 촉매 대비 2000배 저렴하면서도 생산 효율은 8배 높인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 화학 산업의 핵심 재료를 저렴하고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IBS 나노구조물리 연구단은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산업에 유용한 물질인 일산화탄소로 변화시킬 수 있는 촉매를 개발 했다. 이산화탄소는 매우 안정적인 물질로 다른 물질로 변환하기 위해서는 아주 높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다른 화학물질로 바꾸려면 또 다시 온실가스 배출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나노구조물리 연구단이 개발한 촉매는 태양에너지, 그 중에서도 태양광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가시광까지 모두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로 전환했다. 연구진은 선행 연구에서 자외선 광촉매로 알려진 이산화티타늄의 결정 구조에 화학적 변화를 주어 가시광에 작동할 수 있도록 한 블루 이산화티타늄을 만든 적이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여기에 광(光)효율을 높일 수 있는 다른 물질을 도핑하여 가시광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산소와 일산화탄소로 전환시켰다. 개발된 촉매는 기존 촉매보다 200배 많은 일산화탄소를 생산할 수 있는 높은 효율을 나타냈다. 여러 유용한 화합물로 전환이 쉬운 일산화탄소를 다른 부산물 없이 생산하였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 촉매가 만들어갈 미래 ▲ 화학반응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촉매 덕분에 현대사회가 지금처럼 풍족하고 편리해졌다고 할 수 있다.(출처: 나혼자산다 333회 화면캡처) 흔히 ‘빨리빨리 문화’는 나쁜 뉘앙스로 여겨진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빨리빨리 문화’는 우리 생활에 꽤나 유용하게 적용됐다. 과실주부터 암모니아 그리고 친환경 에너지 생산까지 촉매는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아픔도 있었지만) 세상을 꽤나 좋은 모습으로 바꿔왔다. 그리고 촉매가 앞으로 바꿔 나갈 세상은 더욱 넓다. 태양광만 이용해 원하는 물질을 생산하고, 환경오염도 전혀 유발하지 않는 꿈같은 사회. 촉매가 그 꿈같은 사회의 실현조차 앞당겨올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본 콘텐츠는 IBS 공식 블로그 에 게재되며, https://blog.naver.com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0.02.25
  • 현생 인류의 뿌리를 찾아서 현생 인류의 뿌리를 찾아서 현생 인류의 뿌리를 찾아서 1992년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당시로서는 꽤나 충격적인 표지를 실었다. 창세기의 ‘아담과 이브’를 형상화한 그림이었다. 선악과와 뱀을 배경으로 선악과를 든 아담, 이브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피부색이 어두웠다. 커버스토리 제목은 ‘인류의 기원에 대한 상반된 이론을 좇는 과학자들’이었다. ▲ 뉴스위크, 하와이대 커버스토리 기사에는 30대의 여성 유전학자의 사진이 등장한다. 레베카 칸 미국 하와이대 인류학과 교수의 37세 때 사진으로, 그는 1987년 1월 ‘네이처’에 다양한 지역의 현생인류 147명의 태반세포 속 미토콘드리아 DNA를 해독한 뒤 분석한 결과를 발표해 인류학계를 뒤집은 주인공이었다. 칸 교수는 스승과 함께 유전학으로 현생인류의 기원을 추적했다. 시간이 흐르면 먼지가 쌓이듯 DNA에도 변이가 일정한 속도로 축적되는데, 그 축적량을 측정하면 그 개체가 등장한 시점을 역으로 추정할 수 있다. 흔히 ‘ 분자시계 ’라고도 부르는 기술이다. 미토콘드리아DNA는 어머니에게서 딸에게 모계유전되므로, 계속해서 어머니의 어머니는 추적해 나가면 '최초의 어머니’ 를 찾을 수 있다. 이 방식으로 칸 교수는 현재 인류의 기원이 약 14만~29만 년 전 사이에 동아프리카에서 살던 한 명의 여성에서 유래했다고 밝혔다. 당시 인류진화를 밝힐 새로운 기술로 각광받던 유전학의 놀라운 성과에 과학계는 열광했고, 금세 이 가설은 유명해졌따. 칸 박사팀이 찾은 최초의 인류는 최초의 어머니라는 의미에서 ‘미토콘드리아 이브’라는 별명이 붙었고, 이 가설에는 ‘아프리카 기원론’ 또는 현생인류가 기존 인류를 대신해 전세계에 퍼졌다는 의미에서 ‘완전대체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아프리카 기원설은 널리 유명해졌지만, 논쟁은 이후 몇 년 동안 이어졌다. 가장 큰 쟁점은 아프리카의 어느 한 지점에서 현생인류가 발원했다는 이론이 근본적으로 갖고 있는 ‘단일기원’이라는 철학이었다. 유전학 연구는 현생인류 ‘가계도’를 끝까지 추적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고, 당연히 추적할 수 있는 기원의 시작은 단 한 점, 한 명으로 나오게 돼 있다. 반면 화석으로 인류의 진화를 연구하던 고인류학자들은 그렇게 딱 떨어지는 결론을 내기 애매한 화석의 존재를 많이 봐왔다. 아시아의 현생인류와 유럽의 현생인류는 형질이 조금 다르다. 6만 년이나 다른 인류와 떨어져 지낸 호주 원주민(애보리진)도 다른 현생인류와 다른 형질이 많다. 이런 차이는 오랜 시간 지역적으로 분리돼 각각 진화해 오면서 생겨났을 가능성이 높지만, 다른 가능성도 있다. 현생인류가 살고 있는 각 지역에는 현생인류 이전에 다양한 인류 친척들이 살아왔다. 아시아에는 호모 에렉투스가 약 200만 년 전부터 살아왔고, 유럽에서는 호모 하이델벨겐시스, 네안데르탈인 등이 수십만 년 전부터 살았다. 이 가운데 일부는 현생인류와 살았던 시기가 겹쳤다. 그렇다면 이들끼리 섞여서, 큰 틀에서는 같은 종이지만 세부는 조금씩 다른 형질을 갖는 다양한 현생인류가 탄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 반대파를 ‘다지역 연계론’이라고 부른다. "> ▲ <2011년 한국 전곡선사박물관을 찾아 자신의 이론을 설명하는 레베카 칸 하와이대 교수/윤신영> 1992년 당시, 이 두 가설은 서로 대립했다. ‘뉴스위크’ 커버스토리도 이 논쟁을 깊이 다뤘다. 하지만 날로 발전하는 유전학은 수많은 비슷한 연구 결과를 내놓으며 인류 진화를 설명하는 ‘대세’ 이론이 됐고, 오늘날까지 인류의 아프리카 기원론이 정설로 인정 받고 있다. 과학지나 인류학지가 아닌 시사지 ‘뉴스위크’가 표지로서 아프리카인으로 아담과 이브를 그린 것은, 이 이론이 대중의 뇌리에까지 깊이 각인됐음을 알리는 이콘과 같았다. 그 조상이 아프리카라는 점은 대중에게 놀라웠지만, 인류학자들은 이미 많은 고인류 화석을 아프리카에서 찾고 있었기에 예측하지 못한 결과는 아니었다. 에티오피아 카프제나 스쿨 등에서 발굴한 16만~19만 년 전 화석은 초기 현생인류로 분류됐다. 약 20만 년 전 동아프리카에서 처음 발상했다는 유전학 연구 결과와 잘 맞는 결과였다. 인류의 20만 년 전 동아프리카 기원설은 그렇게 30년 넘게 공고하게 유지됐다. 칸 박사의 유전학 연구는 이후 여러 연구를 통해 확대 발전해 갔다. 버전은 다양했다. 미토콘드리아 DNA나 염색체 일부를 이용하는 방법 대신, 유전자 전체(유전체, 게놈)를 이용하는 해독 및 분석 방법이 발전했다. 이 방법으로 인류의 기원을 찾는 연구도 많이 이뤄졌다. 다른 곳의 DNA를 이용한 ‘자매버전’ 연구도 많았다. 이들 대부분도 인류의 기원이 아프리카라는 사실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연구마다 그 자세한 지역이 다 달랐다는 사실이었다. 대표적인 게 남성만 지니는 Y염색체의 DNA를 이용해 같은 방식으로 조상을 추적하는 방법이었다. 아버지에게서 아들로만 전해지는 이 DNA를 이용해 마찬가지로 역으로 거슬러 올라간 남성 인류의 조상 역시 아프리카가 고향인 것으로 나왔다. 비유하자면, ‘Y염색체 아담’이다. 이 남성 역시 미토콘드리아 이브와 마찬가지로 아프리카인이었지만, 세부가 달랐다. 지역이 카메룬 등 서아프리카였다. 또다른 학자들은 미토콘드리아 DNA를 세분화해 추적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미토토콘드리아는 같은 단일염기다형성(SNP) 변이를 공유하는지에 따라 L0~L6까지 7가지 ‘혈통’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에는 아시아나 유럽 등에서만 발견되는, 비교적 최근 생겨난 신생 혈통이 존재한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가문에서 가장 최근 독립한 신생 가문이라고 할 수 있다. 유럽인과 아시아인 등 상당수는 이런 가문 가운데 하나다. 반면 발상지인 아프리카에서만 발견되는, 비교적 오랜 혈통이 존재한다. 연구자들은 이런 오랜 혈통들 가운데 가장 오래된 혈통을 찾아 오늘날 그들이 살고 있는 분포 범위를 찾았다. 뜻밖에 주로 남아프리카 였다. 남아프리카가 인류의 요람일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 ▲ <아프리카 북부 모로코에서 발굴된 ‘제벨 이르후드-1’ 두개골 화석의 연대는 2017년 약 29만 년 전으로 밝혀졌다. 다른 유적 및 유골 화석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약 30만~31만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호모 사피엔스의 특성을 갖춘 초기 현생인류로 분류되면서 현생인류 기원 시점과 장소에 의문을 던졌다./스미소니언박물관> 화석 증거도 요동치기 시작했다. 2017년 아프리카 북부 모로코 제벨 이르후드 동굴에서는 약 30만 년 전으로 연대가 밝혀진 초기 호모 사피엔스 화석이 발견됐다. 현생인류의 기원 후보지에 이번에는 북부 아프리카가 추가된 것이다. 여기에 2010년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서로 피를 섞었다는 사실이 네안데르탈인 화석의 게놈 속 DNA를 해독한 결과 밝혀졌다. 현생인류와 지금은 사라진 친척인류와의 혼혈은 현생인류의 기원이 단일하지 않을 가능성을 제시하는 사건이었다. 현생인류는 아마 유전학의 추측대로 아프리카 어느 곳에서 탄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후 아프리카 밖으로 나가 세계로 확산하는 단계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네안데르탈인이나 ‘데니소바인’이라는 또다른 아시아 고인류 등 다른 인류와 섞였다. 새로운 현생인류가 20만 년 전 동아프리카에서 태어나 유라시아로 확산하며 기존 인류를 밀어냈다는 기존의 아프리카 기원론 또는 완전대체론의 ‘단일기원’ 신화는 부분적으로 깨졌다. 2010년 ‘사이언스’는 이 새로운 결과에 ‘부분대체론’이라는 이름을 붙이며 오랫동안 침체돼 있던 다지역 연계론의 부분적 부활을 알리는 사건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이제 인류가 동아프리카라는 단일 장소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할 수 없게 됐다. 사실상 연구 방법과 시료의 출처에 따라 동서남북 아프리카 모든 곳이 ‘최초의 인류 발상지’ 후보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시점도 20만~30만 년으로 다소 흔들린다. 그리고 더 이상 현생인류는 ‘단일기원’도, ‘단일혈통’도 아니다. 어쩌면 이런 단일신화 자체가 허상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런 논의가 복잡하게 이뤄지면서, 최근 인류진화를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는 '인류가 약 20만~30만 년 전 아프리카 곳곳에서 기원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뒤섞인(모자이크) 상태로 출발했다' 는 의견이 대두됐다. 굳이 어느 한 장소를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것보다, 드넓은 아프리카 곳곳에서 현생인류가 진화했고, 이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지금처럼 유전적 다양성이 풍부한 하나의 종으로 거듭났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태에서 독특한 연구가 갑자기 등장했다. 악셀 팀머만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장(부산대 석좌교수)과 이순선 IBS 연구위원팀 은 호주 및 남아프리카공화국 연구팀과 함께 현생인류의 발상지와 확산 원인을 현생 남아프리카인의 DNA 해독과 고(古) 기후 연구를 바탕으로 밝혀 국제학술지 '네이처’ 10월 28일자에 발표했다. 연구 내용은 둘로 나뉜다. 호주 가반의학연구소팀은 현생인류 가운데 가장 오래된 유전형으로 분류되는 미토콘드리아를 지닌 현생인류를 찾아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해, 이 인류의 등장시기를 예측했다. IBS 팀은 약 20만 년 전 이후의 남아프리카 부근 기후를 퇴적층 연구와 컴퓨터 모델링 등으로 역추적해 당시의 생존 환경을 복원해 냈다. 상상력 넘치는 융합 연구였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장 오래된 미토콘드리아 유전형을 지니는 인류는 지금의 보츠와나 부근에서 약 20만 년 전에 탄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IBS팀은 고(古)기후 분석 결과 약 13만 년 전 및 11만 년 전에 습윤해진 기후가 찾아오며 북동쪽과 남서쪽으로 살기 좋은 녹지가 펼쳐지면서 최초 현생인류의 첫 번째 이주가 시작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구 결과는 논문 출간 전부터 기자 및 다른 연구자들에게 비판을 받았다. 비판은 주로 호주 팀의 유전학 분석 과정과 그 결과에 집중됐다. 요약하자면, 미토콘드리아 DNA, 그것도 그 중 가장 오래된 유전형을 대상으로 한 집중적인 분석만으로는 인류의 기원을 제대로 확정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대부분이었다. 포문을 연 것은 영국의 고인류학자 크리스 스트링거 런던 자연사박물관 교수였다. 그는 논문이 발표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논평을 발표해 “미토콘드리아 DNA는 인류의 기원을 특정하기엔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스트링거 교수는 “우리(현생인류)는 아프리카 다양한 곳의 선조로부터 영향을 받은 뒤섞인 존재(amalgam)” 라며 “유전자의 일부만으로 이렇게 조각조각난 인류 기원의 복잡함을 제대로 알 수 없다” 고 비판했다. ‘사이언스’ 역시 29일 뉴스 기사에서 “현대인의 미토콘드리아 DNA는 아프리카 옛 인구집단의 역사를 추적하기에는 부실한 도구” 라는 사라 티시코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의 논평을 소개했다. ▲ <대표적 인류진화 전문가인 크리스 스트링거 영국 런던자연사박물관 교수가 논문 발표 당시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논평. 인류가 아프리카 단일지에서 발원했다는 생각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크리스 스트링거 트위터 캡쳐> 인류의 발생 지점을 특정 시점과 지역으로 한정한 데에 무리가 많다는 비판은 또 있다. 이상희 미국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인류학과 교수는 논문 발표 직후인 10월 30일 ‘이상희의 인류진화’ 유튜브 채널에서 “미토콘드리아 DNA 다양성은 중요한 정보가 있지만, 다양성 돌연변이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분자시계 접근법이 맞는지에는 논란이 있다. 또 연구가 20만 년 전 등장해 13만 년 뒤 처음 이동하기까지 7만 년 동안 그 지역에 있었다고 가정하고 있는데, 아무리 이 지역이 넓다 해도 믿기 힘들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제기된 비판은 대부분 한국에서 진행된 연구팀의 사전 브리핑과 '네이처'가 주최한 전화 브리핑에서 기자에 의해 제기됐던 질문이다. 연구팀은 당시 "이번 연구에 포착되지 않은 다른 현생인류가 다른 지역, 시기에 존재했을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는다"며 "다만 현재 살아남아 있는 현생인류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추적했을 때 찾을 수 있는 가장 앞선 인류의 탄생 시점과 장소를 알아낸 연구" 라고 밝혔다. 유전학 연구를 이끈 버네사 헤이아스 호주가반연구소 교수는 수만 년 사이의 남아프리카 인구 이주 가능성과, 남성의 Y 염색체를 통한 추적 결과와 상반된다는 비판에 대해 "남성은 이동도 많고 뒤섞이기도 해 흩어져 추적이 안 되지만, 모계 혈통은 '타임캡슐'과 같이 추적이 가능하다"고 답해, 여전히 연구 결과가 유효하다고 답했다. 과학에서 연구 결과를 둘러싼 과학적 논쟁이 벌어지는 것은 유익한 일이다. 이번 연구도 연구 결과나 과정 일부에 다른 학자가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이 포함돼 있지만, 새로운 융합 연구 방법론(기후물리를 통한 인류 이동 경로 추정)을 제기하고, 또 새로운 인류 발상지 후보를 제안했다는 의미가 있다.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학자들이 또다른 연구로 답을 내려 줄 것이다. 우리의 기원을 분명히 밝히려는 노력은 이런 논의 과정을 통해 좀더 분명해질 것이다. 본 콘텐츠는 IBS 공식 블로그 에 게재되며, https://blog.naver.com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19.12.31
  • 영화엔 등장하지 않는 진짜 '양자 물리학' 영화엔 등장하지 않는 진짜 '양자 물리학' 양자역학의 역사에서 과학자들의 생각은 현실이 됐다 “ 양자역학적으로 당신과 나의 파동이 맞으면 공명이 일어나서 에너지가 커집니다. 이런게 바로 시너지 효과라는거죠! ” 포스터(출처: 메리크리스마스)"> ▲ 지난 9월 개봉한 영화 <양자물리학> 포스터 (출처: 메리크리스마스) 최근 개봉한 영화 '양자 물리학'에서 주인공 박해수 (이찬우 역)가 성대한 클럽을 개업할 준비를 하며 투자자들에게 던지는 말이다. 박해수는 양자물리학에 나오는 표현들을 자신의 사업 철학에 녹여 끝없이 판을 키운다. 실제 '공명'이 일어난 모양인지 클럽 오픈에 성공하며 영화가 시작된다. 박해수가 자주 언급하는 다른 멘트는 "생각이 현실을 만든다" 다. 오픈한 클럽에서 유명 연예인의 범죄 사건에 연루되면서 일이 꼬이는데,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생각이 현실을 만든다는 말을 되뇌며 주문처럼 믿는다. 걷잡을 수 없이 규모가 커지는 사건 때문에 곤경에 처한 주변 인물들도 영화 전반에 걸쳐 이 말에 힘을 얻는 느낌이다. 생각이 현실을 만든다는 게 물리학적으로 사실일까. 모두가 알듯이 누군가가 생각한다고 다 현실이 되지 않으며 영화 속에서도 그 말이 과학적 사실이라기보다는 종교적 신념처럼 쓰인다. 그러니 그 말 자체는 틀렸다고 본다. 하지만 양자역학의 역사 속에서 과학자들이 '생각'한 내용이 '현실'이 됐다는 면에서는 사실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모든 과학이 마찬가지겠지만 양자물리학은 처음 세워질 때부터 특별히 혁신적인 '생각'이 많이 필요했던 학문이다. 상식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을 말도 안 되는 여러 가지 가정 하에 해석해야했기 때문이다. 양자 역학의 모든 것이 담긴 이중 슬릿 실험 비상식적인 현상 중 가장 대표적인 이중 슬릿 실험을 같이 살펴보고자 한다. 양자물리학이 이 실험에서 시작됐다고 여겨도 될 정도로 유명한 실험이다. 실제로 현대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양자역학의 모든 것이 이 실험 속에 들어있다" 라고 말했다. 이 세상에는 공과 같은 입자가 있고 파도와 같은 파동이 있다.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예를 들어 공은 던지면 위치가 바뀌지만 파동은 그렇지 않다. 경기장의 관중이 이루는 파도타기를 생각해보자. 파도타기가 한쪽으로 흐르지만 사실은 사람들이 제자리에서 일어났다가 앉는 것일 뿐 실제 이동하지는 않는다. 빛, 소리 등도 이렇게 전달되는데 에너지만 흐른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서로 다른 파동들이 만나면 재미있는 현상들이 일어난다. '양자물리학' 영화의 박해수가 말한 것처럼 진동수가 같은 파동이 만나면 세기가 강해진다. 이를 공명이라 부르고 공명 에너지는 매우 강력해질 수 있다. 일례로 1940년, 미국의 타코마 다리는 준공된 지 고작 4개월 만에 주저앉았다. 약한 바람이 불었지만, 다리가 흔들리는 진동수와 주변 바람의 진동수가 같아서 공명이 큰 에너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 1940년 미국 워싱턴에 준공된 타코마 다리는 준공 4개월 만에 무너졌다. 바람과 다리의 진동수가 같아지는 공명 현상 때문이다. (출처: Flickr) 두 파동이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가면 간섭이라는 현상을 보일 때가 있다. 이는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예는 없어서 이중 슬릿 실험 그림으로 살펴보자. 아래 그림은 전자들을 쏘는 전자총과 세로로 난 구멍이 2개인 판, 즉 이중 슬릿, 그리고 그 너머에 전자를 맞으면 색이 변하는 스크린이 있는 모습이다. 이중 슬릿을 향해 전자총을 쏘면 두 슬릿 사이를 지나가는 전자들이 파동처럼 간섭을 일으키며 여러 줄의 무늬를 만든다. 이를 간섭무늬라고 부른다. 간섭무늬는 파동에서만 생기는 현상이다. ▲ 이중슬릿 실험의 모식도. 이중 슬릿을 향해 전자총을 쏘면 두 슬릿 사이를 지나가는 전자들이 파동처럼 간섭을 일으키며 여러 줄의 무늬를 만든다. (원본 출처: 위키피디아, 편집: IBS) 여기서 잠깐, 매우 이상한 점이 있다. 우리는 학교에서 전자가 작은 입자라고 배웠다. 그렇다면 왜 간섭무늬가 생기는 걸까? 입자들은 간섭을 하지 않는데 말이다. 전자를 입자라고 굳게 믿었던 과학자들은 전자총이 만든 이 간섭무늬를 인정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입자인 전자가 슬릿들을 어떻게 지나가길래 무늬가 생기는 건가 확인하기 위해 각각의 슬릿 앞에 전자 검출기를 달았다. 그리고 전자가 어느 쪽 슬릿을 지나가는지 일일이 확인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전자들이 눈치를 채고 행동을 바꿨다. 간섭무늬가 사라지고 아래와 같이 두 줄만 생긴 것이다! 간섭무늬가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 믿기 힘들겠지만 전자의 경로를 관측했다는 이유만으로 사라진 것이다. 마치 전자가 자신이 관측을 당한다는 것을 알아차린 같은 결과인데, 정말 믿기 어려운 현상이다. ▲ 이중 슬릿 실험에서 전자의 이동 경로를 관측하니 간섭무늬가 사라지고 두 줄이 생겼다. (출처: IBS) 이 실험의 중요한 결론은 전자가 파동의 성질을 보일 때도 있고 입자의 성질을 보일 때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중성은 물리학계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반감을 가졌다. 양자역학을 세운 사람 중 하나인 닐스 보어는 "양자역학을 접하고도 놀라지 않는 사람은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만약 이중슬릿 실험을 처음 접했는데 놀라지 않았다면 뭐가 이상한 건지 이해가 갈 때까지 곰곰이 생각해 보기를 권한다. "생각이 현실을 만든다." ▲ 물리학자들은 입자이자 파동인 전자의 이중성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출처: Pixabay) 학계의 열띤 토론에 토론을 거쳐 물리학자들은 전자의 이중성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전자가 입자 같을 때도 있고 파동 같을 때도 있다고 '생각' 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는 기존 고전물리학과는 정반대의 생각으로, '혁신' 그 자체였다. 신기하게도 이 생각에서 양자역학이 출발했고 우리 삶에서 '현실'이 되었다. 양자역학은 우리 일상에서 매우 밀접하다. 컴퓨터, 스마트폰, 카메라 등 거의 모든 전자기기가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양자역학적 효과는 전자 소자가 작아질수록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 생활 속에서 양자역학이 자주 쓰이고 있다는 면에서, 영화 속 박해수의 말처럼 생각이 현실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고 본다. 예술로 재탄생한 양자역학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매력 때문인지 양자역학은 미술에 영감을 주기도 한다. 학계에서도 힘들게 받아들여진 전자의 이중성을 예술 작품으로 표현한 미술 작가들이 있다. 이호탁, 이려진, 조말 작가로 이루어진 말탁진 팀이다. 그들의 작품 '가가도넛'을 보면 원탁 위에 쇠구슬들이 원을 그리며 운동하다가 중앙의 구멍으로 떨어진다. 자세히 묘사하자면 전자를 상징하는 쇠구슬들이 전자총에서 나오듯 하나씩 원탁 위로 떨어져 원을 그리며 중앙을 향한다. 이 원형의 운동이 파동을 의미한다. 원탁 아래에는 여러 개의 자석이 회전하고 있는데 쇠구슬이 자석을 만나면 운동을 멈추고 붙는다. 이는 외부 관측에 의해 파동에서 입자로 바뀐 전자를 표현한다. 이중 슬릿 실험에서 슬릿 앞에 검출기를 달면 전자가 갑자기 파동에서 입자로 행태를 바꾸는 것을 표현했다. 돌고 있던 자석이 원탁에서 멀어져서 쇠구슬이 떨어지면, 마치 전자가 다시 파동으로 돌아가듯 중심을 향해 떨어진다. 관측 여부에 따라 전자의 이중성이 돌변하는 이중 슬릿 실험을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 하였다. 말탁진은 "이중 슬릿 실험에서 관측되는 순간 파동에서 입자가 되는 전자의 모습을 비유하고자 했다" 라고 밝혔다. ▲ 「가가도넛」, 말탁진 作 '하나, 혹은 두 개의 향'이라는 작품을 만든 조민정 작가는 인간 존재의 실재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하다가 물질의 근원을 다룬 양자역학을 접했다. 그리고 양자역학에서 배운 내용을 타들어가는 향으로 비유했다. 이 작품은 촬영된 실제 연기와 목탄 드로잉을 결합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한 장의 종이 위에서 그리고 지우는 행위를 반복하며 얻은 드로잉들은 총 176번의 스캔을 통해 서서히 타들어가는 향의 모습을 구현했다. 조민정 작가는 "작품 속 두 향은 똑같은 드로잉 이미지이지만 디지털 편집 과정을 통해 마치 한 개의 전자가 이중슬릿을 동시에 통과하듯이 각 각 두 개의 향으로 존재하게 됐다" 라고 설명했다. 작가가 두 향을 구성하는 드로잉의 순서와 시공간을 조금씩 다르게 배치함으로써, 두 향의 시간적 층위가 미묘하게 어긋나게 했기 때문에 두 향은 서로 같으면서도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고정불변의 유일한 자아가 과연 존재하는지, 나와 같거나 다른 수많은 내가 존재할 가능성은 없는지 등에 대한 질문을 담고 있다. ▲ 「하나, 혹은 두 개의 향」 조민정 作 '양자 중첩'이라는 또 다른 양자역학적 성질을 표현한 작품도 있다. 바로 임명희 작가의 '트위스트'다. 고전역학에서는 물질이 움직이고 있거나 정지해 있거나 둘 중에 하나인 것처럼 한 가지 상태에만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양자역학에서는 물질이 여러 상태 중 어느 것인지 확률로만 정의된다. 이를 중첩 이라고 부른다. 작품 '트위스트'에서는 춤을 추는 여인의 모습이 여럿 겹쳐져 있어서 위치를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여인이 춤을 추었던 위치는 오로지 확률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마치 양자 중첩의 상태처럼 말이다. 작가는 이를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위치에서 춤추는 여인의 사진을 촬영 및 인화하여 여러 장의 임시 필름을 만든 후에 검프린트 작업을 통해 다시 하나의 이미지에 담아냈다. 본 작품은 작가의 기증으로 이화여자대학교 연구협력관의 양자나노과학 연구단에 영구히 전시될 예정이다. ▲ 「트위스트」, 임명희 作 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의 미술공모전 <양자의 세계> 위 작품들은 기초과학연구원 양자나노과학 연구단이 올해 주최한 미술공모전 '양자의 세계' 의 출품작들이다. 일반적으로, 연구 내용을 연구진이 직접 설명하게 되면 비전공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반면 대중이 대중에게 이야기를 할 때는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다. ▲ 양자의 세계 미술 전시회 기념 오픈 랩 포스터 이러한 점에서 착안해, "양자의 세계"는 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의 연구 주제인 양자 나노과학을 새로운 방법으로 대중에게 알리고자 기획한 공모전이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일반 대중과 미술 작가들이 연구 내용을 다양하게 해석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담아 예술로 표현했다. 앞서 소개한 '가가도넛'과 '하나, 혹은 두 개의 향'은 각각 3등과 1등(양자나노과학 연구단장상)을 수상했다. 기타 수상작과 본선 출품작들은 https://qns.science/art 에서감상할 수 있다. 양자나노과학 연구단은 지난 4월, 공모전 참가자들에게 연구단의 연구를 소개하고자 "미술과 양자나노과학이 무슨 상관?" 이라는 주제로 해설 강연 및 토론의 자리를 마련한 바 있다. 이 때 70여명이 참석해 2시간 넘게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강연 참석자 대부분이 전문 미술 작가였다. 토론의 현장에서 양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뜨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6월 말 마감이었던 예선에는 400여명이 참가했으며 본선을 거쳐 이 중 5점이 수상했다. 시상식은 9월 26일 양자나노과학 연구단 헌정식에서 진행했다. 올 가을에는 수상작을 비롯한 본선 출품작 44점으로 이루어진 전시회를 이화여자대학교 연구협력관에서 열었다. ▲ 클릭 시, 해당 글로 이동합니다. ▲ 미술공모전 ‘양자의 세계’ 시상식에 참석한 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장과 수상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제공: 이화여자대학교) 본 콘텐츠는 IBS 공식 블로그 에 게재되며, https://blog.naver.com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19.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