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효율', 일본의 '끈기'…장점 합쳐 성공적 연구 생태계 만들 것"
[편집자주] 을사늑약 120주년, 광복 80주년, 한일국교 정상화 60주년. 숙명의 라이벌이자 파트너인 한일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시대에 한일만큼 서로 처지가 비슷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도 없다. 한국과 일본이 함께 트럼프의 파고를 넘고 저성장과 저출산·고령화를 극복할 방법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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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수 IBS 양자변환연구단 단장 /사진=박건희 기자
"한국과 일본은 서로 다르면서도 강한 과학기술의 근육을 갖고 있습니다. 양국의 장점을 합쳐 '단기적 성과'와 '장기적 혁신'을 모두 이룰만한 연구 생태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 최고 기초과학연구기관 RIKEN(이화학연구소). 이 곳에서 한국인 최초로 '종신직 수석과학자'로 임명된 화학자 김유수 GIST(광주과학기술원) 교수(IBS 양자변환연구단장)는 13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했다.
지난해 9월 국내 기관의 초청으로 28년 만에 한국에 복귀한 그는 한일 공동연구의 '기초 체력'을 쌓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RIKEN에서 축적해 온 연구 기반을 한국에 구축하는 한편, 양국 박사생·박사후연구원·신진교수가 연구 경력 전 단계 동안 RIKEN과 IBS를 자유롭게 오가며 꾸준히 연구할 수 있도록 교류 제도를 만들었다.
김 교수는 "오랜만에 경험한 한국의 연구 환경은 속도와 효율성 면에서 매우 강점이 있었다. 의사결정이 빠르고, 목표 지향적으로 움직이며 필요한 인프라나 자원을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구축하는 능력은 일본보다 뛰어나다"고 했다. 반면 일본의 연구 환경은 장기적인 안목과 안정성에서 강점이 있었다. 그는 "오랜 실패도 감내할 수 있는 지원 구조, 연구자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문화, 결과보다 과정과 완성도를 중시하는 태도가 일본 연구의 장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특유의 속도와 효율성은 연구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일본의 방식은 새로운 발상과 깊이 있는 탐구를 축적하기에 적합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상호보완적 성격을 가진 만큼, 협력을 통해 독특한 연구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한국이 시작한 아이디어를 일본에서 장기 프로젝트로 심화·발전시키거나, 일본에서 축적한 기초연구와 경험을 한국의 산업·응용 네트워크로 빠르게 확산하는 교류 방식이 있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