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입자 '힉스'(Higgs Boson)를 밝히다


만유인력법칙, 가속도법칙, 상대성원리, 빅뱅이론 등등이 물리학의 주요 이론과 법칙이다. 얼핏보기에는 생소하고 어려워보이지만 시선을 약간 틀어보면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이유, 교통사고로 차가 파손되는 모습 등 우리 일상의 모든 현상과 관련있는 것들이다.

많은 세상 속 원리가 밝혀졌지만 아직까지 적확명료하게 결론을 얻지 못한 명제 중 하나가 '세상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그리고 무엇으로 이뤄졌을까?'다.

이와 관련해 2012년 7월 4일 '힉스 입자로 추정되는 입자를 발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상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바로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신의 입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역사상 물질의 근원에 대한 고찰은 고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근원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는 '물'이라고 주장했고, 아낙시메네스는 '공기', 헤라클리에토스는 '불'이라고 했고, 엠페도클레스는 '물, 공기, 불, 흙'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철학자 데모크리토스는 "모든 물질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원자로 이뤄졌다"며 원자설을 내놨다. 데모크리토스의 '원자설'은 2000년이 지난 1803년 돌턴에 의해 부활했다.

하지만 원자설은 부활한 지 96년 만인 1899년 물리학자 러더퍼드에 의해 깨진다. 러더퍼드가 얇은 금박지에 높은 에너지를 가진 알파입자를 충동시키는 실험을 통해 '원자 내부에 무엇인가 단단한 물질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원자 안의 단단한 물질'은 바로 원자핵이다. 더불어 원자핵 속에 양성자와 중성자, 그리고 양성자와 중성자 속에 쿼크가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쿼크는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기본입자다.

과학자들은 이 쿼크보다도 더 작은 입자가 있다고 생각. 이를 쪼개기 위해 노력한다. 입자들을 가속시켜 충동시키는 실험을 위해, 점점 더 빨리 가속할 수 있는 그리고 더 강력한 힘을 얻기 위해 가속기는 규모와 성능이 발전했다. 이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세상 존재에 대한 답이 '표준모형(Standard Modul)'이다. 물질 구성 기본입자 12개, 힘 매개 기본입자 4개 등 16개 입자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물리학자 피터 힉스는 1964년 빅뱅 후 기본입자에 질량을 부여하고 사라졌다는 '힉스입자'를 주장한다. 결국 힉스입자는 사라진 입자·신의 입자로 불렸고, 이를 증명하기 위한 시도가 줄을 이었다.

2008년 9월 10일 세계 최대의 입자물리학 연구소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가 힉스입자를 찾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를 위한 준비에만 14년, 100억달러(약 11조)이 투입됐다. 우주탄생 직후 1조분의 1초 상태를 재현하가 위해 지하 100m 터널에 둘레 27㎞에 달하는 '대형 강입자 충돌기'를 건설한 것.

이 기기를 통해 광속으로 날아가는 양성자를 서로 충돌시켜 '충돌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입자를 찾는 실험을 계속했다. 그 결과 2012년 7월 4일 '힉스입자를 99.999994% 확률로 발견했다'고 발표했고, 이후 추가 실험과 데이터 분석을 거쳐 2013년 3월 14일 힉스입자 발견 소식을 전 세계에 공포했다.

우주탄생의 비밀에 한 발 더 다가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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