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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확산 모델, 무엇이 문제였나? — “과거를 잊은 모델”전염병의 확산 속도를 나타내는 핵심 지표 중 하나인 감염재생산지수(R값)는 방역 정책 수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널리 사용되어 온 대부분의 감염병 확산 모델은 ‘모든 감염자가 일정한 확률로 전염시킨다’라는 비현실적인 가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가정은 마르코프 과정(Markov process)에 해당하며, 현재 상태만으로 미래 감염 확률을 계산하고 과거의 감염 시점은 고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제 전염병에서는 감염 후 시간이 지날수록 전염력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등 과거 감염 시점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즉, 실제 확산은 비마르코프 과정(non‑Markovian process)에 더 가깝습니다. 이 괴리는 특히 유행 초반처럼 변화가 급격한 구간에서 감영재생산지수 추정을 왜곡할 수 있습니다. 감염재생산수감염재생산수(R)는 특정 시점에 한 감염자가 평균 몇 명을 더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지금 유행의 “추진력” 지표입니다. 값이 1을 넘으면 유행이 커지고 1 아래면 잦아드니, 단순 증가·감소 신호를 넘어 개입(검사·격리·백신 등)의 효과를 비교적 이른 시점에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는 지표로 쓰입니다. 다만 감염재생산수는 단순 비율이 아니라 전염이 ‘언제’ 일어나는지—즉 (감염 후 2차 전염까지 걸리는 시간 분포)—에 민감하므로, 이 시간을 현실적으로 반영하지 않으면 초기 국면 등에서 급등 (추정 편향)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감염재생산수를 읽을 때는 세대간격을 현실적으로 반영하고, 정책 변화와 보고 지연·검사량 변화·미신고 비율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요컨대 감염재생산수는 “얼마나 많으냐” 못지않게 “언제 전염되느냐”를 함께 담아낼 때, 정책과 운영 판단에 더 신뢰할 수 있는 나침반이 됩니다. 비마르코프 감염 모델 기반 추정법전염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라집니다. 감염 직후에는 전염 가능성이 낮고, 일정 시점에 가장 높아졌다가 점차 줄어듭니다. 이 시간 의존성을 그대로 모델에 반영하는 접근이 비마르코프 추정입니다. 이 방법은 지수분포 기반 단순 모델 대신, 감염·잠복기간의 현실적 분포(예: 감마분포)를 사용해 전염력이 언제 커지고 얼마나 지속되는지의 모양을 표현합니다. 이를 베이지안 추론과 결합해 역학적 변수(감염재생산지수, 감염 기간 등)를 추정합니다. 이 방법은 단순히 확진자 수 데이터만으로도 높은 정확도의 감염재생산수 값을 추정할 수 있어, 실시간 방역 전략 수립에 매우 유용합니다.
COVID-19 자료로 본 감염재생산수 재평가국내 유행 초기 구간의 확진자 시계열에 개발한 방법을 적용한 결과, 고정된 감염기간을 가정한 전통적인 방법은 감염재생산수를 약 4 내외로 높게 추정한 반면, 비마르코프 관점을 반영한 새 접근은 감염재생산수≈2.7로 코로나19 접촉자 데이터로부터 얻은 실제 감염재상산수와 일치하는 값을 제시했습니다. 같은 데이터라도 전염의 시간 분포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아울러 이 접근은 감염기간 자체를 함께 추정할 수 있어, 검사·격리 강화 등 정책 개입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비교하는 지표로 지표화 할 수 있습니다.
정책 결정을 더 정교하게이번 접근은 감염재생산수를 더 안정적이고 현실에 가까운 값으로 제시해, 개입 전후에 달라지는 전염의 시간표를 그대로 반영합니다. 그 결과 정점 예측과 자원 수요 전망의 과도한 변동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아울러 공개된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활용하면 백신 접종, 변이, 무증상 감염, 치명률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한 맞춤형 시뮬레이션이 가능해, 향후 신종 감염병 대응에서도 정책 설계의 정밀도와 속도 향상에 기여할잠재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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