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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역대 원장 3인 대담 새로운 발견을 향한 10년
작성자 전체관리자 등록일 2022-04-26 조회 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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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원장 3인 대담 새로운 발견을 향한 10년

대한민국 기초과학을 견인하고 있는 국가 연구소 IBS.

IBS의 설립 목표는 노벨상 수준의 뛰어난 연구역량을 지속 발휘할 수 있는 세계적 연구소를 만드는 것이었다.

창립 10주년, 장기간 흔들림 없는 기초과학 토대를 만들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온 그곳은 10년 내내 흡사 전장 같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최전방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킨 오세정 1대 원장, 김두철 2대 원장, 노도영 3대 원장(현 원장) 세 명의 수장을 한자리에서 만났다.

왼쪽부터 이번 대담의 좌장을 맡은 이영완 과학기자협회장, 오세정 1대 원장, 김두철 2대 원장, 노도영 3대 원장
왼쪽부터 이번 대담의 좌장을 맡은 이영완 과학기자협회장, 오세정 1대 원장, 김두철 2대 원장, 노도영 3대 원장.


좌장 이영완(이하 좌장) 안녕하십니까? 한국 기초과학 연구의 산실인 기초과학연구원 IBS가 창립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10주년을 기념해서 역대 원장 세 분을 한자리에 모시고 대담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저는 이번 대담의 좌장을 맡은 과학기자협회장 이영완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1년 11월 21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습니다. 그 이후로 IBS는 과학비지니스벨트의 핵심 연구기관으로 성장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한국 기초과학 연구의 중심을 IBS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동안 목표했던 바를 제대로 이루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지 궁금한 것도 사실입니다. 세 분의 고견을 들으면서 어떻게 하면 IBS가 세계적인 기초과학연구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 을지 알아보겠습니다.

숨가쁘게 달려온 10년, 기초과학의 ‘라이징 스타’로 발돋움

좌장 지난 10년 동안 IBS가 세계적인 과학연구기관으로 성장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어느 정도의 성과를 이루었는지, 현재 IBS는 어떤 위치에 있는지, 어떤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왼쪽부터 이번 대담의 좌장을 맡은 이영완 과학기자협회장, 오세정 1대 원장, 김두철 2대 원장, 노도영 3대 원장


현 원장 노도영(이하 노) IBS가 창립한 지 10년이 지났는데요, 이제 막 국가의 기초과학연구소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고 여겨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인큐베이터에서 나와서 이제야 자생할 수 있는 어린아이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 동안 국제적으로는 기초과학의 ‘라이징 스타’라는 평가를 받았고, 내부에서는 독자적으로 새로운 발견도 이루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기초연구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인력과 인프라 부족’을 극복하려고 애쓴 덕분에 연구소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동안 어려운 점도 많았습니다. 정부의 예산이 원하는 만큼 충분히 공급되지 않았고, 같은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동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생긴 문제도 있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크고 작은 어려움을 잘 극복했으니, 앞으로 10년 동안은 안정적으로 연구원의 양적 확대, 질적 혁신을 이뤄서 국내 연구기관의 ‘플래그십(flag- ship, 어떤 분야에서 상징적 존재가 되는 것) 연구기관’으로 성장할 계획입니다. 더 나아가 그동안 IBS가 벤치마킹해왔던 독일의 막스플랑크연구회, 일본의 이화학연구소(RIKEN·리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까지 발전하는 게 목표입니다.

좌장 기초과학 연구가 꽤 중요하다는 것은 대부분 동의하지만, 누군가 ‘기초과학을 왜 연구해야 하는지’ 물으면 쉽게 답변하기는 어렵습니다. IBS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외부에서 왜 기초과학 연구를 해야 하냐고 물으면 어떻게 말씀하시는지요.

IBS의 비전이 ‘새로운 발견으로 인류와 사회를 위한다’입니다. 다시 말해 기초과학을 연구한다는 것은, 새로운 발견을 통해 인류의 지식 창고에 유용한 새 지식을 더한다는 의미이지요. IBS에 모인 석학을 믿고 원하는 연구를 지원한다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씀드립니다.

경제 산업 기술산실에서 기초과학 요람으로

좌장 IBS가 이렇게 자리 잡기까지 첫 삽을 뜨고 중간 다리를 놓아온 원장 두 분의 노력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먼저 오세정 1대 원장께 질문 드립니다. IBS 설립 당시, ‘기초과학’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1대 원장 오세정(이하 오) 10년 전 사회 분위기를 떠올려 보면, 우리나라 과학기술은 응용기술, 기술사업화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쪽으로 꽤 많은 지원이 이뤄지고 있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기초과학 분야에도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합의 정도는 일어난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다수의 연구자에게 기본적인 연구비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한지, 우수한 연구자를 선출해 장기적인 연구를 돕는 연구비 지원이 필요한지 방향을 결정함에 있어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습니다. IBS는 후자를 선택했고, 차세대 연구리더를 위한 기초과학 연구 거점을 마련하고, 연구자들의 안정적 연구를 위한 전문기관을 설립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단기 성과가 적은 기초과학 분야의 연구비 투입 논란은 쉽게 잠재워지진 않았습니다. 그 갈등은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지요. 이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당시 IBS는 연구재단의 연구비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국가 예산 중 추가되는 R&D 예산안에서만 배정받도록 원칙을 정하고 이행했습니다. 예산 규모 안에서 대학 연구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면서도 과학의 뿌리인 기초과학을 튼튼히 해 한국 과학기술의 초석이 되길 소망했던 것이지요.

좌장 재임 중 기관 운영에 가졌던 철학이 무엇이었냐는 사전 질문에 세 분이 모두 ‘과학자 주도’ ‘자율’ 같은 목적을 언급했습니다. 이런 운영 철학은 대부분의 연구기관 운영자들이 갖는 목표일 텐데요, IBS만의 특별한 무언가가 있습니까?

2대 원장 김두철(이하 김) IBS에는 수월성· 자율성·창의성·개방성 이 네 가지 철학이 있습니다. 이를 증명하듯 실제로 IBS는 연구단장에게 연구단의 운영은 물론 연구단의 인적 구성과 연구비 집행 등 모든 권한을 부여합니다.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돼 연구원들이 성과 독촉에 시달리지 않고 원하는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 하는 것이죠. 특히 연구단에서 필요로 하는 예산을 안정적으로 최대한 지원하고자 합니다. 이처럼 연구할 맛나는 연구 환경을 만들면 연구자들 스스로 자부심이 생길 것이며 이런 부분에 대해 외국의 연구자들이 보내는 선망은 우리나라 과학자들의 위상을 높이는 데 한몫할 수 있을 거라 자신합니다.

세계적 석학 연구자를 연구단장으로 초대

좌장 IBS는 ‘단장’이 연구단이라는 조직의 운영을 총괄하고, 평균 60여 명의 연구진의 생계와 미래를 책임지는 자리에 있습니다. 연구단의 리더를 보통을 넘어서는 석학급 과학자들이 맡고 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외 석학들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뛰어난 해외 석학은 어떻게 모실 수 있었는지, 또 우리나라의 연구비를 해외 석학에게 투자하는 것에 대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오세정 1대 원장


10년 전만 해도, 산업 현장이나 연구소에 있던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해외 연구기관으로, 혹은 해외 대학으로 자리를 옮기는 일이 아주 많았었지요. 그 부분을 어떤 면에서는 자랑스러워하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현실은 우리나라 안에서 기초과학을 위한 연구 환경과 연구자들의 복지 상황이 과학종사자들의 열정에 못 미쳐 인재들을 해외로 보내야만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던 거죠.

그래서 IBS를 설립하면서 연구자들이 원하는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는 환경은 물론 넉넉한 지원도 보장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우수한 인재가 계속 모여들게 되고 빠져나가지도 않을 테니까요. 기본적으로 IBS는 세계적인 연구기관으로 발돋움하려는 목표가 있었으므로, 세계적인 연구자들을 모시는 일은 당연한 과정이었습니다.

사실 과학이라는 건 국적이 중요한 게 아니라, 능력 있는 연구자들이 모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게 훨씬 더 중요하 다고 믿었으니까요. 특히 기초과학 연구 중에서는 개인 단위가 아니라 연구단 규모로 집중해야 하는 분야들이 있는데, 연구단 중심으로 설계된 IBS가 그런 해외 석학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었던 거지요.

좌장 설명을 듣고 나니 인재들이 국적을 막론하고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연구기관이 되는 것이 기초과학 발전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인 것 같은데요. IBS는 그런 면에서 국내 다른 어떤 연구기관보다 선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외국인 인재를 끌어오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초창기에는 화려한 전망 때문에라도 외국인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었는데요. 현재는 연구비가 반토막나면서 매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협상 카드는 연구단 규모와 자율성이 보장된 연구단 운영에 관한 부분입니다.

대표적으로 인류 조상의 이동과 기후변화의 인과관계를 연구하는 악셀 팀머만 기후물리 연구단장은 과학의 발전이라는 꿈을 펼치기 위해서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IBS에 합류하였습니다. 또 교수와 단장을 겸직하는 캠퍼스와 외부연구단에 소속된 외국인 단장들도 단순하게 예전의 연구실 규모를 키운 것을 넘어서서 개인 연구실에서는 불가능한, IBS 연구단이기에 할 수 있는 연구를 위해 함께 하고 있는 것이지요. 앞으로도 해외 석학을 유치하는 부분은 계속 힘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구비 지원 문제, 달라진 정부 분위기로 반감 줄여

좌장 IBS는 설립 당시 정부로부터 모든 연구단에 연간 100억 원의 연구비 지원을 약속받으며 많은 대학과 기관의 연구자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아왔습니다. 덕분에 IBS 연구비가 과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김두철 원장 재임 시절에는 특유의 자율적인 연구비 사용 분위기로 비판도 있었습니다.


왼쪽부터 이번 대담의 좌장을 맡은 이영완 과학기자협회장, 오세정 1대 원장, 김두철 2대 원장, 노도영 3대 원장


연구단이 50억 원을 쓰니 10억 원을 쓰는 연구실보다 네이처나 사이언스 논문이 최소한 5배가 나와야 한다는 식의 인식은 과학의 발전을 가로막는 대단히 잘못된 생각입니다.

IBS가 태어났을 때 기초연구비가 1조 원 수준이었고, 더구나 2016년까지 기초연구비 예산이 정체되면서 IBS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반대로, 그 이후 기초연구사업 규모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난 반면 IBS 예산은 같은 기간 제자리 수준입니다. 기초연구사업과 IBS는 분명 한국 기초과학을 끌고 나갈 양 날개입니다. 한쪽 날개를 묶고서는 날 수 없음을 우리 과학자 들이 공감하고,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늘 논란이 되는 큰 예산을 다루다 보니 연구단장들에게는 그에 걸맞은 엄중한 평가와 엄격한 연구윤리 준수를 요구합니다. 엄중한 평가를 위해서 평가위원회를 관련 분야의 해외 석학의 비중을 50%를 차지하 도록 구성했고요. 같은 분야의 해외 석학들 의심도 있고 공정한 평가를 한다는 점이 바로 IBS만의 자랑입니다. 연구비 지원과 비례해서 막중한 책임감을 통감하도록 마련한 장치인 셈이지요.

좌장 현재 분위기는 어떤지 노도영 원장께 여쭙습니다.

다행히 혼란의 시대를 이겨낸 정부가 기초연구사업이라는 연구사업을 계속, 그리고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IBS 때문에 다른 연구비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연구자 주도 기초연구 예산이 올해 2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지요. 덕분에 IBS를 향한 논란과 비판 여론이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저희도 계속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설립 초기 연구단별로 연간 100억 원씩 지원한다는 계획은 10년 만에 연간 50억 원 대로 줄어들었습니다. 다수인 대학 연구자들의 의견이 반영되면서 예산이 점차 줄어 들 수밖에 없었겠지요. 지금보다도 더 줄면 예산 마련을 위해 각 연구단이 자체적으로 소규모 연구나 기술이전 등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IBS의 연구단별 연구비 감소는 수월성 연구를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석학을 연구단장으로 선임해 연구단을 구성하는 당초 계획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기초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어렵게 연구단장 후보를 물색해 연구단장직을 제안해도 연구비가 적을 경우 쉽게 수락 하지 않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지요.

다시 새로운 출발선, 앞으로의 10년 유망주 키운다!

좌장 이렇게 예산 지원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IBS는 현재 1개 연구소, 30개 연구단을 운영 중입니다. 가장 처음 IBS가 시작될 때 9개 연구단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굉장히 커졌습니다.

여전히 IBS는 우리나라 국력을 고려해 50개 연구단이 연간 100억 원 규모 연구비를 집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일률적으로 1년에 100억씩 10년을 정형화된 분위기였다면, 최근 IBS에서 신설되는 연구단은 기존 연구단과는 형태가 많이 다른 경향이 있습니다.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어떤 새로운 비전이 있는지 노 원장께 여쭙습니다.

‘50개 연구단’이라는 IBS 설립 초기 목표는 우리나라 기초과학 경쟁력 강화의 기준이기도 해서 반드시 이행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연구 분야마다 연구비 사용 계획이 다르고, 연구단을 이끌어 가는 단장의 성격에 따라서도 규모와 성격이 달리 운영되고 있는데요. 10년이 지나면서 점차 새로운 형태가 생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올해 출범한 ‘한국바이러스기초 연구소’는 연구자 중심으로 연구 주제를 선정하던 기존의 연구단과는 다르게 국가 감염병 위기 대응에 필요한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형태입니다.

아무래도 10년이 지나면서 연구자들도 세대교체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젊은 연구자 발굴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 외부에 있는 신진 연구자나 중견 연구자를 연구단 CI(연구책임자·Chief Investiga- tor)로 임명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단장급 연구자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좌장 그중 어떤 연구단이 IBS의 정체성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을까요? 대표 연구단과 연구단의 성과를 소개해 주십시오.

아무래도 RNA 연구에서 세계 최고 석학으로 꼽히는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가 이끄는 RNA 연구단을 꼽을 수 있겠죠. 10년 전에 태동한 RNA 연구단이 결코 오늘날의 코로나19 시대를 예측하며 구성된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10년 전부터 차근차근 RNA 연구에 필요한 시설과, RNA 정보를 해독할 수 있는 인력까지 연구 인프라를 갖춰 놓았던 거죠. 이렇게 심도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는 준비를 마친 상황이었기에, 코로나19를 마주한 지 한 달 만에 바이러스의 염색체 정보를 분석해 낼 수 있었습니다. IBS는 이런 상황을 지난 10년 동안 의 투자로 얻어낸 결과라고 보고 있습니다.

좌장 큰 숙제인 줄로 알지만, 각 대학 연구실과 IBS의 가장 조화로운 관계와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서울대 총장도 맡고 계신 오 원장께 여쭙습니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기초연구가 대학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연구를 서포트해 줄 학생들 없이 연구자들을 단독으로 연구소로 불러서 한 자리에 모아둔다는 건 불가능하죠. 그래서 IBS는 본원에도 연구단이 있고, 대학에도 존재하는 형태를 갖춘 겁니다. 본원과 대학 내 연구단의 비중은 계속해서 조율하는 과정이지만 정답은 없습니다. 연구단의 성격에 따라 결정할 일이니까요. 우리나라 연구자들은 대학에 적을 두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이긴 합니다.

대학에 존재하는 연구단의 특징은 RNA 연구단처럼 연구자가 연구하고 싶은 주제를 선정해 진행한다는 점이고, 본원의 연구단은 지하실험연구단처럼 대학에서 갖출 수 없는 대규모 설비가 필요한 연구 또는 국가 에서 요청한 연구를 진행한다는 점이 다른 것이죠. 연구소가 설립된 지 10년이 지난 현 재 시점에서 다시 한번 둘 사이의 관계를 짚어봐야 한다는 생각은 듭니다.

좌장 10년 뒤 어떤 IBS를 꿈꾸시나요?

세계의 국가 기초과학연구소들이 그러하듯, IBS는 국가 기초연구의 전체 역량을 지휘·견인하는 컨트롤 타워로 거듭나야겠지요. 기초과학 연구거점으로서 국민, 과학계, 정부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한 상생· 발전 방안 또한 적극적으로 모색하겠습니다. 또, 국가 기초연구의 한 축인 대학과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고, IBS가 연구소 인프라를 제공하고 대학의 교수와 학생들이 이를 자유롭게 활용하는 형태로 협력 수준을 높여서 개인·대학·기업 등과 시너지를 만드는 역할 수행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어느 나라의 어떤 연구소를 벤치마킹하는 상황에서는 벗어나야 하겠죠. 기초과학연구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많이 달라져서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러려면 지금처럼 정부의 예산에 의존하지 않고 연구비를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이 열려야 합니다. 그래야 정부의 입김보다는 연구자의 목소리를 더 낼 수 있을 테니까요. ‘BTS’나 ‘오징어 게임’이 누군가를 흉내 내는 모습이 아닌 한국의 독보적인 콘텐츠 로 성공한 것처럼, 기초과학 분야에서도 우리나라만의 ‘연구소’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좌장 오늘 IBS 설립 10주년을 기념해서 역대 원장 세 분을 모시고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기자들이 대부분 IBS를 설명할 때 ‘우리나라에서도 노벨상을 받을만한 연구를 하는 곳이다’라고 설명합니다.


ibs 기초과학연구원 전경


노벨상 수상자와 그의 연구에 관해 취재하고 기사를 쓰다 보면, 보통 30년 전부터 시작된 연구일 때가 많았는데요. 그렇게 본다면 아직 IBS는 10년 밖에 안 된 청소년기라고나 해야 할까요? 물론 기초과학이라는 것이 어떤 실용적 목적만을 위해서 연구를 진행하는 것도 아니고, 또 다르게 본다면 노벨상 수상을 위해서 하는 것도 아니겠죠. 인류가 당면한 문제 혹은 인류가 풀지 못한 문제에 대해서 지식을 더하는 그것도 하나의 우리나라 국격을 높이는 일이 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세 분의 원장께서 IBS의 1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10년, 20년은 어떻게 하면 더 발전할 수 있는지 많은 비전을 제시해 주신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그 비전대로 성과가 나서 10년 뒤에는 구체적인 연구 결과와 재미 있는 사례를 모아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대담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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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