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양자상태 발견?! 고체 세계의 뉴비 ‘양자 자성 다체 엑시톤’을 알아보자2차원 자성 물질에서 전자 1개가 여러 원자에 존재하는 새로운 양자상태 확인 우리가 쓰는 첨단 기술의 시작에는 항상 새로운 발견이 있었다. 이를테면 1898년 전자를 발견한 뒤에야 우리가 아는 모든 전자기기가 탄생할 수 있었다. 방사선 치료의 시작에는 라듐 발견이 있었고, 원자력은 중성자 발견으로 인해 발달했다. 현재 고체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3차원을 넘어서 2차원, 1차원 등의 저차원 물질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래핀은 가장 유명한 2차원 물질이다. 흑연을 한 겹씩 떼었을 뿐인데, 비현실적이리만큼 특성이 뛰어나다. 이는 2차원 물질이 3차원 물질과 물리적으로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2차원 물질은 많이 개발되었지만, 자성을 띠는 2차원 물질은 굉장히 드물어서 아직 실험적으로 밝혀진 바가 많지 않다. IBS 강상관계 물질 연구단과 서강대, 연세대, 고등과학원 등 공동 연구진은 2010년부터 자성 2차원 물질 분야를 개척해 왔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 연구팀도 강자성을 띠는 2차원 물질을 연구하기 시작해 현재 한국과 미국 연구팀이 이 분야의 쌍두마차다.
지난 7월 21일, 박제근 前부연구단장과 연구진은 2차원 자성물질에서 새로운 양자상태인 ‘양자 자성 다체 엑시톤’을 발견했음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자성을 띤 2차원 물질 NiPS3 (삼황화린니켈) 실험에서 독특한 신호를 발견했는데, 엄청난 양의 계산을 했더니 이 신호가 이전에는 발견되거나 예견된 적 없던 양자상태임을 알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양자 자성 다체 엑시톤’이 대체 무슨 뜻일까? 먼저 엑시톤은 고체 안에 존재하는 입자다. 진짜 입자는 아니지만, 원자의 속박을 벗어난 자유전자와, 그 전자가 빠져나간 빈 자리인 양공이 짝지어 입자처럼 행동한다. 양자상태이면서 빛을 방출하기 때문에 양자정보통신에서 중요한 열쇠로 거론된다. 이번에 발견한 엑시톤은 살아있는 상태와 죽은 상태가 공존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전자 1개가 여러 원자에 나누어 존재한다. 정확하게는 ‘쟝-라이스 양자 다체 상태’ 라고 한다. 여기에 자성 물질에 존재하기 때문에 ‘양자 자성 다체 엑시톤’이라고 불린다.
처음에 연구진이 NiPS3에서 광방출 실험을 하다가 발견한 신호는 아래와 같다. 이 엑시톤 신호는 보통보다 수백 배 뾰족한 것인데, 신호가 존재하는 폭이 좁아 뾰족한 것을 ‘결맞음성이 높다’고 한다. 예를 들면 파장이 다양한 자연광보다 단일 파장의 레이저가 결맞음성이 높다. 기존 현상보다 수백 배 차이가 나는데 이를 설명하는 뚜렷한 답이 없었다. 서로 다른 실험들이 같은 결과를 가리켰다. 이후 공명 비탄성 X선 산란실험으로 빛의 운동량과 에너지 분산관계를 측정했다. 이 정보들이 양자상태를 분석하는 데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론팀은 고체 내 다른 원자들과의 상호작용을 완벽하게 고려한 양자역학적 이론인 ‘다체 이론’을 적용하고 방대한 양의 계산을 수행해 실험결과를 설명해냈다.
이 엑시톤은 근본적으로 새로운 양자상태라는 점에서 놀라움과 기대를 안겨주고 있다. 2차원 물질에서는 특이 양자상태가 매우 드문 만큼 2차원 물질에서 일어나는 양자 현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양자상태로 정보를 전달하는 양자정보통신으로 확장될 수 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초전도체, 초유체 등 특이한 물리 현상들도 결맞음성과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번에 발견한 엑시톤도 전에 없던 성질을 가질지 관심이 쏠린다. IBS 커뮤니케이션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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