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장어 형광단백질로 세포의 ‘장편영화’ 촬영한다IBS 연구진, 기존 기술 보다 8배 더 오래 세포구조 관찰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심상희 교수팀은 민물장어의 형광단백질로 살아있는 세포 내 구조를 8배 더 오래 관찰할 수 있는 관찰기법을 개발했다. 세포는 수 나노미터 크기의 다양한 분자들이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복잡계이다. 살아있는 세포 속 나노구조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이 필요하다.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은 형광 단백질의 상태를 조절해 살아있는 세포를 관찰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형광 단백질이 반복적으로 빛에 노출되면 형광이 사라지는 광표백 현상으로 인해 장시간 관찰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민물장어에서 유래한 형광단백질인 우나지(Unag)가 다른 형광 단백질과 달리 외부 대사물질인 빌라루빈을 발광체로 사용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우나지는 2013년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연구진이 발견한 형광단백질로, 장어를 뜻하는 일본어 우나기에서 이름을 따왔다. 우나지 단백질과 빌리루빈은 각각 떨어져 있을 때 형광을 발광하지 못하는 물질이지만, 결합하면 밝은 녹색 형광을 내는 형광물질이 된다.
연구진은 우나지-빌리루빈 결합체에 청색광을 쪼이면 광표백에 의해 형광이 꺼지고, 이후 다시 빌리루빈을 처리하면 형광이 되살아난다는 것을 규명했다. 청색광과 빌리루빈 용액을 이용해 형광 신호를 끄고(off) 켤(on) 수 있다는 의미다. 광표백 이후에도 우나지 단백질 자체에 구조적 손상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후 연구진은 우나지를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에 적용했다. 세포 내 구조에 우나지를 표지하고 청색광을 쪼여 형광을 끈 뒤, 빌리루빈과의 재결합을 통해 일부 우나지만 형광이 켜지도록 조절했다. 이를 통해 세포 속 분자들의 위치를 나노미터 수준의 정확도로 측정하여, 점묘화 같은 초고해상도 이미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우나지를 이용하면 기존 기술에 비해 약 8배 오래 세포를 관찰할 수 있어 세포 내부 구조를 더 정확히 파악하기 유리하다. 또 기존 형광 단백질에 비해 크기가 절반 수준으로 작아 분자들의 위치를 고밀도로 표지할 수 있어 해상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심상희 교수는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으로 살아있는 세포의 동영상을 촬영하는 데 걸림돌이 되어왔던 광표백 한계를 극복한 기술”이라며 “이 기술이 향후 장시간 관찰이 필요한 생체 나노구조 파악 및 생명현상 연구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 1월 14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IBS 커뮤니케이션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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