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그래핀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펑딩 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그룹리더 팀은 불소(F)를 주입해 기존보다 3배 빠른 속도로 그래핀을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는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최고속도다.

▲ 불소의 국소적 활용을 통한 초고속 그래핀 성장 원리.

원자 두께의 2차원 소재는 얇고 잘 휘면서도 단단한 특성을 지녀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전자기기 제조 공정에 적용할 정도로 크게 만드는 것이 어려울뿐더러, 제조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이 상용화의 걸림돌이 됐다.

연구진은 불소를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진은 불소를 함유한 금속불화물(MF₂) 위에 얇은 구리(Cu) 필름을 올린 형태의 기판을 제작하고 이 위에서 그래핀을 성장시켰다. 온도를 높이면 금속불화물로부터 불소가 방출되고, 불소는 금속불화물과 구리 필름 사이의 10~20㎛의 좁은 공간에서만 머물게 된다.

이 틈 속에서 불소는 주입된 메탄가스(CH₄)를 더 분해가 쉬운 형태의 기체(CH₃F, CH₂F₂)로 바꾼다. 이 덕에 그래핀은 원료인 탄소(C)를 더 손쉽게 얻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원리다.

▲ 시간에 따른 그래핀 크기 성장을 보여주는 주사전자현미경(SEM) 이미지. 성장 시작 2초 뒤(a)에 비해 5초 뒤(b)의 크기가 확연히 커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 연구진은 대표적인 2차원 부도체 물질인 육방정계 질화붕소(h-BN)와 텅스텐이황화물(WS₂)의 제조에도 개발한 기술을 적용한 결과, 성장시간이 크게 단축됨을 확인했다. 불소가 다양한 2차원 소재들의 성장속도를 가속하는 상용화의 열쇠임을 증명한 셈이다.

펑딩 그룹리더는 “불소를 국소적으로 활용하는 간단한 방식으로 성장속도 문제를 해결했다”며 “다양한 2차원 물질을 더 향상된 속도로 합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케미스트리(Nature Chemistry)’ 7월 16일자에 실렸다.

IBS 커뮤니케이션팀
권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