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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레이저로 극자외선 발생 새 경로 규명

선폭 수nm 고정밀 반도체 상용화 앞당길 것으로 기대

사람은 눈에 들어온 빛을 분석해 세상을 관찰한다. 하지만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전체 빛의 일부에 불과하다. 빛은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 얽혀 진동하며 나아가는 파동이다. 이중 우리 눈에 인식되는 것은 '가시광선'이다. 음식을 데우기 위한 전자레인지에는 이보다 파장이 긴 '마이크로파'가 사용되고 피부를 태우는 '자외선'은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다. 이처럼 빛은 파장의 길이에 따라 서로 다른 특성과 이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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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자외선은 자외선 중에서도 파장이 짧은 영역대의 빛을 말한다.
가시광선의 파장을 원생동물의 크기라고 비유했을 때, 자외선의 파장은 분자 크기에 불과하다.
(출처: Wikipedia)

이중 극자외선은 파장이 10~120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에 불과한 빛을 말한다. 파장이 매우 짧아 눈으로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여러 분야에서 유용하게 사용된다. 가령 반도체 기판에 회로를 조밀하게 그려내는 극자외선 리소그래피, 나노미터 해상도로 물질을 관측하는 극자외선 이미징이 대표적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초강력 레이저과학 연구단 김경택 교수(GIST 물리광과학과) 연구팀은 최근 새로운 극자외선 발생 경로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이 그간 개발해온 펨토초 레이저로 발생시킨 극자외선은 기존 물리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특성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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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S 초강력 레이저과학연구단 김경택 교수(교신저자)와 윤혁, 문제회 연구위원(공동 제1저자)

극자외선을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려면 결맞음성이 갖춰져야 한다. 결맞음성은 빛 파장의 위상과 주파수가 같아 서로 간섭할 수 있다는 의미로 가(可)간섭성으로도 불린다. 별개의 파장이 서로 보강하는 간섭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강력한 빛을 생성하기 위한 기본 성질이다.

지금까지 '다중광자흡수(Multiphoton excitation)' 현상이 결맞은 극자외선을 생성할 수 있는 유일한 경로로 알려져 있었다. 다중광자흡수는 별도의 광원을 이용해 원자에 빛을 가하면, 원자가 여러 개 빛 입자(광자)를 동시에 흡수해 들뜬상태(excited state)가 된 후, 낮은 에너지 상태인 바닥상태(ground state)로 이동하면서 결맞은 극자외선을 내놓는 현상이다.

연구진은 광원에서 강력한 빛을 가하게 되면, 다중광자흡수 현상과 다른 새로운 경로로 극자외선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000조 분의 1초라는 찰나의 순간에 강력한 에너지를 뿜는 펨토초 레이저를 원자에 가해 발생시킨 극자외선은 기존과 달리 레이저 위상 변화에 따라 세기와 발생방향이 달라지는 특성을 보였다. 이는 전자가 분리돼 나오지 않는 다중광자흡수 경로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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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가 들뜬상태에서 바닥상태로 내려오는 과정에서 결맞은 극자외선이 방출된다. 지금까지는 다중광자흡수(그림 속 들뜬 경로2)현상이 결맞은 극자외선을 생성할 수 있는 유일한 경로로 알려져 있었다. 연구진은 전자가 완전히 분리됐다가 다시 원자와 결합하는 좌절된 터널링 이온화(그림 속 들뜬 경로1) 현상을 통해서도 극자외선이 발생한다는 것을 최초로 증명했다.

추가 실험을 통해 연구진은 '좌절된 터널링 이온화(Frustrated Tunneling Ionization, FTI)' 현상으로 인해 이러한 극자외선이 발생한다는 점을 증명했다. 펨토초 레이저를 가하면 전자와 원자는 완전히 분리된다. 이후 전자는 자유롭게 가속하며 진동하다가 레이저 빔이 사라지고 난 뒤 원자와 다시 들뜬상태로 결합한다. 이후 원자가 바닥상태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그 에너지 차이만큼 결맞은 극자외선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두 경로를 연인간의 화해와 재회로 각각 비유할 수 있다. 다중광자흡수가 원자핵과 전자라는 연인이 서로 다퉈 멀어졌다가 화해하는 과정이라면, 좌절된 터널링 이온화는 원자핵과 전자가 서로 완전히 이별해 서로의 삶을 살다가 다시 재회하는 과정이다. 연인간의 갈등이 클 때 다투다 못해 이별하듯, 외부에서 가해지는 빛의 세기가 커지면 다중광자흡수 현상을 통해 결맞은 극자외선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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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절된 터널링 이온화(FTI) 극자외선의 발생 경로.

이번 연구성과는 결맞은 극자외선의 정확한 생성 원리를 규명했다는 학술적 의미가 크다. 기존 다중광자흡수 현상은 극자외선 발생 과정에서 광원의 세기가 고려되지 않은 만큼, 이번 연구가 광(光)물리학 연구의 근본적인 이해를 넓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시에 발생 세기와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FTI 극자외선의 특징을 활용하면 향후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더 강력한 극자외선 광원 개발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현재 최고 선폭인 7nm보다 더 가는 회로를 한 번의 노광으로 그려낼 수 있다. 초미세 극자외선 공정을 통해 초고정밀‧초고성능 반도체 시대를 견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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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S 초강력 레이저과학 연구단이 보유한 펨토초 레이저의 압축장치.

김경택 교수는 "세계적으로도 극소수 연구실만이 보유한 최첨단 펨토초 레이저를 활용한 결과 이 같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며 "새로운 광원의 발견은 새로운 학문 분야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번에 규명한 극자외선이 향후 무궁무진한 연구로 확장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성과는 광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 IF 32.521)' 9월 25일자에 실렸다.

IBS 커뮤니케이션팀
권예슬

Center for Relativistic Laser Science (초강력 레이저과학 연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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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ung Ta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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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