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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가위로 실명 예방한다

- 유전체 교정 연구단-서울대병원, 눈에 직접 주입하는 유전자 수술법 개발 -

전체 실명의 5%를 차지하는 노인성 황반변성1)은 치료가 불가능한 질환이다. 혈관이 없어야 할 황반에서 신생혈관이 자라면서 실명을 초래하는데, 이는 안구 내 망막색소상피세포에서 혈관내피성장인자2)가 병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원인이다.

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 김진수 단장과 서울대학교 병원 안과 김정훈 교수 연구팀이 유전자가위를 눈에 주입해 노인성 황반변성을 치료하고 실명을 예방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세계 최초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 Cas9)3)을 눈에 도입한 최초의 사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유전자가위가 혈관내피성장인자만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교정해 병변을 제거하는 '유전자 수술' 개념을 제시했다. 유전자 수술로 혈관내피성자인자 유전자 자체를 제거해 눈 전체에서 신생혈관이 만들어지는 양을 반영구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로 유전자가위가 암이나 유전성질환에 적합한 치료법이라는 기존의 틀을 깨고, 비유전성 퇴행성 질환에도 효과적임을 증명했다.


▲ 노인성 황반변성은 혈관이 없어야 할 황반에 신생혈관이 자라면서 실명을 초래한다. 시야는 위에 그림에서 보이는 것처럼 일그러져 보이면서 중앙 부분의 까만 점이 점차 커지며 시력이 손상된다. 기존의 치료법은 신생혈관을 만드는 혈관내피성장인자를 중화시키는 약제를 주사로 안구에 투입했다. 하지만 이는 반복적으로 주사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약효가 짧아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

최근 학계와 산업계에서 크게 주목하고 있는 기술인 유전자가위는 원하는 부위의 DNA를 정교하게 자르고 교정할 수 있는 도구다. 유전자가위를 생체에 적용하는 방법은 2가지다. 생체 세포를 몸 밖으로 꺼내 유전자를 교정하고 다시 몸 안으로 주입하는 방법과 살아있는 생체에 유전자가위를 직접 전달해 몸 안에서 교정하는 방법이 있다. 체내 유전자 교정의 경우, 유전자가위를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전달하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연구진은 퇴행성 실명 질환인 노인성 황반변성에 걸린 실험동물에 유전자가위를 적용해 치료효과를 증명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결과를 2개의 저널에 각각 소개했다. 유전자가위를 단백질과 핵산 복합체 형태로 망막 아래 주사하는 방법은 지놈 리서치(Genome Research, iF=11.351)에 크기가 아주 작은 절단효소를 개발해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11.329)에 소개했다.

유전자 수술에 쓰인 2가지 방법 중 첫 번째는 유전자가위를 복합체 형태로 도입한 것이다. 유전자가위는 특정 염기서열을 인식하는 RNA와 이를 절단하는 효소로 이뤄져 있다. 연구진은 단백질과 핵산 복합체 형태의 유전자가위를 체내에 전달했는데, 이 방식은 세포막 통과가 어려워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진은 세포 내 전달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양이온 지질(cationic lipid)을 매개체로 전달해 효율성을 높였다.

연구진은 실험 동물에 레이저를 쏘여 신생혈관을 만든 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망막에 주입했다. 그 결과, 망막색소상피세포에서 혈관내피성장인자의 과발현을 억제하는데 성공했다. 동물모델에서 유전자 수술로 맥락막4) 내 신생혈관의 크기가 줄어드는 치료 효과를 입증한 것이다. 특히, 이 유전자가위는 망막 아래 주입되고 3일 내 유전자를 교정하고 사라져 면역 반응을 일으키지 않았다. 살아있는 세포에 유전자가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면서도 빠르고 안정적으로 유전자를 교정한 것이다.


▲ 연구진은 생주의 안구에 레이저를 쏘여 신생혈관을 만들었다. 그 뒤 단백질과 핵산의 복합체 형태로 유전자가위를 망막 아래 주사했다. 1주일 뒤 맥락막의 신생혈관의 크기를 비교한 결과, 크기가 감소함을 확인했다(아래줄 좌측: 대조군, 우측: 실험군). 또한 유전자가위는 72시간이 지나자 눈 속에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으며 다른 유전자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혈관내피성장인자 유전자를 20% 이상 교정했다.

연구진이 두 번째로 소개한 방법은 유전자가위를 발현하는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5)를 활용한 것이다.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는 단일 가닥의 DNA로 임상사용이 아전해 활용성이 크다. 하지만 기존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에서 쓰는 절단효소 Cas9은 크기가 커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 내 삽입이 불가능했다. ㈜툴젠이 참여한 공동 연구진은 캄필로박터 제주니(Camplyobacter jejuni)6) 균에서 유래한 절단 효소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CjCas9은 현재 보고된 절단효소 중 크기가 가장 작다.

CjCas9은 크기가 작기 때문에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 안에 삽입이 가능했고,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했다. CjCas9 기반의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는 신생혈관 억제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는데, 특히 이번 실험에서는 저산소유도인자-1a 유전자도 교정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유리체강7) 내 치료제를 주입한 뒤 레이저를 쏴 신생혈관을 만들었다. 이 유전자가위는 혈관내피성장인자의 발현을 억제하면서 동시에 저산소유도인자-1a의 유전자도 교정했다. 노인성 황반변성이 진행될 때, 혈관내피성자인자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로 알려진 저산소유도인자-1a 유전자는 기존의 항체 치료제로는 조절이 불가능했다.


▲ 연구진은 생쥐의 유리체강 내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를 이용한 CjCas9, 기반의 유전자가위를 주사하고 6주 뒤 레이저로 맥락막의 신생혈관을 유발했다. 1주일 뒤 맥락막의 신생혈관의 크기를 비교한 결과(좌측 2개 대조군, 우측 2개 실험군), 치료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CjCas9 개발을 맡은 김은지 연구위원은 "CjCas9은 현재 보고된 절단 효소 중 크기가 가장 작아 활용도가 큰 만큼 학계에서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유전자가위가 의도한 곳에만 작동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절단 유전체 기법(Digenome Seq)을 활용해 더 정교한 유전자가위를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김진수 단장은 "이번 연구는 비유전성 퇴행성 질환에서 병적으로 발현이 증가하는 유전자를 택해 이를 억제함으로써 질병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 참여한 서울대병원 안과 박성욱 전문의는 "체외 교정에 사용하던 유전자가위를 안구에 시도해 치료효과를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간이나 근육 등 다양한 장기에도 이를 적용해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개의 연구성과에서 공동교신저자를 맡은 서울대병원 김정훈 교수는 "현재 질환 동물에서 효과를 확인했고 향후 전임상시험과 임상시험을 거친 후 신약시판 허가 단계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외협력실 고은경

1) 노인성 황반변성: 노년층에서 가장 흔하면서 실명을 유발하는 망막병증이다. 혈관내피성장인자에 의한 맥락막 신생혈관의 발생이 시력저하의 주요 원인이다. 혈관이 없어야 하는 황반 부분에 신생혈관이 생성되면서 혈관 내에 있는 내용물들이 누출되어 망막이 붓고, 신생혈관이 흉터 조직으로 변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2) 혈관내피성장인자(VEGFA): 혈관형성과 혈관신생을 자극하는 신호 단백질이다.

3)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Cas9): 미생물의 면역체계에서 유래한 DNA 절단효소. 교정할 염기를 찾아가는 작은 가이드 RNA가 상보적인 염기서열을 인식하면 Cas9 단백질에 의해 DNA가 절단된다. 2013년 1월 김진수 서울대 교수팀이 이를 이용해 인간세포에서 유전자 염기서열을 교정할 수 있음을 보고한 후 유전체 교정 도구로 널리 쓰이고 있다. RNA 유전자가위(RNA-guided endonuclease; RGEN)라고도 불린다.

4) 맥락막(choroid): 혈관과 멜라닌세포가 많이 분포하고 있는 안구벽의 중간층 막

5)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adeno-associated virus, AAV): 가장 작은 바이러스의 하나로 유전체는 외가닥의 사슬 DNA다. 단독으로는 자기증식 능력을 갖지 못해 도움 바이러스로 유전자를 조작하거나 치료하는데 다방면으로 활용한다.

6) 캄필로박터 제주니(Camplyobacter jejuni): 사람, 동물, 하천 등 자연환경에 널리 분포되어 있으면서 식중독균으로도 알려져 있다.

7) 유리체강: 유리체는 수정체와 망막 사이의 공간을 채우는 조직이다. 유리체강은 이 조직을 의미한다.

Center for Genome Engineering (유전체 교정 연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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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신문] 유전자가위로 노인성 실명 막는 기술 개발
  • [조선비즈]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21/2017022102314.html
  • [매일경제] 기초과학硏·서울대병원 연구팀, `유전자 가위`로 실명 막는 기술 개발
  • [조선일보] 눈 멀게 하는 DNA 유전자 가위로 싹둑
  • [매일경제] [Science] 유전자가위로 `싹뚝`하면 건강한 콩이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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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