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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 융성은 국격 높이는 기반…가성비로 보면 안되죠" 게시판 상세보기
제목 "기초과학 융성은 국격 높이는 기반…가성비로 보면 안되죠"
부서명 대외협력실 등록일 2017-02-20 조회 2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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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 융성은 국격 높이는 기반…가성비로 보면 안되죠"

[머투초대석]김두철 IBS 원장 "IBS에서 연구하는 것이 로망이 되는 그런 연구기관 만들 것"

머니투데이, 2017년 2월 20일


▲ 김두철 IBS 원장/사진=IBS

'시냅스 뇌질환, 면역 미생물 공생, 초강력 레이저 과학,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기초과학연구원(IBS)이 운영하고 있는 연구단 이름의 앞자를 나열한 것이다. 다채로운 연구단 간판들이 낯설다 못해 희귀하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김두철 IBS 원장은 이 명칭이 "울림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IBS는 세계적 수준의 기초연구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2011년 11월 설립됐다. 과학자들에게 연구비를 안정적으로 지원하고, 연구 자율성도 존중해줘 연구자들 사이에선 '드림랩(꿈의 연구실)'으로 통한다.

현재까지 28개 연구단이 가동되고 있다. 최종적으로 50개 연구단을 구축하면 기초과학 전체를 아우르는 연구조직이 된다. 전세계적으로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시도라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오는 11월엔 IBS 대전 본원이 완공된다. 김 원장은 "해외 과학자들이 깜짝 놀랄만한 우리나라 기초과학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의미 있는 평가도 잇따랐다.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가 IBS를 기초과학계 '라이징 스타(rising star, 떠오르는 별)'로 이름을 올리면서 전세계 이목이 쏠렸다. 영향력 있는 연구성과를 많이 낸 것인데 IBS는 2016년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논문 828편을 내고, 특허 110건(국내 75건, 국외 35건)을 출원했다. IBS 사업이 차차 본궤도에 오르면서 당초 목표했던 '연구영향력 세계 10위권 연구기관'에 한발짝 다가서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의 촉발로 기초과학에 대한 중요성이 예전보다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김 원장은 기초과학을 시쳇말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봐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김 원장은 "기초과학 융성은 국격을 높이는 일"이라며 "문화·예술에 투자하는 것처럼 기초과학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 대비 성과로 접근하는 경제적 논리는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10~20년 후 IBS에서 연구하는 게 과학자들의 로망이 되는, 그런 국제적인 명성이 있는 연구원을 만드는 게 꿈"이라는 김 원장을 만났다.

-지난 5년의 평가는.
▶IBS는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사람 중심의 선정 방식을 도입해 운영해 왔다. 해외 석학이 참여하는 선정·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수월성을 기준으로 각 연구단장을 선정한다. 이는 동료 평가에 기반한 것으로 연구단장 후보자들이 심포지엄에 참석해 자신의 연구내용을 발표하면 자연스럽게 관련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검증을 받을 수 있다. 올해 처음으로 시행되는 연구단 성과평가도 이런 질적 평가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논문·특허 수를 기반으로 하는 양적 평가 대신 연구단에서 창출한 연구성과의 중요성과 파급력, 세계적인 연구 선도 여부를 기준으로 하는 질적 평가를 국내 처음으로 시도할 계획이다. R&D 생태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선정된 28개 연구단 중 가장 큰 관심과 기대를 걸고 있는 연구단이 있나.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옛 속담이 있다. 28개 연구단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다. 올해 기후물리연구단과 양자나노과학연구단이 생겼다. 이들 연구단이 빠른 시일 내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연구환경을 조성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쓸 것이다. 특히 양자나노과학연구단은 최근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과 연관해 양자 컴퓨팅 구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기초과학은 실제 일상생활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었는데 이 두 연구단은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연구를 통해 IBS가 보다 국민들에게 친근해지고 밀접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 김두철 IBS 원장/사진=IBS

-IBS는 그간 대학·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 등 '협업 시너지'를 강조해 왔다. 지금까지 만들어온 파트너십 제도는 무엇이고, 그 효율성은 어떻게 평가하나.
▶공동연구를 중시한 IBS의 철학은 캠퍼스 연구단과 외부 연구단이라는 연구단 유형을 만든 것에서 엿볼 수 있다.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공동연구를 통한 시너지를 만들자는 취지로 과기특성화대학을 중심으로 캠퍼스연구단을 구상했다. 연말 본원이 준공되면 흩어져 있던 연구단이 한 곳에 모여 집단·공동연구의 장점이 더 극대화될 것으로 본다. 연구자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각자의 연구에 대해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기회가 많아질 때 새로운 창의적 아이디어가 생기지 않겠나.

-연구단별로 매해 10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연구현장 한편에선 '부익부 빈익빈'을 초래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연구비의 탄력적 운용이 필요해 보인다.
▶IBS 설립 초기 연구단이 100억원 대의 예산을 사용한다는 오해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각 연구단마다 연구 분야, 연구단 구성 등 각 연구단 특성에 따라 연구비가 다르다. 이론 분야의 경우 훨씬 소규모로 운영되고, 연구의 특성상 대규모 장비가 필요한 연구단도 있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연구비 비중도 달라지고 있다. 대체로 연구 초기에는 장비 등의 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다가 연구가 안정되면 장비비가 줄고 오히려 인건비 비중이 늘어나는 형태를 띠게 된다. IBS 자체적으로 외부 전문가분들로 구성된 연구기획조정위원회를 두고 연구단의 연구내용에 적합한 연구비 심사과정을 거치고 있다. 언제 연구비 지원이 중단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태에서는 당장의 연구에 필요하지 않은 연구비를 과도하게 청구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데, IBS의 경우 연구자가 정한 주제에 대해 10년 정도는 안정적으로 연구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필요한 연구비만 청구하게 되는 시스템이라고 본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과학기술계는 특히 기초과학 홀대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과학계 전반의 입장에서 볼 때 기존 오바마 정부의 경우 '혁신기반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면서 기초연구 투자 확대를 내세워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이러한 미래를 위한 투자보다는 현실적으로 당면한 문제 해결을 우선시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기초연구 및 민간기술혁신에 대한 투자 확대를 규정하고 있는 '아메리카 컴피트 액트'(America COMPETE Act)는 과거 공화당 정부인 부시 대통령 시절 제정됐기 때문에 그 변화의 폭이 크진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연구자들이 '보텀업(Bottom-up)'으로 연구주제를 선정해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 늘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듯이 미국의 R&D 여건이 어려워질 경우 오히려 우수한 인재의 유치하고 공동연구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기에 다방면으로 이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대담=성연광 정보미디어과학부장, 정리=류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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