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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를 연구하는 혈관 과학자...면역 장벽 비밀 푼다 게시판 상세보기
제목 코를 연구하는 혈관 과학자...면역 장벽 비밀 푼다
작성자 전체관리자 등록일 2023-06-28 조회 1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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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를 연구하는 혈관 과학자...면역 장벽 비밀 푼다

홍선표 혈관 연구단 연구위원

홍선표 혈관 연구단 연구위원


코는 외부 공기가 폐로 들어가는 첫 관문이다. 외부공기 속엔 병원균과 이물질이 섞여 있다. 콧속의 점막은 이들을 막는 최초의 면역 파수꾼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코가 어떻게 파수꾼 역할을 하는지는 명확치 않다. 비교적 중요한 장기로 인식되지 못했고, 여러 겹의 뼈가 겹쳐져 있는 등 복잡한 구조 때문이다. 코를 탐구하는 과학자가 있다. 코의 파수꾼 역할을 비밀을 풀기 위해 콧속 혈관과 림프관을 3차원(3D)으로 정밀하게 분석하는 과학자다. 코를 연구하는 혈관 과학자, IBS 혈관 연구단 홍선표 연구위원을 만났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충북대 생화학과를 2013년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에 진학해 석박통합과정을 거쳤습니다. 박사과정 동안 심장 세포와 심혈관 분화 관련 연구를 했습니다. 박사과정 동안 지도교수셨던 고규영 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가 기초과학연구원(IBS)으로 적을 옮기며 2015년부터 혈관연구단 연구원으로 일하기 시작했고, 2018년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IBS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소장 융모 내 림프관의 역할과 그런 역할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에 대해 연구를 했으며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부터는 코를 주 연구대상으로 콧속 혈관과 림프관을 연구해 왔습니다.

Q. 소속연구단인 IBS 혈관연구단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IBS 혈관연구단은 장기별 혈관과 림프관 구조 및 기능에 대해서 분석하는 연구단입니다. 장기별 혈관과 림프관 구조와 기능, 이질성을 파악하는데 집중 중이며 가장 최근에는 뇌 척수막 림프관 및 두경부의 림프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뇌 척수막 및 두경부에 있는 림프관의 새로운 기능이나 구조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뇌 안에서 만들어진 척수액이 순환하는 곳이 림프관으로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치매나 알츠하이머 등의 질병으로 이어집니다.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전을 찾아내는 기초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연구단은 고규영 단장을 필두로 2명의 연구위원, 박사후연구원 1명, 학생 10명, 연구기술직 및 행정직원 7명 정도가 있습니다. 개개인들이 뇌 척수막과 비강, 암 세포 등 다양한 분야에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홍 연구위원님의 중점 연구 분야가 궁금합니다.

저는 코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코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공기에 들어 있는 병원체에 가장 먼저 노출되는 신체 기관입니다. 특히 코 안의 빈 곳인 ‘비강’의 점막은 외부의 병원균과 이물질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최초의 면역장벽 기능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면역장벽 기능이 작동하려면 콧속 혈관과 림프관이 중요합니다. 외부의 병원체를 면역세포들이 인식해 림프관을 타고 이동하고, 다시 혈관을 통해 특정기관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이 혈관과 림프관을 구조적 그리고 분자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Q. 어떤 성과가 있었나요?

복잡한 코 속 혈관과 림프관을 3차원(3D)으로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이전까지 해부학적으로 코가 연구된 게 없었습니다. 단편적으로 얇은 절편의 이미지 정도만 있었을 뿐 코 안의 림프절과 혈관 형태를 연구한 적은 없습니다. 구조뿐 아니라 단일세포 분석법을 통해 분자적인 분석도 거쳤습니다. 면역 반응에 대한 분자세포적 수준의 특성을 규명한 것입니다.

또 일반적인 모세혈관 외에 ‘정맥동’ 혈관이 비강 내 넓은 범위에 걸쳐 분포하고 있음도 확인했습니다. 정맥동은 정맥혈이 순환하는 혈관으로 면역세포들을 붙잡을 수 있는 접착 형태의 단백질들을 많이 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부의 병원체가 코에 들어왔을 때 정맥동을 통해 면역세포들이 먼저 이동하는 것을 시사합니다.

생쥐 비강 내 혈관 및 림프관 3차원 구조
생쥐 비강 내 혈관 및 림프관 3차원 구조
생쥐 비강 내 점막에는 많은 혈관이 분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음. 림프관에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Prox1 단백질이 다른 조직에서와는 다르게 정맥동 미세혈관에 발현하고 있으며, 비강 내 넓은 범위에 걸쳐 분포하고 있음을 시각화함(그림 a)
또한, 비강 내 림프관의 분포를 시각화하였으며, 다른 조직과는 다르게 비강 내 림프관은 비전형적인 특징을 가진 림프관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발견함(그림 b).


Q. 코 속 혈관‧림프관 정밀지도 활용법이 궁금합니다.

이전에는 단편적으로만 콧속 혈관을 보던 수준에서는 혈관 간 연결 네트워크 파악이 어려웠습니다. 3D 지도를 통해 혈관 네트워킹 전체를 볼 수 있습니다. 혈액이나 림프액이 어디로 들어와서 어디로 나가는지 순환과정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또 혈관과 림프관은 장기별로 다른 이질성을 가집니다. 만들어 낸 지도를 통해 이런 이질성을 분자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를 통해 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해가 높아지면 약물 전달이나 병원체 방어를 조절할 수 있는 방법들을 발굴할 수 있습니다. 또 코로나19 이후 다가올 미지의 감염병에 대응하는 효과적 면역활성화 기능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Q. 연구 수행 때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코의 내부는 매우 복잡해 구조를 규명하는 것은 그동안 학계에서 난제였습니다. 주로 쥐 실험을 많이 하는데 쥐는 코의 크기가 작아 코에서 비강 점막만 떼어내 이미징 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작은 구조 하나하나 떼어내기가 힘들었습니다. 또 코는 겹겹이 쌓여있는 구조라 이 구조를 온전히 분리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살아있는 세포 이미징을 하려고 해도 코 구멍 자체가 매우 작아 이 구멍에 맞는 카메라 장비가 개발된 게 없던 것도 난관이었습니다. 사람의 비강 세포도 구했으나 코 전체를 구할 수 없는 것도 연구에 어려움을 배가했습니다.

Q. 어려움은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결국 노하우였습니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실험쥐의 비강 점막만 떼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미 개발된 이미징 장비들을 활용해 여러 번의 시도를 거쳤습니다. 사실 비강 점막을 연구코자 했던 과학자도 적었습니다. 그 안을 갈라 열어보려는 시도조차 적었기에 실험쥐의 콧속을 들여다보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입니다. 저희 연구단은 시도를 했고 성공했습니다.

Q. 해당 연구를 시작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알러지나 비염 때문에 과학자들이 코에 관심을 둔 적은 있지만 건강한 사람의 감염병 감염에 있어 코가 중요하다는 인식은 없었습니다. 코로나19 주 감염경로로 코가 지목이 됐고, 저희 연구단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초기 감염과 증식의 주요 표적이 비강 섬모 상피세포임을 규명했습니다.

Q. 연구성과들에 대한 학계의 관심은 어떤가요?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기초과학자들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았습니다. 코의 구조를 3D로 본 적이 없었고, 코 안에 특이적 단백질 발현 현상이 있다는 것도 처음 밝혔기 때문입니다. 또 코의 혈관과 림프절 연구하는 실험실은 세계적으로 봐도 거의 없는 수준입니다. 독보적인 그리고 처음 하는 연구이기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한 갈래의 연구 분야를 새롭게 열어놨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아직 많이 연구된 게 없으니 전 세계 과학자들이 추후 몰려 연구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Q. 혈관연구단 연구를 통해 코가 전염병 감염에 중요 역할을 한다는 점이 밝혀진 만큼 미래 감염병 사태 때 비강백신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 전망하시는지요?

비강을 통해 백신을 투여하게 되면 면역이 다르게 형성된다는 연구들이 최근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때 일부 국가에서 사멸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비강 내 투여해 비강면역을 형성했더니 적은 비용으로 많은 인구를 감염으로부터 보호됐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연구단이 향후 비강백신의 효과가 어떻게 얼마나 다른지 등을 분석해 비강 백신이 일반 백신보다 더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는지 밝혀낸다면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Q. 혹시 비강백신 개발업체들의 협업 연락도 있었나요?

코로나19 사태 때 업체들의 연락이 이어졌습니다. 주로 자문을 구하는 내용이었고, 이제 비강 백신 개발은 시작 단계입니다. 코로나19보다는 다른 새로운 질환에 대비한 개발 방향으로 보입니다. 비강 백신이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백신 물질이 비강 내 외피세포들을 통과해 코 안의 조직으로 들어가야 하는 등의 과제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Q. 앞으로의 추가 연구 계획이 궁금합니다.

림프관은 노폐물을 흡수해 처리 및 정화하는 ‘하수도’ 역할을 합니다. 이런 역할을 위해 림프관들은 서로 간 접합부가 느슨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그 사이로 노폐물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코 림프관들은 매우 타이트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병원체를 너무 많이 흡수해 림프절로 이동시키면 오히려 더 과한 면역반응을 일으킨다는 이유에서 이렇게 타이트하게 림프관들이 연결돼 있을 것으로 보나 이는 아직 추정에 불과합니다. 더 연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이 밖에 코를 통해 병원체가 이동을 해 뇌를 감염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과정이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합니다.

Q. 코 외에 다른 장기에 대한 혈관 및 림프관 정밀지도 연구도 계획하고 계시는지요?

혈관은 어느 정도 지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오히려 림프관 지도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장기마다 분자적 이질성을 따진 지도화가 이뤄져 있지 않습니다. 림프관의 이질성, 분자적 지도화 연구를 계획 중에 있습니다.

Q. 추후 연구에 필요한 지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IBS는 연구하기에 국내에서 제일 좋은 연구기관이라 생각합니다. 연구비나 장비 모두 잘 지원받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어려움은 없습니다. 다만 좋은 연구자들과 함께 계속 같이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합니다. 가령 좋은 연구자들이 계속 같이 일을 하려면, 훌륭한 연구자들이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자리와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함께 일할 수 있는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있어야 합니다. 이런 부분이 해결돼야 좋은 연구자들이 계속 연구에 전념하여 좋은 연구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연구자로서 성과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성과만 중시하다 보면 유행하는 논문 및 연구만 쫓아가게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 깊이 있는 연구를 하기 위해 과학적 흥미를 잘 조절하며 연구를 하겠습니다. 항상 겪는 어려움인데 이런 부분들을 잘 조율하다 보면 좋은 성과가 또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고민을 항상 겪는 연구자분들 다 같이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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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