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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아이 만드는 유전자의 레시피

- DNA, RNA, 염색체, 유전체 단 번에 뽀개기 -

아버지와 아들 사진

우리는 생활 속에서 종종 '유전'에 대해서 말하곤 한다. '누구를 닮아 이렇게 공부를 안 하지?', '아빠 유전자가 센가봐~아빠 숯검댕 눈썹을 쏙 닮았네!', 드라마나 소설에서도 자주 접한다. '이 아이가 누구 아인지 유전자 검사를 해야겠어!', 'DNA 검사 결과 범인은, 당신이다!'

하지만 유전자가 무엇인지, 염색체가 무엇인지, DNA와 유전자가 같은 말인지 다른 말인지, 우리 유전자가 어떻게 우리의 자손에게로 이어지는 지 등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무척 드물다. 학교에서 분명히 배웠던 것 같은데, 시험까지 쳤던 것 같은데 그 지식의 잔해는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사실 유전에 대해 하나도 몰라도 내 유전자를 후손에게 물려주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 하지만 일단 알고 나면 생명의 기원에서 진화, 인류의 미래를 이해하는 바탕이 되어주는 지식이 바로 유전, 유전학이다. 그럼 그 작지만 위대한 세계에 잠시 발을 들여놓아 보자.

유전자와 유전체, 염색체와 염색사?

유전이란 쉽게 말하자면 부모의 특성이 자식에게 전해지는 것을 말한다. 아주 옛날 사람들도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근친결혼을 금하고 가축을 교배하는 등 유전에 관한 지식을 생활 속에서 활용하고 있었다. 그 후 여러 과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생물 안에는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부분, 즉 유전자가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유전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오스트리아의 성직자겸 생물학자 멘델은 1865년 완두콩 돌연변이 실험 등을 통해 유전자가(당시에는 유전자(gene)1)라는 말이 없었으므로 멘델은 그 존재를 그저 '인자'라고 불렀다) 실재한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했다.

유전자가 구체적으로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된 것은 1869년 스위스의 생물학자 F. 미셔(Friedrich Miescher)의 연구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붕대에 붙어 있는 고름을 조사하다가 세포핵(nucleus) 안에서 어떤 산성 물질(acid), 즉 핵산(nucleic acid)을 발견한다.

학창 시절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일수록 '산성' 및 '산'이라는 말에 바로 '리트머스시험지'를 떠올릴 수 있는데, 여기서는 헷갈릴 수 있으므로 잠시 잊도록 하자. 핵산이라는 말 또한 십 수 년 전 어느 조미료 광고에서 쓰였기 때문에 조미료를 떠올리게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레드 썬! 선입견이 없는 편이 이해하기 쉬우므로 잠시 잊자.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흐른 1944년, 드디어 미국의 세균학자 오스왈드 에이버리(Oswald Avery)핵산이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물질이라는 사실이 증명한다. 1940년대 중반부터 1950년대 초에 걸쳐 유전정보를 담당하는 물질이 핵산 중에서도 DNA라는 증거가 모아졌다. 핵산은 당과 인산 염기(리트머스 시험지는 잊어라. 염기성을 띄는 작은 물질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하다)로 이루어져 있는데, 디옥시리보오스라는 당을 가지고 있으면 디옥시리보핵산 즉 DNA(deoxyribonucleic acid), 리보오스라는 당을 가지고 있으면 리보핵산 즉 RNA(ribonucleic acid)라고 불린다.

드디어 1953년, 영국의 분자생물학자 프랜시스 크릭(Francis Crick)과 제임스 왓슨(James Watson)은 DNA가 두 겹의 가는 줄이 꼬여 있는 것 같은 모양으로 생겼다는 것을 알아냈다. 두 꼬인 줄 사이에는 염기가 사다리의 발판 모양으로 일정한 간격을 띄고 연속적으로 배열되어 있다. 이러한 염기의 배열이 바로 유전자, 즉 인간의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부분이다.

여기서 잠깐,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으니 DNA는 어떻게 생겼는지, 세포 안에는 어떤 형태로 들어가 있는지 그림으로 살펴보자. 그림을 보면 염색체가 무엇인지, 염색사가 무엇인지까지 덤으로 알게 될 것이다.


▲ 그림은 오른쪽 위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봐야 한다. 우리 몸이 엄청나게 많은 세포로 이루어져있다는 것은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생물 시간에 졸지 않았다면 각 세포에는 핵이라는 것이 들어있다는 것도…. 바로 이 세포 핵 속에 유전 정보를 담은 실타래인 ①염색체가 들어 있다. (벌어진 가위 모양의 염색체 역시 생물 책에서 봤던 기억이 날 것이다. 이름은 투명한 세포를 잘 관찰하려고 물감을 넣으면 염색이 잘 되는 부분이라서 그렇게 붙였다나 뭐라나.) 염색체는 보통 때는 실처럼 풀어져(이것이 ②염색사다) 핵 속에 퍼져 잘 안보이다가 세포가 분열할 때만 똘똘 뭉쳐져 염색체의 형태로 드러난다. 염색사는 마냥 매끈한 실이 아니다. 털실을 꼬아 만든 뜨개실처럼, 가늘고 긴 사다리 모양의 끈이 ③히스톤단백질이라는 것을 감싸면서 똘똘 말려 있는 모양이다. 히스톤단백질을 감싸고 있는 긴 끈이 바로 ⑤DNA다. 이것을 또 자세히 들여다보면 막대기 같은 것이 일정한 간격으로 붙어 있는 두 끈이 나선형으로 배배 꼬여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왓슨과 크릭은 이 모형을 만든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다). 두 끈 사이에 붙어있는 막대기도 자세히 보면 두 개의 서로 다른 조각이 결합된 것이다. 이 각각의 조각을 ⑥염기라고 한다. 그림 속 염기의 색깔을 잘 보라. 노랑(아데닌adenine-A), 빨강(구아닌guanine-G), 초록(티민thymine-T), 주황(시토신cytosine-C) 네 종류가 있는데, 초록은 반드시 빨강과 결합하고 까망은 반드시 파랑과 결합하고 있다. 이렇게 염기가 서로 특정한 짝과만 결합하는 것을 염기의 '상보적 결합'이라고 한다. ④유전자는 이러한 염기쌍들이 여러 개 모여 하나의 유전 정보를 나타낼 수 있도록 구성된 암호 세트를 말한다. 다시 말해 유전자들이 여러개 연결된 것이 DNA다.

붕어빵 장사를 대물림하는 방법

DNA의 구조를 알린 크릭은 1958년, 유전자가 사람의 몸속에서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말하는 가설을 내놓았다. 분자유전학, 즉 유전학을 분자 수준에서 살피는 학문의 중심 이론을 뜻하는 '센트럴 도그마(Central Dogma)라는 거창한 이름의 가설이었다.

이 가설을 결론부터 살펴보자면 인간의 유전자는 DNA에서 RNA를 거쳐 단백질로 전달된다는 것이다. (최근의 연구로 RNA에서 DNA로 거슬러 올라가거나 DNA가 직접 단백질을 만드는 등의 예외적인 경우가 다수 발견되며 '중심'이라는 위치가 좀 흔들리기는 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셋으로 구성된다. DNA가 자신과 똑같은 DNA를 만드는 복제(replication)와 DNA로 RNA 거푸집을 만드는 전사(transcripton), 그 거푸집으로 단백질을 만드는 번역(translation)이 바로 그것이다.

붕어빵 사진

자신을 똑 닮은 자식을 붕어빵에 비유하므로 이 과정을 '붕어빵 장사 대물림'에 비유해보겠다. 다양한 모양의 붕어빵을 만들어 히트를 친 아버지가 자식에게도 붕어빵 장사를 물려주려고 한다. 이 때 무엇이 필요할까? 일단 여러 가지 모양의 붕어빵 틀 설계도와 팥소 배합법 등 온갖 비밀이 담긴 '비법서'를 복사해 줄 것이다. 이것이 '비법서'가 유전의 모든 비밀을 담고 있는 DNA이고, '비법서' 복사가 DNA 복제 과정이다. 물론 DNA 복제는 복사기로 찍어내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복잡하고 정교한 과정을 거친다. 일단 DNA 풀림 효소가 두 가닥의 DNA 가운데를 지나가며 상보적으로 결합하고 있는 염기를 떨어뜨린다.

결과적으로 DNA는 두 가닥의 열린 지퍼 모양으로 풀리는데, 풀린 양쪽의 가닥에 DNA 중합효소2)라는 것이 붙어 지나가면서 떨어져나간 염기와 똑같은 염기를 다시 붙여준다. 이렇게 두 가닥의 똑같은 DNA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그림으로 한 번 살펴보자.


▲ 사실 DNA 복제 과정은 위의 그림에 나타난 것보다 더 다양한 효소들의 작용에 의해, 훨씬 복잡하게 일어난다. 한 예로 풀린 DNA의 윗가닥(선도가닥)과 아랫가닥(지연가닥)이 새로운 DNA 가닥을 만드는 방향은 반대이며 방식도 다르다. 그러나 여기서는 수월한 이해를 위해 이 정도로만 설명하고 넘어가겠다.

다시 '붕어빵 장사 대물림' 이야기로 돌아가자. 아버지 붕어빵 장수는 이번엔 아들이 내일이라도 당장 붕어빵을 만들어 팔아보게 해 주려한다. 그래서 비법서(DNA)를 뒤져 잘 팔리는 몇 가지 붕어빵을 골라 직접 그 틀(RNA)을 만들어 주기로 했다. DNA를 베껴 RNA를 단백질 틀로 만드는 과정을 영어로는 전사(transcription)이라고 하는데, 말하는 것을 글로 옮긴다는 뜻이다. DNA라는 거대한 유전 정보에서 필요한 붕어빵(단백질)을 만들 틀 설계도만 베낀다는 뜻이 되겠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일 것이다. 왜 유전자 전달의 최종 결과물(붕어빵)이 단백질인가. '단백질'이라는 소리와 함께 '고기', '다이어트', '닭가슴살' 등을 떠올린 이들은 무척 혼란스러울 것이다. 역시 레드썬! 연상된 모든 것을 잊도록 하자. 사실 단백질은 우리 몸의 근육(고기!), 머리카락, 손톱 등을 구성하는 물질인 동시에 인슐린, 항체 등의 호르몬을 구성하는 물질이고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생체 활동을 촉발하는 효소가 되기도 한다.

한마디로 단백질은 우리 몸에서 조절, 면역, 저장, 독소, 운동, 구조, 대사, 운동 등 생명체의 모든 특성이 되는 물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자손이 닭이나 원숭이가 아닌 인간으로 태어나게 하는 것, 그 자손이 나의 곱슬머리와 작은 키, 덜렁대는 성격을 그대로 물려받게 되는 유전 또한 모두 단백질의 조화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앞에서 DNA와는 다른 종류의 당과 결합한(리보오스라는 당을 가진) 핵산이라고 간단히 언급했던 RNA가 다시 등장한다.

RNA는 모양도, 역할도 다양하다3). 핵에만 존재하는 DNA와 달리 세포질에 존재하는 RNA도 있으며 가닥이 짧고 대체로 한 가닥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DNA처럼 두 가닥으로 이루어진 것도 있다.

다양한 종류의 RNA 중 전사 과정의 주역은 mRNA(messangerRNA)다. 그 과정을 간단히 설명해 보자면, 일단 RNA중합효소가 DNA의 특정 부위4)에 붙으면 DNA의 두 가닥이 벌어진다.

RNA 중합효소가 한쪽 가닥을 따라 움직이면서 DNA 한쪽 가닥에 남아있는 염기에 상보적인 염기를 붙이며 mRNA를 만든다. 다만 아데닌과 쌍을 이루는 염기 자리에는 티민이 아니라 우라실(Uracil)을 붙이는 점이 DNA 복제 때와는 다른 점이다5). 다 만들어진 mRNA는 DNA 가닥에서 떨어져 나와 세포핵 바깥으로 나가게 된다.

단백질의 생산이 곧 유전 형질의 발현

세포핵 바깥으로 나간 mRNA는 세포질에 있는 리보솜이라는 세포 기관으로 들어간다. 붕어빵 틀이 갖춰졌으니 이제 재료를 적당히 배합하여 붕어빵을 찍어낼 일만 남은 것이다.

mRNA는 '단백질 공장'으로 불리는 리보솜 속으로 들어가 또 다른 RNA인 tRNA가 가지고 오는 아미노산들을 특정한 순서로 배열하고 결합하여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을 '번역(translation)'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mRNA에 배열된 염기의 순서를 외국어 번역하듯 읽어서 아미노산 배열의 순서로 옮기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이 때 염기 3개를 하나의 암호처럼 번역한다. 예를 들어 염기가 AGA나AGG의 순서로 배열되어 있으면 아르기닌(Arg)이라는 아미노산을 데려와 연결하라는 암호다. 네 가지 염기 중 세 개를 뽑아서 만들 수 있는 암호는 64 가지인데 지구상에는 아미노산이 20 가지 밖에 없다보니 한 가지 아미노산을 두 개에서 네 개의 암호가 가리키는 중복이 나타난다는 것이 이 과정의 특징이다. 단백질 공장의 생산 과정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아들은 이제 아버지로부터 붕어빵 장수 가업을 물려받았다. 성공의 가능성은 훌륭한 아버지가 그대로 잘 보존해 물려주었다. 앞으로는 자신의 힘으로 열심히 붕어빵을 만들어 팔면서 제2대 메가 히트 붕어빵 장수의 길을 걸으면 된다.


▲ ①mRNA가 리보솜 안으로 들어가면, ②mRNA에 붙어 있는 코돈(3개의 염기짝)에 대응하는 아미노산을 가지고 있는 tRNA가 차례로 리보솜으로 들어온다. ③~④tRNA는 가지고 들어온 아미노산을 만들어지고 있는 단백질 사슬 끝에 붙이고 다시 차례로 리보솜 밖으로 나간다.

본 콘텐츠는 IBS 공식 블로그에 게재되며, blog.naver.com/ibs_official/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1) 유전자라는 말과 비슷한 '유전체'라는 것은 뭘까? 게놈 혹은 지놈(genome)이라는 영어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는 유전체는 한 개체가 가지고 있는 유전 정보를 총체적으로 가리키는 말이다.

2) 효소란 화학적인 반응이 일어나게 만들어주는 촉매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말한다.

3) RNA는 mRNA, micRNA, tRNA, rRNA 등의 종류가 밝혀졌는데, 각각 세포 안에서 유전 정보의 전달(mRNA), 조절, 효소로서의 촉매, 단백질 지지대, 유전물질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4) 뒤에서 나오겠지만, DNA의 모든 염기쌍이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DNA 전체의 2% 정도만 단백질 합성 정보를 담고 있고 나머지 98%는 그 외 유전에 관련된 정보를 담고 있거나 역할을 하고 있다.

5) 미국의 화학자 로저 콘버그는 이 사실을 밝혀낸 공로로 2006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아버지 아서 콘버그는 DNA중합효소를 밝혀낸 공로로 195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이여서 이로서 '부자(父子) 노벨상 수상'이라는 진기한 기록이 수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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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17-11-15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