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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IBS 기술원 3인 대담 - 연구실을 움직이는 랩 매니저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등록일 2017-09-15 조회 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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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기술원 3인 대담 - 연구실을 움직이는 랩 매니저

연구실에서 일한다고 하면 당연히 연구자를 떠올리는 연구소 밖 사람들에게, 기술원은 생소한 직군이다. 기술원은 연구실 운영을 전담하는 중요한 위치지만 그 역할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김세호 선임기술원(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라원태 선임기술원(초강력 레이저과학 연구단), 신재원 선임기술원(나노물질 및 화학반응 연구단)의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기술원을 알아보자.


"연구자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연구단의 상황에 따라 그 역할이 다를 수 있습니다."

기술원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신 기술원은 특별히 정형화되어 있지는 않다는 답을 내놨다. 마치 기업마다 경영지원조직의 구성이 모두 다르듯 기술원의 담당업무가 연구 등의 '지원'활동이라 단적으로 규정하기 어렵다. 그래서일까, 김 기술원은 연구직보다는 사무직의 업무에 가까운 부분이 많다고 입을 열었다.

"기술원은 연구 외 경력을 보유한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행정업무의 비중이 높고 업무 프로세스 관리나 협상 스킬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서 연구에만 집중해 오신 분들에게는 까다로울 수 있는 일이 많아요."


▲ 김세호 선임기술원(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지원부터 관리까지, 기술원의 현재

사실 '연구소'에서 일한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구원을 떠올린다. 대학원에 진학해 자신이 몸담을 분야의 박사 과정을 선택하고, 박사후 연구원 과정으로 연구자로서의 방향성을 정한다. 대학교나 연구소에서 연구생활에 전념하는 모습.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과정은 연구원에 한해서였다. 라 기술원은 IBS의 출범을 계기로 거대장비의 도입 등으로 연구 환경이 변하면서 기술원의 배경, 역할 및 위치가 과거와는 달라졌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기술원과 연구자 사이에 묘한 위계가 있었다고 들었어요. 연구자와 행정원, 기술원 사이에 엄격한 구분이 있기도 했고요. 현재는 많이 변했어요. 기술원들이 연구소에서 다루는 주제에 대해 박사학위까지 마친 후 연구 대신 지원업무를 선택한 사람들이지요. IBS만 하더라도 기술원의 대부분이 저와 같은 선택을 했다고 알고 있어요."

과거 기술원과 연구자는 철저히 구분됐다, 연구자가 새로운 지식을 발견하는, 연구소 본연의 역할을 하는 핵심 고급 인력이라면 기술원은 연구활동을 지원하는 보조인력 개념이었다. 자연히 기술원의 업무는 연구활동에 비해 전문성이 낮다고 여겨졌다. 현재는 과거와 달리 기술원의 업무가 연구원의 업무와 다른 전문분야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여겨지고 있다. 김 기술원은 연구실 내에서 기술원이 '소통 창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공분야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험실의 여러 대소사에 관여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은 내부와 외부의 ‘가교’가 되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기술원의 업무가 '지원'이지만 연구에 대해 잘 모르면 가교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으니 해당 분야의 학습이 전적으로 필요합니다. 저도 IBS에 오기 전 기업연구소에서 연구한 경력이 크게 도움이 됐어요."

세 명의 기술원은 기술원 업무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랩 매니저'라고 입을 모았다. 연구에 필요한 장비 관리에만 초점이 맞춰진 과거와 달리, 현재의 기술원은 실험실 운영에 필요한 모든 사항을 총괄한다. 김 기술원은 자연히 기술원의 전문성도 높아지고 연구실 내에서의 위상도 달라졌다고 설명한다.


▲ 라원태 선임기술원(초강력 레이저과학 연구단)

연구실의 또 다른 주역이자 살림꾼

'랩 매니지먼트'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연구실 내부 사정은 물론, 행정이나 홍보, 법률에 이 르기까지 연구 활동과 관련된 사항들을 모두 이해하고 해결해야 한다. 당연히 연구생활을 할 때보다 신경 쓸 일이 많다. 연구자 입장에서 알기 어려운 고충도 한둘이 아니다. 김 기술원은 연구자일 때는 별것 아닌 줄 알았지만 막상 실제로 해보니 어려운 일로 장비 구매를 꼽았다.

"연구자에게 필요한 장비를 제때 제공하지 못 할 때 참 난감해요. 장비는 한정된 예산에서 사야 해 절차도 복잡하고 필요할 때 바로바로 제공하기도 어렵거든요. 이 때문에 연구자의 요구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어 DNA 분석장비를 구매할 때 어떤 연구자는 A사를 선호하고 다른 연구자는 B사를 선호하는 경우가 종종 있죠. 예산은 한정적이니 둘 중 하나의 연구장비만 도입해야 해요. 저 역시 연구활동을 한 터라 연구장비의 특성에 따라 결과값이 약간이나마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을 알기에 이런 요구사항을 배제할 수 없어요."

라 기술원은 명확치 않은 일의 범위를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연구처럼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이지 않고 연구실 활동에 관계된 일은 손이 가다 보니 업무량이 몰릴 때도 많단다. 감사나 장비 검열처럼 행정절차가 복잡한 일이 겹치면 특히 그렇다.

"어디나 그렇듯 지원업무는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아요. 각각의 업무는 소소하게 보일지 몰라도 일이 워낙 다양하거든요."

연구실이 새로 꾸려지면 일이 더 바빠진다. 연구실에 책상과 비품의 자리를 배치하고, 임대나 구매와 관련된 계약 관련 사항을 해결해야 한다. 인테리어를 계획하고, 관련 업체들을 관리하며, 장비 활용 스케줄을 짜고, 실험실 이용 규정을 손보는 온갖 업무가 기술원의 몫이다. 김 기술원은 연구단이 꾸려지고 나서 2년 정도는 '새로운 일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연구실을 처음 만들 때가 가장 어려웠어요. 연구실을 꾸미고 장비를 들이고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모든 것이 처음 해 보는 일들이었으니까요. 조언을 구할 곳도 마땅치 않아서 직접 부딪혀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죠. 지금요? 지금은 어느 정도 틀이 잡혀서 일이 수월해졌습니다. 여전히 예측하지 못한 일이 종종 생기지만, 예전만큼은 아니에요."


▲ 신재원 선임기술원(나노물질 및 화학반응 연구단)

새로운 자극, 끊임없는 도전

세 명의 기술원이 이야기하는 기술원의 업무는 제법 혼란스러웠다. 연구단마다 사정이 다르기도 하거니와 다뤄야 하는 업무 영역도 제각각인 탓이다. 나름 분명한 목표와 범주가 있던 연구원으로서의 생활과 비교해보면 지금의 일이 너무 버겁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한데 이들은 기술원으로서의 역할이 만족스럽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단점이 있죠. 공이 잘 드러나지 않는 일이기도 하거니와 자잘한 잡무가 많아서 지칠 때도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시야가 넓어지고 계속 성장하는 느낌이 다른 단점을 덮고도 남는 것 같습니다."

신 기술원의 소회에 라 기술원은 "기술원의 자격요건 중 하나가 바로 넓은 시각"이라고 거들었다. 기술원의 지식과 경험은 T자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김 기술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노하우가 쌓이고 숙련도가 높아짐이 느껴져서 단점도 금방 상쇄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기술원의 업무가 전문 직업으로서 자리 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실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직책은 사실 외국에서는 일반화된 편입니다. 연구자들이 행정 등 다른 부분에 신경을 쓰지 않고, 오직 연구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연구 효율을 높여주는 중요한 역할이지요. 기술원 자신이 연구생활 경험이 있다면 연구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도 있어요. 전문 관리자가 필요한 이유죠."

세 명의 기술원은 바로 이런 '전방위적 행보'야 말로 기술원 업무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행정, 관리, 연구를 비롯한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실에서 일어나는 일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사실 IBS의 기술원으로 일을 옮긴다고 했을 때 함께 있던 지도교수님은 다시 연구직으로 돌아오는 상황을 염두에 두라고 충고하셨어요. 시간이 지나고 기술원으로서의 역할에 익숙해진 지금은 현재 업무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연구 분야에서의 전문성도 제가 키우기 나름이라 필요하다면 연구직으로 전환할 수 있으니까요."

다른 두 기술원도 신 기술원이 이야기한 경험과 기대를 공유하면서도, 다른 기술원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 아쉽다는 점에는 의견을 같이했다. "아이디어 공유 차원에서 IBS 연구단의 기술원끼리 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분야가 다르더라도 관리 업무는 비슷한 면이 많으니까요."

라 기술원의 이야기는 관리와 연구가 사실 다르지 않음을 뜻하기도 한다. 연구원만큼이나 기술원도 교류와 토의가 필요하다. 연구실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상황, 연구원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는 일은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연구 과정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세 명의 기술원이 짧은 시간 동안 보여 준 기술원의 생활은 IBS의 수많은 연구실들이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어떻게 많은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는지 보여준다. 이들의 바람대로 IBS를 시작으로 기술원이 연구실을 운영하는 중요한 한 축으로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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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