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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이해하려는 인간의 노력, 수면과 뇌파 연구 게시판 상세보기
제목 인간을 이해하려는 인간의 노력, 수면과 뇌파 연구
작성자 대외협력실 등록일 2017-08-31 조회 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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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파가 알려주는 당신의 모든 것

-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의 샤를 프랑소와 랏츄만 연구위원 -

지난 7월, 뉴런(Neuron) 저널에 수면 중 생쥐의 기억력을 2배 가까이 높일 수 있음을 증명한 연구가 실렸다. 자는 동안 생쥐의 뇌파를 조정하면, 자기 전 배웠던 기억들을 더 잘 기억할 수 있다는 결과는 가히 놀랄만한 결과였다. 인간의 뇌파도 조절할 수 있다면, 우리 모두가 기억을 더 잘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게 했던 연구. 제 1 저자는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의 샤를 프랑소와 랏츄만(Charles-Francois V. Latchoumane) 박사다.

기억과 수면의 연결고리

뇌의 해마(Hippocampus) 부위에서 담당하는 장기 기억은 수면과 상관관계가 있다. 시험 전 날에는 꼴딱 밤을 새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잠을 자는 것이 다음날 시험에 더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잠을 자는 동안 기억이 강화되기 때문에 과학적 근거가 있는 이야기다. 장기 기억은 몇 십 초간 머무는 단기 기억과 달리,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몇 분 전 상황부터 몇 십 년 전의 일까지 과거 모든 경험을 말한다.

기억력은 정말 '잠'과 관련된 걸까? 엄밀히 말해 잠자는 동안의 '뇌파'와 관련 있다고 말해야겠다. 간뇌의 시상 부위에서 수면방추파라는 뇌파가 발생하는데, 이 뇌파는 숙면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수면방추파가 기억 형성에도 관여할 것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이를 증명한 연구는 없었다. 샤를 연구위원 연구팀은 수면방추파를 포함한 세 가지 종류의 뇌파가 동시해 발생해 동조 상태를 이루면 학습 내용에 대한 기억력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


▲ 수면 중에만 나타나는 세 가지 종류의 뇌파가 동시에 발생해 동조 상태를 이루면, 학습 기억력이 2배 가까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면방추파를 다른 종류의 뇌파가 발생하는 시기에 잘 맞춰 유도하면, 뇌의 해마부위에서 만들어진 기억이 2배 가까이 강화되는 것을 확인했어요. 저희 연구팀이 생쥐에게 학습시킨 기억은 공포에 대한 기억인데요. 반대로 뇌 신경세포의 기능을 억제하면 기억을 떠올리는 정도가 줄어드는 것도 관찰했습니다. 나쁜 기억의 회상 정도를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셈이죠."

물리공학도, 한국에서 미지의 뇌 과학 분야에 뛰어들다

샤를 연구위원은 박사 시절부터 수면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잠을 잘 때 일어나는 일들이 깨어있을 때에도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 신기했다고. 실제로 잠을 잘 못자는 사람들을 보면, 잠을 자는 동안 뇌파의 패턴이 많이 바뀐다고 한다.

"우리 모두는 잠을 잡니다. 그리고 잠을 자는 동안 매우 많은 일이 일어난답니다. 의식이 변화하고, 기억이 형성되고, 몸도 치유되니까요. 수면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수면이 왜 인간에게 중요한지, 정신적‧신체적으로 얼마나 이로운지 아직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수면이 지속적으로 연구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샤를 연구위원은 프랑스 그로노블 공과대학에서 물리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세상만물의 원리를 물리로 모두 설명할 수 있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물리학에서 시작하면, 결국 다른 과학까지도 이어지기 때문이란다. 프랑스에서의 석사 재학시절, 그는 의학용 기기를 만드는 학문을 공부했다. 물리학을 토대로 이때부터 이어진 생명분야와 뇌 과학 분야에 대한 관심은 결국 그가 한국으로 건너와서 뇌 과학 분야에 심취하는 계기가 됐다.


▲ 샤를 연구위원은 뇌파를 연구 중이다. 그는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인간의 뇌파를 조정할 수 있다면, 언젠가 사람의 기억도 더 잘 떠오르게 하거나 좋지 않은 기억을 더 잘 잊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2004년에 한국으로 온 그는 카이스트에서 석사를 다시 시작했다. 모든 뇌의 신호를 분석하는 방법을 배우는 시기였다. 이후 치매나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알코올 중독, PTSD(외상 후 스트레스장애)같은 정신 질환 환자들의 뇌파를 정상인의 뇌파와 비교해 패턴의 차이를 분석하는 연구를 주로 해왔다. 예를 들면, 정상인과 환자의 뇌를 비교해서, 어떤 뇌파 패턴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치매를 앓을 가능성이 있는지 예측하는 것이다. 때문에 뇌(정신)질환 진단에 뇌파 분석이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직접 관찰해왔다.

"뇌의 심부(deep brain)는 대뇌 피질의 신호와는 또 다른 신호 양상을 갖고 있습니다. 파킨슨병 환자들의 경우, 이 심부 영역에 자극을 주면 질병이 사라지기도 하죠. 그렇지만, 부위가 깊은 만큼 연구하기 쉽지 않습니다. 저는 앞으로 사람의 뇌 심부의 뇌파를 분석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드는 게 꿈입니다. 과거 의학용 기계를 만들어봤던 것이 꿈의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가능하다면, 모든 뇌 부위에서 나오는 뇌파를 3D로 분석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뇌파는 질병의 힌트, 진단까지 가능한 시대

샤를 연구위원은 수면 중 뇌파의 패턴을 관찰하기 위해 사람 머리에 전극을 붙여 관찰하는 방법을 주로 이용해왔다. 뇌 안에서 나오는 파동을 어떻게 수술 없이도 머리 밖에 붙이는 전극만으로 감지해낼 수 있는 걸까. 샤를 연구위원은 첫째로 뇌의 신경세포인 뉴런들이 내보내는 신호가 전기적 신호라는 점, 둘째로 모든 뉴런이 대뇌 피질에서 한 방향(축삭돌기가 바깥을 향하는 방향)으로 향해 있기 때문에 모든 신호값이 상쇄되지 않고 합산돼 더 커진다는 점 때문에 뉴런의 신호를 머리 밖에서도 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뇌파로 알 수 있는 것은 정말 많습니다. 감정과 생각 등만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죠. 몸의 일부를 잃어 인공 팔이나 다리를 이식했을 때 그 부위를 움직일 수 있는 것도 뇌파인걸요. 뇌파를 해독(decoding)하면 어떤 질병이 있는지 진단도 가능합니다."

샤를 연구위원은 주로 생쥐를 이용해 뇌파 분석 실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2010년부터 신희섭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장과 조우하면서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시작했다. 사람에게도 머리에 전극을 붙여 뇌파를 분석할 수 있지만, 자극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유전자를 바꾸거나 뇌파를 조정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생쥐의 특정 유전자를 선택해서 바꾸면, 행동이 바뀌기도 하는데요. 이때 유전자를 바꾸기 전과 후의 뇌파를 비교하면 패턴이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어, 뇌파와 행동 간의 상관관계도 추론해낼 수 있죠. 예를 들면, 저희 연구팀은 최근 의식을 잃게 만드는 유전자가 무엇인지 밝히는 연구를 했습니다. 생쥐의 의식이 없어지는 유전자를 제거/제어하면 의식을 잃지 않고 잠을 깨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때의 뇌파는 유전자 변형 전과는 다른 패턴이랍니다."

뇌파, 피부까지 좋아지게 한다?

샤를 연구위원은 한국 과학자와 함께 재미있는 뇌파 연구를 한 적이 있다. 아모레퍼시픽 기업으로부터 사람의 피부를 좋아지게 만드는 영상 제작을 의뢰받은 것이다. 그는 동료 과학자와 함께 사람들이 기분이 좋아지면 피부 또한 건강해질 것이라 믿었다. 그들은 어떠한 색상과 형태가 시각적으로 사람들의 긍정적인 기분을 형성하는지, 어떠한 빠르기와 음색의 조합이 청각적으로 선호되는지 연구했다.

샤를 연구위원은 피험자들이 영상을 시청하는 동안 뇌파를 분석하고, 행복함을 느꼈는지 묻는 과정을 통해 '기분 좋아지게 하는' 완성형 영상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후 아모레퍼시픽 기업은 이 영상이 피부를 좋아지게 하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해 프로모션 영상으로 활용했다. 광고가 끝난 이후에도 각종 매체의 러브콜을 받을 만큼 화제의 프로젝트였다고 한다.


▲ 2006년 샤를 연구위원과 동료 과학자의 연구 결과를 활용해 진행됐던 화장품 캠페인. 행복하거나 편안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영상은 세 가지로 제작돼 피부를 좋게하는 '스킨 테라피' 영상으로 인기를 얻었다.

도전을 즐기는 그에게 호기심은 가장 큰 원동력이다. 앞으로 미지의 뇌 과학 분야에서 할 일이 많다며 웃어 보이는 샤를 연구위원. 그의 도전적인 연구가 우리의 행복 뇌파를 나오게 할 날을 기대해본다.

IBS 대외협력실 김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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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17-11-15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