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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국에서 세계적 연구성과 내겠습니다
작성자 대외협력실 등록일 2016-10-10 조회 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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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세계적 연구성과 내겠습니다

- 네 가지 연구, 네 가지 삶. IBS 귀국과학자 4인 -


▲ 김상규 유전체교정 연구단 연구위원, 유동원 나노의학 연구단 연구위원, 김영임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 연구위원, 백무현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 부연구단장(왼쪽부터).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는 매년 각국의 두뇌유출 지수를 발표한다. 숫자가 0에 가까울수록 해외에서 근무하는 인재가 많다는 의미다. 한국은 2013년 기준 이 수치가 3.98이다. 조사 대상 60개국 중 노르웨이가 8.27로 1위, 스위스가 7.56으로 2위이다. 한국은 44위로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하위권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2015년 이공계 인력의 국내외 유출입 수지와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에서 취업해 한국을 떠난 이공계 박사 인력은 2006년 5396명에서 2010년 8080명, 2013년 8931명으로 추산된다. 2006년~2013년 사이에 3535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과학이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수인력의 해외유출은 한국의 과학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5년 전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우수 과학자를 유치해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내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했다.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뚜렷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50년 전 미국과 유럽에서 안락한 생활을 버리고 고국의 과학발전을 위해 돌아온 '귀국 과학자'들은 산업화를 이끌며 오늘의 한국을 만들었다. IBS에도 이들 못지않게 큰 뜻을 품은 젊은 귀국 과학자들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정에서 만난 백무현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 부연구단장, 유동원 나노의학 연구단 연구위원, 김상규 유전체교정 연구단 연구위원, 김영임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 연구위원 등 네 사람은 현재가 아닌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에서 세계 최고의 연구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넘쳤다.

Q. 진행하고 있는 연구를 소개해달라.


▲ 유동원 나노의학 연구단 연구위원, 김상규 유전체교정 연구단 연구위원 (왼쪽부터)

백무현 계산화학으로 촉매반응의 메커니즘을 예측하고 더 정확한 촉매물질을 개발하는데 응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탄소와 수소결합을 활성화하는 화학반응과 인공 광합성 메커니즘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화학적 분해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메탄가스를 분해하는데 성공했다. 아이디어만 갖고 있었는데 IBS에 합류한 뒤 성과가 나왔다.

유동원 분자 구조를 디자인해 합성한다. IBS에서는 나노 물질을 의학적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나노의학은 기존의 화학합성 신약이나 바이오 신약과는 전혀 다른 영역이다. 암세포를 직접 공격해 태워 죽이거나, 신경물질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김상규 유전체교정 연구단 소속 식물팀에서 야생 식물과 작물을 화학적, 분자생물학적, 생태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식물의 유전자를 교정하기 위한 간단하고 빠른 도구를 개발했다.

김영임 입자물리학에서 기존의 표준모형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자연 현상에서 발생하는 뮤온의 비정상 자기 모멘트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암흑물질의 주요 후 보인 액시온 검출에 도전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액시온 연구자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공동 연구를 추진하는 것도 주요한 역할이다.

Q. 모두들 외국에서 좋은 조건으로 연구할 여건이 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

백무현 미국 인디애나주립대에서 영년직 교수로 일했다. 10살부터 독일에 살았고, 95년 박사과정 이후 20년간 미국에서 지냈다. 한국에서 연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동안 한국 국적은 바꾸지 않았다. '나는 한국인'이라는 생각은 잊지 않았던 것 같다.

유동원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UCLA)에서 박사후 연구원 및 스텝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전립선 암 치료제를 개발했다. 그때 개발한 '엑스탄디(Xtandi)'는 글로벌 신약으로 연간 2조원 이상이 팔려나간다. 대학이나 글로벌 제약사에서 영입 제의도 많았다.

김상규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프로젝트 그룹리더를 맡았다. 영년직 제의도 있었다.

김영임 일본의 고에너지가속기연구소를 거쳐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했다. 입자물리학의 연구 특성 상, 외국인 연구자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한 적이 많았고 이 때문인지 다른 글로벌 연구소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의가 있었다.

Q. 일반적으로 외국에 좋은 자리가 있으면 한국에 잘 들어오지 않으려고들 한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 김영임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 연구위원, 백무현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 부연구단장(왼쪽부터).

백무현 늘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 한국 화학계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하며 국내에서 연구활동을 이어갈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한국 화학의 발전을 위해 연구에 매진해보자는 결심으로 귀국을 결정했다. 특히 IBS가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연구환경을 갖추었다는 사실이 귀국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줬다. 다양한 연구분야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연구 분위기, 첨단 장비와 최고의 인력들까지 우수한 연구기관의 요건을 두루 갖추었기 때문이다.

유동원 귀국하기 전까지 고민이 많았다. 처음 미국으로 떠났을 땐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을 했었지만 막상 미국에서 하고 싶은 연구를 계속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전문가들이 구성된 팀이 능력을 발휘하는 미국의 연구 시스템을 경험하고 나서 성과를 내는 것이 부러웠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팀 사이언스(team science)'를 이뤄내고 싶었다. 천진우 단장과 맺은 인연으로 한국행을 결정했다.

김상규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일하던 중, IBS가 제공하는 연구 환경과 규모가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보장된 연구환경에서 연구를 하고자 하는 동기가 발현되어 연구단에 합류하게 되었다.

김영임 초반엔 한국행을 고려하지 않았다. 여성 물리학자로 한국에서 연구하기에는 아직 여러가지 어려움들이 많기 때문이다. 동료 연구자가 액시온 연구의 대가인 야니스 세메르치디스 박사가 한국에서 연구단을 꾸린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합류를 추천했다. 야니스 단장이 꾸리는 연구단의 실험계획과 프로젝트가 굉장히 흥미로웠다. 한국에서 입자물리를 연구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에 귀국을 결정했다. 자유로운 분위기가 보장된 연구 환경도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요소 중 하나였다.

Q. 한국의 연구문화와 외국의 연구문화를 비교해달라. 아쉬운 점과 개선해야할 점을 알려달라.

백무현 미국의 경우 연구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어떤 연구 주제에 대해 연구계획서를 제출할 때, 굉장히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실제로 NSF(National Science Foundation)이나 NIH(National Institute Health)에서 통과되는 주제는 전체 15%, 8% 정도에 불과하다. 교육차원에서도 미국과 한국이 큰 차이가 있다. 미국 학생들은 질문과 토의 문화에 굉장히 익숙하다. 반면, 한국 학생들은 개별적인 능력은 뛰어나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앞서 언급된 '팀 사이언스'의 장점을 활용하고자 노력 중이다. 여러 명이 함께 모여 팀을 만들고 서로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내고 잠재력을 강화할 수 있는 연구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연구 인력들이 활발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학계 자체가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동원 젊은 연구자들이 한국에 올 수 있는 환경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연구를 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도 연구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몰입 환경이 갖춰져 있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연구 외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가 연속성 있게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분위기와 정책이 필요하다.

김상규 막스 플랑크 연구소에서 연구하던 시절, 연구의 실효성과 목적성을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연구 주제와 목적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연구자의 자율성 보장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IBS에서도 마찬가지로 자연을 실제 관찰하고 연구하는 생명 분야에서 주제 선정이 자유로운 편이다. IBS에서 표방하는 인재 육성에 관한 정책이 선순환적으로 잘 정착돼야 한다. 앞서 유동원 연구위원이 언급한 내용과 마찬가지로 연구의 연속성이 이어지도록 연구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영임 외국의 경우 연구자들이 박사학위를 받고 나서 박사후연구원을 5년에서 7년 간 동안 한 두 번 정도 경험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통해 연구자들은 연구관심 분야를 확장하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연구소 역시 다양한 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IBS도 젊은 연구자들에게 비슷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 같다. 아직 한국에서 진행되는 국제 공동 연구규모의 입자물리 실험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입자물리 실험을 위해서 외국으로 나간다. 한국에서도 국제적 규모의 공동연구가 적극적으로 진행되어 국내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학생들과 많은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이를 통해 한국이 갖고 있는 전문성과 역량이 확대됐으면 좋겠다.

IBS는 올해 설립 5년차를 맞아, 새로운 도약을 위한 'IBS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 이니셔티브의 3가지 실행 전략 중 하나로 '미래연구리더 육성'을 내세울 만큼 신진연구자 육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 일환으로 첫 번째 YSF(영 사이언티스트 펠로십) 선발이 올해 진행됐으며, 2021년까지 50명의 젊은 과학자를 미래 연구리더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IBS가 현재 뿌리고 있는 씨앗이 한국 기초과학계를 탄탄하게 지켜줄 나무가 될 수도 있다. 씨앗이 뿌리를 내려 자리를 잡고 알찬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관심과 조언을 아낌없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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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