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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스템 생물학의 눈으로 노화의 비밀을 들여다보다
작성자 대외협력실 등록일 2016-12-28 조회 1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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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생물학의 눈으로 노화의 비밀을 들여다보다

- IBS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 부연구단장 황대희 DGIST 교수 -


▲ 지난 11월 IBS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 부연구단장으로 임명된 황대희 교수

인터뷰 미리보기

Q: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에서 계산생물학 및 멀티오믹스(Computational Biology and Multi-Omics) 그룹을 맡고 계십니다. 이 그룹에서 어떤 연구를 하시나요?
A: 오믹스의 옴은 전체라는 뜻입니다. 프로테오믹스(proteomics)가 단백질 전체를, 지노믹스(genomics)가 유전체 즉, 유전자 전체를 각각 연구하는 학문인데, 멀티오믹스는 유전자, RNA, 단백질 등의 여러 오믹스를 한꺼번에 다루는 학문입니다. 노화(aging)를 멀티오믹스 차원에서 연구하려면 노화와 관련된 수많은 유전자를 대상으로 네트워크 모델을 구축하고 분석해야 하는데, 이때 계산생물학의 도구가 필요합니다.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노화 관련 유전자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이 중 어떤 유전자들이 중요한지를 따져보면 유전자 군집이 관여하는 생체 경로를 동정해 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동정한 생체경로의 작동 원리를 규명하기 위해 미분방정식 모델링을 통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수행합니다.

Q: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의 남홍길 단장과 인연이 깊은 것 같습니다.
A: 남홍길 단장님과는 포스텍 교수 시절부터 인연이 있습니다. 남 단장님은 당시 과학기술부 지정 국가핵심연구센터 '시스템바이오다이나믹스 연구센터'의 센터장이셨는데, 센터 과제의 일환으로 융합생명과학을 다루는 'iBIO (School of interdisciplinary bioscience and bioengineering)'라는 학과를 만드셨고, 제가 이 과의 1호 임용교수가 됐습니다. 또한, 남 단장님이 국가과학자로 선정되시면서, 제가 이 연구센터를 1년간 맡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제 노화 연구의 방향성과 철학에 공감해주시는 단장님께서 IBS 합류를 권유하셨고, 자유로운 기술적 지원이 강점인 IBS에 2013년 10월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Q: 일본의 미쓰비시 화학에 연구자문도 하셨습니다.
A: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박사 과정생 시절, 지도교수였던 조지 스테파노풀로스(George Stephanopoulos) 교수가 미쓰비시 화학의 최고기술경영자(CTO)가 되면서, 3개월 간 해당 기업의 연구자문 기회를 얻었습니다. 약물을 주입했을 때 변하는 유전자를 찾아서 약물의 효능과 부작용을 판단하고 단백질 결정이 잘 형성되는 조건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연구자문을 했습니다.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고 커뮤니케이션하는 사람은 사회의 소통 능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사회적 소통의 허브(Hub) 역할을 하게 되죠. 생체도 마찬가지여서 노화 메커니즘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노화 관련 분자(유전자) 중에서도 허브 역할을 하는 분자를 찾아야 합니다."

IBS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의 황대희 부연구단장은 노화 연구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2013년 10월 IBS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 계산생물학 및 멀티오믹스 그룹의 그룹리더로 합류한 그는 지난 11월 부연구단장으로 임명됐다. 황 부연구단장은 식물을 연구해 노화현상의 비밀을 규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IBS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이 자리하고 있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서 그를 만나 연구 발자취를 따라가 봤다.

멀티오믹스와 시스템생물학

노화 현상은 주로 유전자 수준에서 연구돼 왔다. 유전자 하나를 없애거나 더 만들어서 어느 유전자가 노화에 영향을 주는지를 연구한다. 기존에는 주로 모든 유전자를 하나씩 없애면서 결과를 분석하는 방법인 시스템유전학(systems genetics)이 노화 연구에 활용됐다. 그러나 식물은 유전자 수가 인간보다 많기 때문에 시스템 유전학을 적용하기 어렵다. 때문에 식물 연구에는 오믹스적 접근법이 제시됐다. 오믹스는 유전체 수준의 데이터를 만든 뒤 그중 식물이 노화되면서 유전자 발현량이나 활성(activity) 등이 변하는 부분을 찾아 노화 연구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발견의 도구'라 할 수 있다.

황 부연구단장은 여러 가지 오믹스 데이터(mRNA의 양 또는 단백질의 양이나 활성 정도 등)를 한꺼번에 보는 멀티오믹스란 방법론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노화는 단백질이나 RNA에서 비롯될 수도 있고, 혹은 유전자 수준에서 원인을 찾을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 측면에서 유전체 수준의 데이터를 뽑아낸 뒤 노화 관련 유전자를 고르고 이를 기반으로 노화 관련 네트워크 모델을 구축해 주요 노화 관련 생체경로를 예측한다"고 설명했다.

생명과학은 기술과 함께 발전해 왔다. 현미경이 나오면서 DNA를 직접 볼 수 있었고, 유전자재조합기술이 나오면서 분자생물학이 태동했으며, 오믹스 기술이 발달하면서 시스템생물학이 나왔다. 시스템생물학이란 유전자, 분자, 세포 수준에서 그들 사이의 관계를 찾고 그 관계에 대한 정보를 시스템 차원의 관점에서 통합 분석하는 분야다. 그는 "네트워크 모델을 만들면 노화 관련 유전자와 단백질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관계성이 나오는데, 네트워크에서 중요한 경로는 때때로 이에 관여하는 분자가 수 십 개씩 변하기 때문에 모델링을 해서 시뮬레이션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믹스 간 관계성 탐색부터 전체적인 시스템 차원에서의 생물학적 분석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시스템 생물학을 질환에 적용한 첫 사례는 광우병

그는 포스텍 석사 과정에서 생물학 분야가 아니라 시스템 공학을 전공했다. 산업 공정 전반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계산하는 것이 시스템공학이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날 당시, 미국에서는 생물학 분야에 시스템공학이 적용되기 시작하던 때였다.

"지도교수였던 조지 스테파노풀로스 교수도 시스템공학을 생물학에 적용하는 연구를 시작했더라고요. 지도교수 밑에서 오믹스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석하는 초창기 분석 툴들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이 툴들을 이용하여 하버드 의대 교수와 함께 mRNA 관련 질환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찾아내는 연구를 했습니다. 관련 질환 진단 키트도 개발했어요."

이렇게 황 부연구단장은 시스템생물학과 오믹스 기술을 접하게 됐다. 그 뒤 시애틀에 있는 시스템생물학연구소(Institute for Systems Biology)의 리로이 후드(Leroy Hood) 교수 지도하에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멀티오믹스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툴을 개발했다. 후드 교수와 함께 시스템생물학을 질환에 적용하는 연구도 시작했다. 연구 대상은 광우병이었다. 광우병은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등에 의한 감염이 아닌, 프리온이란 단백질에 의해 감염되는 질환이다. 2002년부터 후드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광우병에 관련된 유전자 333개가 광우병을 일으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유전자들이 어떻게 서로 상호작용하여 생체 네트워크를 파괴시키는지를 확인한 것이다. 이 연구 성과는 포스텍 교수로 부임한 뒤인 2009년 '네이처' 자매지인 '몰레큘러 시스템즈 바이올로지(Molecular Systems Biology)'에 게재됐다. 그는 "광우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은 조기 진단이 중요한데, 이 연구를 통해 유전자 수준에서 조기 진단에 사용할 수 있는 진단 마커 뿐만 아니라 광우병 치료를 위한 약물 타깃 후보 물질까지 제시할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이 연구성과는 시스템 생물학을 질환에 적용한 초기 사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큰 관점만 제시하기보다 실질적 타깃 밝히고파

"시스템 생물학은 질환에 걸린 생체의 전체 혹은 부분의 시스템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단 및 치료에 필요한 타깃이나 생체경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입문적(introductory) 학문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수백 개의 분자가 관여하는 네트워크 모델링을 통해 어떤 분자를 치료 타깃으로 삼아야 하는지를 반드시 알아내야 합니다."

황 부연구단장은 여러 질환 관련 유전자의 작용 메커니즘을 예측하는 연구를 다수 진행해 왔다. 시스템 생물학의 유용성을 몸소 입증해 온 것이다. 시스템 생물학을 바탕으로 질환이 발병하는 주요 경로를 밝혀 실질적인 진단 및 약물 타깃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자신의 대표적 연구 성과로 광우병 연구와 함께 미토콘드리아 이상에 관련된 당뇨병 연구를 꼽았다.

2013년 그는 서울대 의대 박경수 교수와 함께 유전적으로 미토콘드리아 DNA에 이상이 생겨 당뇨병에 걸리는 환자들로부터 이 질환의 핵심 원인 유전자를 찾아냈다. 그는 "이 당뇨병에 관련된 전사체 분석을 통해 질환 때문에 변하는 유전자 몇 백 개를 찾았는데, 이 중에서 레티놀산 (비타민A)에 반응하는 유전자가 발견됐다"며 "비타민A를 넣으면, 비타민A가 이 유전자에 결합해 유전자 활성을 증가시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생물학을 질환에 적용하는 연구는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2014년, 류머티즘 관절염 관련 주요 유전자를 발견했고, 2015년에는 배아줄기세포의 분화능력을 조절하는 새로운 단백질인 '폰틴 단백질'을 규명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했다. 2016년 초에는 서울대 약대 김성훈 교수팀과 함께 3차원 세포배양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암 치료법도 개발했다.황 부연구단장은 의사, 암 연구자, 식물학자, 동물학자, 미생물학자 등 다방면의 전문가들과 함께 생명 시스템 전반을 연구해 온 것이 연구의 폭을 넓히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노화 연구로 꿈꾸는 웰 에이징(Well Aging)


▲ 노화 연구로 건강하게 나이 드는 방법을 찾고 싶다는 황 부연구단장

황 부연구단장은 IBS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에서 노화 연구를 활발히 수행해오고 있다. 식물은 동물처럼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이 정착한 환경에서 어떻게든 적응해야 한다. 황 부연구단장은 식물은 인간보다도 유전자 수가 많다며, 빛, 온도, 습도 등의 외부 환경 변화에 대비하고 생체 나이를 인식하는 생체시계 시스템도 매우 큰 편이라고 말했다. 2013년 그는 남 단장과 함께 애기장대라는 식물을 이용해 노화에서 중요한 생체시계가 어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식물이 외부환경의 변화에 강건하게 버틸 수 있는지를 밝혔다. 이 연구 성과는 '디벨롭멘털 셀(Developmental Cell)'에 게재됐다. 그는 "노화시스템의 경우, 분자들의 상호작용 구조조차 밝혀진 바가 없어, 여러 가상 시나리오를 만든 뒤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실제 데이터와 비교해 가장 잘 맞는 구조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그는 식물과 동물의 노화를 종합해 인간의 건강에 기여하는 것이 앞으로의 연구 목표라고 말했다. 그간 수행해 온 물고기, 예쁜꼬마선충, 초파리 등의 노화 연구를 묶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노화 유전자를 찾고, 이들의 네트워크 작동 원리를 밝혀 노화 진단법이나 노화 리프로그래밍 약물을 개발해내겠다는 포부다. 황 부연구단장은 "노화를 되돌리는 것은 힘들다고 본다"며 "건강하게 나이들기위한 리프로그래밍, 즉 웰 에이징(well-aging)이 연구 목표"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황 부연구단장은 진화적으로 평균치가 보존되는 유전자보다는 변화의 분산(variance)이 큰 유전자를 연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자극을 줬을 때, 변하지 않는 분자보다 많이 변하는 분자가 유의미한 정보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진화적으로도 미생물부터 효모, 예쁜꼬마선충, 초파리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실제 변이(variation)를 보였던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네트워크 변이 분석(network variation analysis)'이라 설명했다.

황 부연구단장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회의하다보면, 분야를 아우르는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며 "연구단에서 학생 연구원들과 형, 오빠처럼 편하게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IBS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에서 황 부연구단장이 이끄는 젊은 연구자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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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17-05-18 2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