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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선 연구 17년, 응용 방향성 논의의 장 열려 게시판 상세보기
제목 원자선 연구 17년, 응용 방향성 논의의 장 열려
작성자 대외협력실 등록일 2016-08-29 조회 3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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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선 연구 17년, 응용 방향성 논의의 장 열려

- 8월 17~20일 'IBS 원자선 콘퍼런스' 개최 -


▲ 8월 17~20일 포항 베스트웨스턴호텔에서 IBS 원자선 콘퍼런스가 열렸다.
콘퍼런스 마지막 날, 참석 과학자들이 원자선 구조 모양으로 정렬해 기념촬영을 했다.

"원자선 분야 연구 17년, 이제는 응용 가능성을 논의할 때입니다. 전 세계 석학들과 함께 원자선 응용 분야의 방향성을 논의하고자 합니다."

1999년 원자선 분야를 연 염한웅 IBS 원자제어저차원 전자계연구단 단장(포스텍 물리학과 교수)은 콘퍼런스 시작 전 약간은 상기된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 세계 원자선 관련 석학들이 최초로 한자리에 모인 원자선 컨퍼런스가 한국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김두철)은 8월 17∼20일 포항 베스트웨스턴호텔에서 'IBS 원자선 콘퍼런스(IBS Conference on Surface Atomic Wires)'를 개최했다. 3일간 국내외 26명의 석학들이 자신들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원자선은 진공상태에서 실리콘 표면에 1~2㎚로 형성되는 금속선을 말하는데, 선폭이 원자 1~3개로 매우 가늘다. 이 원자선이 중요한 이유는 앞으로 원자선의 성질을 이용해 전력소비와 발열을 크게 줄인 소자를 만들 수 있고, 궁극적으로 집적회로의 소형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염한웅 단장은 1999년(당시 동경대 전임강사) 인듐 원자선이 상온에서 도체지만 영하 150℃ 가량에서는 부도체가 된다는 '상전이 현상'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며 원자선 전자물성 분야를 개척한 인물이다.

전 세계 원자선 석학을 한 자리에


▲ 콘퍼런스 첫날, 행사 시작 전에 만난 염한웅 IBS 원자제어저차원 전자계연구단 단장은 해외에서 온 석학들을 맞이하느라 정신없는 와중에도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었다.

한 분야의 연구자 3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게 얼핏 봐도 쉬운 일은 아니었을 듯하다. 이에 대해 염 단장은 "원자선 분야의 연구가 17년 정도 됐는데, 관련 연구자들이 한 번은 모여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었다"며 "현재까지 원자선 분야의 연구 성과를 정리하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논의할 필요성을 느꼈고, 이에 대한 연구자들의 공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다 모인다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준비기간만 2년 정도 걸렸다. IBS에서 지원도 많이 해줬다. 그 결과 스케줄상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한 두세 명을 제외하고는 이 분야의 석학들이 모두 모일 수 있었다. 3일간 총 4개의 세션으로 구성된 이번 콘퍼런스는 지난 17년간 발견된 금, 인듐, 이리듐 등의 원자선 물질들에 대해 기존의 성과와 한계, 앞으로의 가능성을 발표하고 논의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앞으로 새로운 물질로 등장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가능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 8월 17일 오후 두시부터 시작된 콘퍼런스 첫날에는 40여 명이 자리를 채웠다. 발표자 한 사람당 주어진 시간은 30분. 미국의 스티븐 C 어윈(Steven C. Erwin, 왼쪽)을 시작으로 총 7명이 발표에 나섰는데, 발표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마다 각국의 연구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앞으로의 발전 방향, 응용 가능성을 향해

"원자선 분야의 기존 성과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제는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 게 뭔지, 또 현재까지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무엇인지에 대해 서로 동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연구자 각자가 따로 생각하는 것만 가지고는 그 분야가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이 사람들의 노력과 성과가 한군데로 모아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이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가 이거다, 라는 걸 분명하게 하고 싶습니다."

염 단장은 이번 콘퍼런스로 얻고자 하는 바가 명확했다. 원자선을 실질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방향을 관련 연구자들과 함께 논의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집중하자는 것이다. 염 단장은 "원자선 관련 연구가 시작된 지도 벌써 17년, 그간 많이 성숙했으니 이 분야의 연구가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응용의 가능성이 나와야 한다"며 "지난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원자선이 응용될 수 있는 중요한 근거를 제시한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 결과를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람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방향성을 하나 찾은 것이다.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 연구진은 지난해 사이언스에 인듐 원자선에서 전자를 원하는 방향으로 하나씩 이동시켜 전류를 흐르게 할 수 있음을 발표했다. 500℃ 이상의 고온에서 실리콘 표면에 인듐을 뿌리면 원자들이 스스로 사슬처럼 엮이면서 인듐 원자선이 만들어진다. 이때 인듐 원자들은 몇 개가 서로 결합해 특정한 분자 구조를 형성하고, 이 분자 구조가 여러 개 반복적으로 배열된다. 이 분자 구조와 구조 사이에는 '솔리톤(soliton)'이라는 작은 간극이 생기는데, 이 안에 전자 하나가 갇히게 된다. 인듐 원자선에서 원자의 배열을 바꿔 주면 솔리톤이 이동하면서 솔리톤에 갇힌 전자도 함께 이동하는데, 이는 무빙워크가 움직이면서 타고 있는 사람을 이동시키는 원리와 같다. 연구진은 이 원리를 이용해 간단한 논리 연산을 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염 단장은 이 연구결과가 지난 17년간의 업적 중 가장 중요한 결과라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솔리토닉스(솔리톤+전자공학)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 응용 분야의 발전 가능성이 높으니 , 이에 관심을 집중해 달라고도 덧붙였다. 또한 앞으로 원자선 콘퍼런스를 정기적으로 열고자 하는 소망도 밝혔다. 그는 "다행히 독일과 유럽에서 원자선이 큰 국가 과제로 지목됐다"며 "한 3년 후쯤에는 독일 등 유로존에서 콘퍼런스가 열릴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미니 인터뷰]

하세가와 슈지 도쿄대학 물리학부 교수, 허버트 프너 라이프니츠 하노버대학 고체물리 연구소 교수


▲ 하세가와 슈지 도쿄대 교수

세계 최초로 원자선의 전기전도 측정에 성공한 하세가와 슈지 일본 도쿄대 교수와 허버트 프너 독일 라이프니츠 하노버대학 고체물리 연구소 교수도 콘퍼런스에서 만날 수 있었다. 하세가와 교수는 'Low-Dimensionality, Symmetry Breaking, and Topology on Surfaces'에 대해서, 프너 교수는 'Plasmons in quasi one-dimensionanl systems'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멋진 강연을 선물한 두 연사를 만나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1. 이번 콘퍼런스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하세가와 : 이번 콘퍼런스의 주제인 '원자선'은 지난 20여 년간 여러 과학자들의 관심의 대상이었습니다. 기초 물리학에서 중요한 분야이고 전자기기 기술에도 응용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인공 원자선을 제어 가능한 방식으로 장착한 기기나 센서를 만들어낸다면 컴퓨터와 통신 도구의 크기를 훨씬 작게 만들 수 있고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또 유비쿼터스를 구현하는 것도 더 용이해질 것입니다. 이번 콘퍼런스는 이러한 주제에 대해 가장 앞서가는 기초과학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입니다.

프너 : 이번 컨프런스는 원자선 연구라는 특정 분야 연구만을 위해 세계 석학들을 세계 최초로 한자리에 모이게 한 의미 깊은 행사입니다. 제가 이끌고 있는 연구진이 반도체 소자에 사용되는 금속 원자선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어 이번 컨퍼런스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염한웅 단장님의 주도 아래 원자선 분야 석학들을 연사로 초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2. 이번 콘퍼런스에서 발표하신 내용을 간략히 소개해 주세요.
하세가와 : 저는 전자선의 여러 측면을 연구했고, 원자층 같은 원자 단위의 저차원 구조까지 연구 영역을 확장해 왔습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이러한 원자 단위 구조에서 전기 전도에 대한 제 연구를 검토해 발표했습니다. 제가 알아낸 바로는 심지어 단일 원자 금속층이 초전도성(매우 낮은 온도에서 전기 저항이 사라지는 성질)을 띠게 됩니다. 그러나 초전도성의 전자선을 발견한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습니다. 이는 대단히 도전적인 주제입니다.

프너 : 원자선 기판 표면에서 나타나는 플라즈몬 들뜸 현상(금속 표면 내부 전자가 파동에 의해 에너지를 얻어 본래 궤도에서 바깥쪽 궤도로 이동)에 대한 연구 내용입니다. 저차원 에너지 플라즈몬은 금속 내부의 자유전자가 집단적으로 진동하는 상태(유사입자)입니다. 준 1차원 물체에서 저차원 플라즈몬 현상을 통해 에너지가 선형으로 방향성을 가지고 이동할 수 있다. 현재 우리 연구진은 플라즈몬 현상의 기본 원리를 규명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플라즈몬과 방사선을 결합시키는 방법과 나노미터 수준에서 플라즈몬을 활용한 광전기 현상을 연구할 계획입니다.

3. 교수님께서는 이번 원자선 콘퍼런스를 통해 무엇을 얻고 싶으신지요?
하세가와 : 전자선 연구의 최신 결과들을 수집하고 싶습니다. 수많은 종류의 실험적․이론적 기법들이 전자선과 전자층 연구에 적용돼 오면서 관련 연구가 다수의 연구자들에 의해 과도하게 다각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를 혼자서 다 따라잡는 건 어려운 일이지요. 그러므로 최신 지식을 교류하고 협업 가능성이 있는 이들과 소통하는, 바로 이와 같은 콘퍼런스가 필요합니다.

프너 : 많은 연구자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게 되고 결국에는 앞으로 하게 될 연구에 매우 유익했다는 걸 항상 경험하게 됩니다. 이번 콘퍼런스도 세계 원자선 연구자들이 새로운 연구협력을 도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4. 마지막으로, 이번 콘퍼런스를 주최한 IBS에 대한 인상은 어떠셨는지 말씀해주세요.
하세가와 : IBS 프로그램은 대단히 성공적으로 보입니다. 과학 관련 발간물에서 한국 과학자들의 활약이 훨씬 눈에 잘 들어오게 됐기 때문입니다. IBS는 서로 다른 전문 분야의 연구자들 간 협업 구축 면에서 대단히 훌륭한 플랫폼이어서, 시너지를 통해 풍성한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IBS는 정부로부터 많은 금전적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소규모 연구 집단들을 결집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규모 실험 시설과 연구자들의 상호 작용이 이루어지는 포럼을 갖추고 구심력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적으로도 외부 연구자들을 향해 열려 있어야 합니다.

프너 : IBS는 한국에서 기초과학을 선도해나갈 수 있는 기관이라고 생각합니다. IBS 설립 비전에 나와 있는 것처럼 기초과학의 부흥만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국가 성장을 도모할 수 있고 연구 기관과 대학 연구진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키워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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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