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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은 돌연변이가 만든 경첩운동으로 진화했다?

IBS, 해외 공동 연구진과 단백질의 구조, 기능 진화를 모두 설명하는 이론 모형 제시

지구 최초의 생명체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구 초창기 단백질은 지금과 같은 형태가 아니었다. 인간을 포함해 식물과 동물, 우리 주변의 복잡한 생명체는 수십억 년의 진화를 거쳐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생명체의 복잡한 작동이 단백질의 진화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단백질의 기능 진화가 생명체 출현의 비밀을 풀 열쇠인 셈이다.


▲ 모든 단백질은 기능하려면 구조적인 움직임인 경첩운동이 동반되어야 한다. 위 단백질 모식도의 푸른 색 부분은 무극성 아미노산으로 이뤄져 단단한 결합을, 붉은 색 부분은 극성 아미노산들이 약한 결합을 한다. 때문에 붉은 색 띠 부분이 유연하게 구부러져 경첩 운동을 할 수 있다.

단백질은 수많은 아미노산의 결합으로 이뤄져 있다. 단백질이 기능하려면 단백질이 크게 뒤틀리거나 굽는 움직임이 동반되어야만 하는데 이를 경첩운동이라 한다. 단백질의 가운데 부분 결합이 유연하면 단백질 전체가 경첩처럼 구부러질 수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가운데 부분은 유연한 띠(shear band)라 칭하는데, 발달의 정도를 진화의 척도로 삼을 수 있다.

그동안 연구자들은 단백질 기능을 분석할 때,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구조에 주목했다. DNA에 담긴 유전정보가 아미노산 순서를 결정하면 아미노산 사슬이 뭉쳐 단백질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단장 스티브 그래닉) 츠비 틀루스티 그룹리더 연구진은 단백질 자체를 진화하는 아미노산 연결체로 보는 새로운 시각을 연구에 적용했다. 연구진은 유전자가 단백질 기능에 필요한 경첩운동이 가능하도록 유연한 띠를 만들어낸다는 가설을 중심으로 새로운 단백질 기능 진화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 모형을 제시했다. 연구결과는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 IF 9.661, DOI 10.1073/pnas.1716215115)에 5월 1일 온라인 게재되었다.

초기 단백질은 단단한 무극성(분자 모양이 대칭, 대표적으로 기름) 아미노산 결합으로만 이뤄져 경첩운동이 불가능했다. 세대를 거듭하자 단백질에 무극성 아미노산 일부가 극성(분자 모양이 비대칭, 대표적으로 물) 아미노산으로 변형되는 돌연변이가 나타났다. 비교적 약한 결합을 하는 극성 아미노산은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었고 진화를 거치면서 단백질 중심은 극성 아미노산으로 점차 바뀌었다. 극성 아미노산이 유연한 띠를 이루면서 경첩운동이 가능해지고 비로소 단백질이 기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IBS 연구진은 미국 록펠러 대학과 스위스 제네바대학 연구진과 함께 시간의 흐름에 따른 단백질 기능 발달에 주목했다. 공동 연구진은 모형을 만들기 위해 200여개의 아미노산을 극성과 무극성, 두 종류로 단순화시켰다. 초기에는 무극성 아미노산으로만 이뤄진 기능 없는 단백질에서 시작해 한 세대에 하나씩 돌연변이가 나타나도록 시뮬레이션을 설계했다. 적자생존 법칙에 따라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 도태시키는 진화 전략을 시뮬레이션에 반영했다. 돌연변이가 단백질의 유연한 띠를 따라 발생하면 기능이 생기면서 돌연변이가 유지되는 원리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설계한 단백질 모형은 약 1천 세대 후에 기능을 가졌고, 약 1백만 가지의 경우의 수로 진화했다.

단백질 진화 과정을 분석하자 연구진은 극성 아미노산으로 등장한 돌연변이가 멀리 떨어진 다른 무극성 아미노산에도 돌연변이를 일으킨다는 걸 발견했다. 무엇보다 돌연변이가 유연한 띠를 따라 발생하는 경향을 관찰했다. 무작위로 돌연변이가 생기는 게 아니라 세대를 뛰어 넘어 경첩운동의 핵심이 되는 띠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확인한 것이다.




▲ 연구진이 설계한 시뮬레이션은 200개의 아미노산을 대상으로 설계되었다. 파란색은 무극성 아미노산, 붉은색은 극성 아미노산, 회색 연결선은 강한 결합을 나타낸다. 왼쪽처럼 진화는 무작위로 연결된 아미노산 구조로 시작해, 한 세대에 한 개 돌연변이가 출현한다. 푸른색이 붉은 색으로 바뀌기도 하고, 반대의 돌연변이도 발생한다. 기능성은 힘 전달(꼬집기)에 대한 기계적 응답이다. 가운데 그림처럼 중간과정을 거쳐 오른쪽처럼 수 천 번의 돌연변이가 발생한 후, 단백질이 기능을 갖는다. 초록색 화살표는 경첩 운동을 의미한다.

단백질 모형에서 나타난 이 현상은 유전자 간 원거리 상관관계와도 매우 유사하다. 멀리 떨어진 유전자들은 보이지 않는 상호작용으로 아미노산 형성에 영향을 끼치지만 이 작용이 실제 단백질 구조와 기능을 어떻게 바꾸는지는 지금까지도 밝혀진 바가 없었다. 이번 연구는 단백질 진화 모형으로 유전자와 단백질 기능 사이의 관계를 확인하고, 실질적인 단백질 기능을 반영한 진화 모형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 아래층의 구들로 이뤄진 평면은 무극성 아미노산(파랑)과 극성 아미노산(빨강)으로 이뤄진 단백질 모형이다. 진화의 약 1백만 가지 경우의 수 평균을 나타냈다. 진한 빨간색인 아미노산은 모든 경우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했고, 흐릿한 빨간색 아미노산은 일부 경우에만 돌연변이가 발생했다. 극성 아미노산(빨강) 중심으로 적합성이 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인 츠비 틀루스티 그룹리더는 “진화는 단백질이 기능하는 방법을 매우 효과적으로 찾아낸다. 이번 진화 모형은 단백질기능과 유전, 진화를 한 모델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최초다”라며 “미래에는 이 연구를 단순한 모델이 아닌 실제 단백질에 적용하는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IBS 커뮤니케이션팀
고은경

Center for Soft and Living Matter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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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