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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능력 조절하는 유전자와 신경회로 따로 있다!

- 생쥐 모델 통해 공포 공감 능력 조절 메커니즘 밝혀 -

친구의 슬픈 사연을 듣고 눈물을 흘리거나 공포 영화를 보면서 겁에 질린 적이 있는가? 사실 따지고 보면 나 자신이 슬픈 일을 직접 당했거나 귀신을 맞닥뜨린 상황에 놓인 것이 아님에도 우리는 상대의 감정에 ‘공감’하기 때문에 그 감정을 상상해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타인의 기쁨이나 우울함, 공포감과 같은 정서적인 상태를 공유하고 이해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공감 능력이 결핍되거나 비정상적으로 높다면 사회생활이 어려울 것이다. 공감 능력의 장애는 심하게는 자폐, 사이코패스, 정신 분열증과 같은 정신 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공감 연구는 매우 중요하지만 ‘공감 ’의 특성상 매우 복잡한 고등 인지 영역인 탓에 이를 관장하는 유전자나 뇌 신경회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진 바가 없었다.

실험동물이 보이는 공감 행동을 분석하는 연구들은 진행돼 왔는데, 널리 활용된 실험 모델로는 ‘관찰 공포(observational fear) 행동 모델’이 있다. 생쥐는 공포를 느끼면 동작을 멈추는 행동을 뚜렷이 보여 공감 능력을 측정하기 용이하다. 챔버(상자 모양의 실험 장치) 속 두 생쥐 중 한 쪽의 생쥐에게만 전기 충격을 주고, 다른 쪽 생쥐는 이를 관찰하게 하는데, 관찰하는 쪽의 생쥐가 전기 충격으로 고통 받는 생쥐의 공포를 얼마나 상상하고 공감하는지를 측정한다. 생쥐의 공포 공감 능력은 상대의 고통 관찰 시 동작을 멈추는 행동의 정도와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도 공포에 대한 기억을 회상하는 정도로 나타난다(그림 1 참고). 생쥐가 이 모델에서 보이는 공포에 대한 공감은 인간이 느끼는 공감 패턴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그림 1] 공포에 대한 공감능력을 측정하는 관찰 공포 행동 모델관찰 공포 행동 챔버 사진과 행동실험 과정의 모식도. 관찰생쥐와 시연생쥐는 각각 독립된 챔버에 놓여지고 5분간의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기를 갖는다. 곧 시연생쥐는 반복적으로 주어지는 전기충격(2초 충격-10초 휴식을 반복적으로 진행)에 의해 고통과 공포 반응을 보이게 되며, 관찰생쥐는 투명한 플라스틱 막을 통해 시연 생쥐의 고통을 바라보며 상대의 공포 반응에 공감하여 동작을 멈추는 행동을 보인다. 이러한 공포 공감 행동을 4분간 측정한다. 다음날 관찰생쥐는 시연생쥐 없이 단독으로 동일한 행동 챔버에 놓이게 되는데, 고통을 받는 상대가 없는 상태에서도 24시간 전에 일어났던 관찰공포가 일어났던 그 장소를 기억하여 상상공포로 인해 꼼짝 못하고 얼어붙는 행동을 보이게 된다. 이렇게 학습된 공포반응을 4분간 측정한다.

IBS 연구진은 생쥐에서의 ‘관찰 공포(observational fear) 행동 모델’을 이용해 공감 능력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는 데 성공했다. 유전적으로 서로 다른 18종의 생쥐들을 대상으로 위와 같은 관찰 공포 실험을 진행했는데, 이 중 오직 한 종류의 생쥐 그룹만이 공포에 크게 공감하는 행동을 뚜렷이 보인 것이다. 다른 종의 생쥐들에게도 Nrxn3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인위적으로 유도한 결과, 이들의 공포 공감 능력이 높아짐을 확인했다. 이로써, 유전자 Nrxn3가 공포 공감 능력 조절에 관여하는 유전자임을 증명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 유전자가 뇌에서 작용하는 구체적인 기전을 밝히기 위해 전두엽의 전대상피질1)(anterior cingulate cortex) 부위에 있는 모든 종류의 뇌 신경세포(뉴런)에서 Nrxn3 유전자를 제거해 생쥐의 공감 능력을 비교 실험했다. 전대상피질은 관찰 공포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알려져 있다. 실험 결과, 특정 종류의 뉴런(억제성 SST 뉴런 억제성2))에서 Nrxn3 유전자가 제거된 경우에만 생쥐의 공감 능력이 크게 향상돼 공포 행동을 가장 두드러지게 보였다.

원인을 밝히기 위해 뉴런의 전기·생리학적 신호를 측정한 결과 Nrxn3 유전자가 제거된 SST 뉴런은 다른 뉴런들의 흥분을 억제하는 신경전달 물질인 GABA(Gamma-aminobutyric acid) 분비 능력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관찰됐다. GABA 분비의 감소는 공감 능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Nrxn3 유전자는 SST뉴런의 시냅스 전달 기능을 조절해 공감 능력에 관여한다고 볼 수 있다(그림 2 참고).


▲ [그림 2] Nrxn3 유전자와 억제성 SST 뉴런의 공포 공감 조절 기전연구진은 생쥐에서의 관찰 공포(observational fear) 행동 모델을 이용해 공감 능력에 관여하는 유전자 Nrxn3을 찾았다. 관찰 공포 행동 모델은 생쥐가 전기 충격으로 고통 받는 다른 생쥐를 관찰하면서 이에 공감해 공포를 느끼는 행동을 측정하는 모델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행동 모델을 이용해 생쥐 실험을 진행하고, 공포 공감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전두엽 전대상피질 부위 뉴런의 전기·생리학적 신호를 측정했다. 실험 결과, 전대상피질에 있는 여러 종류의 뉴런 중 억제성 SST 뉴런에서 Nrxn3 유전자를 제거하면 공포에 대한 공감 능력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발견했다. Nrxn3유전자가 제거된 SST 뉴런은 다른 뉴런의 흥분을 억제하는 신경전달 물질인 GABA(Gamma-aminobutyric acid) 분비능력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관찰됐다. GABA 분비의 감소는 공감 능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Nrxn3 유전자는 SST뉴런의 시냅스 전달 기능을 조절해 공감 능력에 관여한다고 볼 수 있다.

연구진은 전기·생리학적 신호 측정으로 관찰한 현상을 검증하기 위해 광유전학 방법을 이용해 빛으로 직접 SST 뉴런의 활성을 조절해보았다. SST 뉴런의 활성을 빛으로 억제하는 경우에도, Nrxn3 유전자를 제거했을 경우와 똑같이 생쥐의 공포 공감 능력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Nrxn3 유전자의 역할을 검증한 것으로, SST 뉴런의 활성을 조절하는 데 필수적임이 검증된 것이다.

더 나아가 반대로 공포에 대한 공감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SST뉴런을 광유전학적 방법으로 활성화하자, 공포에 대한 공감 반응이 크게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다. SST 뉴런의 활성을 조절하면, 인위적으로 공포에 대한 공감 능력을 조절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이번 연구는 공포 공감을 조절하는 중요 유전자를 밝혀내고 전대상피질의 정보처리를 담당하는 신경회로의 작용기전을 구체적으로 규명한 데 의의가 있다. 신희섭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장은 “공포 공감을 관장하는 유전자의 발견은 인간의 위로, 동정, 및 이타심 같은 다른 형태의 공감능력 차이를 결정하는 기본적인 신경회로와 기전을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뉴런 (Neuron, IF=14.024)에 미국 동부시간으로 4월 19일자에 게재됐다.

IBS 커뮤니케이션팀
김주연

1. 전대상피질(anterior cingulate cortex) : 전대상피질은 관찰 공포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다. 흥분성 및 억제성 뉴런들로 이루어진 미세 신경망의 연산처리에 의해 뇌의 다양한 영역에서 유입되는 복잡한 신호를 처리한다고 알려져 있다.

2. 억제성 SST 뉴런 (Somatostatin+ inhibitory neurons) : 대뇌에 존재하는 억제성 신경세포의 한 타입. SST를 표지단백질로 발현하며 다른 뉴런의 흥분을 억제하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여 대뇌의 정보 처리과정 중 들어오는 신호들의 강약을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Center for Cognition and Sociality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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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