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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 발생 근본 원인 찾아 새 치료법 제시

안압 조절하는 쉴렘관의 항상성 유지하는 신호전달체계 규명… 항체 실험으로 안압 낮추는데 성공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인 녹내장(Glaucoma)1)은 안압이 상승해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겨 시신경이 망가진다. 시야가 바깥부터 서서히 흐려져 말기에는 시력을 잃는다. 증상이 나타날 땐 이미 시신경이 크게 손상된 상태라 완치가 어렵다. 특히 전체 환자의 약 75% 이상을 차지하는 원발개방각녹내장의 경우 분자적 수준에서 원인을 밝히지 못해 근본적인 치료법 마련에 한계가 있었다.


▲ 정상 시야(좌)와 달리 녹내장(우)에 걸리면 시야가 바깥에서부터 서서히 흐려지다 시력을 잃는다. 증상이 나타날 땐 이미 시신경이 크게 손상된 상태라 완치가 어렵다. 시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원 혈관 연구단(단장 고규영) 연구진이 원발개방각녹내장의 발병 기전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연구진은 안압을 조절하는 쉴렘관의 항상성 유지를 Angiopoietin-TIE2 수용체 신호전달체계(이하 ANG-TIE2 신호전달체계)2)가 수행함을 밝혔다. 안압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작동원리와 신호전달체계를 규명해 새로운 치료법도 제시했다. 녹내장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밝힌 이번 연구로 그간 더뎠던 치료법 개발에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녹내장은 방수배출장치가 고장 나면서 발생한다. 눈 내부에서 생성된 방수는 생성되는 만큼 혈관을 통해 눈 밖으로 배출되어야 안압이 상승하지 않고 유지된다. 방수는 홍채 가장자리에 위치한 섬유주와 그 옆에 있는 쉴렘관을 통해 빠져나간다. 쉴렘관은 혈관과 림프관의 중간 형태로 방수가 혈관을 통해 전신 순환계로 빠질 수 있게 돕는다. 원발개방각녹내장의 경우 방수유출경로의 저항이 커지면서 방수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어떤 이유 때문에 저항이 커지는지는 알 수 없었다.


▲ 원발개방각녹내장(그림 오른쪽)의 경우, 쉴렘관을 포함하는 방수유출경로가 망가지면서 방수 배출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방수유출경로에 문제가 생기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개방각녹내장에 걸리면 쉴렘관과 쉴렘관 내벽에 있어 방수를 이동시키는 통로인 거대 액포가 감소하며 방수배출장치가 고장난다.

김재령 연구원(KAIST 박사 과정/안과 전문의)과 박대영 연구원(박사후연구원/안과 전문의)은 쉴렘관 항상성 유지와 녹내장 발생의 근본적인 조절 기전에 의문을 품고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진은 혈관 성숙과 안정화에 필수적인 ANG 단백질과 TIE2 수용체가 각각 쉴렘관 주변부와 내피세포에 두드러지게 발현되는 것을 발견하고 ANG-TIE2 신호전달체계가 생후 초기 쉴렘관의 발달뿐만 아니라 성체가 된 이후에도 항상성 유지에 필수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실험 결과, 쉴렘관의 형성과 유지, 안압조절에 있어 ANG-TIE2 신호전달체계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ANG-TIE2 신호전달체계가 쉴렘관의 항상성에 관여하는 메커니즘을 확인했다. ANG-TIE2 신호전달체계는 쉴렘관을 형성하고 내강을 유지해 방수 유출을 가능케 한다. 쉴렘관이 형성되는 동안에는 Prox1 전사인자3) 발현을 촉진하고 성체가 된 이후에는 적절한 양의 방수, 거대 액포4), Prox1 전사인자 발현을 유지하여 쉴렘관의 항상성을 지킨다.


영상출처: 임상연구학회지(The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 연구진은 이번 연구로 혈관 성숙과 항상성에 관여하는 ANG-TIE2 신호전달체계가 쉴렘관의 항상성 유지에 매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함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위의 영상을 클릭하면 연구진이 직접 연구성과를 설명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연구가 실린 임상연구학회지(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은 주목할만한 연구들을 골라 직접 연구자들이 설명하는 영상을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연구진은 녹내장이 유발된 상황에서 ANG-TIE2 신호전달체계의 활성화가 어떤 효과가 있는지 추가 실험을 진행했다. TIE2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실험적 항체(ABTAA)가 쉴렘관의 내피세포에 작용하여 방수 유출을 증가시키고 안압을 낮출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쉴렘관이 망가져 안압 상승으로 녹내장이 유발된 실험군의 눈 속에 항체를 투여한 결과, 쉴렘관이 회복되면서 안압이 내려가는 것을 확인했다. 쉴렘관 항상성 저해가 녹내장의 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밝힌 것이다.


▲ 녹내장이 유발된 생쥐의 한 쪽 눈에 TIE2 활성 항체(ABTAA)를 주사한 후 경과를 관찰한 결과, 약물 주사 2주 후 항체가 투여된 눈에서 안압이 감소함을 확인했다. 쉴렘관의 면적이 증가하고 Prox1 전사인자와 TIE2의 발현이 증가함을 추가로 관찰했다.

또한 연구진은 노년기에 접어든 쉴렘관에서는 ANG-TIE2 신호전달체계가 점차 감소해 쉴렘관의 항상성이 떨어짐을 확인했다. ANG-TIE2 신호전달체계의 감소는 Prox1 전사인자의 발현 감소 및 쉴렘관 내피세포 수 감소로 이어진다. 연구진은 “노년기의 방수유출기능이 청장년기에 비해 떨어짐을 짐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연구진은 노년기의 쉴렘관에서 ANG-TIE2 신호전달체계의 활성화 정도가 떨어지면서 쉴렘관의 항상성이 저하되면서 방수유출기능이 감소함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했다. TIE2 수용체와 Prox1 전사인자의 발현도가 줄었으며 거대 액포도 많이 감소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녹내장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치료법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녹내장을 재현한 질병 모델에 TIE2 활성 항체를 주사해 안압 하강 효과를 얻은 만큼 추후 임상 연구로의 확장이 기대된다. 연구진은 방수배출장치의 또 다른 요소인 섬유주와 ANG-TIE2 신호전달체계의 관계를 밝히는 실험과 실제 환자에게 TIE2 활성 항체를 사용할 수 있을지 전임상 실험을 계획 중이다.

연구를 이끈 고규영 단장은 “이번 논문에는 이십여 개에 달하는 연구 이미지 세트가 실렸다. 일반적인 경우의 두 배에 달한다”며 “쉴렘관 항상성 유지의 기전을 자세히 밝히는 방대한 양의 연구를 수행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 이번 연구를 이끈 고규영 단장(왼쪽)과 김재령 연구원(오른쪽)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임상연구학회에서 발간하는 임상연구학회지(The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if 12.784)에 9월 19일 새벽 5시(한국시간)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또한 10월 발간되는 인쇄본의 표지 및 커버스토리로 실린다.

IBS 대외협력실 고은경

1) 녹내장(Glaucoma): 전 세계 40세 이상 성인 인구의 3.5%가 녹내장을 앓고 있다. 국내에서도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인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녹내장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2010년 44만 4000명에서 2015년 76만 8000명으로 73.1%가 늘었다.

2) Angiopoietin-TIE2 신호전달체계: Angiopoietin과 TIE2 수용체는 혈관 성숙과 안정화를 조절하는 주요인자다. 혈관내피세포에 특이적으로 작용하여 혈관신생, 림프관신생, 조직수분 항상성 유지 및 혈관의 투과성, 염증 등을 조절하는데 매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3) Prox1 전사인자: Prox1 전사인자(prospero homeobox protein 1)는 림프관 내피세포의 특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조절 기능을 수행한다.

4) 거대액포: 쉴렘관 내벽에 위치해있으며, 방수가 이동하는 통로의 역할을 한다.

Center for Vascular Research (혈관 연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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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수정일 2017-11-15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