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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 기능 조절하는 '문지기' 신호전달 체계 규명

- 갑상선 모세혈관-소낭 항상성 VEGF-VEGFR2 신호에서 조절, VEGFR2 억제 새로운 치료법 제시 -

직장인 A씨는 한겨울에도 더위를 느낀다. 땀이 나고 손이 축축했다.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릴 때도 많았다. 늘 배가 고파 아무리 식사량을 늘려도 체중이 늘지 않았다. 잦은 설사와 복통이 반복되어 병원을 찾은 A씨는 뜻밖의 진단에 놀랐다. 각 증상들은 모두 갑상선1) 기능 이상으로 생긴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A씨의 병명은 '갑상선기능항진증, 그레이브스병(Graves disease)'이었다.

갑상선은 대표적인 내분비 기관으로 티록신(thyroxine)2)을 포함해 여러 호르몬을 분비한다. 갑상선은 티록신을 적절한 수준으로 분비해 체온 유지와 신체대사의 균형을 조절하는데, 그레이브스병은 갑상선 기능 이상으로 과도한 티록신 분비로 발생하는 질병이다. 갑성선은 모세혈관 분포도가 매우 높고 이 모세혈관 내피세포의 막에는 호르몬 분비를 용이하게 돕는 소창(fenestration)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되어 있다. 소창의 수는 티록신 분비 양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갑상선 기능 항진 시 어떤 신호전달에 의해 높은 혈관 분포도와 소창의 수가 조절되는지, 모세혈관의 변형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IBS 혈관 연구단 고규영 단장 연구팀은 갑상선 고유의 조직특성인 높은 혈관 분포도와 소창들의 구성 배열에 작용하는 신호전달 인자들을 규명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티록신을 만드는 소낭세포(follicular cell)에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VEGF)가 매우 높게 발현(그림 1, 진녹색) 다는 데 착안해 소낭(follicle)을 둘러싸고 있는 모세혈관의 내피세포에 선택적으로 발현하는 VEGFR2와 VEGFR3 수용체 기능에 주목했다.


▲ 그림1.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 진녹색)이 높게 발현되는 곳은 티록신을 만드는 소낭세포다. IBS 연구진들은 갑상선 기능이 정상일 때와 항진될 때 VEGF가 결합해 반응하는 VEGFR2의 기능을 새롭게 밝혔다. 이를 통해 VEGFR2를 억제하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개념을 제안했다.

연구진은 갑상선 소포세포의 항상성을 조절하는 주요 변수가 주변 혈관세포와의 밀접한 상호작용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레이브스병을 가진 동물 모델을 만들어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갑상선 소낭세포에서 신생혈관을 강력하게 만드는 VEGF가 증가함에 따라 주변 모세혈관세포에서 VEGF에 결합·반응하는 VEGFR2와 VEGFR3 발현이 증가함을 알게 되었다. 이후 과다한 갑상선자극호르몬(TSH)에 의해 소낭이 비대해지면서 혈관의 밀도가 증가하고, 소창의 수가 증가해 티록신의 분비가 과다해진다는 것을 관찰했다. 반대로 TSH를 저하시키면 소낭이 쇠퇴하면서 혈관의 밀도와 소창의 수가 감소하고 티록신의 분비가 감소함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VEGFR3 보다 VEGFR2가 항상성을 조절하는 문지기 역할을 수행하는데 더 큰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 그림2. 갑상선 소낭을 둘러싸고 있는 모세혈관 내피세포에 있는 소창은 갑상선호르몬 분비의 통로다. 갑상선 기능과 소창은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데, 갑상선이 정상으로 기능할 경우, 혈관밀도와 소창은 적정한 수준이 유지된다(좌). 하지만 기능성이 저하될 경우 혈관밀도와 소창이 감소한다(가운데). 갑상선 기능이 항진될 경우 혈관밀도와 소창이 증가한다(오른쪽).

연구진은 갑상선 기능 항상성을 조절하는 VEGFR2 기능에 주목해 그레이브스병 치료법을 새롭게 제시했다. 갑상선 기능 항진 시 과도하게 증가된 VEGFR2의 기능을 억제하거나 차단하면 모세혈관과 소창이 과도하게 증가되는 것을 막아 그레이브스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VEGFR2 억제항체는 망막질환이나 신장암치료에 쓰인다. 이 항체를 기존 치료에서는 약효가 적었던 갑상선기능 항진증 또는 갑상선종 치료에 사용하면 부작용이 적고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규영 단장은 "기존 연구들의 경우, 갑상선과 이를 둘러싼 혈관 조직들의 기능 이상이 서로 관련되어 있다는 것만 보여줬었다"며 "우리는 분자적 수준에서 현상이 발생하는 과정과 변화를 이해하는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VEGF와 VEGFR2의 신호전달기능 외에도 다른 혈관조절 신호전달기능들도 갑상선 모세혈관-소낭의 항상성에 관여하는지 검증했다. 예를 들면, 혈관내피세포의 항상성에 관여하는 angiopoietin와 TIE2 수용체3) 신호전달기능은 주요하지 않음을 관찰했다. 따라서 "VEGFR2 차단제를 통해 갑상선선기능 항진증을 새로운 방법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였다.


▲ 그림3. VEGFR2는 갑상선 모세혈관-소낭의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TSH 분비과다에 의한 갑상선 비대와 기능 항진 시(오른쪽; Goiter) 소낭세포의 VEGF가 증가하고 모세혈관의 VEGFR2의 반응성도 증가한다. 소창이 점차 많이 생성되고티록신 분비가 과다해진다. 연구진은 이 때 VEGFR2의 기능을 항체로 차단 하면 혈관 신생과 소창의 수가 감소해 갑상선기능 항진증과 갑상선종 개선에 치료효과가 있음을 실험을 통해 증명하였다.

본 연구는 충남대학교 의과대학과 공동으로 진행하였으며, 유럽분자생물학회에서 발간하는 학술지 엠보 분자의학(EMBO Molecular Medicine, iF 9.547)에 4월 25일에 온라인 게재되었다. 이번 연구성과는 연구의 탁월성을 인정받아 6월에 발간될 엠보 분자의학 저널의 표지를 장식할 예정이다.

대외협력실 고은경

1) 갑상선 혹은 갑상샘: 목젖 뒤에 위치한 나비모양의 갑상선은 내분비기관 중 가장 크기가 크다. 갑상선은 매우 독특하면서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 구 형태의 소포(小胞)들이 모인 소엽과 이를 둘러싼 혈관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2) 티록신(thyroxine):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요오드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체내의 물질대사에 관여한다. 티록신이 부족하면 간뇌 시상하부에서 갑상선자극호르몬 방출 호르몬이 분비되어 뇌하수체 전엽에서 갑상선자극호르몬 분비가 촉진된다. 티록신의 농도가 높아지면 시상하부의 반대의 메커니즘으로 티록신의 농도가 유지된다.

3) ANG 단백질과 TIE2 수용체: 눈이나 뇌 등 다양한 조직들에 존재하는 ANG2 단백질과 TIE2 수용체는 혈관 내피세포의 항상성에 관여한다. ANG 단백질은 TIE2 수용체와 길항적으로 작용해 혈관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혈액 누출을 유발한다. TIE2 수용체는 혈관의 분화와 안정을 촉진해 활성화되면 혈관 내피세포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Center for Vascular Research (혈관 연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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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