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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세계로 연결되는 새로운 포털

- 액시온과 암흑광자 연결하는 포털, 이론적 토대 처음으로 제시 -

광활한 우주에서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물질은 불과 4.5%에 불과하다. 눈에 보이는 자연계는 전자, 광자 등 서로 다른 17개의 기본 입자들로 이뤄져 있다. 이 기본 입자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이론이 바로 표준모형(standard model)1)이다. 한편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들도 우주를 구성하고 있다. 표준모형이 설명할 수 없는 나머지 영역을 암흑세계 혹은 숨겨진 영역(hidden sector)라고 부른다.

물리학자들은 '포털(portal)'의 개념을 빌어 암흑세계를 엿본다. 공상 과학영화에서 등장할 법한 포털은 암흑세계의 입자들을 표준모형 속 입자와 연결하는 일종의 소통 통로다. 암흑세계의 입자들은 자신들끼리만 상호작용한다. 중력 효과 외에는 존재를 확인할 길이 없다. 우리가 직접 입자를 검출하거나 탐색하는 게 힘들다. 하지만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표준모형의 입자들을 이용하면 가능성이 생긴다. 포털은 암흑세계의 입자와 표준모형의 입자가 약하게나마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준다. 포털은 입자 탐색의 이론적 근거가 되고, 이론은 실험기반 연구의 기초가 된다. 포털을 통한 암흑세계의 탐색이 우주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셈이다.


▲ [그림 1] 표준모형의 입자를 이용해 암흑세계를 탐색하는 포털

IBS 순수물리이론 연구단(단장 최기운) 연구진이 학계에 새로운 포털의 존재를 알렸다. 이혜성 연구위원, 쿠니오 카네타(Kunio Kaneta) 연구위원, 윤석훈 인턴학생은 암흑물질의 후보입자인 액시온(Axion)과 가상입자인 암흑광자3)를 연결하는 포털의 가능성을 이론적으로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10일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IF 7.645)4)에 게재되었다.

암흑물질 후보입자인 액시온은 액시온 포털에 기반해 이론이 세워지고, 검출 실험이 계획된다. 액시온 탐색 실험은 액시온이 한 쌍의 광자(photon)로 붕괴되는 이론(액시온 포털, 액시온-광자-광자 상호작용)에 근거한다. 한편 암흑광자 연구에는 벡터 포털(vector portal)이 중요하게 사용되는데, 광자가 암흑광자로 변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용한다. 그간 액시온 포털과 벡터 포털은 각자 독립적으로 연구되고 있었는데, IBS 연구진은 이번 연구로 그 둘을 연결하는 것을 뛰어 넘어 새로운 포털을 고안했다.

기존 액시온 연구에서 이용되는 액시온 포털은 표준모형에 없는 새롭고 무거운 쿼크(quark)5)가 존재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이 때 쿼크는 암흑세계와 표준모형을 잇는 매개입자인데, 연구진은 이 쿼크가 암흑전하를 가진다는 조건을 중심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암흑세계의 전하인 암흑전하를 쿼크가 가진다면 액시온과 암흑광자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간 액시온과 암흑광자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은 액시온 포털과 벡터 포털의 연결하는 방식으로 추론되었다. 여러 연구들을 토대로 벡터 포털의 값은 굉장히 작아야만 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문제는 액시온-광자-암흑광자 상호작용 값을 구하고자 액시온 포털과 벡터 포털 값을 곱하면 무의미할 정도로 작은 값이 나온다는 점이었다.

연구진은 광자가 암흑광자로 변환하는 벡터 포털을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포털을 설계했다. 매개입자인 무거운 쿼크가 바로 암흑광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착안해 액시온-광자-암흑광자 상호작용 크기를 도출해내는 데 성공했다. 무거운 쿼크가 암흑전하를 가질 경우, 암흑광자와 상호작용할 만큼 유의미하게 큰 값을 보유할 수 있음을 연구결과로 보인 것이다. 연구진은 새로운 포털을 '암흑 액시온 포털(액시온-광자-암흑광자)'라 명명했다.


▲ [그림 2] 연구진이 새롭게 제안한 암흑 액시온 포털

새로운 포털의 등장으로 실험기반의 연구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 탐색하는 관측 범위를 늘리거나 기존의 실험 결과를 색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가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결과로 기존 액시온과 암흑광자를 찾는 실험에 새로운 방법이 제안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신저자인 이혜성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독립적으로 연구되던 액시온 연구와 암흑광자 연구, 두 분야를 잇는 유의미한 연결고리를 최초로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액시온과 암흑광자를 연결하는 새로운 연구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IBS 대외협력실 고은경

1) 표준모형(Standard Model): 자연계의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입자와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밝힌 입자물리학 이론.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뤄져 있고,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양성자와 중성자는 '쿼크'로 구성되어있다. 또한 표준모형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4가지 힘인 약력, 강력, 전자기력, 중력 중 약력과 전자기력을 설명한다.

2) 암흑물질(dark matter): 전체 우주의 약 23%를 차지하고 있다고 알려진 물질이다. 중력을 통해서만 존재가 확인되는데 현재까지 관측된 바 없다. 암흑물질의 후보군으로는 중성미자(Neutrino), 액시온(Axion), 윔프(WIMP) 등 여러 종류가 거론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이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3) 암흑광자(dark photon): 1990년대부터 이론물리학자들이 제시한 가상의 입자. 암흑전하(dark charge)를 갖는 물질과 상호작용하며 암흑세계의 힘(dark force)을 전달한다. 일반적인 광자와 달리 질량을 가질 수 있어 물질의 성질을 지닐 수 있다. 암흑광자의 붕괴속도가 우주의 나이(약 140억년)보다 느리다면 암흑광자 자체가 암흑물질의 한 종류가 될 수 있다.

4)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미국 물리학회(American Physical Society)에서 발행하는 물리학 저널로 물리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로 꼽힌다. 피인용지수(impact factor)는 7.645이다.

5) 쿼크(quark): 물질을 이루는 가장 기본 단위의 입자들 중 하나. 표준모형에서는 6개 종류 쿼크가 업(up)-다운(down), 스트레인지(strange)-참(charm), 보텀(bottom)-톱(top) 3쌍을 이룬다. 무거운 성질을 지닌 새로운 쿼크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으며 액시온 포털 모델 중 상당수가 새로운 쿼크의 존재를 가정해 세워져 있다. 액시온을 표준모형의 한 쌍의 광자(Photon)와 연결하여 설명하는 액시온 포털이 가장 일반적이며 이를 근거로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Center for Theoretical Physics of the Universe (순수물리이론 연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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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성
이혜성(Lee, Hye-Sung) 이메일 보내기 순수물리이론 연구단 Publications
  • [대전일보] 암흑세계로 연결되는 새로운 포털의 제안
  • [전자신문] IBS, 액시온과 암흑광자 연구 연결하는 새로운 포털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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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도일보] ‘액시온’과 ‘암흑광자’ 연결고리 찾았다
  • [매일경제] 국내 연구팀, 암흑물질 연구에 새 실마리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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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