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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핀의 전기적 물성을 측정하는 신기술 개발

- IBS-KRISS 공동연구, 박막을 겹겹이 쌓는 방식으로 2차원 물질 물성 측정 -

복잡계 이론물리 연구단(단장 Sergej Flach)의 연구진이 미래의 전자소자로 주목받고 있는 그래핀의 양자 물성을 안정적으로 측정하는 방법론에 관한 이론 연구를 수행했다. 향후 다양한 저차원 물질들의 양자 물성을 연구하는 데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한국표준연구원(KRISS) 양자측정센터의 실험을 기반으로 공동으로 진행하였으며 결과는 나노 레터스(Lano Letters)에 1월 12일 온라인에 게재되었다.

최근 2차원 물질에 대한 학계와 산업계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매우 얇은 겹으로 만들어진 2차원 물질은 실리콘과 같은 기존의 3차원 물질과는 다른 물성을 갖고 있다. 또한 2차원 박막 물질들을 인위적으로 결합시키면 새로운 전기, 광학, 열 물성을 측정하고 연구할 수 있다. 2차원 물질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으면서 연구가 이뤄진 것이 바로 탄소 원자 한 층으로 이뤄진 '그래핀(graphene)'이다.

연구진은 그래핀의 양자 물성을 측정하고자 박막을 겹겹으로 쌓아 고성능 나노소자를 제작했다. 나노소자는 총 6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구진은 먼저 2개의 층의 육방정 질화붕소(hexagonal boron nitride) 사이에 단일막 그래핀을 껴 샌드위치 구조를 만들었다. 나노소자의 맨 위는 전극 역할을 하는 그래파이트(graphite)가 놓여 있다. 그래파이트는 그래핀 층이 수천 개가 모인 흑연이라 할 수 있다. 가장 바닥에는 실리콘과 실리카가 깔려 있다.


▲ (좌) 연구진은 그래핀의 양자 물성을 측정하고자 고성능 나노소자를 제작했다. 육방정 질화붕소 사이에 그래핀이 껴 있고, 위로는 그래파이트가, 아래로는 실리콘, 실리카로 구성되어 있다. (우) 전압을 조절하여 단일막 그래핀의 전도도를 측정한 결과, 350 밀리볼트 지점에서 디랙 포인트가 측정되었다.

연구진은 전압을 조절하며 그래파이트와 실리콘 사이의 그래핀을 통해 흐르는 전류로 그래핀의 전도도를 측정했다. 전도도는 물질의 전기적 물성을 측정할 수 있으며 에너지 띠에 대한 정보를 줄 수 있다. 그래핀의 전자는 '디랙 콘(Dirac Cone)'이라고 하는 특별한 에너지 띠를 갖는데, 원뿔 두 개로 이뤄진 모래시계 구조처럼 되어 있다. 두 원뿔 사이는 꼭지점이 맞닿아 있는데, 너무나도 작아 전자가 머무를 수가 없다. 이를 '디랙 포인트(Dirac Point)'라고 한다.

이번 연구를 이끈 박희철 연구위원은 "그래핀의 에너지 구조를 모래시계 모양의 유리컵에 담긴 음료(그래핀 전자)를 마시는 것으로 비유하면 이해가 쉽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위원은 "그래핀의 전자들은 절대영점(-273도, 켈빈)에 가까워지면 '페르미 준위(Fermi level)'이라는 특별한 에너지 준위를 갖게 되는데, 유리컵에 담긴 음료의 수위로 비유할 수 있다. 이 준위를 조절하면서 물질 고유의 전기적 특성을 측정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음의 전압(negative voltage)을 실리콘과 그래파이트에 흘려보내는 것은 음료를 마시는 것과 같다. 반면 양의 전압(Positive voltage)를 흘려보내는 것은 유리컵에 음료를 더 따르는 것과 같다. 연구진은 전압에 따라 변하는 그래핀의 페르미 준위를 통해 그래핀 특유의 전자구조를 연구할 수 있었다. 특히, 연구진은 그래파이트에 약 350 밀리볼트(milliVolts)를 적용하면 페르미 레벨이 디랙 포인트에 맞아 전도도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단일막 그래핀이 갖고 있는 물성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 콘 모양의 그래핀 전자 구조, 디랙 콘. 디랙 콘을 모래시계 모양의 유리컵에 비유하고, 그래핀 안의 전자를 유리컵에든 음료로 비유했다. 음의 전압을 적용하면 음료를 마시는 것과 같고 양 전압을 흘려보내면 음료를 유리컵에 더 채우는 것과 같다.

공동 연구진은 화학적, 물리적으로 안정적인 고성능 나노구조 소자를 제작하여 전자터널링분광법*을 이용해 단일막 및 이중막 그래핀의 양자전기물성을 정확하게 측정하는데 성공했다. 소자제작기술과 측정기술이 최적화되어 연구는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 전자터널링분광법: 양자역학적 성질인 전자터널링 현상을 이용해 에너지 변화에 따른 전자상태밀도(양자축전용량) 변화량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계측 방법

박 연구위원은 "전기적 물성이 단일막 그래핀에 자기장을 적용한 경우, 디랙 콘이 여러 갈래로 갈리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런 경우 모래시계 모양의 유리컵이 아닌 사다리 모양에 비유할 수 있으며 자기장에 의해 전자는 란다우 준위을 형성하며 양자화된다"고 설명했다. 사다리 사이에는 전자가 전혀 없으면, 전자의 에너지를 높이면 가장 아래서부터 위에까지 차곡차곡 전자가 차오르게 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표준연구원의 실험결과가 복잡계 이론물리 연구단의 이론 설명과 잘 일치하며 관련된 연구의 이론적 토대가 될 수 있다는데 의의가 있다. 한국표준연구원에서는 '란다우 준위(Landau Level)'로 알려진 약 40개의 단계로 나눠진 에너지 준위를 확인했으며, 각 단계마다 배경 잡음이 적어 확연하게 구분됨을 보였다.


▲ 위 그림에서 (a)와 c)는 자기장이 없는 상태의 단일막 그래핀의 전자터널링분광 결과이며, (b)와 (d)는 약 1 테슬라의 수직 자기장을 가한 상태의 결과이다. IBS 연구진은 이론적 모델로 그림 (c)와 (d)를 제시하였는데, 이는 실험적으로 구현된 데이터로 도출되었다(그림. a와 b). 자기장이 적용될 때, 전자들은 특별한 에너지 준위 (란다우 준위)를 갖는다.

또한 복잡계이론 연구단의 연구진은 이중층 그래핀의 전기적 물성이 이론적으로 예측한 것과 실험에서 얻은 데이터가 동일하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중층의 그래핀은 '에너지 갭(energy gap)'이라는 반도체와 같은 특성을 보이는 전도도를 갖고 있다. 여기에 수직의 전기장을 가하여 갭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으며, 자기장을 가하여 단일막 그래핀과 유사한 란다우 준위를 만들 수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응용분야가 광범위해 시연된 그래핀 물성 측정 이외 다양한 저차원 신물질의 물성을 측정하는데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 본 연구의 공동 주저자인 명노준 박사는 "이번 연구는 단일막 그래핀과 이중층 그래핀이 왜 서로 다른 에너지를 나타내는지를 실험과 이론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연구"라며 "이번에 개발된 이차원 복합구조 공정기술과 전자터널링분광법(Spectroscopy)이용한 양자전기물성 측정 기술은 앞으로 그래핀의 물성을 연구하는데 주요한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대외협력실 고은경

Center for Theoretical Physics of Complex Systems (복잡계 이론물리 연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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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