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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바' 미스터리, 100년 만에 밝혀지나?

- 강상관계 물질 연구단 다중강성체에서 준입자 관측 -

일반적으로 금속은 온도에 따라 팽창과 수축을 반복한다. 일례로 철도 레일은 쇠로 만들어져 한여름 폭염에 늘어나고, 한겨울 한파에 줄어든다. 그렇기 때문에 25m 길이의 레일 사이 사이는 조금씩 틈이 벌어져 있다. 달리는 무궁화호에서 덜컹 덜컹 소리가 나는 이유다. KTX의 경우는 25m의 표준레일 12개를 용접해 300m에 달하는 긴 장대레일을 사용해 소음과 진동이 적다. 열팽창률이 낮은 합금을 사용해 수축과 팽창을 최소화했다.


▲ 한여름 철로의 아지랑이. 철로는 날달걀이 순식간에 익을 정도로 뜨겁다.

극단적으로 열팽창률이 낮은 금속은 '인바(invar, 니켈-철 합금)1)'다. 1920년 스웨덴왕립과학원은 온도 변화에 따른 열팽창이 거의 없는 특이한 성질을 지닌 인바를 발견한 공로로 샤를 에두아르 기욤에게 노벨 물리학상을 수여했다. 인바는 1897년 등장 후 현재까지 초정밀 부품 소재로 산업계에서 각광 받고 있다.


▲ 별도의 베터리 없이 구동하는 기계식 시계의 뒷모습. 내부에 수많은 미세 나사들이 맞물려있다.

만약 인바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매일같이 사람의 손목과 상온을 오가는 기계식 손목시계를 생각해 보자. 1초의 시간을 하나의 나사산으로 계산해 회전하는 초미세 나사들은 몇 시간만 하더라도 수 없이 회전한다. 나사가 조금만 팽창하거나 수축해도 시간 오차는 훨씬 커질 것이 분명하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100년 넘게 함께한 인바지만, 그 독특한 성질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난제로 남아있다.

강상관계 물질 연구단의 박제근 부연구단장 연구진(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은 다중강성체2) 내에서 특정 물리현상에 의한 새로운 동력학3) 현상을 발견하고 이론적으로 입증해, 인바 문제를 설명할 실마리를 찾았다.

연구진은 희토류 원소인 이트륨(Y), 루테튬(Lu)과 삼산화망간(MnO3)으로 제작한 단결정 합금 시료에 비탄성 중성자를 산란4)하는 실험을 수행했다. 해당 시료는 스핀파5)격자진동6)관측이 다른 물질에 비해 쉽다. 망간 원자가 정확히 2차원 평면 배열을 하기 때문이다. 학계는 망간 및 산소 원자들이 스핀파와 격자진동에 의해 준입자7)화 될 것이라 예측해왔다.

▲ 평면상에 놓인 망간(빨간색)과 산소(초록색)원자가 스핀파-격자진동으로 움직이는 측면의 모습

준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망간원자를 빨간 구슬, 산소원자를 파란 구슬로 가정해 보자. 이 구슬들을 격자구조의 그물에 원자 배치로 맞춰 꿴다. 평평하게 걸려있는 그물에 외부 힘(에너지)을 가하면 구슬들이 흔들린다. 이렇게 움직이는 동일 원소의 원자들을 묶어 하나의 입자인 준입자로 간주한다.

연구진은 산란된 중성자가 준입자와 에너지를 교환하도록 했다. 그 결과 중성자의 에너지 변화를 관찰해 준입자의 에너지와 존재를 관측할 수 있었다. 이후 관측값과 계산값을 비교, 스핀파와 격자 진동의 결합 방식을 최초로 증명했다.

다중강성체 내에서 스핀파가 격자진동과 결합해 구성 원자들의 특정 에너지와 운동량을 강하게 해, 새로운 스핀-격자 준입자를 만드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계에서 그동안 예측을 해왔으나, 명확한 실체가 밝혀진 게 이번이 처음이다.

박제근 부연구단장은 "본 연구로 자성재료에서 100여년 동안 난제로 남았던 스핀파와 격자진동 결합의 실체를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성과가 인바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료의 메커니즘 파악에 큰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희토류 망간 산화물의 격자구조
(좌) 희토류 망간 산화물의 구성 원소(단위 격자, 빨간색 : 망간, 파란색·초록색 : 산소).
(우) 평면상에 나타낸 망간의 2차원 삼각격자 배열.


스핀파-격자진동 결합에 의한 스핀동력학
(위) 실험으로 측정된 스핀파.
(아래) 스핀파(실선)와 –격자진동(점선)의 결합을 고려한 이론적 수치의 스핀파.위 그래프를 비교해 보면 실험값과 이론값이 거의 동일함을 알 수 있다.


▲ 박제근 부연구단장이 이번에 관측된 준입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외협력실 김한섭

Joosung Oh, Manh Duc Le, Ho-Hyun Nahm, Hasung Sim, Jaehong Jeong, T.G. Perring, Hyungje Woo, Kenji Nakajima, Seiko Ohira-Kawamura, Zahra Yamani, Y. Yoshida, H. Eisaki, S.-W. Cheong, A.L. Chernyshev & Je-Geun Park. Spontaneous decays of magneto-elastic excitations in non-collinear antiferromagnet (Y,Lu) MnO3. Nature Communications 2016. DOI: 10.1038/ncomms13146.

1) 온도에 따른 금속의 치수가 거의 변하지 않을 만큼 열팽창계수가 매우 작다. 정밀·광학기계나 시계 등 미세한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부품의 소재로 두루 사용된다.

2) 강유전성과 강자성을 동시에 갖는다. 강유전성은 외부의 전기장이 없어도 스스로 분극을 가져 외부전기장에 의해 분극의 방향이 바뀌는 성질이다. 강자성은 외부의 자기장이 없어도 자화되는 물질의 자기적 성질을 뜻한다.

3) 동력학 : 힘, 물체의 운동, 가속에 관한 학문으로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힘과 운동의 상태를 연구하는 분야

4) 중성자를 이용하여 물질의 스핀파 동력학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이번 연구에서는 영국, 일본, 캐나다의 연구시설을 이용하여 이루어졌다.

5) 스핀파 : 스핀은 입자의 기본성질을 나타내는 물리량 중 하나로 각 입자의 고유한 각운동량을 나타낸다. 강자성체 의 스핀이 질서 있게 배열을 이루는 결정 속에서 바닥상태에서 들뜬 상태로 전이하면, 스핀 배열이 흐트러짐에 따라 파동이 발생한다.

6) 격자진동 : 일정하게 배열된 원자나 분자가 각각의 평형 위치 부근에서 자체적으로 일으키는 미약한 진동이다.

7) 준입자 : 많은 입자로 이루어진 계를 단순화하기 위해 도입된 가상의 입자로 운동량-에너지 공간에서 정의된다.

Center for Correlated Electron Systems (강상관계 물질 연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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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수정일 2023-11-28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