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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IBS는 대한민국 대표하는 기초과학 연구기관"
부서명 대외협력실 등록일 2017-09-27 조회 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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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는 대한민국 대표하는 기초과학 연구기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초과학 연구기관의 꿈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전자신문, 2017년 9월 27일

김두철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의 소망은 아주 소박하다. 설립목적에 맞게 우리나라의 기초과학 역량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동력도 발굴하는 역할을 묵묵히 수행할 수 있으면 족하다는 것이다. 이웃집 할아버지처럼 온화한 그의 미소에서 이런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었다.

IBS가 조만간 남의 집 더부살이를 끝내고 내 집에 입주한다. 오는 11월 대전 도룡동에 건립중인 본원이 1단계 조성작업을 마치고, 이전을 시작해 내년부터는 '도룡동 IBS 시대'를 연다.


▲ 김두철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예산이 가장 아쉬운 부분입니다. 처음 연구단장을 초빙할 때는 연간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약속했는데 해가 갈수록 예산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점점 그들을 볼 낮이 없어지는 상황입니다. 세계적인 석학을 연구단장으로 초빙하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김 원장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예산'이었다. 그는 정부가 IBS를 설립할 당시와 달리 매년 연구 예산을 줄이는 것을 가장 곤혹스러워 했다. 세계적인 석학을 연구단 단장으로 초빙하면서 약속한 연구비를 자꾸 깎아야 하는 때문이다.

IBS 설립 초기에는 사업단별 연간 평균 연구비 100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평균 80억원 올해는 74억4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내년에는 더 깍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 원장은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국제적인 신뢰의 문제다"면서 "교포 연구원을 대상으로는 애국심에 호소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씁쓸해 했다.

하지만 김 원장은 IBS가 국내 유일의 기초과학 연구기관이라는 데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KAIST와는 달리 과학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주 목적은 아니지만 세계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를 수행하면서 세계 수준의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는 자부심이다. IBS는 특별법을 기반으로 설립한 정부출연연구기관이라 연구 자유도가 다른 출연연에 비해 높은 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연구원 구성이다. 연구단장과 부단장을 제외한 연구원은 모두 비정규직이다. 단장이 박사후과정(포닥)에서부터 시니어레벨까지 구성하는데 보통 5년 계약으로 뽑는다. 비정규직 연구원은 2년 연장해 최대 7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

물론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정년직 전환 프로그램이 있다. 6년차에 심사를 거쳐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그 기준이 매우 높다. 급여체계도 다른 출연연과는 다르다. 연봉이나 호봉제가 아니라 페이밴드라는 범위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 단장이 자율로 조율하는 방식이다.

김 원장은 "테뉴어(정년보장)는 서울대 교수 할 정도 능력 되는 연구원만 신청하라고 한다"면서 "보통은 연구원 하다가 교수로 나가는데 IBS는 교수 하다가 연구원으로 오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IBS 연구원은 비정규직이지만 그만큼 레벨이 높은 수준으로 인정받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IBS는 그만큼 자율적인 연구환경을 만들어 주고자 한다. 또 능력 있는 연구원들이 출연연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곳에서 능력을 펼치도록 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김 원장은 이를 "IBS 비정규직 연구원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출연연 비정규직 정규직화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서 "다른 출연연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 김두철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체계적인 집단·융합연구로 세계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여러 연구단이 한 공간에서 힘을 합쳐 연구 역량을 극대화하는 구조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연구개발(R&D)의 핵심인 '협업'이 가능해집니다."

김 원장은 도룡동 본원은 단순한 지리적 구심점이 아니라 연구의 구심점이라고 말했다. '팀 사이언스'가 중요한 시기에 연구자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물을 이루는 H2O 분자는 물의 속성을 띠지 않습니다. 이 분자가 무수히 많이 모여야 비로소 물이 됩니다. 연구자 역시 서로 모여 교류하고 서로를 자극할 때 이전에 불가능했던 연구가 가능해집니다."

IBS는 현재 28개 연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총 50개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다만 예산 상황을 고려해 앞으로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늘려나갈 방침이다.

2021년에는 대전시 유성구 신동지구에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라온'이 완공된다. 라온은 다양한 중이온을 가속해 희귀 동위원소를 생성, 자연계에 존재하는 원소의 기원을 밝히는 세계적인 연구 시설이다. 라온이 구축되면 비로소 과학비즈니스벨트가 갖춰지기 시작한다.

김 원장은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과학 투자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2030년 쯤이면 연구단 수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데 이를 질적 확대로 연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IBS는 대전 본원이 완공되면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출연연과도 연계해 나갈 방침이다.

"1차산업혁명은 열역학이라는 기초학문이 발달해서 이룬 증기혁명입니다. 2차산업혁명은 전기혁명입니다. 19세기 중반에 완성된 물리학의 일종인 전자기학을 기본 원리고 삼았습니다. 3차산업혁명은 고체물리학의 총아인 트랜지스터가 촉발했습니다. 컴퓨터를 활용한 정보혁명이었습니다."

김 원장은 통계물리학을 연구한 통계물리학 박사답계 산업혁명을 물리 역학의 발전에 따른 변화로 설명했다.

그는 이어 "4차 산업혁명 얘기가 한창인데 사실 1~3차 산업혁명은 과학사학자가 한참 뒤에 규정한 것"이라면서 "급변하는 상황을 대변하는 것으로 이해되는 4차산업혁명도 결국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생명과학 기술을 비롯한 기초과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알파고와 같은 최첨단 인공지능(AI)의 탄생은 인공신경망네트워크와 각종 정보이론에 입각한 기초과학 이론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앞으로 닥쳐 올 생명과학 시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향후 구축될 총 50개의 연구단이 다른 기관과 협력해 연구의 기반 역할을 한다면 이전보다 큰 세계적 성과를 더 빠르게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 원장은 IBS가 경직된 연구풍토를 바꾸는 교육장이자 우수 인력을 배출하는 산실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구단을 이끄는 단장의 주된 역할 중 하나가 바로 후배 양성이라는 것이다.

IBS는 이를 위해 지난해 '영사이언티스트 펠로십(YSF)'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40세 미만 젊은 연구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IBS는 지난해 네이처 인덱스가 선정한 100개의 '라이징 스타' 연구 기관에 포함됐다. 25개 주목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적인 기초과학 연구기관·대학 가운데 짧은 기간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은 2013년 두뇌 활동지도 프로젝트에 1억 달러를 투입했습니다. 유럽연합(EU)은 그래핀 플래그십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고, 중국도 암흑물질 연구를 위한 연구소를 늘리며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붇고 있습니다."

김 원장은 해외 사례를 들어 우리나라도 대형 기초과학 프로젝트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인프라 구축을 위한 예산은 많지만 실제 연구비 예산은 적다는 것이다. 인프라 구축이 끝나면 바로 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것도 같은 이유라는 설명이다.

"일본은 IBS와 유사한 성격의 이화학연구소(RIKEN)를 100년 전인 1917년 설립하고, 이후 끊임없는 투자와 지원을 지속해 1949년 유카와 히데키박사가 첫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김 원장은 "젊은 시절 어른들이 노벨상을 타라고 격려해 주시곤 했는데 그게 저에게는 가장 큰 스트레스였다"면서 "말로만 노벨상 타자고 할 것이 아니라 늦게 시작한 만큼 더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하고, 이를 위해서는 사회가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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